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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청소

2016.07.03 13:5007.03

청소

오 청

 

 쿵, 둔탁한 소리가 나며 지면이 울리더니 금세 주위가 조용해졌다. 공기 중에서 나던 비의 물 냄새도 삽시간에 사라졌다.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넓은 공원, 그 위에 붉은 핏방울이 불규칙한 원을 그리며 퍼졌다. 그 중심에 한 중년의 남성이 누워서 아니, 거의 찌그러져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려 있었다.

숨을 삼키는 소리도 없었다. 이윽고 그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서야 근육들이 서서히 경직에서 풀려났다. 다시금 물 냄새가 올라와 코 속 가득 메웠다. 그제야 단발마의 비명이 들려왔고 몇몇 사람들은 전화로 신고했다. 그리고 쯧, 혀 차는 소리도 잇달아 들려왔다. 그 붉음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타고 있던 트럭에서 내려 뒷좌석에 놓였던 위생고무장갑을 꺼내 꼈다. 두 손이 떨려와 좀처럼 쉽게 낄 수 없었다.

 

 나는 특수청소를 하고 있다. 고층 건물에 비둘기 집이나 지하 주차장에 죽어있는 동물의 사체, 강력범죄 이후의 핏자국과 시체 등, 특수 약품을 이용하여 쉬 제거되지 않는 흔적을 지우는 일을 하고 있다. 아는 형을 따라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 벌써 햇수로 사 년이 넘었다. 아는 형은 이 조그만 회사의 사장으로 있는데 사실 사장이랄 것도 없이 나와 온갖 청소를 같이하고 있다. 이 일은 천천히 적응되지만, 점점 더 그만둘 수 없게 된다. 그리고 형의 말마따나 이 일은 철밥통이라 열심히 하면 한만큼은 돌아오는 일이었다. 요즘은 이런 일이 없었다.

 

 트럭 짐칸을 뒤적여 핏자국을 지울 약과 걸레 몇 장, 그리고 특수 폐기물 봉투까지 챙겨 작업바구니 안에 넣었다.

 

 저 자살의 청소의뢰가 들어온 것은 어제저녁이었다. 선인장이 죽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과 동일해서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비가 슬슬 내리기 시작할 쯤에 형이 한참 전화를 붙잡고 있더니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식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형이 처음 꺼낸 한마디는 이 일까지 과연 우리가 맡아야 하느냐는 물음이었다. 전화 속의 남성은 말한 의뢰는 자신이 자살할 예정이며 자살을 하게 되면 그곳을 치워달라는 것이었다. 만약 당신들이 싫다고 해도 그냥 뛰어내린다고 하였다. 그는 그렇게 급하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자살방조죄 아닐까요, 내가 형에게 물었다. 아냐, 도와주는 것이 아니잖아. 그러니 성립이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럼 뭐죠, 방관죄가 되나요. 내 마지막 질문에 그는 그런 죄는 없다고 하였다. 그럼 죽은 선인장을 처리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보였다.

 

 거짓말인가 싶다가도, 자살하는 남자가 제시한 금액이 꽤 큰 금액이었다. 선수금만 기존의 청소의 총금액을 훌쩍 넘었다. 그 날, 우리는 일찍 퇴근해 술집으로 향했다. 나는 형에게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 나름 고민한 말이었지만 형은 대답이 없었다. 안주보다 일찍이 나온 술을 몇 잔 연달아 마셨다. 그리고 나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그랬다. 그래서 난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전부터 그랬지만 속을 쉬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몇 번, 형은 휴일도 아닌데 아침부터 모든 연락이 안 될 때가 있다. 여태껏 일하며 본 것이 세 번 정도 된다. 나야 깜짝 휴가를 얻게 되지만 여간 불안한 것이 아녔다. 특히 이 일을 하고 있노라면 어쩐지 죽음이 멀리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형은 그 날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내게 연락하여 한잔 하자고 부른다. 나는 바로 따라나선다. 그는 내게 간단히 사과하며 그날 자기의 행동에 대해 말한다. 혼자 영화관에 갔거나 강릉에 있는 바다를 보고 왔다는 것들. 그러며 그는 이렇게 가끔 평면적 위치를 잊어야 한다고 하였다. 일탈이냐고 물었더니 실종에 더 가깝다고 하였다. 형의 그 말에 나는 그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인파는 점점 몰려들기 시작했다. 나는 청소도구들을 들고서 트럭 옆에서 경찰을 기다렸다. 그들이 왔다 가야만 청소를 시작할 수 있다. 광장은 쉬는 곳은 아녔다. 한 회사의 로비의 연장선 같은 곳이었고 그저 몇몇 사람이 지름길처럼 가로질러 가는 곳이었다. 그래서 점점 몰려드는 인파는 여간 어색한 것이 아녔다. 과연 그가 저곳에 그저 서 있던 것이었다면 이 정도의 시선을 받을 수 있었을까. 저렇게 못 볼 꼴이 되어서야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그 사실에 왠지 목덜미가 저릿했다.

