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Hug

2003.09.10 02:0309.10

영화는 재미있었어? 스파게티 그릇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 또 뭐가 불만이야? "
" 뭐가. "
" 왜 또 대답을 안 해. "
" 재미있었어. "
포크로 면을 말아서 입안에 집어넣었다.  낌새가 이상해서 흘끗 쳐다보니 그녀는  눈썹 밑
살을 팽팽하게 끌어당겨 미간에 모아놓은 채 아주 새파랗게 씨근덕대고 있었다.
" 대체 왜 그러는데? "
" 뭐가. "
그녀는 남은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더니 홱 일어났다. 종아리에 밀린 의자가 뒤로 엎어져서
왈그랑 왈그랑 바닥에 등판을 대고 구른다.
" 너랑 있는 건 도무지 재미가 없어. "
또각또각 걸어서 가버리는 걸 멀뚱히 쳐다보고 있으려니 옆에서  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웃긴. 슬그머니 쏘아보았더니 웬 교복 입은 여자애 하나가 손으로  입을 가린다만 눈꼬리가
못내 파르르 물결을 치는 게 필경 손 밑으로는 빙긋빙긋 웃고 있는 것이다. 쯧 하고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그 쬐끄만 여자애가 꼬랑지  머리를 흔들면서 손으로 가리개를 만들어 볼에
댄 채 그대로 옆 사람의 귓바퀴 쪽으로 제 면상을 쭉 내미는 꼴이 옆눈으로 들어온다. 울컥
짜증스러워지는 걸 누르고 제 접시로  도로 눈길을 돌려온다. 뻘건  소스국물이 내려다보인
다. 물에 반고체를 끈적끈적 말아놓은 것 같은 이  국물은 또 뭔가. 살이 드러난 면을 빨래
빨듯이 이리저리 뒤채며 비벼댄다. 재미없는 게 누구 쪽인데. 제기랄. 빨간 컵을 들고 음료
를 마시다가 얼음 하나가 목구멍에 쑥 들어와버려 켁켁거렸다.  까르륵 웃는 소리가 아까
그 애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컵을 난폭하게 내려놓는다. 음료수가 주르륵 넘쳐
손톱위로 흐른다.




" 그러게 미팅은 왜 나갔어? "
" 데이트하러. "
연필을 재게 놀리는 손은 멈추지 않는다. 고개가 번쩍 들렸지만 그건 저 멀리 교수의 등뒤
에 있는 칠판을 보기 위한 것이었다. 오페라 객석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여기서는
교수의 얼굴조차 두부처럼 뭉그러져 보인다. 아무리 교수가 제 머리만  하게 글자를 휘갈겨
쓴들 학창시절에다 시력의 반을 버리고 온 대학생들이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 리가 만무하
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는가 싶더니 곧 고개를 자라처럼 쭉 빼고 턱을 치들다가는 멋적게
웃는다. " 곧 안경 써야겠다. 그런데 나랑 노는 건 그렇게 재미없냐? "
"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왜 웃어? " " 샤프 내려라. 누가 골초 아니랄까봐. " 무심코 중지
와 검지 사이에 샤프를 끼고 깔짝대고 있다가 입을 꾹 다물고 책상 위로 팔을 떨군다. 잠시
이쪽을 보고 웃는 듯 하더니만 어느새 또 펜을 잡고 글씨를  갈겨쓰고 있다. 늘어진 머리카
락 틈새로 모음이 길고 자음이  동그스름한 서체의 필기가 한두  줄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이 어릿어릿 비쳐 보였다.
" 연습하고 싶었어. 둘이 함께 있다는 상태를. "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입매에도 엷은 미소  이상의 변화가 없다. 펜끝이 노트에 사각대
는 소리가 갑자기 갈대밭 바람처럼 와스스 부풀어오른다. 교수는 칠판에  무언가를 길게 써
내려 놓고 단어 하나에 몇 겹으로 밑줄을  치다 분필을 부러뜨렸다. 중요한 내용인가 보다,
진은 안경집을 더듬어 열고 얇은 은테 안경을 꺼낸다. 눈가로  가져가다가 급하게 소맷부리
를 붙잡고 렌즈를 문지른다. 귓가에 고무가 씌워진 철사다리를 삐뚜르게  걸쳐놓는 순간 교
수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칠판을 지우기 시작했다.
안경을 바로잡으며 오른손에 옮겨  잡은 펜을 무안하게 돌리고  있다가 그녀가 보고 있는
걸 눈치채고 열없이 웃는다. 그녀도 씩 웃더니 공책을  한 장 팔랑 넘긴다. 순간 그 손동작
에 어깨를 움찔했다.
그녀가 눈치채고 잠시 고개를 들더니 손끝을 살짝 들어 미안하다는 사인을 보내왔다. 진은
고개를 저어 보인다. 그녀는 다시 긴 목줄기를 늘어뜨리고 펜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글씨가
타이핑 기계처럼 줄줄 변함없는 서체의 폭과 길이로 줄도 없는 노트에 깨끗하게 줄을 만들
어가고 있는 걸 보노라면 이  망할 대학을 수석으로 들어온다는  것도 역시 장난이 아니지
싶다.
" 나중에 보여 줄 거지? "
" 그냥 시험때 복사하지 그래? 네가 시험 때 아니면 필기에 신경이나 쓰냐. "
" 일주일 뒤가 시험 아냐? "
했더니 그래? 하고 만화에서나 나오듯이 볼을 긁적인다. "그럼 오늘 너네 집 가도 되냐?"
안경을 벗어서 안경집에 넣고 낙서  하나 없이 말끔한 책을 도로  접어 닫는 것을 그녀는
멀거니 응시하고 있었다. 가방을 끌어올려 앞주머니를  열고 안경집을 던져 넣었다. 지퍼여
는 소리에 앞사람이 돌아보기에 손목을 돌려 시계판을 보여주었다. 앞사람도 고개를 끄덕이
더니 짐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여파가 번지기 시작할  무렵 종이 친다. 애들이 우르르 일어
선다. 그녀도 허둥지둥 책을 주워 모으며 다시 묻는다. " 가도 돼? "
입술 속에서 몇 번인가 혀를 자근자근 씹었다. 달큰한 맛이 빠져나와 이뿌리를 감싼다. 옆
자리에서 그녀는 막 책을 가방 속에 집어넣고 있다. 타임 리미트. 저 가방의 검은 가죽끈이
알맞게 조여지고 버클이 닫힐 때까지는 답을 구해야 한다. 마침내 금색  단추가 탁 하고 맺
어지는 소리가 날 때 진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대답했다. " 응. 여덟시 쯤에 와라. "




