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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나체 피부관리

2012.06.16 21:2206.16


몇개월 전에 벌어진 일인지 모르겠다
온몸과 정신의 감각이 마비되어 시간의 개념이 뭉개져버리고 상황판단이 어렵다
하루종일 비현실감과 일종의 환각에 시달리고 있고 주위에선 여러나라의 외국어 들이 어지럽게 들려온다
팔과 다리는 어딘가에 결박되어있고 눈은 가려져 있어서 앞을 볼수 없다
다만 귀는 온전히 열려있어서 오로지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청각을 통해서만 인지할수 있는데
나와같은 한국사람도 있고 영어권에서 온 사람들.. 일본어 중국어,, 때로는 몇몇 유럽의 언어들 ..
무슨일인 걸까.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왜 결박당한채로 있는건지 왜 여러나라 사람들과함께 같은공간에
있는건지 알길이 없다
하루에 두어번 누군가가 나의 팔에 주사를 놓는다
조금전에도 주사를 맞았다
주사를 맞으면 몇분안에 허공으로 내 몸이 부웅 떠오르는 기분을 느끼며 깊은 잠에 빠져든다..
생각을 해야하지만 잠에 강제적으로 빠져든다.
나는 잠든다 ..




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는 나는 1년여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국에 다시 들어와 한학기를 더 쉬면서 번역일을 하며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서울에서 조그만 원룸을 얻어 혼자 생활하고 있었고 가족들은 모두 지방에 있었다.
남자친구는 없고 작은 햄스터만 한마리 키우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자정 넘어까지 번역일을하고 늦은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나서
창문과 커튼을 활짝걷어 묵은 공기를 환기 시키며 어젯밤 먹다 남은 피자 몇조각을 레인지에 다시 데워서 브런치로 먹고 있었다
tv를 틀고 무심히 화면속 드라마 재방송을 보고있던 와중에..
긴급 속보가 터져나왔다. 일반적인 속보와는 달리 화면속의 아나운서는 너무나
경직되어있었고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사람 같아 보였다
그는 입술을 덜덜떨며 한마디 한마디 어렵사리 말을 이어갔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흔들리는 눈동자로 겁에질려 했던 말인즉슨
외계로부터 괴생명체가 미국본토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는 것이였다.  
미전역은 불과 수분만에 불길에 휩쌓이고 주요 대도시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망했다고 한다. 우박같은 비가 떨어지다가 대기권에서 그 크기가 수만배로 커지며 일종의 폭탄처럼 온 나라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었다. 현지소식을 급박하게 전하던 미국 특파원조차 몇초후에 그 우박폭탄에 맞으며 주변의 스탭들과함께
변을 당했다.
모든과정이 전파를 타고 다른 전세계사람들에게 전해졌고 이 지구는 그야말로
삽시간에 완전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상상할수도 없는일이 조용했던 일상에 갑자기 텨져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였다.
혹여 이것이 무슨 방송사의 장난은 아닌가도 생각 해봤지만 주요방송사들에서
일제히 긴급속보를 타전하고 있었고 인터넷에서도 이미 난리가 난 상태였다.
외계 에서의 괴생명체라 하는데 사실 지금 지구를 공격하고 있는게 사람인지 괴물인지 지옥에서 날아온 귀신들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었다.

다만 우리 모든 인류는. 굉장히 짧은 시간안에 공황상태에 잠식되어 버렸다.
속보는 계속되었다 한시간여 후엔 그 똑같은 공격이 일본으로 향했고 불과 1~2분 만에 일본은 바다속으로 완전히 수장되어 버렸다. 일본은 더이상 땅위에 있는,
존재하는 나라가 아니였다. 그리고 그 아나운서는 다시금 울먹이며 저 괴생물체들의 우주로부터 한국에 대한 폭격 소식을 알렸고 나는 곧 온세상이 뒤틀리며 흔들리는 지진을 경험하고 사방에서 귓고막을 찢어내는 쾅쾅 소리를 들으며 의식을 잃었다.
너무나 짧은 시간안에 일어난 일이라 나는 죽음에의 공포를 느낄 겨를도 없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것인지. 이제 죽게 되는것인지. 이게... 뭔지 ...
다만. 나는. 정신을. 잃었다.


