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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카시오페이아 3부

2003.12.17 22:0612.17

거세게 내려오는 폭포수의 청아한 소리와  

고요한 정적이 풍기는 절벽 아래에,

한 여인이 지름이 2m정도 되는 바위 위에 앉아 있었다.  

우아한 곡선의 금발을 휘날리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여인은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었는데, 갑자기 눈을 뜨더니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오호호홋! 드디어 해냈어! 해냈다고.”

한참을 웃던 여인은 폭포 건넛집 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할멈! 드디어 해냈어요~.”

미친 듯이 웃던 그 여인은 다름 아닌 미쟈르였다.

“그래. 수고했다.”

“에게...? 그게 뭐에요. 얼마나 고생해서 마나의 흐름을 알아냈더니.”

“참나... 그게 지금 잘 한 일인 줄 아느냐? 내 평생 너처럼 무딘 애는 처음 봤다.

마나의 흐름을 알아내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다니... 개를 데리고 해도 너보다 잘하겠다!”

“정말요? 개가 어떻게 그런 걸 해요. 괜히 쌤통 나서 그러죠? 내가 너무 잘하니까!

호호호!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요.”

“휴... 그래. 네 맘대로 생각해라.”

할머니는 손으로 머리를 짚더니 눈을 감았다. 아무리 해도 너무한다는 듯.

“아! 나 마나의 흐름 좀 측정해봐요! 혹시나 몰라요? 아주 많은 마나들이 있을지도!”  

“그런 일은 없을 게다.”

할머니는 딱하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미쟈르의 손 맥을 짚었다.

“음...”

“어때요? 거대한 마나가 꿈틀거리나요? 호호! 이러다 마법 천재 한명 나오는 거 아냐?”

“미안하게도 네 마나력은 보통 초보 마법사들과 똑같단다.”

“어머머! 정말요? 호호홋! 그대로 실망할 제가 아니죠. 진정한 천재는
갑자기 상승하는 거니까!”

미쟈르는 손을 입 쪽으로 올리더니 거만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좋다만, 그 웃음은 좀 어떻게 해다오.”

미쟈르는 마나의 흐름을 익숙하게 익힌 뒤, 본격적으로 마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먼저, 호신술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기본공격 마법을 배웠다.


“파이어 에로우~!”


피융-.


자그마한 불화살이 나뭇가지를 가격했다. 불화살을 맞은 나뭇가지는 재로 변해  
공중에 휘날렸다.


“호홋! 이 정도면 잘했죠? 할멈.”


“그래. 네가 뭘 못하겠느냐?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다 잘한다 그래.”

“할멈도 이제 내 능력을 인정하게 된 거에요?"

‘그래. 인정하고 말고. 너의 그 건방진 능력 말이다.’
할머니는 안됐다는 표정으로 입술을 말아올렸다.


할머니는 며칠 전부터 미쟈르에게 나가는 길을 알려주겠다며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하지만, 미쟈르는 마법에 재미를 붙인 모양인지 더 있다가 가겠다며

가지 않고 있었다. 차라리 일이라도 하면 좋겠는데, 눈만 뜨면 마법 연습을 하니...

녹초가 된 할머니였다.


‘에고... 다 늙어서 이게 뭔 고생이여... 길 알려 달라고 할 때 그냥 알려 줄걸...

이제 와서 후회하지만 이미 물 건너간 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두컴컴한 밤이 되었다. 거센 폭포소리만 들리고, 정적이 찾아왔다.

미쟈르는 마법 연습을 하다가 문득 생각에 잠겼다.

‘날 이 절벽으로 떨어 뜨린건 누구였지...? 누가 시킨 것일까?

아니... 차라리 잘 된 일일지도 모르지. 매일 똑같은 생활이었으니까.

드레스를 고르고... 무도회장을 가고... 여기서는 심술 궂지만 꽤 괜찮은 할멈도 있고

마법도 배우고 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밤을 보낸 미쟈르였다.


“오늘 내가 너에게 가르쳐 줄 것은 디바인계 마법 중 ‘베리어 실드’

라는 것이다. 방어마법은 미스틱의 특기 중 하나인데, 마나를 심장 쪽으로 모아

응축시킨 뒤 보호막 형태로 만들어, 네가 걸어주고 싶은 사람에게 해주는 것이다.”

"베리어라... 한 번 해보죠!"

미스틱을 향해 나아가는 미쟈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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