내력벽 하나가 사라진 채 발코니가 없어 위태롭고 광대한 거실.  황사를 닮은 반사광이 희
뿌옇게 모래 색의 마루와 모래 색의 프레임과  나무 속살 같은 벽지에서 튕겨져 나와 부풀
어오르는. 방 네 개는 흰 문짝들을  제 몸속으로 바싹 끌어들인 채 입을 벌리고 있다. 진녹
색 타일은 운동화 바닥에 달라붙어  괴괴한 소리를 낸다. 늪같은 신발장 바닥에 잠긴 운동화
에서 발을 빼고 마주한 저 모래 색의 벽부터 현관까지 가로놓인 복도의 어둡고 흐린 명암,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듯 저 먼 곳을  향해 점차 밝아지는 벽면의 스펙트럼.
  육십사센티짜리 보폭으로는 열두 걸음만에 제일 안쪽 방의 문 앞에 섰다. 망설임 없이 방
으로 들어갔지만 머리가 심장의 고동에 맞추어 함께 수축하며 뇌를  압박하고 있었다. 가방
을 왼손에 옮겨들고 관자놀이에 달라붙은 푸른 맥을 눌렀다. 가벼운 경련이 느껴졌다. 커다
란 침대가 하나 있었다. 침대와 벽의 사이, 시각의 사각지대를 쫓아가 맨 구석에 가방을 놓
아두었다. 침대 시트에 한사람이 비비적대다 간 듯한 자기장처럼 모인 주름을 내려다보고는
눈썹을 움찔 하더니 곧 시트  끝을 잡아당겨 주름을 펴고 침대 위에 견갑골부터 내팽개치며
뒤엎어진다. 옷장. 흰 페인트칠을 한 붙박이장에 눈길이 간다. 그러고 보니 이 방의 벽지는
보라색 줄기가 멋드러지게 얽히고 섥힌 고전  풍의 꽃밭이다. 흰색 붙박이장과 제법 어울린
다. 부스스 일어나서 옷장 문짝의 손잡이를 붙잡는다.




