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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십자가

2004.10.01 15:4010.01

"그러니까, 당신이 바로 성경에 나오는 그 예수란 말입니까?"
"그렇소. 내 말을 믿지 않아도 좋소. 다만 나는 이야기를 하나만 하고 싶을 뿐이오. 들어보시겠소?"
기독교 신자인 나는 자신이 예수라고 말하는 그 남자를 한동안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어디 한 번 말해 봐요."
남자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눈을 떴을 때 내가 처음 본 것은 북적거리는 사람들이었소. 그곳은 어느 역전이었소. 자세히 보니 서울역이라는 곳이었소. 그렇게 쓰여 있었거든.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소. 의자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그중 한 명의 사내에게 다가갔소. 그는 오랫동안 세탁하지 않은 것 같이 보이는 양복을 입고 있었소. 옷 여기저기에는 닳아서 실밥이 떨어진 흔적이 있었소. 나는 그를 흔들어 깨웠소. 그 사내는 귀찮은 듯이 잠에서 깨어나 나를 보며 이렇게 말했소. '벌써 배급 시간인가?'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가만히 있었는데, 그 사내는 어느 순간 다시 누워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소. 나는 그 사내의 목 언저리에 나 있는 붉은 반점들을 보았소. 그때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나는 역 안으로 들어갔소. 내 차림으로는 그 추위를 견디기가 힘들었던 것이오. 그 사내처럼 말이오.
저녁 무렵의 역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소. 모두가 짐을 한 보따리씩 들고 있었는데, 무엇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가는지 짐 때문에 그들은 이동하기가 어려워 보였소. 너무 복잡해서 나는 다시 역을 나왔소. 그리고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소. 역시 많은 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시린 손에 입김을 불어대며 서 있었소.
택시를 잡기 위해서는 소리를 크게 지르고, 몸짓을 크게 해야만 하는 것처럼 보였소. 먼저 온 사람이라도 한 구석에 서서 손만 들고 있으면 절대로 택시를 잡지 못했거든.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는 한 청년을 보았소.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짐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었소. 물론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오. 그는 양쪽 겨드랑이에 모두 목발을 짚고 있었으니까.
그 청년도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그건 불가능해 보였소. 그 어떤 택시기사도 청년의 목발을 옮겨들고 좌석에 탈 수 있도록 부축해주지 않았거든. 내가 거기서 그 청년을 지켜본 것은 대충 한 시간이나 되었소. 결국 그가 택시를 잡을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소. 나는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소.
불이 환하게 켜진 어느 백화점이 보였소. 건물 전체에 현수막을 두르고 있었는데, 그 내용은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였소. 그걸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더 추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소. 나는 백화점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소."
그때 전화가 울렸다. 나는 남자에게 눈짓을 하고 거실로 나가서 전화기를 집었다.
"여보세요?"
"어때? 그 사람, 문제 있지?"
결과를 궁금해하던 친구가 건 전화였다.
"아직, 이야기 중이야. 조금 있다가 다시 걸어 줘."
"응. 알았어. 그럼 수고해."
친구는 그 남자를 정신과 전문의인 나에게 보내서 미리 검사를 받아보게 하려는 것이었다. 내가 내린 결과에 따라 그는 병원으로 갈 수도, 아니면 집으로 갈 수도 있었다.
남자가 있는 방으로 다시 들어가자, 내가 앉기도 전에 그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백화점 안은 엄청나게 화려한 조명들이, 그보다 훨씬 더 화려한 보석들을 비추고 있었소. 쳐다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번쩍이는 것들이었소. 나는 시선을 허공에 두고 백화점 1층을 이리 저리 둘러보았소. 직원들은 그런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고, 몇몇은 자기네들끼리 나를 가리키며 무언가 귓속말을 나누기도 했소. 왜 그러는지 알지 못하던 나는 거울이 있는 곳을 지나는 순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소. 거울 속의 나는 옷차림도 초라하고, 자르지 않은 수염과 긴 머리카락이 묘한 조화를 이룬, 한 마디로 가난뱅이의 모습이었소. 나는 2층에 올라가 볼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백화점을 나와 버렸소. 계속 그곳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소. 그럴 수밖에 없었소. 아무도 내게 나가라고 하지 않았지만, 나를 밖으로 떠미는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가 느껴졌던 것이오. 이해할 수 있겠소?"
"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고객의 권리입니다. 눈치 때문에 굳이 나가야 할 필요는..."
남자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
"눈치라, 그것 참 무서운 것이 아니겠소."
"...그런가요."
그는 말을 계속했다.