그동안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모르겠다.
내몸은 아직도 결박되어있고 눈을 뜰수도 없었다.
다만 나의 오감중에 내가 사용할수 있는건 청각 뿐이였다. 귀는 들렸다.
주변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몇몇은 두려움에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있었고 몇몇은 자신들의 신에게 기도를 했다
그러나 이미 그들의 목소리는 절망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며칠후 나는 눈가리개를 풀고 치과진료용 의자같은 곳에서 내려올수 있었다.
그들이 나를 풀어줬다. 물론 팔,다리,몸통의 결박에서도 자유로워졌다.
다만 운동장크기의 거대한 유리방안에 나와 몇명이 같이 생활을 하고 옷은 전혀입지 않고 완전한 나체상태였으며 외계에서온 도축원들은 24시간 적절한 온도와 습도로 우리들의 피부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키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된 거지만 내옆에서 뭔가 달그락 거리면서 작업을 하고있던건 우리
지구인들의 가죽을 벗겨내 외계인들이 입을 옷이나 장신구를 만드는 도축장의
도축원들 이였고 그들은 내 온몸의 피부를 부위별로 관리해주고있었던 것이였다.
그들은 지구침공에 성공한 후에 대다수의 인간을 학살했고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 살려두며 그사람들의 피부를 최적의 상태로 관리한후에 그들의 가죽을 벗겨내 우주선 안에 소파가죽이나 자신들중의 상위층 계급 외계인들이 입는 옷이나 가방 구두등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운좋게도[..] 즉시 사살되지 않고 도축장에서 수개월간 피부관리를 받고 최고급 영양식을 제공받은후에 고급 피부와 양질의 인육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된 것이다..
가장 흔하게는 살가죽을 벗겨낸 뒤에 외계생명체들의 장신구들로 만들어지고 나머지 인육은 그들이 지구침공성공 후에 애완용으로 키우는 맹수들의 한끼식사로 이용됐다. 살을 발라낸후에 남은 뼈는 가공후에 가루로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도축전 피부관리 단계에서 화장품 비슷하게 쓰였다. 자세한 용도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 만일 중간에서 최고급 피부를 유지하지 못하면 일종의 생체 실험용도로 전락해서 외계인 의사들의 놀잇감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언제 도축되어 내 살거죽이 저 외계생명체들의 장신구가 되고 그들이 키우는 애완 야수들의 한끼밥이 되고 그들이 나의 뼈에서 살을 발라낼것인지,
그전에 그들은 나의 의식을 끊어나 줄것인지, 최소한 마취주사라도 놓아줄런지
알수가 없었다. 그런 섬뜩한 궁금증을 풀어낸건 불과 며칠지난후였다.

그들은 맨정신에 살가죽이 벗겨내어지며 몇번 의자에 앉은 지구인이 더 큰 괴성을 지르는지 맞추는 tv게임을 매주 주말마다 열고 있었다.
수많은 카메라 앞에 열개의 결박용 의자가 있었고 도축장에서 무작위로 뽑혀서
끌려온 열명의 지구인들이 그곳에 결박당하고. 곧 동시에 10명의 외계 도축원들이 그들의 피부를 회칼로 떠낸다. 또한, 결박당한 열명의 지구인들의 얼굴옆에는 미세한 단위까지 측정이 가능한 소음측정기가 설치되어있다.
외계 괴생명체 시청자들은 각자 가장 크게 울부짖을 지구인을 점찍어 베팅을 하고 4주연속 1등을 하면 큰상금을 탄다.


나의 기억은 며칠전 결박에서 해제된 이후부터 명료해 진것 같다..
이제 나의 이성이 마취상태에서 조금씩 풀려 제정신을 찾아가고, 멈추었던 사고가 원활하게 작동을 하며 꿈과 현실사이의 몽롱한 기분이 아닌
정확한 사리분별이 가능해 져가고 있었다.
나는. 정신을. 찾았다.



주위엔 수십여명의 내 또래 20대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있었다.
남자와 여자가 반반씩 뒤섞여 있었는데 모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 나체 상태였다.
우리는 그러나 그런것에 수치심을 느끼거나 할 여유가 없었다. 우리 인간들은
곧 피부관리와 최적의 영양상태를 지속시킨 최고의 건강한 육신에 도달한 후엔
곧바로 외계생명체들에게 끌려가 마취도 없이 가죽이 벗겨내 지고 우리의 팔다리 고기들은 저들의 애견 맹수들의 밥으로 던져지게된다
대다수의 내 주위 사람들은 다들 울다지쳐 멍하니 넋을 잃고 앉아 허망하게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중에 인상적인 몇몇 사람들이 있었는데 한명은 일본청년 아사히 였고 또한명은 프랑스정치인 봉쥬르 였다.
아사히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20대 중 후반 젊은청년 이였는데, 그 절망적인 분위기 에서도 나에게 서투른 영어로 말을 걸며 나를 위로해 주었다.
물론 그의 어떤말도 나에게 실제로 위로가 되진 못했다. 목숨이, 끊어지는 판에. 어떤말도 위로가 되진 못한다.
우리는 그저, 우리안에 갇힌 개. 돼지. 일뿐이였다.