핸드폰이 한번 울리자 마자 재깍 집어들어 폴더를 열었다. " 어디야? "
" 넌줄 어떻게 알긴. 너 방향치 아니냐. 지금쯤 헤매다 전화할 줄 알았다. " 벽시계는 여덟
시 십오분을 가리키고 있다. 책상에 발을 걸치고 앉은 채 기분 좋게 웃는다. " 내가 나갈까?
올 수 있긴. 어떻게 오게? 그래. 그럼 일단  산부인과 하나 보이지 않냐? 커다란 적십자 초
록색 번쩍번쩍 하는 거. 그 산부인과 있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응, 오른쪽으로 틀어. 그
리고 직행하면 갑자기 오른쪽에 웬 누런 아파트 단지가 보일 거다. "
폴더를 닫고 싱글싱글 웃었다. 바보자식. 방을 쭉 훑어본다. 나와있는 속옷 같은 건 없으니
까, 뭐, 하고 중얼거리다가 책꽂이에 튀어나와  있는 책 몇 권을 툭툭  쳐서 집어넣는다. 그
탓인지 갑자기 나사 하나가 튕기더니  책꽂이 한 층이 통째로 주저앉는다.  어어 하고 뒤로
피하다가 발등을 찍혔다. 책들은  모두 양장본 원서들이다. 귀를  막을 새도 없이 장판위로
격렬한 중량감이 무너져내린다. 와르릉, 유리창이 자지러지는 고성에 귀보다 눈을 찔끔한
다. 몇 권을 받으려다가 손톱이 깨져 피가 흘렀다.
젠장, 가구도 다 바꿔버릴 걸  그랬어. 짓이겨진 손끝을 보며  크게 씹어뱉다가 점점 힘이
빠진다. 그랬어.. 하고 어미는  스산하게 으스러지며 끝을  맺는다. 면면이 펼쳐져 널브러진
책들 밑에서 삐죽 내밀어진 테이프를 본다. 모서리가  깨져있다. 주워올리려는 순간, 무서운
소리가 내리쳐서 등골에 쭉 소름이 끼쳤다. 벨소리라고 인식하기까지는 몇 초가 걸렸다. 책
꽂이 한 켠에 놓아두고 문을 따러 나간다.




잠을 자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일어나서 찬장에서 발견한 콘플레이크 봉지의 돌돌 말린 끝
에는 빨간 집게가 물려 있었다. 아침거리가 없을까봐 사왔던 식빵에는  오히려 여름 하룻밤
새에 곰팡이가 피어버렸다. 집게를 빼고 접시에 콘플레이크를 쏟고 숟가락과 유통기한이 다
섯 시간 남은 우유를 찾아 시리얼 조각을  퍼먹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치솟아
오르는 맥박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 빨간 아크릴색 집게를 들고 노려보다가 결국 다시 봉지
끝에 채워놓았다. 집을 정리해야겠다, 고 생각했다.
현관 근처에는 청색의 방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조금 더 작은  침실방이였지만 한 방에는
책상이 있고 책상 옆 책꽂이에  원서가 빽빽하다. Algebra, Geometry. 청색  비닐로 꼼꼼히
싸고 스카치 테이프를 붙인 전에도 책들이 비닐끼리 착 달라붙은 채 뽑기도 힘들게 가지런
히 꽂혀 있었다.
검회색 데모 테이프들은 책꽂이 두 번째 칸에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For Viola, For Cello,
제목 미정, For Violin, 제목은  도무지 제대로 정할 줄을  몰랐다. 전공은 아니였지만 진은
취미로 바이올린을 제법 괜찮게  연주했었다. For Violin 의  검증이 진의 바이올린을 통해
이루어졌다.
왜 화를 내는 거야? 화를 내는 거 아니야. 그런데 왜 표정이 그래? 아니라니까. 그럼 계속
연주해 줘. ..그것 봐, 안 하잖아. 나는-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흔들다가 벌떡 일어났다. 이게
아니야. 뭐가 아니라는 거야? 그녀도 웬만큼 경질이 난 얼굴로 팩 눈매를 이그러뜨렸다. 이
게 아니란 말야. 이건 네 곡이잖아. 내가 하면 이건 네 곡이 아냐.  그녀는 조금 놀란 듯 눈
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 웃음을 띈다. 아니야. 너 잘 해 주고  있어. ..그렇게 알아들을 것 같
더라! 톤을 올려버렸다가 다시 고개를 푹 숙인다. 미안.  하지만 네 곡이 아냐. 네 머릿속에
있는 곡이 아냐. 악보는 기껏 삼십이분음표 내로밖에 정확하지 않아.  마디는 필요 없어. 악
기도 짜증이 나. 나도 너도 모르는 숲에서 자란 십년생 단풍나무와 이름도 모를 팔삼년도의
장인이 개입할 이유는 전연 없단 말이야. 네 곡을 듣고 싶어.
그건 내 머릿속을 열어도 불가능해, 그녀는 말했다.  공유할 수 있으니까 좋지 않아? 그래
도 이 정도라도? 나는 네가 악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기뻤어- 입매를 비틀어서 조금
웃어 보였다. 악기를 들려다가 손을 놓쳤다. 바이올린이 방음처리재에 한 꺼풀 덮인 장판
위로 떨어지며 현 몇 개가 몸통 속 공기와 함께 미약하게 진동했다. 그녀는 입을 조금 벌렸
다. 진은 추어올리려는 듯 허리를 구부리다 그대로 멈춰 있었다. 침묵이 흐르고, 미안, 하
고 진이 말하기 전에 그녀가 먼저 으르렁대듯 소리를 질렀다. 결벽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제 아주 짜증이 나!
다시 침묵. 묵묵히 앉아있으려니 볼 옆에서 나즈막한 속삭임이  숨결을 달싹였다. 미안. 목
뒤로 건조하고 따스한 손길이 미끄러졌다.







