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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나는 니그라토다 [intro]

2014.03.08 20:2003.08

나는 니그라토다.


21년째 글을 쓰고 있으며 인생의 절반 이상을 글에 할애해 버렸다.


요즘 난 큰 고민에 빠져있다. 요즘들어 주제잡기에 굉장히 힘이 든다. 21년동안의 글쓰기가 결국엔 나의 창작능력을 앗아가 버린 것일까?


처음에는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어 시작했으나 이제는 피로로 지쳐버렸다. 잠에서 깨어나기만 해도 훌륭한 주제들이 내 머리속을 꽉 채우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으며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글을 쓴다. 목적의식이나 주제따윈 이미 사라진지 오래.


내가 과연 훌륭한 작가였을까?


나의 이야기로 마지막을 장식하고싶다. 


나는 현재 35살로 이제 중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런 저런 일도 겸하며 살아온 끝에 여우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자식을 얻었고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먹고 살 걱정은 없다.


그러나 과연 나는 성공했다 할만한 삶을 산 것일까? 아니면 그저그런 누군가와 비슷한 삶을 살았던것 뿐일까.


7년전 나는 이곳 웹진에 글을 처음 올렸었다. 반응은 시덥잖았지만 웹진이 원래 그러하듯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다. 


내 글에 비평이 달리는 것을 보며 흐뭇했고 올라 가는 글들에 속도가 붙어 정말 내가 쓴 글인지 아니면 내 손가락이 자유신경을 가지고


쓴 것인지 모를 때가 있었다. 창작 욕구는 3대 욕구와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렬한 욕구였다.


그러다가 문득 욕심이 생겼다. 인정을 받고 싶어.



하지만 나는 그저그런 글쟁이에 지나지 않았고 사람들의 비평 수준도 현저히 떨어져만 갔다. 또한 몇몇의 닉네임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금방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허무함. 글을 쓴다는것에 대한 회의감. 사실 수도없이 그런것들이 나늘 찾아왔으나 늘 견뎌내었고 이겨내었다.


나는 글을 쓰므로서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의 난 죽어버렸다. 주제가 떠오르지 않는 니그라토는 더이상 니그라토가 아니다. 


그저 한 명의 독자일 뿐이다.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하지만 오늘도 키보드를 잡고 글을 쓴다.


비평가들은 나를 질책하기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비평을 읽는다.


댓글이 달리지 않음에도 글을 쓴다.


그래도 나는 니그라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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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라토님 주제가 떠오르질 않아서 한번써봅니다..

2014.03.0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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