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빛나는 보석들

2019.01.30 08:2401.30

마을을 휩쓸고 간 도적들을 쫓아 나선 지 한 달째

마을 사람들은 복수에 이를 갈며

도적들을 바짝 추격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도적들은 마을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근처의 마을들을 쑥대밭으로 만들고는

귀신처럼 자취를 감추기를 반복했습니다.

 

 

도착하는 마을마다 마주치는 건

즐비한 시체들과 식사를 방해받은

까마귀들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추격의 속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어느 날

도적들을 쫓아 도착한 한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은 보란 듯 시체더미들 위에 놓여 있는

커다란 보석을 발견했습니다.

 

 

다음 마을에서도…

그다음 마을에서도…

그다음다음 마을에서도…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고된 추격에 대한 보상이라 여기며

도적들이 남기고 간 보석들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여러 마을을 지나며 많은 보석들을 챙긴 마을 사람들은

목적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적들에게 희생당한 이웃들은

그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영롱히 빛나는 보석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보석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도적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즐비한 시체들과 까마귀들뿐이었습니다.

 

 

더 이상 얻을게 없어진 마을 사람들은

의미 없는 추격에 신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추격을 포기하고

원래 살던 마을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각자

커다란 보석들을 품에 안고서…

 

 

하지만

검문소를 통과하던 중 문제가 생겼습니다.

 

 

검문소의 병사들이 보기에

초라하고 지저분한 행색의 마을 사람들이

그들이 가지기엔 너무 많은 보석들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근방에 출몰하는 도적들이라 여긴 병사들은

마을 사람들을 감옥에 가뒀습니다.

 

 

그렇게

차가운 감옥의 바닥에서 지낸지 이틀째…

 

 

식사는커녕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마을 사람들은

병사들을 불렀습니다.

.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아무리 애타게 불러도

돌아오는 건

감옥의 차가운 벽을 울리는

그들의 메아리뿐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검문소의 병사들…

그들은 마을 사람들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도적들이었습니다.

 

 

도적들은

검문소의 병사들을 없애고

마을 사람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들이 뿌린 보석들을

되찾기 위해…

 

 

 

 

 

 

댓글 0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공지 2024년 독자우수단편 심사위원 공고 mirror 2024.02.26 1
공지 단편 ★(필독) 독자단편우수작 심사방식 변경 공지★5 mirror 2015.12.18 1
공지 독자 우수 단편 선정 규정 (3기 심사단 선정)4 mirror 2009.07.01 3
337 단편 문이 없는 집 반신 2022.12.13 0
336 단편 릴리와 꽈리고추 담장 2023.08.03 1
335 단편 왼쪽 침대에서 살아가는 법 김성호 2022.03.22 0
334 단편 우주 폭력배론 : 증오 니그라토 2021.08.18 0
333 단편 향기로운 아카시아 꽃 한 아름 장피엘 2015.08.16 0
332 단편 프로키온이 빛나는 겨울 밤 호넷시티 2018.08.10 0
331 단편 양념을 곁들인 마지막 식사 호넷시티 2018.08.10 0
330 단편 사과를 먹어봤어 김성호 2022.12.13 0
329 단편 연화 MadHatter 2017.05.06 0
328 단편 추억교정소 희야아범 2022.01.20 3
327 단편 비소가 섞인 달걀술 호넷시티 2018.08.12 0
326 단편 죽이고 싶지만 섹스는 하고 싶어1 남킹 2024.02.29 0
325 단편 Haunted, Plotless 김초코 2019.11.18 0
324 단편 청새치 그믐여울 2015.05.12 0
323 단편 노인과 청년 목이긴기린그림 2015.06.17 0
322 단편 루시99 천가연 2023.01.27 2
321 단편 마약의 오메가 니그라토 2020.04.30 0
320 단편 흰 뼈와 베어링 scholasty 2023.07.12 3
319 단편 슈뢰딩거의 정의1 운칠 2022.02.11 0
318 단편 휘어진 거리 사틱 2015.06.07 0
Prev 1 ...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 110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