또 다른 남자는 프랑스인 중년 봉쥬르 였다. 봉쥬르는 잘 교육받은 정치인 답게
영어구사가 꽤나 유창했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호주로 1년간 유학을 다녀온터라
나도 영어구사가 편했고 우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그는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정치인이 되기전 비비케익 사업을 하다가 우연히 대학 선배들과[그는 정치외교학 전공이였다고했다] 줄이 닿아서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저돌적인 성격의 봉쥬르는 비비케익사업의 성공후에 정치인으로도 명망을 날리다가 외계의 침공을 받고 이 곳에 갇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상황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이곳에서 탈출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사람들과 힘을 합쳐 저 외계인들을 공격하고 자유의 땅을 찾아 우리지구인들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했다. 그의 번뜩이는 눈빛과 자신감에 넘치는 온몸의 기운으로 인해 나는 어쩌면 저 이름모를 괴생명체들에게 살해되는게 아니라, 외계인들이 침탈한 이 행성의 주인으로 거듭나는 행운을 누릴수도 있겠다는 한줄기 희망을 보게 되었다. 그는 그만큼. 강하고 현명해 보였다.


우리의 일과는 거의 똑같았다.
운동장 크기만한 곳에 사방은 10미터 높이 30센티 두께의 강화 방탄유리로 둘러쳐져 있었고 어느누구도 이곳을 벗어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우리는 양질의 피부와 인육을 제공해야 했으므로 스트레스를 받지않도록 외계생명체들은 최선의 배려를 해주었다. 아침이면 wonderful tonight 같은 부드럽고 따뜻한 노래들로 자연스럽고 기분좋게 일어날수있게 했으며[물론 그 깨어남이 우리모두에겐 지옥불에서의 각성과 같은것이였지만..] 하루에 세번 최고급 식사와 저녁엔 디저트용 와인 아이스바인 이 제공되었다.
하루에 피부관리는 수시로 이루어 졌는데 중요한건 넓적다리와 엉덩이 삼두근
부위의 피부였고 이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 받았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외계생명체들은, 나머지 살들은 애완용 맹수들의 영양식으로 주고 남자의 경우엔 고환 여성에게서는 젖꼭지 를 발라내서 자기들의 고급 요리 재료로 사용한다는 것이다.끔찍했다. 우리의 몸은 부위별로 잘려나가 각각 다른 용도로 다른 개체들에게 먹여질 것이다..
우리는 그저, 우리안에 갇힌 개. 돼지. 일뿐이였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의 와중에 일주일에 두번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한 유리방안의 모든 지구인들은 육질과 피부상태 테스트를 받았는데 여기서 좋은 품질의 점수를 얻으면 곧바로 다음날 아침 도살장으로 가게되어있다. 그러니까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은 우리에겐 죽음 그자체보다 더 가혹한 고통과 두려움의 시간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지속적으로 호감을 보이던 그 일본인 청년 아사히가 토요일 저녁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함격점... 그러니까 그는 다음날 아침에 도살장으로 끌려가 우리가 매일밤 지옥같은 악몽속에서 보아왔던 그 모든 일들을 처참하게 당하게 된다는 것이였다..
그는 평소 밝았던 표정을 잃고 어둡고 절망적인 어두운 낯으로 나에게 조용히
다가와 자기는 곧 죽을 목숨이니 마지막으로 오늘밤 나와 조용히 교미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 나는 이곳에 갇힌이후 줄곧 나와 우리 지구인들의 견고하게 운명지워진 그
어둠의 터널. 단 하나밖에 없는 그 끝에서도 어느 작은 희망의 빛조차 기대할수
없는 죽음의 통로 앞에서 나의 육신을 그저 뼈와 살로 인식하기 시작했던것 같다.. 나의 피부. 나의 내장.
나의 뇌. 나의 뼈와 나의 성기.