 

 처음 시체를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의 일이었다. 몸에 기름을 둘러 자살을 한 사건, 목격자가 몇 있어 사건은 쉽게 종결 났는데 차마 경찰에서도 뒷처리를 못 해 우리를 불렀다. 그리고 그 청소가 나의 첫 청소였다. 형은 내게 처음부터 이런 고된 일이라 미안하다고 하였다. 난 그저 그 말이 첫 청소가 범죄현장이라서 그런 줄 알았지만, 불타 죽은 시체는 사체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축에 속했다.

 도착해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아침에 먹은 것을 모두 토해냈다. 마스크를 쓰고도 코가 저릿할 정도로 강렬한 악취였다. 유황 냄새에 가까웠다. 그 냄새에 심지어 눈도 뜨기 어려웠다. 집안은 모두 그을려 검은색 그 자체였고 불길에 가구들이 짐승의 이빨에 뜯기듯 타들어 가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타버린 짐승 아니, 시체가 있었다.

그는 소파에 앉아 그대로 전소한 모양이었다. 고통이 엄청났을 터인데 그는 팔걸이에 팔을 걸친 체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경찰의 말로는 술에 완전히 절어있던 터라 고통이 없었거나 미약했을 거라고 그랬다. 어쨌든 시체는 녹아, 소파에 눌어붙어있었다. 우리는 하루에 걸쳐 시체를 떼어내 유족에게로 인도하고 또 하루에 더 걸쳐 불타 그을린 모든 것을 내다 버렸다. 온몸에 강렬한 냄새가 묻어 트럭 창문도 열지 못하고 회사 샤워장까지 곧장 달렸다. 손에는 냄새보다 더 강렬히 하나씩 떼어내던 촉감이 남아있었다.

 만약 자신이 죽은 후에 그 시체가 어떤 식으로 남게 될지를 안다면 죽음, 그 자체는 단순히 나의 의식의 소멸로 끝나지 않는 것이었고 그 죽음이 어쨌거나 의식과는 별도로 사체가 무로 돌아갈 수 있게끔, 무언가에게 그 마지막조차 인간으로 남을 수 있게, 구원을 청해야했다. 아마 저기 남자는 그런 이유로 우리에게 청소를 맡겼을 것이다. 가족에게 세상에 단순히 치우기 힘든 시체가 아니라 그 자신으로 남기 위해서.

 

 오늘 아침, 형은 그에게 선수금을 받았다. 그리고 오늘 예정된 청소를 미뤘다. 어느 허름한 창고에서 고양이 사체를 치우는 일이었는데, 청소를 맡긴 사람은 그래도 괜찮다며 자기가 이런 것에 젬병이라고 제발 청소만 좀 부탁한다고 하였다. 그렇게 일정은 미뤄지고 생겨났다.

이번 청소는 빠지면 안 될까요. 내가 형에게 말했다. 그는 아냐,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청소 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그랬다. 아침엔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점점 더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비 때문인가 싶었다.

 비 때문은 아녔다. 형은 회사 통장으로 돈을 보낸 계좌번호와 연락 온 휴대전화기 번호를 가지고 경찰서에 찾아갔다. 나도 따라갔다. 어제저녁에 자살 예고를 했다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추가로 전화가 오는 대로 다시 경찰서로 알려달라고 연락처가 적힌 명함도 주었다. 형은 알겠다고 하였다. 그나저나 그를 찾아내면 어떻게 되나요, 내가 물었다. 경찰은 내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로 막아야죠, 그리 말했다. 어떻게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하지 않았다. 형도 하지 않았다.

