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과학자의 순수

2013.08.24 15:2808.24

 과학자는 어두컴컴한 도시를 가로질렀다. 두 팔 안에 비밀스러운 도시의 비밀을 숨겨놓은채 달려나갔다. 폐는 이미 한계에 부딪혀 무의식은 그만하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부러져 버릴듯 빠르게 교차하던 두 다리는 이 내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의식은 이내 무의식에 복종하여 육체는 최소한의 생명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을 정지하였다.

 두 팔 안에 잠든 것은 작게 호흡하는, 기껏해야 두 살을 갓 넘겼을 어린아이였다. 급박한 과학자의 호흡과 반대되는 아이의 평화로운 숨결은 그녀를 잠시동안 이 이전의 기억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녀가 아이를 발명해내기 이전, 국제 에너지 기술 연구소에 입사하기 이전, 그녀가 국제대학 다자모르 에너지 공학과에 입학하기 이전, 젊은 인생의 몇년전, 누구나가 잊고 살았을, 기억해내고픈 어린시절의 기억.

 

댓글 0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공지 2024년 독자우수단편 심사위원 공고 mirror 2024.02.26 1
공지 단편 ★(필독) 독자단편우수작 심사방식 변경 공지★5 mirror 2015.12.18 1
공지 독자 우수 단편 선정 규정 (3기 심사단 선정)4 mirror 2009.07.01 3
219 단편 태풍의 눈 아래 슬픈열대 2021.07.16 0
218 단편 초상화 젊은할배 2019.09.27 0
217 단편 소나무 숲에서 갈아만든배 2020.09.25 0
216 단편 아빠의 고향 키미기미 2020.10.20 0
215 단편 다리우스 대왕이 나를 버렸다 니그라토 2022.06.07 0
214 단편 여전히 인간이 되기에는 멀었다 헤이나 2022.08.28 0
213 단편 모험은 영원히 헤이나 2022.09.13 0
212 단편 신을 죽인 날 SJ정전 2022.03.04 0
211 단편 괴우주야사 외전 : 괴우주설화 니그라토 2016.06.18 0
210 단편 괴우주야사 외전 : 있음이라는 동포 니그라토 2017.03.28 0
209 단편 안드로기노우스의 사랑 운칠 2022.01.22 1
208 단편 기기묘묘 미래영겁 (奇奇妙妙 未來永劫) 원체 2022.02.27 0
207 단편 #화성인납치사건 희야아범 2022.02.17 0
206 단편 [심사제외]괴우주야사 외전 : 괴지구전투 니그라토 2015.08.22 0
205 단편 괴우주야사 외전 : 인간 목적 니그라토 2017.02.21 0
204 단편 황금 왕좌 이비스 2020.02.26 0
203 단편 당직 라그린네 2019.08.07 0
202 단편 우리 단톡방에 소비왕과 거지왕이 있다 지야 2023.04.27 0
201 단편 모의 꿈 김성호 2022.08.17 0
200 단편 적그리스도 이스트 2023.09.18 0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10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