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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영원의 단면

2011.09.03 12:3209.03

영원의 단면

그녀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긴 속눈썹 너머 검은 눈동자가 반짝였다. 바람이 불었다. 그녀의 길고 검은 생머리가 흩날렸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검은 선이 새하얀 피부와 대비되었다. 그녀의 손은 그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그 손은 막 표백제에 담그고 나온 하얀 와이셔츠처럼 새하얬다. 그 새하얀 손가락 사이로 새빨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서는 짙은 경멸이 느껴졌다. 나는 그 눈빛에 사로잡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의 얼굴 또한 경멸로 일그러져 있었다. 어째서인지 나는 그런 그녀의 얼굴 또한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녀의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었다.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내 변명은 듣지도 않은 채 그녀는 그들과 함께 내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나는 끝내 그녀에게 변명하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길고 가느다란 흉터가 남았고 그것을 보는 것은 가슴 한구석을 무겁게 했다. 나는 절대로 의도적으로 그녀의 얼굴에 흉터를 남기지 않았다. 그것은 그저 실수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그런 짓을 했다는 사실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의식했다. 의식적으로 그녀에게 잘 해주려 했다. 그녀가 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느꼈다. 일부러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에게 무언가를 해 주려 했다. 내 삶의 빈 공간을 그녀에게 맡기려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녀 때문에 많은 것을 잃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그녀는 내 삶의 빈 공간을 뺏으려 하지도 않았고, 내가 그녀에게 신경을 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호의들을 받아들이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무시할 뿐이었다.
많은 것을 잃은 사람은 내가 아닌 그녀였다. 그녀는 얼굴의 흉터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무심하게 행동했지만, 오히려 그 무심한 행동이 그녀가 흉터에 신경을 쓴다는 것을 더 드러내었다. 그녀는 자신이 예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얼굴의 하얀 화장이 더 짙어질수록, 내가 가진 죄책감도 더 짙어갔다.
나는 그녀를 좋아했다.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런 장난도 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기에 그녀의 그 무심한 태도는 어쩌면 아쉽기도 했다. 나는 그녀가 날 책망하길 바랐다. 나를 괴롭히길 바랐다. 원망의 말들로 나를 나락으로 밀어 넣길 바랐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그녀의 얼굴에 흉터를 새겼을 때 보낸 짙은 경멸 이후로는 내게 어떤 감정도 표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나에 대한 복수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에 대해 어떤 반응도 내게 보여주지 않는 것 말이다. 사랑은 원하지도 않았다. 미움이라도 받고 싶었다. 날 매도하고, 경멸하고, 원망하길 바랐다. 딱 한 번만이라도, 그때처럼. 하지만 그녀의 경멸을 받기 위해 똑같은 짓을 다시 할 수는 없었다. 그 흉터 하나로도, 내겐 충분할 정도로 무거웠다.
내 생활에 큰 변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그녀에게서 겉돌고 있었고 그녀는 내가 그 근처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녀와 나 사이의 간극이 더 커졌을 뿐이었다. 그녀는 날 밀어낼 권한을 얻었다. 그 권한은 숨이 막힐 정도로 나를 짓눌렀다.
문득 나는 이 모든 상황이 그녀가 의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그녀에게 흉터를 내게 해서, 그녀가 날 밀어낼 권한을 얻게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서라도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죄책감은 눈밭에서 구르는 눈덩이처럼 커지기만 했다. 그리고 끝내 녹아내리지 못했다.

졸업식에는 많은 사람이 모였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모이고, 사진을 찍고, 학사모를 집어던졌다. 그녀 얼굴의 흉터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마지막까지도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녀에게 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존재였다. 나는 겨우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그녀가 졸업 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그녀는 화성으로 간다고 했다.
나는 다른 행성으로 가지 않았다. 지구에 남아 피부과 병원을 차렸다. 수많은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지구는 극도로 기계화되었고 공기는 해가 갈수록 나빠졌기에 피부과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들의 피부에는 각기 다른 형태의 수많은 흉터가 있었다. 그들은 그 흉터들을 지우기 위해 찾아왔다. 그 흉터들은 멀리서 봐도 눈에 띌 정도로 크거나, 혹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거나, 혹은 잘 보이지는 않지만 보고 있으면 언뜻 신경 쓰이는 모습으로 존재했다.