"백화점을 나와 내가 간 곳은 어느 골목길이었소. 밤의 골목인데도 그곳은 대낮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소. 온통 술집뿐이었거든. 나는 골목길을 걷기 시작했소. 음악소리와 웃음소리, 커다란 말소리와 악을 쓰는 소리가 한꺼번에 들렸소.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소. 게다가 골목을 가득 채운 그 술 냄새는... 아무튼 나는 서둘러 골목을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재촉했소. 그런데 갑자기 어떤 여자와 부딪히고 말았소. 나는 뒤로 물러났지만, 술에 취한 듯한 그 여자는 그만 뒤로 벌렁 나가 떨어져버리고 말았소. 나는 얼른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그녀를 부축해주었소.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내 손을 확 밀치더니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소. 알아듣기 힘든 욕설과 함께 그녀는 필요 없다는 말을 반복했소. 뭐가 그렇게 필요 없다는 것인지. 뭐, 아무튼 그 상황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소. 여자는 아예 악을 쓰기 시작했소. 안 그래도 정신이 없어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는데, 여자까지 그러니 내가 어떻겠소. 그저 괴로울 뿐이었지. 나는 그녀를 진정시키려고 팔을 붙잡고 침착하게 말을 하려고 했소. 그런데 그때 그녀의 얼굴을 보게 되었소. 화장을 너무 짙게 해서 여기 저기에 문지른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눈물 자국이 가장 뚜렷했소. 그녀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소. 마치 나를 다른 어떤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던 것 같았소. 술에 취했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술은 취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소?"
그의 질문에 나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글쎄요. 하지만 술은 마시면 취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소. 그게 술이 가진 문제요."
그는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여자의 눈의 초점은 나를 향한 것이 아니었소. 마치 나를 뚫고 그 뒤에 있는 허공을 주시하는 듯한, 아니, 조금 더 자세히 보니 그런 그녀의 눈동자에는 초점 자체가 아예 없었소. 아무 것도, 그 누구도 향하지 않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계속해서 소리 없이 눈물만 흘러나오고 있었소. 그러더니 어느 순간 그녀는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소. 비틀거리긴 했지만, 넘어질 것 같지는 않았소. 나는 그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그대로 골목을 빠져 나와 버렸소. 골목의 술집 간판들은 여전히 길을 밝게 비추고 있었소."
"차라도 마시면서 이야기 하실래요?"
나는 남자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물었다. 내가 적당한 때마다 그의 말을 끊으려 하는 것은, 그가 일관성을 가지고 말을 하는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아니, 괜찮소."
그는 방을 천천히 둘러보더니 다시 나를 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골목을 빠져 나와서 처음 본 것은 공원이었소. 작고 아담한 그 공원은 밤인데도 사람들이 많았소. 그들은 모두가 띄엄띄엄 자리를 펴고 앉아 있는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었소. 밤이 늦도록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한 나는 그 중에서 한 무리에게 다가갔소.
그들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소. 나는 그리 가까이 가지 않았소. 나에게 신경 쓸까 봐서 그런 것이 아니라, 술 냄새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었소. 그들은 술을 엄청나게 마셔대며 자기네들끼리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던 것이었소. 웃음소리가 그치지를 않았는데, 왠지 그 웃음은 듣는 사람의 기분을 이상하게 만드는 것 같았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기분 말이오. 아무튼 나는 더 이상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싫어서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소. 그런데..."
"혹시 그 공원의 이름을 아세요?"
"모르겠소."
남자는 계속 이야기했다.
"그런데 갑자기 웃음소리가 그쳤소. 내가 돌아보니 그들 중에 한 사람이 일어나 있었소. 무슨 일인지 싸늘한 기운이 느껴졌소. 그때 다른 한 사람도 일어났소. 그리고 나중에 일어난 사람은 먼저 일어난 사람의 멱살을 움켜쥐었소. 그러면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소. 주변의 사람들이 그들을 말리느라 멱살을 쥔 손을 감싸고 있었소.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소. 방금 전까지 그렇게 웃던 그들이 왜 갑자기 그렇게 되었는지를 말이오. 도대체 무엇이 웃는 얼굴을 한 순간에 일그러진 얼굴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이오, 안 그렇소?"
"술에 취해서 그랬나 보네요."
"그렇소. 바로 그것이 문제였소. 술이 가진 문제 말이오."
나는 남자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거울처럼 나를 비추고 있었다. 왠지 나는 그와 시선을 마주치고 있기 힘들었다. 눈동자를 보고 있으니 나는 마치 파티장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가벗겨지기라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일정 간격을 두며 시선을 마주치고 피하는 동안 그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둘을 말리던 사람들까지도 화를 내기 시작했소. 손을 놓으라면서 밀친 것이 화근이었나 보오. 나중에는 그들 모두가 양편으로 갈려 싸우게 되었소. 이런 것이 섭섭했었다는 둥, 이런 것은 잘못 선택한 것이었다는 둥... 나는 전혀 그 상황과 관계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들먹이며 싸우는 그들에게서 자리를 피했소. 괜히 나에게까지 불씨가 올 것만 같았소.