수컷의 집요한 구애에도 최대한 교미의 시기를 늦추며 이 수컷의 적합성을 테스트해야하는 암컷으로서의 일종의 의무 내지는 특권을 나는 이미 상실한지 오래이다.
나는 번식할수 없고. 따라서 아무 수컷이나 나와의 교미로 인해 잠시의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맛볼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내가 마지막으로 행할수 있는 유일한 선의의 실천 이라고 믿었다.
그날밤 그리해서.
일본청년 아사히는 밤새도록 나라는 고기를 품안에 껴안고 잡아먹을듯 내 온몸을 핥고 빨았다.
곧 죽음너머로 사라져 생명을 잃을 나의 성기. 나의 가슴. 나의 발가락. 나의 뺨. 나의 목.. 내일아침이면 죽은 고기가 될 아사히의 혀와 입은 그리고 그의 아랫쪽 물건은 그러나, 그전날 밤까지는 용솟음치는 에너지를 가진 강력한 생명의 원기 덩어리 였다.. 나역시 밤새도록 그와 하나가 되어 잠을 잊고, 죽음의 공포를 잊고 그의 움직임에 맞춰서 엉덩이를 들썩여댔다.
주위의 지구인들은 누구도 개의치 않았다. 암컷,수컷이 아닌 그저 두 고기덩어리의 마지막 애잔한 움직임일 뿐이였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고 아사히는 아침식사전에 이미 외계 생명체들에게 잡혀갈
운명이였다.
밤새도록 일을 치른 우리는 겨우 잠깐동안 눈을 붙일수 있었고 역시나 따뜻한
발라드 음악[그날우린 i believe i can fly를 들었다]에 눈을 뜬 우리는 마지막으로 서로를 껴안고 허망하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과 몇분후엔 저들이 아사히를 잡아가게된다... 그후엔 .. ... ..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
어젯밤 역시나 합격점을 받아 오늘 도살되기로한 한국인 중년이 자기는 절대로
도살될수 없다고 했다. 자기는 아직 할일이 많다며 도살장으로 끌려가는걸 극렬히 저항했다.그는 예외적으로 자신의 아내와 아들,딸 과함께 도축장에 머물렀던 중년아저씨인데 그의 가족들 역시 미친듯이 몸부림치고 울부짖으며 자신의 남편이,
아버지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걸 막으려 했다. 그러나 외계생명체들은 완고했으며 그를 구원해줄 어떠한 이유도 없었다. 그들이 해야할 일은 어젯밤 테스트에
합격한 고기들을 잡아서 썰고 자르면 될일 이였다.
그때 그 중년이 외계생명체들에게 제안을 했다. 자신은 지구에서 유능한 의사였으며 또한 해부학을 전공한 교수이므로 그들의 지구인에대한 생체실험을 적극적으로 도울수 있다고 했다.
자신을 지구인 생체실험 전문가로 고용해 준다면 서로가 윈윈하는 게임이라 했다. 그러나 그런 제안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지구에서 유명한 교수였던 그 의사들보다 그저그런 계급의 외계인이 더욱 지능이 높았다. 그러므로 그들은 관심이.
없었다. 끌고 가려했다. 그러자 그때 최후의 제안이 지구인 의사의 입에서 나왔다. 자신의 아들을 대신 도살하면 된다는 것이였다.
자기를 도살장으로 가지 않게 해주면 자신의 아들을 대상으로 생체 해부실험을
해서 수준높은 보고서를 제출하겠다는 충성을 맹세했다.  
그러나 도축원들은 관심이 없었다. 대꾸도 없이 의사를 잡아가려 했다. 그러나
그때 옆에서 그 광경을 보고있던 tv연출담당 외계인이 관심을 보였다.
매주 10개의 의자에 10명의 지구인을 놓고 살을 도려내며 가장큰 괴성을 지르는 지구인을 뽑아내는 쇼의 담당 피디 외계인 이였다. 그 외계인이 질문을 던지길,
자신의 tv쇼에 나와서 생방송으로 자신의 아들을 해부하는 명장면을 연출해 볼수 있겠냐는 거였다. 의사는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연출담당 외계인의 두다리를
무릎을 꿇고 감싸안았다.
목숨만 살려준다면 카메라앞에서 자기 아들을 마취없이 해부하고 자신의 딸을
강간하는 장면을 보여줄수 있다고 했다. 연출담당 외계인은 귀가 솔깃했고, 시청률을 크게 끌어올릴 괜찮은 아이템이라 생각했다. 그 의사는 살수 있었다.
의사의 아들과 딸은 그리고 그 아내는 아무반응이 없었다. 그저 퀭한 눈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의사 아버지는 애써. 외면. 한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쉰다. 나는. 죽지.  않는다.


...