흉터들이 생겨나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했기에 그 흉터들은 대부분 비슷한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그 흉터들이 생기는 상황 중 완전히 똑같은 상황은 없었기에 그 흉터들은 또한 다른 모습들이기도 했다. 나는 그 흉터들의 사진을 모으기 시작했다. 넓은 집을 사서 방 하나의 벽을 사진으로 도배했다. 책장은 사진들로 가득했고 그것도 부족해서 방의 반을 채울 정도였다. 매일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면 새로운 사진들을 벽에 붙이고 오래 된 사진들은 떼어내어 상자에 담았다. 그리고 방바닥에 누워 그 흉터들을 보았다.
흉터는 쌓여갔고 삶은 점점 비어갔다. 흉터에 내 삶을 내어주자 자연히 다른 것들이 떨려나갔다. 가끔씩 만나기라도 했던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그동안 사귀던 여자와도 연락을 끊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 있으면 세상에는 나 혼자뿐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세상에 나와 흉터들만이 있었다. 그 흉터들만이 유일하게 내 삶을 환기해 주었다. 가끔씩 그런 삶이 허망하고 의미 없다고 느꼈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 흉터는 쌓여갔고 오래된 흉터들을 담아둔 상자도 방을 가득 채울 만큼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새 흉터의 사진을 붙이고 오래된 흉터 사진을 떼어내고 있었다. 그 때 새로운 흉터와 오래 된 흉터를 떼어내고 붙였을 때였다. 분명히 사진을 바꾸었는데, 흉터가 바뀌지 않았다. 나는 떼어낸 사진을 다시 확인했다. 똑같았다. 피부, 크기, 모양, 깊이, 색, 그런 것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았다. 아니, 구석구석 조사해 보면 분명 어느 한 부분 다른 곳이라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나는 그 두 흉터가 똑같다고 인식하고야 말았다. 그러니까, 그 수많은 흉터들 중에서 똑같은 흉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순간, 방에 붙어 있는 모든 흉터들이 똑같아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 크기, 모양, 깊이, 색, 그 모든 것들이 다른 흉터들이었지만 내 눈에는 다 똑같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도, 저기도 똑같은 흉터들이었다. 똑같은 흉터들이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 문득 나는 내가 인간의 흉터에는 흥미를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릴 적, 천문대에서 달을 보았을 때를 기억한다. 크레이터로 뒤덮여 있는 달의 표면을 보며, 나는 그게 곰보 흉터가 남은 얼굴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달에는 자원 채취 로봇들이 돌아다녔고 채취한 자원을 전송하는 기지가 있었다. 그 자원 채취 로봇들은 달의 표면을 개미처럼 돌아다니며 폭발물로 땅을 파서 자원들을 캐내 지구로 전송했다.
그 자원 채취 로봇들이 문제였다. 그 로봇들은 효율은 좋았지만 멈출 줄을 몰랐다. 그들은 계속해서 달의 땅을 파내려갔고, 그러다 어떤 한계점을 지나게 되었다. 달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해 산산조각이 났고, 그 달의 조각들은 지구의 궤도에 잡혀 하늘을 떠돌게 되었다.
이는 미처 그런 걸 생각하지 못했던 인간들의 실수였지만, 그것을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그 달의 조각들이 가끔 지구로 떨어졌다. 건물이 많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그 때문에 나는 내 병원을 남겨둔 채 지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구를 떠났다.