 경찰서를 나오며 이거 오지랖은 아닐까요, 내가 형에게 말했다. 요전에 뉴스에서 자기 자살을 막은 경찰을 상대로 행정소송 건 적도 있다던데요. 형은 그편이 좋아, 적어도 재판 전까진 자살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그랬다. 뭔가 맥이 빠지는 대답이었다.

 

 우리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하루가 완전히 비어버려서 간만에 트럭을 청소하고 창고를 정리했다. 창가에 놓인 선인장은 치워야겠다고 생각해 놓고선 또 못치웠다. 나름 정리하며 넣는다고 하지만 퇴근쯤이면 몸은 무겁고 손엔 힘이 없이 가벼워서 도통 물건들을 정확히 두질 못하게 된다. 이 일은 유독 더 그랬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막노동을 다녔다. 돈을 모아 내 식당을 차리는 것이 목표였다. 회사취업은 진작 포기했다. 그렇다고 식당 아르바이트로는 식당을 차릴 수 없었다.

이곳까지 흘러오기 전에 대학을 나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 이건 대학을 들어가기 전에 생각이었다. 그래서 대학에서 요리를 배우고 난 후에는 좋은 호텔이나 좋은 레스토랑의 주방에 들어가면 그대로 끝날 줄 알았다. 근데 다들 그리 생각하고 있었고 경쟁은 치열했다. 나는 좋은 걸레였다. 청소부는 처음부터 걸레를 쓰지 청소부가 되기 전에 걸레였던 적은 없었다.

 그런 생각이 깊어지자 손에 팬을 잡고 있는 것이, 불 앞에 서 있는 것이 어려웠다. 그만두는 것은 너무나도 간단했고 나는 월세를 내야 했지만 돈이 없었다. 그래서 막노동을 시작했다.

 용역을 통해 다니다가 여러 현장에서 용역회사에 만 원씩 주지 말고 바로 오라고 해서 그리했다. 벽돌을 쌓는 일이었다. 아니, 나르는 일이었다. 처음엔 무턱대고 전부 힘으로 했다가 몸살이 나서 며칠 앓아눕기도 했다. 그래도 막노동에서 손쉽게 시멘트 포대를 옮기는 방법과 무거운 벽돌을 빠르게 정리해서 나르는 요령들을 익혔다. 그런 요령들은 꼭 포대와 벽돌이 아니라도, 노가다가 아니더라도 적용되었다. 예컨대 사람을 치우는 일이었다.

 

 비가 많이 오네. 형이 빗자루를 제자리에 정리하며 말했다. 내가 어쩌다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말해줬었냐고 물었다. 나는 아니라고 말했다. 비가 와서 그래라며 그는 웃으며 말했다. 뭐 그런 황당한 이유가 다 있느냐고 내가 답했다. 사연이 조금 긴데, 그가 조금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취업이 너무 안 되던 때였어. , 다들 그랬지. 나름 학점과 각종 점수를 잘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흐름이란 것은 개개인을 무시하더라고. 취업은 집안 내력이 굵직굵직한 녀석들과 후광이 밝은 사람들만 하고 있어서 그때는 부끄럽게도 남들은 전부 날아가는 판국에 혼자 기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가는 것을 포기했고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며 놀았어. 몇 달 내리 집에만 있어도 보고 돈을 모아 여행을 다녀왔어. 주변을 잊기 위해서 친구들과 연락을 다 끊고 나 혼자만의 세계에서 온갖 재미는 다 쫓아다녔어.

 그러던 와중에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셨어. 그때와 그 다음 날의 세계는 전혀 달랐지. 같은 공기와 같은 중력이었지만 내 안에 구축하고 있던 나의 세계엔 해가 뜨지 않았어. 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 눈 좀 뜨라고. 기묘한 느낌에 다시 취업의 세계로 돌아왔어. 이번엔 회사 말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했고 말단 공무원이면 했던 가락으로 금방 합격하리라 생각했지만 가볍게 떨어지더라. 그래서 고시촌에 있는 고시원에 들어갔어.

