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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 - 찌르 -

풀벌레 우는 소리가 밤공기를 가르며 들려온다. 까만색 밤하늘엔
별이 총총 떠 있었고, 가는 , 청색과 보라색을 섞은 듯한 오로라가
하늘을 비추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그 때는 참 추웠다. 너무 추웠기 때문에 숲 속의 동물들은
모두 모습을 감추어 버렸고 ,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검은 숲 속에는
아무런 사람도, 짐승도 없는 것 같았다 .

풀벌레는 계속 울었다 - 저만치 외로움을 타는 풀벌레의
울음소리 - 그러나 그것도 길게 가지 않으리로다 .
부스럭 부스럭 , - 어디선가 풀을 헤치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일까 , 짐승일까 ,?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그 물체는 이미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물체가 아니라
인간이었다. 검객[劍客]으로 보이는 이 사람은 ,머리에 푸른
띠를 두르고 있었으며, 허리춤에 긴 장검과 , 매우 지쳐 보이는
표정을 하고 , 무사의 옷차림을 갖추고 있었다. 머리에선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 내리고 있었다,

〃후 ,〃

그 인간은 힘든듯 쓰러지듯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그의 뒤에 있던 큰 바윗덩어리 같이 생긴 돌멩이를 배게삼아
팔배게를 지고 누웠다. 별을 보려는 것인지 잠을 자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별을 보려는 건 아닌것 같았다.
촘촘히 들어서 있는 나무들과 무성히 나란 자뭇잎을 때문에
하늘이 가리워져 틈새로 까만 밤하늘만 보일 뿐 , 별은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눈을 깜박거리며 하늘만
응시할 뿐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렇게 아무말 없이 침묵만이 밤공기를 더욱 축축하게 만들어
놓고 있었고, 이내 새벽빛이 점차 밝아 오고 있었다.
그리고 푸른 하늘이 모습을 드러낼 때, 새들의 지저귐 소리와 함께
그때까지는 못 들었던 숲 속 깊이 있는 개울물 소리가 들렸고,
그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는 또 한참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 일어서고는 마을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
마을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무는 점차 그 수가 줄어들었고,
그리고 새도 거의 보이지 않아다. 이제 조금만 가면 마을이
나타날 것이다 .

한 10여분 정도 걸어갔을까. 어느새 부잣마을 같아  보이는
기와집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고, 읍내 장터로
보이는 곳엔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고 하는 이야깃소리가
그가 있는 곳까지 들렸다. 그는 얼굴에 피식, 웃음을 짓더니
그 마을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

그는 이제 완전히 마을로 들어섰다. 왁자지껄,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닭과 소 , 가축들이 울음소리 ,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모두 합쳐 정겨운 읍내 장터가 되어 버렸다.
그는 뭔가 먹을 것이 있나 장터를 둘러보고 다녔다. 그리고는
한 곳에서 약수[藥水]를 팔고 있는 노인에게 다가서서,

〃물 한 그릇만 주시오 ,〃

그 노인은 안 들리는 듯 해 보였다. 노인은 눈을 감고
앉아 자고 있는 것 같아 보였으며, 꽤 졸린 듯 했다. 검은
망건을 쓰로 수염까지 길게 늘어뜨린, 산신령 같이 생긴
노인.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노인장, 물 한 그릇만 주시오 ,〃

이번에는 언성을 좀 높게 하여 말했다. 그러자 노인이 깜짝 놀란듯,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롱박 바가지에 약수를 한가득
퍼 그에게 내밀었다.
그는 약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며 갈증을 풀었다 , 그리고는
다시 한번 읍내 장터 주위를 둘러 보았다. 뭔가
돈을 벌일 만한 일이 있을까 하고 .

그때 그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그는 노인에게 고맙다며
꾸벅 절을 하고는, 그 곳으로 걸음을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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