사람들의 삶에 꽤 큰 변화가 왔다. 이미 태양계의 대부분을 지배한 인류였지만 지구라는 행성은 대부분의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곳이었다. 또한 삶의 중심지기도 했다. 물자 공급이 불편해지고, 다른 행성들의 인구 밀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내 삶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화성으로 간 이유는 그 곳이 가장 많이 발전했기에 내가 할 일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가장 지구와 가깝게 개발된 곳이기도 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삶의 방식은 바꾸기 힘들었다. 그런 연유로 많은 사람들이 화성으로 왔지만, 가지고 있는 돈이 없어 그러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먼 행성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다시 병원을 열었다. 병원 일은 어떤 흥미도 느껴지지 않는 일들의 반복일 뿐이었다. 하지만 화성으로 오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었기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왔고 많은 흉터들이 있었다. 그 흉터들은 제각기 비슷하기도, 다르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모두 다 똑같은 흉터들이었다. 나는 그 흉터들을 치료했다. 하지만 그 사진을 모으지는 않았다. 어떤 흥미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료하고 평탄한 날들만 지속되던 어느 날, 문득 지구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 천문대에 갔다. 망원경으로 들여다 본 우주는 광활했다. 알고 있는 별보다는 모르고 있는 별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나서 지구를 보았다. 달 조각이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었다. 지형들이 바뀌었다 여기저기에 구멍이 나고, 긁히고, 패인 지구의 표면은 마치 흉터가 난 얼굴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든 순간 어떤 충동이 나를 사로잡았다.
측량을 배웠다. 이것저것 측정하는 법을 배우고 지도 그리는 법을 배웠다. 험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공부하고 이동수단을 공부했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지구가 폐허가 된 이후, 세계지도는 더 이상 갱신되지 않았다. 하지만 저 달 조각들이 다 떨어지고 나면 지구도 다시 살 만한 땅이 될 것이고, 그것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우리들이 지구의 변하는 모습을 측정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라고. 이 말들 중에 진심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그저 나와 같이 갈 사람들이 필요할 뿐이었다. 내가 지구에 가고 싶은 이유는 사실 다 개인적인 것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대외적으로 말하고 다닌 것들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줬다. 나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했을 탐사 팀이 만들어 졌다. 그들은 모두 사명감에 차 있었다.
그들과 함께 나는 지구로 떠나갔다. 수많은 흉터들이 날 반기고 있었다.

처음 제안한 사람은 나였지만, 탐사대의 대장은 내가 아니었다. 경험자도 전문가도 아닌 내가 그들을 이끌기에는 힘들었기에 그건 당연한 판단이었다. 나도 큰 상관은 없었다. 나는 그저 그 흉터들을 모을 수 있었으면 충분했다.
우리들의 삶은 언제나 이동하는 곳에서 이루어졌다. 어지간한 돌에 맞아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한 상자 속에 주거 공간을 채워 두고, 그것을 어떤 험한 지형도 돌아다닐 수 있는 차량 뒤에 달았다. 마치 달팽이처럼 집과 함께 움직였다.
시도 때도 없이 뿌옇게 피어오르는 먼지를 헤치며, 달 조각이 뒤덮어 햇빛도 잘 비치지 않는 하늘을 바라보며. 난 마치 내가 이물질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힘든 상황에도 모두 사명감에 젖어 있었지만, 나는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는 삶의 공간, 마스크 없이는 한 모금도 들이키기 힘든 먼지투성이의 공기, 탁한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은 햇빛, 모랫빛의 하늘, 이리저리 부서지고 무너져 굴러다니고 튀어 오르는 대도시의 잔해들. 이 모든 것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만큼 얻는 것도 있었다. 이 탐사로 얻는 새로운 흉터들은 제각기 모양이 달랐고, 또한 거대했다. 그것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위험이 뒤따랐지만, 그 결과물들은 만족스러웠다. 대원들은 내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는 딱히 이해받길 바라진 않았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동료들과 잠시 떨어져 사진을 찍기 위해 구덩이를 내려갈 때였다. 구덩이는 깊었지만 그만큼 넓었기에 햇빛에 바닥이 비쳐 보였다. 그랬기에 나는 안심하고 아스팔트에 말뚝을 박고 자일을 걸고 내려가며 사진을 찍었는데, 그 때 박아둔 말뚝이 뽑혔다. 그 때문에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바닥에서 올려다보니 구덩이는 생각한 것 보다 훨씬 깊었다. 올라갈 수도 없었다. 통신기기를 가지고 오지 않았기에 구해달라는 연락도 하지 못한 채 나는 그곳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밤하늘에는 별은 별로 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지독할 정도로 어두웠다. 그 곳에서 나는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메모리가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사진을 찍었다. 다음 날이 되어서야 대원들이 날 구하러 왔다.