몇명의 지구인이 더 도살장으로 끌려간 이후에,
다음번 차례는 아사히였다. 아사히는 그러나 팔다리가 톱으로 썰리고 내장이 적출되는 죽음의 저곳으로 끌려갈 운명에 처한 가엾은 인간답지 않게 무언가 결연한 눈빛이였다.
또한 바로옆의 프랑스 정치인 봉쥬르와도 무언의 무언가를 서로 주고받는듯한
느낌이였다. 그들은 속말로, 쫄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어깨를 추욱 늘어뜨리고 있었으나 그들은 무언가 계획하고 있었고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자신들의 계획을 다듬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외계인 도축원들 4명이 칼과 방망이와 레이져건을 옆구리에 차고 아사히 쪽으로 저벅저벅 걸어왔다. 아사히는 그리고 봉쥬르는 기운없는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으로 마지막 차거운 호흡을 뒤로하고 이승을 저버릴 가련한 운명에 처한 사람들처럼 조용히. 얌전히. 앉아있었다.

네명의 무장도축원중 두명이 뒤에서 감시를 하고 나머지 두명이 아사히의 양쪽
어쨋죽지를 뒤로 틀어 감았다. 아사히의 몸은 그들에 의해 들려졌고, 몸을강제로 일으키며 그순간 아사히는 봉쥬르 에게 오른쪽눈썹을 위로 홱 치켜뜨며 뭔가 시작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그건 아사히를 유심히 지켜보던 나만 볼수 있었고 감히
아사히와 봉쥬르가 어떤 계획을 가졌는지는 도축원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순간 저 멀찌기 있던 봉쥬르는 몸을 던져 뒤에서 감시하고 있던 도축원들의
옆구리에서 레이져건을 순식간에 빼앗아 그 두명을 감전시켜 바닥에 쓰러뜨리고 그사이 아사히는 재빠르게 어설프게 자신의 양팔을 뒤로꺽은 도축원들을 뿌리치고 어젯밤 마지막 식사로 나온 티본 스테이크의 나머지 하나의 뼛조각을 밤새도록 봉쥬르가 갈아서 칼로만든 그 무기로 두명의 도축원들의 등을 차례로 찔렸다.
삽시간에 등에 칼을 찔려 한쪽무릎을 땅에 찧은 도축원들은 그러나 아직 무장상태였고 옆구리에있는 방망이와 칼을 꺼내려했다.
그러나 그들보다 봉쥬르가 더 빨랐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죽지않고 살아나갈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 생각했고 봉쥬르는 밤새도록 소고기 뼈다귀를 갈아
날카롭게 만들면서 육체적으로 계속 아침까지 각성상태였다. 빛의 속도로 그들의 무기를 빼앗아 반격을 막았다. 다만 그 도축원들을 죽이진 않고 레이져 건으로
잠시 의식만 잃게 했다.
그때까지도 우리중 어느누구도 서로의 웃는 모습을 본적은 없었다. 처음이였다. 아사히의 슬며시 웃음짓는 얼굴을 본건 ...
그리고 봉쥬르도 우리와 눈을 맞추었다.
나갈수. 그리하여. 살수. 있게되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기쁨과 감동에 젖은 환희의 감정은 나중에 느껴도 될일
이였다.
우리는 이미 온통 우리 세사람에게 쏠려있는 시선들을 알아채고 그 운동장만한
거대한 유리방의 한가운데에 있는 출입구로 달려갔다
봉쥬르와 아사히는 어떻게 알았는지 유리방 바깥은 구조를 잘알고 있었다.
그들은 알아서 도축장에서 우리를 관리하던 외계인들을 모조리다 레이져건으로 쓰러뜨리고 모든 출입문을 해제하고 우리들에게 돌아왔다.
그 거대한. 그러나 좁은 유리감옥안에서 탈출해서 바깥의 어느 탁트인 곳에
우리 지구인 모두는 서로 얼싸안으며 큰 무리를 지었다.
유리방을 나와 지상으로 올라오니 광활한 평야가 펼쳐져 있다..
여기가 어느대륙, 어느나라인지, 지구인지 다른 행성인지조차 짐작 할수 없었다.
다만 우리는 살육의 공포에서 벗어나 육신이 칼에 썰리고 고기로 잡아먹히는
도살장이 아니라 사방이 확트인 이곳에서 따거운 햇살을 받으며
생명의 기운을 가득담은 상쾌한 산소를 폐 깊숙이 들이마시고 있었다.


의사 아버지는 여전히 아내와 아들 딸과 같이 있었는데 그들은 그저 서로의 시선을 피한채 속으로만 다시찾은 생명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들과 딸. - 산채로 친아버지에게 해부당할뻔했던 고기와, 친 아버지에게 카메라 앞에서 강간 당할뻔 했던 고기의 뇌에서는 슬픔이나 절망 또는 공포의 그것보다 한단계 더 농도가 짙은 다른 감정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나는 아사히의 품에 안겼고, 봉쥬르는 우릴 보며 옆에서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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