" 뭐냐. 왜이래? "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무릎을 꿇고 널브러진 책들의 산 앞에 앉았다. "내
가 대충 쌓아놔도 되겠냐? " " 정리 증후군 같으니. 마음대로 해라. " 진은 담배를 꺼내들며
씩 웃었다. " 또 뭐 안 좋은 일 있냐? " " 응? " "  아니면 나 있을 땐 담배피지 마라. " 뒤
통수만 보이는 주제에 잘도 말한다. 이미 불이 켜진 라이터를 멀거니 쳐다보고 있다가 뚜껑
을 닫아 치운다. 그녀가 목을 뒤로 젖혀 한바퀴 돌린다. 눈꺼풀의 윤곽을 마무르고 있는 검
은 속눈썹이 눈을 감고있는 표정을 깊어 보이게 했다. 고개를 뒤로 꺾은 채 그녀는 순간 눈
을 반짝 뜨더니 입술을 반쯤 벌린다.
" 저거 바이올린이네. "
" 응. " 대답한다. " 있다가 좀 해 봐라. " " 요즘은 안 해. 줄도 한개 끊어졌고. " " 줄이야
갈아 끼우면 되잖아? 우리 집에 있는 거 줄까? " " 하기 싫어. " 딱  끊어서 말한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부스럭거리며 그녀는 책을 치우고 침묵이 이어진다.  이 침묵은 무겁지 않아서 좋다. 공기
는 언제나 아늑하다. 책상에 허벅지를 기대고 암흑  같은 흑발과, 드러난 뒷목의 아래로 걸
쳐진 브이넥의 연보라색 색채의 질감과 허리께로 내려오며 겹쳐지는 텍스쳐의 주름을 보고
있다.
그런 것들이 모여 흘러내리는 한 사람의 윤곽을 보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다시 담배를 꺼
내들려다 멈칫 하고 뭐라고 툴툴거린다.