그런 일들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일이 반복될수록 내 몸의 흉터는 늘어만 갔다. 하지만 그것도 나는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대원들은 날 이해하지 못했고, 그렇게 대원들의 세계와 나의 세계는 점점 멀어져 갔다. 마치 우주가 팽창하며 은하들이 멀어져 가는 것처럼. 그리고 그 간극은 내가 지구를 떠나기까지 가까워지지 못했다.
매일같이 똑같은 날들의 반복이었다. 하늘에서 달 조각이 떨어지면 그 곳으로 달려가 측량을 하고, 지도를 업데이트하고. 그러다 또 하늘에서 달 조각이 떨어지면 그 곳으로 달려가고. 나는 가끔 사진을 찍다 조난당하고. 무너진 빌딩 사이를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줍기도 했다. 가끔 지구를 떠나지 않은 거주민들과 만나기도 했다. 그들에게도 많은 흉터가 있었다. 지구는 위험한 장소였고 흉터가 날 만한 곳은 많았다. 잔해들에 긁히거나, 유리 조각에 베이거나, 떨어지는 돌에 맞는다거나. 그들에겐 많은 흉터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의 흉터들을 지웠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여전히 하늘에서 떨어진 달 파편을 따라 달리고 있을 때였다. 창밖을 보았을 때, 이전에 본 적 없는 형태의 구덩이가 하나 보였다. 그것을 보고 나는 지도를 보았다. 하지만 오래 전 기록된 적 있는 구덩이였다. 나는 차에서 내려 구덩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물이 흘러내린 자국이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가 조금씩 쓸려갔다. 풍화 작용이었다. 비, 바람 등, 그런 것들이 구덩이의 모습을 바꾸었을 것이리라. 그 구덩이는 흉터가 아니었다. 지워지는 것은 흉터가 아니었다.
그것을 깨닫고 나자 허탈해졌다.

이제는 한 방이 아닌 집 전체를 사진들로 가득 채워야 했다. 벽, 바닥, 천장, 테이블 등, 그 어느 곳 흉터가 없는 곳이 없었다. 흉터투성이의 집이었다. 분명 똑같은 흉터들이지만, 가끔 집에 들어올 때 나는 생경한 느낌을 받았다. 혹은 그러길 바랐다. 나는 그저 그 흉터들이 그저 저 혼자서 치유되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리 없다. 사진은 영원한 세월의 한 단면일 뿐이다. 지금 지구는 침식과 풍화로 그 자신의 흉터를 치유했겠지만 사진은 그 흉터의 모습을 여전히 선명하게 남기고 있었다. 이 사진만이 흉터였다.
급작스러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동료들은 피상적으로만 날 붙잡았을 뿐이다. 그들의 말에는 어떤 진심도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그들에게 나는 별로 필요 없는 존재였을 것이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이 지도 만들기를 제안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모자란 능력과 이상한 행동으로 그들의 발목만을 잡는 존재였을 것이다.
화성으로 돌아와서 나는 다시 병원을 열었다. 모아둔 돈이 있었기에 굳이 할 필요도 없었고 어떤 흥미도 느끼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 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었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수많은 흉터들이 지워진 채 떠나갔다. 지구로 떠나기 전과 별 다를 게 없었다. 내 삶에는 여전히 빈 공간이 많았다. 나눠줄 사람도 없었다. 나는 점점 작아져 갔고, 빈 공간은 점점 더 넓어져 갔다.
가끔 나는 그녀를 떠올렸다. 내가 지금 이렇게 비어 있는 이유가 그녀 때문은 아닐까. 그녀가 날 다가오지 못하게 간극을 만들었더라도, 그 간극을 메워서라도 그녀에게 다가갔어야 했던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도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다. 십 년이 지나도록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아직도 그녀의 얼굴은 생생하게 내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기다란 흉터가 나 있는 그 얼굴은, 잊어지지도 않았고, 잊고 싶지도 않았다. 언제나 그 얼굴은 내 기억의 저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끔씩 소름끼칠 정도로 선명하게 떠오르고. 그것은 괴로웠고, 원망스러웠다. 그 얼굴에 있는 흉터가 날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나는 문득 그녀가 이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녀를 찾고 싶진 않았다. 화성이 태양을 열 번도 넘게 공전할 만큼 시간이 지났다. 그 시간동안 그녀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나는 두려웠다. 그녀의 변했을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
시간은 흘렀고 몇 년이 지나 모든 달 조각이 지구로 떨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천문대로 몰려갔다. 파란 지구를 다시 보게 된다는 기쁨과 경탄의 함성을 질렀다. 나는 아니었다.
