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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여자는 필요없다

2012.12.03 07:5212.03

여자는 필요 없다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에 의해 여성청소년문화가족부가 폐지된 뒤, 남성연대는 막걸리 파티를 벌이고 해체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그즈음부터 파생된 극단주의 여성 혐오론자, 극단적 남성 우월주의자들은 남성연대의 취지와는 무관하게 암약했다. 남성연대는 여자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남자와 동등해질 수 있는 존재라고 가르쳤지만, 여성 혐오론자들은 여자를 혐오했다. 따지고 보면 남성연대의 흥행엔 여성 혐오론이 힘을 보탠 바가 없지 않았고 이는 여성 혐오론이 한 시대의 대세로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21세기 말 한 여성 혐오론자가 모든 권력을 잡고 지구를 통일했다.
독재자는 처음엔 모든 포르노가 성폭력을 유발한다는 식의 의제를 퍼뜨리곤 해 이슬람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이슬람은 일부다처제와 다산을 고수한 덕에 가장 인구가 많은 세력이 되어 있었으므로 독재자는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었다. 직접민주주의는 선동을 불렀고 우중은 흔들렸다. 결국 전체주의로 타락했다. 정보가 여전히 비대칭이고 민도도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민주주의는 독재자를 불렀다.
슬럿 워크(Slut Walk)를 벌이기까지 한 바 있는 옛 선진 세력은 반대했지만, 떼로 밀어 붙이는 이슬람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곧 모든 여자들은 차도르를 입고 집에 틀어박히게끔 되었다. 성폭력을 막겠다는 미명 아래 쓰게 된 것이 차도르였지만 결국 이는 여자의 경제적 권리를 줄여 놓았고 결국 여권의 약화를 불렀다. 이때를 전후해서 독재자의 의지는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 뒷받침되어 전횡이 가능하게끔 되었다.
이슬람은 여자의 세 구멍을 음란하다고 가르쳐 차도르로 눈만을 드러내는 것이다. 포르노는 모든 것을 노출하기에 유해했다. 슬럿 워크는 여자가 아무리 노출해도 누구에게도 성폭력할 권리는 없는 것이므로 남자가 참아야 한다고 말한다. 고로 포르노를 봐도 남자는 참을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은 남자의 자제력을 인정하는 올바른 선택이다. 그러므로 포르노는 규제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포르노를 봐도 남자는 포르노로만 성욕을 만족시킬 뿐 그 이상을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여자가 노출해도 남자의 성욕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나라에서 포르노를 보면 남자가 성폭행한다고 주장하는 이율배반을 주장한 바 있던 한국의 여성부 세력은 진정 어리석었다.
하지만 이슬람의 논리를 받아들인 지구는 독재자의 훈령에 굴복했다.
독재자는 여자는 세 구멍으로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기에 음란하다고 했다. 음란한 물건을 내버려둘 이유는 없었다. 모든 여자는 도살되어 남자들의 식사가 되었다. 사람들은 대항했지만 인공지능 로봇 군대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본디 남자의 염색체야말로 신성하다고 독재자는 가르쳤다. XY 염색체를 가졌기에 얼마든지 남자의 X 염색체를 복제해서 여자를 만들 수 있었다. 인공 자궁의 시대에 여자는 더 이상 필요가 없었다. 사회생활과 업무를 전반적으로 남자가 더 잘 하는 건 사실이었기에 여자는 필요가 없었다.
인공지능 로봇이 많은 일들을 해내는 세상이었지만, 인간도 물질을 점유하고 있는 이상 일하는 편이 자원 낭비가 아니었다. 남자들은 일하고 또 일했다. 약한 자는 죽어야 한다는 나치즘이 세계의 강령으로 받아들여졌기에 남자는 늙거나 일 못 하면 죽어야 했다. 수명을 늘리는 각종 시술들을 하기 위해 남자들은 일했다. 이제 더 이상 여자가 없는 세상에서 포르노는 생산되지 않았지만, 이전에 만들어진 포르노들이 대거 풀려 남자들의 자위행위에 쓰였다. 심지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스너프 필름마저 여과 없이 풀렸다. 하지만 독재자의 세상에서 포르노는 그리 인기 있는 상품은 아니었다.
미녀와 똑 같이 생겼지만, 돈 주고 사야하고, 끊임없이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메이드 로봇들만이 남자들에게 주어진 전부였다. 아내는 물론 어머니도 딸도 없는 세상에서, 남자들은 치를 떠는 공허감을 느꼈지만 독재자에겐 여자가 필요가 없었다.
독재자는 일꾼이 부족하면 인공 자궁에서 만들었다, 물론 남자만.
종교는 이슬람이었고, 독재자는 재림한 무하마드로 일컬어졌다.

Fin

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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