가까웠다. 아름답다고 느낀 순간들 중 가장 가까웠다. 닳아빠진 상아색 콘크리트에서 선명
한 햇볕의 증산이 일어났다. 반사광은 우유  같은 백금빛이다. 발목께에 환영처럼 아지랑이
가 어른거린다. 바람은 머리칼에서 온도를 불어갔다. 검푸르고 선선해  보였다. 머리칼의 날
카롭고 싱싱한 끄트머리는 어제 갓 칼밥을 먹어 아직 부드러워지지 않은 채였다.
돌아보지 마. 돌아보지 마. 걸음은  계속되었고 점차 멀어져 갔다. 손을  들어 그 뒷모습을
가렸다. 진과 그녀 사이의 거리는 사라졌지만 진의 손과 진의 눈이  마주보고 있는 그 사이
의 공간이 남았다. 눈두덩에 손바닥을 얹자 다시 손등으로부터 차가운  공간감이 전해져 왔
다. 저 바깥에 춥게 남은 손등으로부터 그녀의 등까지 더 무서운 거리가 남아 있었다. 드러
난 모든 피부로부터 그녀까지의 거리가 허망하게 몸을 찔러서 까마득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사진은 좋아하지 않아. 왜? 그러니까-, 하고 말을 끊었다. 몰라. 아무튼 싫어.  ..뭐가 또 그
래. 그녀는 그저 느물느물 중얼거렸고 이번엔 진이  벌컥 화를 냈다. 나도 사진기를 가지고
다녔었어. 언젠가 너를 찍고 싶다고 생각했어. 나도 화가 나.  실패한 거야. 아니, 혹은 사진
이라는 시스템이 실패한 거야, 누군가를 찍는데 에, 아니, 아니지, 찍는다 라는 말 자체가 말
이 되지 않아..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픽 웃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남은 손이 부드럽게 머리로 다가왔다. 반사적으로  의자를 차내고 뒤로 물
러섰다. 창가까지 밀려나서 뻣뻣하게 서 있는 진을 보며 그녀는 금방 손을 거두었다. 미안.
아냐. 내가 미안하지. 진은 천천히 돌아와서 의자를  바로 세우고는 그 위에 앉았다. 미안.
이상한 말이었어. 그럼 사진 찍을  거야? 고개를 가로 저었다.  동작은 작게 시작해서 점차
격렬해져 갔다. 양 손으로 얼굴과 코와 입과  눈을 비비며 틀어막고 있었다. 그녀는 가느다
란 늑골들이 이룬 겹겹의 흉곽 속으로 깊이 한숨을 들이붓더니 한번 힘없이 웃어주고는 사
진기를 집어들고 가 버렸다.
남아서 중얼거렸다. 불안해. 불안해. 불안했어. 네가 아닐까봐. 육신과 너를 분간할 수 없는
것이 무서워. 네가 내게 육신의 덩어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무서워. 네가 타인이라는 것
이 무서워. 너는 안아줄 수 있니? 나를 삼십 육도 오부 그 체온  이상의 것으로? 나는 모르
겠어. 밖을 보기 위해 각질도 포기한 눈동자를  갖고 있으면서도. 성기를 닮은 입술을 말로
채워 찰랑이고 있으면서도. 너는 확신할 수 있니, 내 두근거림이,  그때 두근거렸던 네 뒷모
습이 바람과, 네 의지조차 전혀 들어먹지 않는 혼의 가장자리에조차 미치지 않는 그 머리칼
과, 우연히 뻗어있던 팔의 곡선의 합성그림이 아니라고. 그 순간 그 모습에 분명 네가 존재
하고 있었다.. 고 너는 증명할 수 있니. 내게 말해줄 수  있니. 입술의 달싹임이 잦아들었다.
눈은 말라 있었다. 입술은 말라있었다. 희미하게 눈을 감았다.
도르래를 부러뜨리며 빼낸 서랍 속에서는 서류 뭉치와 함께 사진  한 장이 나왔다. 청색의
방. 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띄벽지. 회색의 서랍 속. 빨지 않은 가방처럼 오랫동안 뒤집어엎
지 않은 서랍 속에서는 퀴퀴한 내음이 났다. 도르래를 부러뜨려가며 서랍을  뺄 수는 없었
을 누군가가 이 방에는 있었다. 사진을 쓰레기통에 버리려다가 손을 멈춘다. 블루진의 뒷주
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들고 사무용 책상의 멀건 청색 유리 위에서 불을 붙였다. 얇게 구겨
져  남은 재를 부수어서 쓰레기통에 넣고 손을 툭툭 털다가 내려뜬 시선이 깊이를 가진 사물
특유의 어두컴컴한 안쪽에 가서 박혔다.





" 관 둬. " 제 키 만한 판때기를 두 팔 가득 안고 힘겹게 일어서고 있었다. 칠부 소매 아래
로 드러난 앙상한 팔의 근육이 부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다. " 그만 두라니까. " "  끼울 수
있어. 집에서도 이런 일 있어서 몇 번 내가 끼웠다구.  " " 그래도 이렇게 크지는 않았겠지.
" " 괜찮아. " 결국 어느 순간 으랏차 들어올리더니  어찌어찌 책꽂이 가로에 맞게 한 층을
끼워 넣는다. 드라이버도 없이 손으로 대강 층 아랫부분을 매만지는  듯 하더니 신기하게도
본래 모양대로 고정시켰다. " 괜찮지? " 진은 혀를 쩟 차면서 웃는다. " 괜찮네. "
" 쓰레받기 가져와 봐. 이거 쓸어야 겠다. " 나무가루가 곱게 갈려져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층이 떨어져 나올 때 깎여 나온 것이다. 진은  문득 양말 바닥을 보고 젠장, 조그맣게 말했
다. " 까먹고 있었다. " 그녀는 앞니 끝을 아슬아슬하게 내보이며 웃는다.  " 멍청이. " 그리
고서 진이 방구석에서 찾아 내민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건네 받는다.
" 여기 쓰레기통에 버려도 돼? " " 응. "  쓰레기통 입구에 대고 양말을 털어 내면서 무심
하게 끄덕거린다. 나무가루가 연기처럼 사위면서 통 안으로 쏟아진다.