돌아온 탐사대는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오랜만에 대원들을 만나고 인터뷰도 했다. 그들은 내가 무엇 때문에 그들의 발목을 잡았는지는 잊고 있었다. 단지 내가 탐사대를 떠났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 나 또한 그동안 탐사대에 대해 잊고 있었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었다. 인터뷰에서는 의례적인 말만 몇 번 했다. 내가 이런 인터뷰를 할 만한 자격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어쩌면 그녀가 날 보고 연락해 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일지도 몰랐다. 확실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다시 지구로 돌아갔다. 탐사대가 만든 지도와 재건하기 위한 장비와 로봇들을 가지고. 그들 또한 나와 같았다. 지구의 흉터를 치료하는 사람들이었다. 몇몇 사람들이 내게도 같이 가자고 제안했지만 나는 딱히 그들을 따라가지는 않았다. 이곳에서도 삶은 여전히 무의미했고, 그것은 지구에서도 마찬가지일 터였다.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거나, 혹은 사명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가끔 내가 이방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얼굴에 흉터를 냈다는 그 이유로 인해 나는 인간들의 세계에서 추방당했고, 나는 그런 세상에 어떻게든 붙어있기 위해 불법체류하고 있는 게 아닐까. 다시 세상의 시민권을 얻기 위한 방법을 찾지만, 그 방법은 과거에 이미 사라져 버려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어떻게든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영원히 세상 주변을 공전하는 것이 아닐까.
세상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삶은 괴로웠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걷고 있었다. 커다란 전광판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지금은 또 지구 복구 기념이라고 많은 지구 관련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었다. 그랬다 해도 별 관심은 없었다. 나와 별 상관은 없는 이야기였다. 지구가 어떻게 되든 나와는 무슨 상관이겠는가. 가끔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날 보고 인사하기도 했다. 그게 불편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나는 그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사기를 친 것뿐이라고 말하진 않았다.
문득 나는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똑같은 거리였다. 바뀐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이 도시가 더 흉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화성에 낸, 지워지지도 않는 흉터처럼. 그러다 문득 대형 전광판에서 지구의 모습과 함께 여행사의 이름이 나왔다. 지겨웠기에 나는 고개를 돌리려 했다. 하지만 그 다음 나온 문구에 나는 얼어붙은 채 그 전광판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신이 새긴 흉터, 지구에서 가장 깊은 곳, 그 마리아나 해구로 가야만 했다.

사실 그 곳에 간다고 다시 추방당했던 세계로 돌아갈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자주 나는 나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고, 이 일도 그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예감 같은 건 없었고, 이유 같은 것도 없었다.
내가 흉터에 그렇게나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나도 알 수 없었다. 그녀와 연관이 있다는 것 또한 확실하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세상을 멸망시키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들은 전부 어떤 생각의 단면일 뿐이었다. 그 원형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지구로 가는 여행은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처음 우주여행을 하고 나서는 주로 잠들어 있었지만 이번에는 왠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우주 공간에 나온 우주선은 마치 멈춰있는 것 같다. 창밖으로는 검고 허전한 우주 공간이 펼쳐져 있다. 이 넓은 우주에 움직이지 않는 별들과 나 혼자만이 있었다.
지구에 가까이 가자 오랜만에 달 조각에 가리지 않은 지구의 파란 구 같은 모습이 보였다. 세게 지도는 많이 달라져 있었지만 달 조각이 마리아나 해구까지 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곳은 깊으니까. 깊고 어두우니까.
잠수정은 평범한 큰 잠수정이었다. 과거에는 상당히 작고 간단하게 만들어진 잠수정을 이용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런 것들은 필요 없게 된 모양이었다. 내심 기대하고 있었지만 아쉬운 건 별 수 없었다. 하지만 불편한 것보다는 편한 게 나을 것이다.
