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크리스마스 단편] My Only Wish ~ This year

Last night I took a walk in the snow
Couples holding hands. places go
(지난 밤 난 눈 속을 산책했어요. 커플들이 손을 잡고 걸어 다니더군요.)

        "또 시작이냐.”

난 한숨을 내 쉬면서 들려오는 노래를 진절머리를 치면서 케이크 반죽을 하던 손길을 잠시 멈추었다. 방에서는 하양이가 시위를 하듯이 노래를 틀어놓고서 목 터져라 활기찬 브리트니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 들려오고 있었다. 확실히 흥겨운 노래이긴 하다. 가사 자체도 구구절절 다가오고. 다만-.

seems like everyone but me is in love.
(나만 빼고 모두 다 사랑에 빠진 듯 하더군요.)
Santa can you hear me
(산타 할아버지 절 들으실 수 있지요?)

        “그냥 노래를 듣던가! 차라리 그냥 야옹거리던가! 아우~~~”

난 반죽에 화풀이를 하면서 하양이를 노려보았다. 이웃집 얼룩이 양과의 데이트를 방해한 것이 그리도 화가 났더냐! 하지만 어쩔 수 없었잖아. 곧 네가 목을 놓아 찾는 사람이 올 건데.

I signed my letter that i sealed a kiss
(키스로 내 편지를 봉했어요.)
I sent it off It just said this
(이것을 위해서 보내는 거여요.)
I know exactly what I want this year
(이번 해에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요.)
Santa can you hear me
(산타 할아버지 제 말 들리시죠?)
I want my baby
(난 그이를 원해요.)
I want someone to love me someone to hold me
(날 붙들어 줄, 사랑해 줄, 누군가를 원해요.)
Maybe
(어쩌면)
He'll be all I hope in a behind red bow
(붉은 리본만 맨 그가 바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일지도 몰라요.)

        “어이- 동생 ‘님’ 야옹아! 어서 나와서 반죽 거들어라. 진짜로 노래만 야옹거리면서 따라하다가는-. 네가 타령하는 그이가 아닌 그녀를 못 얻을지도 몰라.”

까망이가 내 옆에서 건포도를 늘어놓다가 온 몸의 털을 움츠리면서 웃어대었다. 유아 역시 무표정한 얼굴로 건포도를 놓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흰 털의 하양이는 앞발로 우아하게 라디오를 밀면서 나오고 있었다. 여전히 하양이의 목에서는 그릉그릉 거리는 소리가 브리트니의 캐롤송에 맞추어서 기운차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건 정말이지-. 듣기가 괴로웠다.

Santa can you hear me?
(산타 할아버지 제 말 들리시지요?)
I have been so good this year
(저 이번 해에 진짜 착하게 살았다고요.)

        “아 진짜로! 입에 침이라도 발라라. 이 가증덩어리 묘냥이! 네가 깨어 먹은 접시만도 수십개이며!”

네 그녀를 위해서 만든답시고 생선뼈 마차를 이끄는 쥐들을 떼로 몰고 오지 않나. 그것도 호메른 경의 피리를 훔쳐가지고 오다니. 저거 주인 닮아서 분명히 양심이 쪼그라들어져 있을 거야. 아니면 간을 아예 용궁의 자라에게 주어버렸거나. 그리고!

and all I want is one thing
(그리고 이것이 제가 원하는 단 한 가지이여요.)
Tell me my true love is here
(나의 진정한 사랑이 여기 있다고 말해줘요.)
He's all I want.
(그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예요.)
Just for me underneath my christmas tree
(나만을 위해서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놓인)

        “이봐. 어제 네가 바로 저 크리스마스 트리 들이박았잖아. 그것도 88년산 와인 처 마시고서! 그리고 보니 리오 이 녀석 괘씸하네. 고연-. 외삼촌도 그렇지. 쳇-. 아예 여기가 자기 집이예요. 자기 집. 쳇-.”

어제 힘들게 학원 수업을 마치고서 집에 들어와 보니 완전히 굴러다니는 와인병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굴러다니는 하얀 고양이 한 마리로 짐작이 되는 하얀 색 털 뭉치 하나. 십대로 보이는 징글징글한 미소를 지으면서 실신 중이었던 외삼촌 한 마리, 그리고 어리버리 심부름꾼 리오 녀석 한 마리. 그러니까 하양아. 거듭 말하지만 이번 해에 네가 받을 것은-.