처음 도착한 날 침대에 누워 종일 잠을 자다 늦저녁에 깨어서 치약과 칫솔을 들고 화장실
을 찾았다. 화장실은 안방 안쪽과 현관 쪽 방 맞은 편 두군데에 있다. 안방 안쪽의 것은 인
디언 핑크의 윤기 있는 타일로 간소하게 처리했고  현관 쪽의 것은 청색을 주조로 해서 특
별히 간결한 흰색 장식이 있는 띠타일 한 줄을 중간에 배치했다. 칫솔을 물고 변기 위에 앉
았다. 화장지 걸개는 철에다 스탠을 도금한 것이다. 덮개도 마찬가지이다. 스탠의 맑은 질감
이 깨끗한 느낌을 준다. 화장지만은 지름이 반나마  줄어든 채 왜소해 보인다. 덮개를 들어
올려 본다. 화장지 윗쪽이 우굴쭈굴하게 솟아있다. 물방울이 튄 자국이 세군데쯤 있다. 말라
붙은 자국을 매만진다.
너 결벽증 불구자 아니였어?
열쇠를 주면서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웃음소리. 진은  난데없이 노란 열쇠를 받아들고는
남녀 관계에 대해 뭐라고 장황스레 주절거렸던 것 같다. 벌써  이런 사이는 아니잖아? 하자
그녀는 고른 잇속을 드러내며 웃었다. 너 어차피 결벽증 불구자  아니였어? 진도 시선을 피
하면서 픽 웃어버렸다. 그래, 어차피 손끝 하나 대지 못한다. 단 한번  시도해 본 적이 있지
만, 오히려 그때는.
생리대 두개. 구겨진 휴지. 포도 주스  캔. 귤껍질. 용도를 알 수  없는 나무막대. 구부러진
잿빛의 손발톱.
도르르 말려 스티커까지 붙어있던 생리대를 펼쳐져  피가 말라붙은 웅덩이처럼 굳어 커버
아래 들어차 있는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진은 진저리를 치고 다시 쓰레기통에 처넣은 후
멍하니 앉아있었다. 도르르 말린, 스티커가 붙은, 생리대, 세 숟가락 정도의 피.
아무것이나 하나를 손바닥 위로 집어 올리며 중얼거렸다. 까려다가 잘못해서 뚫린 손톱자
국의 구멍이 있는 개나리 색의 귤 껍데기. 그녀는 깔끔한 성격이였다. 사물을 다루는 것에
한해서는 그렇잖아도 섬세한 손으로 완벽한 작업을 해내는 듯 했다. 이 자국은  그것을 부
정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어떤 증명이 될 수 있을까. 이 형용사와 명사의 숲,  분명
그녀의 행위와 습관에서 비롯되었을 수많은 결과물들이  영원처럼 실존하고 있는 이  곳은
얼마나 그녀를 증명할 수 있을까. 빨간 집게, 콘플레이크의 봉지 끝에  야무지게 물려있던
빨간 집게.
등으로 한기가 올라왔다. 빨간 색, 집게, 봉지 끝에 집게를 물려놓았던 그 행위의 흔적. 콘
플레이크. 식빵이나 크로아상이 아닌  콘플레이크 박스. 모래 색의  마루. 검은색 TV. 유리
탁자와 틔미한 주황색의 천소파. 열려있는 흰 문들.  물방울이 튀어 올라 말라 비틀어져 죽
어진 화장지. 청색의 방. 연하늘색의 카펫. 우유색 유리. 청회색 어스름한 새벽. 누군가 숨쉬
었을 공기와 빛살. 두꺼운 책들의  표지. 빠져나온 서랍. 널브러진  뚜껑 없는 볼펜과 샤프.
쓰레기통. 생리대. 귤껍질. 반달모양 손톱. 너를 찾고 있었어.
몸을 떨었다. 견딜 수가 없었다. 어딘가를 비명처럼 내리쳤다. 주먹 안쪽에 길지도 않은 손
톱이 박혀 피가 맺혔다. 팔은  뼛속에 멍이 든 듯이  으슬으슬 아파왔다. 마침내 얼굴을  감
싸안았다. 너를 찾고 있었어. 널브러진 서랍. 까발려진  쓰레기통 속에서 환영같이 일렁이던
가볍고 깊은  어둠. 어둠의 위액에 젖어 강제로 끌려나온 귤껍질. 저기 널려있는 허파와  여
기 널려있는 자궁의 조각. 내장에서 긁어낸 포도주스 캔. 자잘히 해체된 그녀.  다행히 그녀
의 생명은 끝났고, 이 곳의 가장 불가사의하고 불규칙적인  심장은  끝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채 소멸되었지만. 남아있는 아직 폐허조차 아닌 뼈들. 세라믹과 스탠의 포르말린에  절
여진 근육과 피부. 덜 마른 채 집요하게 발견되어 끌려나오는 길고 어두운 소화기관의 체계.
계속되고 있는 허망하고 무감각한 해부. 너를 찾고 있었어. 네 몸을 더듬다, 네 눈을 마주보
다, 단색의  체온뿐인 피부와 홍채의 닫힌 어둠에 좌절했던 때처럼. 다시는 네  몸을 건드릴
수 없게 되어버린 그 때처럼. 또다시 빈 방들을 방황하고 서랍과 쓰레기통을 찾아들면서  너
를 잃는다. 열쇠를 받았을 때 머뭇거렸다. 네 서랍 속과 쓰레기통 속을 실은 나는 보고 싶지
않았다. 더이상 좌절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 네가  있을 거라 믿어지는 환영의 여지를  남
겨두고 싶었다.
노란 반사광들이 떠다니던 계단. 금속의 열쇠가 부드럽게 돌아가던 문. 신발장 턱 위로 올
라서서, 기묘하게도 아득하게 마주 보인 벽. 방방마다 황량하게 열려있던  흰 문들. 마른 초
침의 소리.





