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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하늘을 달리다

2019.02.18 18:4702.18

좁고 어두운 구멍에 갇힌 남자는

자신의 손에 든 낡고 오래된 반지를 보았습니다.

 

 

반지는

제국을 통일한 황제의 반지였습니다.

 

 

하지만

황제가 죽자 제국은 분열되었고

호시탐탐 황제의 자리를 노리던 제후들은

황제의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년간 행방이 묘연했던 반지가

남자의 주군에게 있다는 걸 알아챈 옆나라 왕은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남자의 나라로 쳐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쟁으로

수많은 백성들이 희생될 것이라 생각한 남자는

반지를 옆나라 왕에게 넘기자고 주군을 설득했지만

주군은 남자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자는

자신의 주군을 살해하고 반지를 훔쳐

옆나라 왕에게 바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고이 잠든 주군을 살해하고 반지를 훔친 남자는

그 모습을 주군의 호위병들에게 들켜버렸습니다.

 

 

그리고

주군의 호위병들을 피해 도망치던 남자는

몸을 숨길 곳을 찾다

좁은 구멍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얼마 후

도망친 남자를 찾으러

부산하게 움직이던 호위병들의 발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자

남자는 구멍에서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좁은 구멍에 몸이 낀 남자는

아무리 애를 써도 구멍에서 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좁고 어두운 구멍 안에서

남자는 길고 외로운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구멍을 통해 아침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는 걸 본 남자는

땅을 울리는 진동을 느꼈습니다.

 

 

진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더니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옆나라 왕의 군대가 도착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남자는

구멍을 통해 보이는 맑은 하늘을 보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제발…

이 반지가 옆나라 왕에게 전달되기를…

이 보잘것없는 반지 하나 때문에

수많은 백성들이 희생되지 않기를…

 

 

순간

굉음과 함께

남자는 공중으로 솟구쳤습니다.

 

 

남자가 호위병들을 피해

몸을 숨긴 그곳…

 

 

그곳은

대포 안이었습니다.

 

 

충격으로 인해

온몸의 뼈가 바스러진 남자는

바람에 날리는 걸레 조각 마냥 흐느적거리며

하늘을 날았습니다

 

 

그때

까마득히 먼 저 아래

하늘을 나는 남자를 발견하고

놀란 얼굴로 지켜보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는

황제의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군대를 일으킨

옆나라 왕이었습니다.

 

 

남자는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렇게

남은 거리는

백미터… 오십미터… 십미터…

 

 

 

 

 

https://youtu.be/9CPtDifnHtw

영상, 목소리, 음악도 같이 작업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위의 링크를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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