I'll be waiting here.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Santa thats my only wish this year.
(산타 할아버지 이것이 올해 원하는 단 하나의 소원이여요.)

        “시끄러웟~! 너 산타한테 받을 것은 석탄 덩어리일 거라고!”

난 아직도 술 기운에 헤롱헤롱 그릉그릉 거리면서 내게 애교를 떨면서 노래를 불러대고, 춤을 추어대는 하양이의 브리트니 캐롤을 듣다가 견디지 못하고 결국 목덜미를 들어서 집어 던졌다.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은 채로 말이다.

Christmas Eve I just can't sleep
(크리스마스 이브. 그냥 잠들 수가 없어요.)
Would I be wrong for taking a peek?
(살짝 엿보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요?)
Cause I heard that your coming to town
(왜냐하면 산타 할아버지 당신이 마을에 오는 것이 들렸거든요.)

        “반죽 안 해에에에????”

화장실에 받아 둔 물 안에 첨벙 빠진 하양이는 꼬르륵 거리면서 나오더니 부르르르 몸을 떤다. 징하다. 꼬르륵 거리는 와중에도 노래에 맞추어서 공기 방울이 올라오고 있었다. 장담한다. 저 녀석 내일 아침에 아무것도 기억 못 할 것이다. 젠장. 고양이 녀석 술 주정까지 들어주어야 하는 것인가. 내 신세란. 난 잠시 화장실 천장을 보면서 심호흡을 크게 두 번 했다.

Santa can you hear me?
(산타 제 말 들리시죠?)
Really hope that your on your way
(진짜로 오시는 길이시기를 빌어요.)
With something special for me in your sleigh
(썰매 안에 뭔가 날 위한 특별한 것을 담고서)
Please make my wish come true
(제발 제 소원을 이루어 주세요.)
Santa can you hear me
(산타 할아버지 제 말 들리시죠?)
I want my baby
(전 제 그이를 원해요.)
I want someone to love me someone to hold me
(난 날 사랑해줄, 안아줄 누군가를 원해요.)
Maybe
(어쩌면)
They'll be all the love under the mistletoe
(겨우살이 아래에서의 사랑이 제가 원하는 전부일지 몰라요.)

        “그 놈의 겨우살이 네 녀석이 다 물어뜯어놨잖아! 야! 얼른 못 와? 빨리 발자국 모양 찍어! 과자 굽게! 야! 춤추지 말고 간격을 맞추어서 하라니까. 하여간 이 놈의 야옹이! 크리스마스만 되면 들떠서는!”

크리스마스에 취하는 건지 술에 취하는 건지. 확실히 술은 아니다. 박카스 술사님의 술독에 빠졌을 때에도 저 녀석만 빠릿빠릿했으니까. 난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나도 태평하게 너처럼 노래나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 “그”가 빨간 리본만 매고 내 크리스마스 나무 아래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니-. 식탁 건너편에 앉아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홍차 한 잔을 마시면서-.

I hope my letter reaches you in time
(내 편지가 제 시간에 닿았으면 좋겠어요.)
Bring me love I can call all mine
(나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랑을 가져다 주셔요.)
Cause I have been so good this year
(왜냐하면 올 해 저 매우 착하게 살았거든요.)
Can't be long under the mistletoe
(겨우살이 아래에 그렇게 오래 있을 수 없어요.)
He's all I want and a big red bow
(빨간 리본을 맨 그가 내가 원하는 전부예요.)
Santa can you hear me?
(산타 할아버지 제 말 들리시죠?)
Santa well he's all I want just for me
(그가 내가 원하는 전부예요.)
underneath my Christmas tree
(나의 크리스마스 나무 아래에)
I'll be waiting here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Santa thats my only wish this year
(산타 할아버지 저것이 이번 해에 내가 원하는 전부예요.)

        “저기요-. 문으로 들어오시라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아요.”