잠수정에 들어갈 때, 나는 문득 그녀의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착각을 했다. 그녀와 비슷한 누군가가 잠수정 안에 있다는 착각을 했다. 그녀 같기도 했고, 그녀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그녀의 모습을 잊을 리 없었고 그녀를 보았다면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을 게 분명했기에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잠수정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푸른 바닷물 아래로 햇빛이 일렁거렸다. 각양각색의 물고기들이 돌아다니고 산호들도 보였다. 그러나 수심이 깊어질수록 마치 그라데이션처럼 푸른빛이 서서히 옅어지더니 결국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검고 텅 빈 바다는 우주 공간을 연상시켰다. 바다에서도 나는 혼자였다.
하얀 라이트가 켜지고 주변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물고기들의 모습은 납작해지고 그로테스크해졌다. 낮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생소함이 더해졌다. 어둠도 짙어지는 것 같았고 가슴도 갑갑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잠시 지겨워질 때 쯤 안내 방송이 나왔다. 달 조각 중 이 근처에 떨어진 것이 있다는 안내와 함께 잠수함이 움직였다. 라이트가 비치고, 해저 산맥 위에 달 조각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보통 바위랑 크게 다른 것이 없었다. 어릴 적 보았던 달의 표면은 크레이터들로 뒤덮여 있었다. 하지만 저 바위에서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달의 크레이터는 흉터였다. 나는 언제까지나 그 흉터들이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달의 조각들은 지구로 떨어지며 흉터를 남겼지만, 그 달에게 있던 흉터는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그게 흉터였을까. 결국 사라지는 그것들을 흉터라고 부를 수 있을까.
잠수정은 점점 내려갔고 어둠은 점점 짙어졌다. 라이트의 빛마저도 물의 밀도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물고기라고 부르기도 힘들어 보이는 생물체들이 가끔 지나갔고 먼지처럼 보이는 것들이 라이트 빛을 받아 빛나긴 했지만 그 어느 것도 내 흥미를 끌 수는 없었다.
그러다 문득 잠수함에 들어가기 전 보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자리에서 일어나 잠수함을 돌아다녔다. 그녀의 얼굴은 흉터처럼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스쳐 지나가는 우주선 너머라도 나는 그녀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없었다. 어디에도 없었다.

화성으로 돌아가고 나서 나는 과거에 했어야 했던 일을 했다. 인터넷에서 그녀의 이름을 찾았고 사립 탐정도 고용했다. 나는 그녀를 만나 확인해야 할 일이 있었다.
인터넷 조사는 실패였다. 그녀와 똑같은 이름, 그리고 비슷한 얼굴을 가진 사람은 너무 많았고 그 중 그녀를 찾기는 힘들었다. 검색어를 바꿔가며 검색해 보았지만 결국 그녀를 찾아내진 못했다.
나는 가끔 내 기억을 의심했다. 이름이나 얼굴 혹은 여러 가지 사항들을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나 있던 기다란 흉터는 잊을 수 없는 것이었다. 눈을 감으면 생생하게 그 얼굴이 떠올랐다.
꿈속에서는 그녀의 얼굴에 흉터를 낸 그 날의 일이 반복되었다. 막을 수도 없었다. 분명 그것은 실수였고 절대로 고의로 한 일은 아니었다. 절대로. 절대로. 아니, 정말 고의로 한 일이 아니었던가? 정말 그것은 실수였던가? 그것이 실수였다면 어째서 나는 꿈속에서 조차 그것을 막을 수 없는 것일까. 이젠 어떤 것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나는 그녀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거절했다. 밀어냈다. 거부했다. 나는 언제나 그녀의 주위를 공전하기만 했다. 한 마디도 다가가지 못한 채.
어쩌면 나는, 어떤 식으로든 그녀의 삶에 의미를 남기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그녀의 얼굴에 그런 흉터를 남긴 게 아닐까. 정작 그걸 감당할 만한 자신도 없어 실수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그걸 믿어 버린 게 아닐까. 하지만 이제는 알 수 없게 되었다. 설령 그것이 고의였다 해도 그것은 충동적인 것이었다. 내가 그런 의도로 그런 짓을 하려 했다면 나는 그 의도 자체를 잊어버렸을 것이다. 어떤 것도 명확하지 않았다.