공원을 빠져 나와 길을 걸었소. 술집의 반짝이는 간판은 그곳에도 있었소. 그 시간에는 어디를 가도 그런 술집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소.
갑자기 울리는 경적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소. 검은색 중형차 한 대가, 길에서 나오는 네온사인의 빛을 온 몸으로 반사하며 버티고 서 있었소.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커다란 괴물인 줄로 알았소. 도로를 달리는 보통 차가 아니었기 때문이오. 아마도 외국에서 만든 차 같았소. 특이하게 생겼더군. 나는 멀뚱멀뚱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소. 그러자 다시 경적이 울렸소. 이번에는 아주 길게 울려서, 다른 사람들이 한 순간에 나와 그 자동차를 쳐다보았소. 나는 그때서야 옆으로 비켜섰소. 자동차는 지나갈 듯 하더니 내 앞에서 멈추고 운전석 차창을 내렸소. 그 안에서 중년 남자의 얼굴이 나와서 인상을 쓰고 날 쳐다봤소. 그리고는 내게 욕을 했소. 내가 무어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차창은 닫히고 차는 지나가 버렸소. 나는 그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소. 내가 잘못했다는 말이오? 그곳은 분명히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이었단 말이오. 보행자에게 우선 권리가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 아니오? 자동차는 하나의 교통수단일 뿐이지, 그것이 어떤 권리로 작용하지는 않는 것 아니오?"
"네에. 그렇죠. 요즘에는 그런 사람이 많은 걸 어쩌겠어요."
남자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그 길로 계속 걸어갔소. 가다 보니 이상하게도 낯익은 역이 나타났소. 한 바퀴를 돌았던 것이오. 나는 서울역 앞으로 걸어갔소. 처음 왔을 때와 똑같았소. 나는 양복을 입고 누워서 잠을 자던 사내를 다시 발견할 수 있었소. 걱정이 되어 그에게 다가갔소. 그런데 그는 땀을 흘리고 있었소. 흔들어 깨워도 눈을 뜨지 않고 신음만 하고 있었소. 자세히 보니 붉은 반점이 몸 전체에 퍼져 있었소. 그의 이마에 손을 대어 보았는데, 세상에, 완전히 불덩이보다 더 뜨거운 상태였소. 놀란 나는 그를 마구 흔들었소. 마침내 그가 눈을 뜨더니 이렇게 말했소. '벌써... 또... 배급...' 그리고는 다시 잠들었소. 다시는 깨어나지 않을 것처럼 말이오."
"그럼 병원에 서둘러서 연락을 하셨어야죠."
내 말에 그는 또 한 번 나의 눈을 쳐다보고는 말했다.
"그러려고 했소. 그래서 나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주변에 있는 가장 가까운 병원을 찾기 위해, 그 간판을 보기 위해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았소. 그런데, 그런데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 아시오?"
"그게 뭐였습니까?"
남자는 목소리를 낮추고 힘주어 나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의 주먹에도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모두 13개의 십자가였소. 교회당의 붉은 십자가 말이오. 그것을 보는 순간 왜 그렇게 힘이 빠지던지. 온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소. 멀리서 보이는 그 십자가들은 마치 전혀 다른 세상 같았소. 이렇게 추운 밤에도 전혀 춥지 않고, 배고파 누워있는 이들도 없고, 돈이 없거나 몸이 불편한 이들을 경멸하지도 않고, 술에 취해 싸우는 이들도 없으며,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지 않는 이들이 사는 세상. 모두가 그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 말이오... 또한 이런 현실을, 이렇게 가까이 있는 현실을 무시하며 사는 세상 말이오. 그 누구도 밖을 내다보려 하지 않고, 밖은 추울 테니 문도 한 번 열어주지 않는 그런 세상 말이오.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사람이 죽어가든 말든 따뜻하게 서로가 주고받으며 사는 세상 말이오. 자기네들끼리 행복을 전하는 세상 말이오. 그런 세상!"
"진정하세요. 하지만 그들도 이런 현실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자 그는 나를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
"그게 문제요! 그런 세상에서 사는 그들은 정작 이런 현실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단 말이오! 전혀, 아무 것도!"
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나는 절묘한 타이밍에 감사하며 방을 나가 거실로 갔다.
"여보세요?"
"이야기 끝났어? 어때, 미친 거 맞지? 그치?"
"......"
"왜 말이 없어, 아직도 더 이야기해야 돼?"
"아니, 그건 아닌데... 응. 맞아. 조금 더 이야기를 해 봐야겠어."
전화를 끊고 방으로 돌아가는 동안 나는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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