" 이 집, 전세야? " " 아니. " 그녀는 사기 찻잔에서 입술을 떼고 눈을 깜박거렸다. " 그러
고 보니 이 찻잔도 꽤 좋은데? " " 불만이야? " " 솔직히  너한테 무리잖냐. 소년가장. " 진
은 가볍게 웃으면서 말을 잇는다. " 아니.. 누가 준거야. " " 어떤 미친놈이? "
" 여자, " 진은 아이스 티를 쭉 목구멍에 밀어 넣는다.
" 여자? " 그녀는 잔을 두 손에 감싸안은 채 털털하게 웃는다. " 옛 여자? "
" 뭐, 그런 거지. " 슬슬 눈치를 본다. " 오. 어디까지 갔냐? " 오히려 재미있어 하는 것 같
다. 진은 가볍게 웃으면서 양손을 들어 보인다. " 내가 그럴 수나 있을 것 같냐? "
" 하기사. " 그녀도  어딘가 묘한 미소를  짓고 있다가 머금고  있던 찻물을 꿀꺽  삼킨다.
" 지금은 어떻게 됐어? "
" 죽었어. " 역시 찻물을  꿀꺽 삼키면서 말한다. 그녀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 이건
피상속인의 유언에 따른 상속, 이라는 거지. " " 너 무섭지 않냐? "
" 뭐가? " " 죽은 사람이 살던 집이잖아. " 진은 멍하니 앉아있더니만 웅얼거린다.  " 그러
고 보니 그 쪽으론 생각을 못해봤네. " " 멍청이. "




밤이였다.
어쩌다가 과 애들과 술을 진탕 마신 다음 밤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기대온 팔을 뿌리치지
않았던 것은 감각이 둔해져 있어서였다- 라고 해도. 늘 두려움에 질려있던  몸이 갑자기 아
래서부터 그리 쉽게 후끈 달아오른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조심스레 입술을 비비어 왔고 풍만한 지방층과 유두가 가슴에 눌렸다. 서툰 키스는 두려운
듯 피했다 끌어당기며 서로를 쪼았다. 옷을 벗겨 내리며 서로의 맛을 보았다.
맛이 없어. 당연하지. 피부는 미각을 위한 부위가 아냐. 목에 대고 숨을 쉬었다.




" 그런 거야. 스파게티는 스파게티 맛이 나서 스파게티라는 거지. 빨간 색은 빨갛게 때문에
빨간 색이라는 거고. " " 그래서? " 노트를 베끼면서 진은 드문드문  얘기를 꺼내고 있었다.
옆에서 Geometry를 관심 있게 훑어보면서 그녀는 쿠키를 베어먹느라 불분명한 발음을 내놓
았다. " 너는 무슨 본질로 내게  너냐는 거지. 네 이름은 부서졌어. 너는  더 이상 이명연이
아니라구. 그런데 내가 너를 그나마 부를 수 있는 말은 너, 밖에  없어. 대상이 실재하지 않
으면 아무 의미도 없는 이따위 이인칭 대명사밖에 없다구. 난 그 이름을 갖고 싶었어. 지금
도 마찬가지고. "
" 열심히 가져봐라. " 쿠키를 한입 더 와작 베어먹는 소리가 들린다.