지구로 낙하한 달의 조각들은 결국 그 흉터를 잃어버리고 그 자신마저도 최후에는 부서지고, 풍화되고, 침식되어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왜 내 죄책감은 닳지도 사라지지도 않는가? 삭히지도, 녹아내리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 언제까지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왜 내 삶이 자리 잡아야 할 곳에 굴러들어와 삶을 밀어내는가?
어떻게든 난 그녀를 만나야 했다. 그렇게 해야, 어떤 형태로든 이 이야기가 마무리 될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그녀를 만났다. 사립탐정은 유능했고, 그녀가 화성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것과 그녀의 연락처를 내게 가르쳐 주었다. 나는 그에게 수고비를 주었다. 하루에 100달러, 경비는 따로. 나는 그녀에게 연락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이유를 생각해 연락을 걸었다. 지구에 돌아가서 탐사를 하던 동안 무너진 대학교를 보았는데, 그것을 보니 동기들이 만나고 싶었다고. 화성에 있는 동기라고 하니 우연히 네가 생각났다고. 전화기 너머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의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와 나는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그 날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여전히 똑같아 보이는 흉터들을 모으고, 새로 붙이고, 별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내며. 그리고 약속한 날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오랜만에 본 그녀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은 크게 달라져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나는 그녀를 마리아나 해구에서 보았었다. 하지만 그것은 보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와 별 의미 없는 이야기들을 했다. 커피를 마시며, 과자를 먹으며.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한 이야기와 지금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이야기들. 그녀의 삶은 꽤 순탄한 편이었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며 돈은 넉넉하게 벌고 있다고 말했다. 별 특별한 점은 없었다. 그리고 마리아나 해구에 대한 이야기. 그녀는 어째서 서로 알아보지 못했는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이 딱히 진심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는 학창 시절 이야기.
그녀는 많은 것을 잊고 있었다. 나에 대해서는 이름만 기억하고 있는 정도인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많은 것을 잊고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내가 그녀의 얼굴에 흉터를 냈다는 사실조차. 나는 그걸 딱히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그저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들을 했다. 일부러 그런 이야기를 해서 다시 벽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녀와 나 사이에는 분명한 벽이 있었다. 지금은 잊혀졌다.
그런 이야기들은 모두 아무 의미 없는 것들이었다. 나는 뭔가를 확인하고 싶었고, 그것은 고개를 들고 그녀와 인사를 하는 순간 확인되었다. 나는 그녀를 좋아했었다. 이제 나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의 얼굴에는 기다란 흉터가 나 있었다. 이제는 없다. 그녀의 흉터는 누군가가 가져가버렸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나는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흉터들을 모두 긁어모았다. 그리고 넓은 공터에 가지고 나와, 그것들을 모두 불태워버렸다. 결국 나는 그녀에게 남지 못했다. 그녀는 그렇게나 오랫동안 내게 흉터를 남겼지만, 정작 내가 남긴 흉터는 풍화되고 사라져버렸다. 나는 오만했다. 내가 그녀에게 무슨 의미라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녀에게 흉터를 남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내게 벽을 만들지도 않았었다. 그냥 잊어버린 것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흉터를 남기지 않았다. 남기지 못했다. 흉터는 내게 남았다.
흉터란 영원히 남겨지는 것이 아니다. 저 달의 크레이터가 그랬듯, 그 달이 지구에 남긴 흉터들이 그랬듯, 내게 치료를 받고 간 수많은 사람들의 흉터가 그랬듯. 그녀의 흉터가 그랬듯. 언젠가는 지구의 바다 속 저 깊숙한 흉터도 사라져버릴 것이다. 영원한 세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고, 흉터는 그 단면일 뿐이다.
며칠이 지나자 그녀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댓글 2
  • No Profile
    사포 11.09.10 23:25 댓글 수정 삭제
    결국은 다 지어지지 않고 희미하게 남아있는 내 몸의 흉터 같이,
    맘을 긁는 작품이네요.
    프로 같으신데요..
    잘 읽었습니다~~
  • No Profile
    샤유 11.09.11 16:59 댓글 수정 삭제
    우와아 댓글 감사합니다 프로라니 과찬이십니다. 아무튼 굉장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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