난 뚱하니 중얼거렸다. 눈앞의 훤칠한 미남자는 못마땅한 듯 붉은 의상을 추슬러 입으면서 가스렌지 쪽에서 튀어나오면서 투덜거렸다.

        “불만이면 굴뚝이 있고 난로가 있는 곳으로 이사 가! 그건 그렇고-.”

산타 “할아버지”는 허리를 두들기면서 무거운 붉은 선물 주머니를 쿵- 하니 내려놓았다.

        “진짜 시끄럽더군. 자네 고양이.‘

투명한 무테 안경 너머로 푸른 눈이 못마땅한 듯 결국 취해서 엎드려 잠이 들어버린 하양이를 노려본다 싶더니, 얼룩 무늬의 “연인”을 하양이 옆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화사한 물빛 드레스는 유아 앞에-, 까망이 앞에는 세련된 보라색 공을. 그리고 내 앞에는-.

        “이게 뭡니까?”

상품권? 난 어벙벙한 상태로 앞의 산타 “할아버지”에게 질문했다. 산타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로서의 첫 배달이 못내 귀찮은 지 투덜거리면서도 성실하게 대답을 했다.

        “특별 포상일세. 힘든 일 완수 하였으니-. 가장 어려운 순간에 선택을 하였을 때 거기에 따른 결과까지도 볼 수 있는 선물이네. 유용하게 쓰기를 바라네.”

뭔가 말을 하려던 내게 산타 “할아버지”는 손을 들어서 제지를 하면서 말씀하셨다.

        “몇 명이나 제대로 된 선물을 원할까. 그래도 자네 하양이는 정직했지. 그리고 자네도. 이번 해에도 이곳에 와서 석탄 대신 선물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네. 그것만으로도 난 감사해해야지.”

보라색 새쉬-. 썰매 끈에 달린 고풍스러운 종소리들이 예의 짤랑짤랑 소리와 함께 눈 위를 달리는 순록들의 달림. 다소 추운 아기가 되신 [[그 분]]의 생신의 겨울밤에-. 약간은 추웠던 그 날 밤에-. 난 펑펑 내린 하얀 눈 위에 만든 구덩이 안에 하양이 녀석을 가볍게 밀어 넣고서 겨울의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브리트니의 흥겨운 캐롤을 흥얼거리면서 말이다.
댓글 0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공지 2024년 독자우수단편 심사위원 공고 mirror 2024.02.26 1
공지 단편 ★(필독) 독자단편우수작 심사방식 변경 공지★5 mirror 2015.12.18 1
공지 독자 우수 단편 선정 규정 (3기 심사단 선정)4 mirror 2009.07.01 3
434 단편 [뱀파이어] 그림자들7 겨울비 2006.02.19 0
433 중편 당신이 사는 섬-2부 김영욱 2006.02.16 0
432 단편 prologue1 미루 2006.02.14 0
431 단편 그림자 용11 amrita 2006.02.12 0
430 단편 동반자살2 청람 2006.02.12 0
429 중편 Hidden verses; 공유하지 못하는 음악 (상) mori 2006.02.11 0
428 단편 하늘을 나는 방법 리안 2006.02.08 0
427 단편 문어를 사온 K씨 외계인- 2006.02.05 0
426 단편 착각 Deceiver 2006.02.03 0
425 단편 와일드 와일드 ○○2 다담 2006.02.01 0
424 단편 당신도 아는 이야기 래빗X 2006.01.28 0
423 단편 비 오던 날 만난 이상한 그녀1 김영욱 2006.01.28 0
422 단편 열 손가락의 연주자10 요한 2006.01.27 0
421 단편 선물2 별가람 2006.01.26 0
420 단편 잠드는 방법 똥개 2006.01.25 0
419 단편 국내 최초 판타지 앤솔러지 - 뱀파이어 앤솔러지 기획 및 제작 일정 - 단편 공모합니다.1 mirror 2006.01.24 0
418 단편 잃어버린 낙원2 청람 2006.01.24 0
417 단편 호문클러스3 리안 2006.01.24 0
416 단편 인디언 유령2 청람 2006.01.22 0
415 중편 별을 담은 상자-- 제2부 긴 침묵(2) 달의묵념 2006.01.2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