이리 와, 거기서 더 헤매지 말고.  그녀는 잔잔하게 웃고 있었다. 하나의 문이  더 있는 거
야. 나와 네가 되는.
보통 사람들은 여기서들 많이  성공을 하는 거지? 그렇지.  아이를 가지니까. 그런 굉장한
증명을 가져버리는 바에야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면 부부가 되는 건가? 아니야, 아무튼 그
건 어감부터가 영 아니라구. 그려지는 그림도 맘에 안 들어. 그럼 연인이라는 말도 있어. 그
것도 아냐. 기다려. 젖가슴 사이에서 분비되는 신 내음을 들이마시며 불룩한 피하층을 입안
에 한껏 빨아들였다. 내가 찾을 거야.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어. 분명  그 이름은 내가 알고
있을 거야. 그녀의 흉골이 볼 밑에서 가볍게 들썩였다. 숨같은 웃음소리. 바보. 그렇다면 그
자리에 초대는 필요 없어. 그 이름은 완전하기 때문에. 네겐 나는 필요 없어.
  진은 몸을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반쯤 들고 영 불편한 자세로  눈을 껌벅이며 진을 올려
다보고 있었다. 진?
진? 괜찮아? 진? 진은 옷가지에 손을 뻗으려다 뻣뻣하게 굳어서  고꾸라졌다. 짚고 일어서
려고 했지만 각반 뼈를 둘러싼 근육들이 온통  진저리를 쳤다. 토기가 밀려왔다. 알콜이 핏
줄을 타고 한번에 역류하는  것 같았다. 가슴속에서 물이  한줄기 흐르고 지나갔다. 그녀가
급히 일어서는 통에 멀건 몸의 가슴에 어깨를 한번 부딪치고  비칠비칠 화장실로 걸어갔다.
힘이 빠진 다리는 빨리 걸어지지도  않았다. 시선이 뒤통수에 느껴졌다. 문을  걸어 잠궜다.
긴 구토가 이어졌다. 목이 꿀렁거리는 대로 고개를  변기에 박았다. 변기 물에 이마를 적셨
는지도 모르겠다. 앞머리가 처덕거렸다.
청색의 방, 흰색의 프레임, 흰 페인트칠이 무수히  흘러내린 문을 닫아놓은 채, 맞아, 나는
결벽증 불구자야, 찬 벽에 대인 등어리를 떨며 킥킥 웃다가 결국  아주 오랜만에 조금 울었
다.




  " 평생.. "
" 응? "
" 누군가를 안을 수는 없겠지. "
그녀는 씩 웃었다. " 그럴 지도 모르지. "
침묵. 고개를 끄덕이고 책상 위에 엎드렸다. 그런 채로 계속 노트를  베낀다. 진이 펜을 쥐
는 방법은 이상하다. 손목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노트 맨 꼭대기에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팔
안쪽으로 글씨를 밀어붙이듯 펜끝을 옮겨온다. 그녀는 이제 책상 옆판과  책꽂이 사이에 다
리를 구부리고 앉아 남은 레몬티를 마시며 Mathematics의 목차를 보고 있다.
" 쟁반. "
낮지도 높지도 않은 목소리에 억양은 없었다.
" 숲. " 한참만에 응답을 했다.
" 하늘. "
" 사막, "
" 물. "
" 바위, "
진은 눈을 몇 번인가 기계처럼 깜박이다 깊게 감았다. 이번엔 먼저 말한다.
" 새 하나가 날아간 벽, " " 가볍게 남아있는 우울, "
" 달의 뒤편 어느 바다, "
" 숨겨져 있는 두 개의 심장. "
" 유리창의 파란 물, "
" 비의 숲, "

  사슴의 눈 같은 하늘
  수수년의 세월
  다시 꽃피는 별들
  세상의 강은 비가 되어
  꽃들을 깨우고
  사랑했던 사람들은 무엇으로 태어나건
  부디
  잊혀지지 않게 해 주소서.

“…잊혀지지 않게 해 주소서.”
눈을 뜨고, 조금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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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부분의 대화에는 이상은(가수) 씨의 노래들의 가사 몇줄이
부분부분 잘려 들어가있습니다.
역시 마지막 부분의 시(?)는 이상은 씨의 <비가>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
입니다.
jxk160
댓글 1
  • No Profile
    yunn 03.10.01 11:44 댓글 수정 삭제
    'Hug'와 '던져진 길들 위에서' 둘 다(같은 작가분 맞죠?)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읽고 나서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는 곤혹스러움이 남았습니다. 어떤 부분은 굉장히 설득력이 있고 어떤 부분은 지나치게 혼란스럽군요. 그래도 느낌 있는 글이었다고 생각해요. 건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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