 고시가 그렇게 많은 줄, 나는 처음 알았어. 행정이니 사법이니 그것들은 고시라는 덩어리 아래서 분기별로 치러지고 있더라. 고시원에 사 개월쯤 있었을까, 유독 버티는 것이 어려운 날이었어. 그리고 그날따라 아마 사법고시의 합격발표였던가. 비가 오늘처럼 거세게도 내렸지. 아침부터 소란스러웠어. 비 때문인가 싶었지. 점심때에 가까워지자 그 고시촌 일대에서 끊임없이 구급차 사이렌이 울려댔어. 그러다가 이번엔 내가 머물던 고시원 앞에서 울려대는 거야. 너무 시끄러워서 밖으로 나갔더니 한 사람이 옥상의 난간 위에 올라서서 멍하니 지평선을 바라보는 거야.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뛰어내렸어. 아니다. 앞으로 한발을 내디뎠어. 그 고시원이 오 층이었지만 떨어지는 건 일 초도 안 걸리더라. 구급차가 급하게 싣고 가고 경찰이 오갔어. 그 일대에서 종일 그런 일이 가득했던 거지. 역대 최악의 경쟁이었다고 누가 그러더라. 그들은 모두 합격 못한 자신을 그렇게 잊고 싶었나봐. 어쩌면 그 자신을 잃어버린 건 그 날이 아니었겠지. 그 합격만이 자신의 위치를 지속시키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각인 되었을 거야. 그 외의 삶은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거지.

 고시원 주인이 급하게 오더니 여기저기 전화하더라, 청소업체였어. 하지만 그 어디서도 오려 하지 않았어. 왠지 엄마가 생각났어. 그래서 내가 치운다고 했어. 그랬더니 몇 달 치 월세를 안 받는다고 하기에, 그러지 말고 그만큼의 돈을 달라고 했지. 잠깐 생각하더니 그러라더라. 그래서 청소했어. 그때 약이 있어, 요령이 있어. 락스 두 통을 쏟아 부어 겨우 닦을 수 있었어. 사실 돈은 보이지 않았어. 주인도 그저 고시원 방값 떨어질 걱정만 하고 있고. 그 곳에 있던 모두가 그 사람을 끝까지 골치 아프게 생각하더라. 마치 치우기 곤란한 쓰레기를 보듯 말이야. 그래서 저길 빨리 청소해서 그 생각을 지워주고 싶었어. 이 사람들에겐 차라리 빨리 잊히는 것이 나을 것 같았어. 그리고 며칠 후 고시원을 나왔어. 그리고 여기를 차렸느냐고 내가 물었다. 그래서 그는 그렇다고 했다.

 

 청소를 끝내고 형과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오자 회사로 전화가 한 통이 왔다. 경찰서였다. 담당이 말하길 통장은 딸의 명의였고 추적한 결과 아내와 전화되어서 말했다고 했다. 아내가 무척 놀랐지만 잘 말했다고 했다. 형은 다행이라고 감사하다고 그러고 끊었다.

 

 광장에 부슬거리던 비도 그쳤고 해는 저물어가고 있었다. 경찰은 어스름과 함께 도착했다. 그들은 경광봉과 유니폼을 입고서 인파를 뚫고 들어갔다. 플래시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고 봉을 몇 개 세워 경고테이프로 현장을 보호했다. 경찰은 목격자 몇 명과 이야기하였고 그가 뛰어내린 건물로 들어갔다. 인파들이 천천히 퍼지며 사라졌다. 구급차가 몇 대 더 와서 현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경찰차 한 대가 사이렌도 없이 천천히 오더니 내 트럭 뒤로 정차했다.

 그 안에서 사복 경찰이 한 명 내렸다. 검은색 바람막이를 입고 회색 면바지에 진한 갈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는 현장으로 바로 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걸어왔다. 저희 쪽으로 신고하신 청소업체인지 그가 물었다. 나는 짧게 네라고 대답하였다. 그렇군요, 그가 그랬다. 그리고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 불이 담배에 옮겨붙었다.

 건물 지붕에서 유서가 나왔어요. 딸이 찾았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높낮이가 없었다. 관심이 전혀 없는 말투였다. 뭔가 의례적이고 기계적인 말투. 그는 말을 이었다. 유서에 뒤는 그 쪽에게 맡긴다고 적어뒀더라고요. 저희도 현장조사가 끝나면 바로 맡기는 쪽으로 할게요. 나는 다시금 짧게 대답하려다가 다시 목을 가다듬고 그에게 물었다. 경찰에선 왜 찾지 못했나요. 내 물음에 그는 옷매무시를 고치고 담배를 탁탁, 털어 껐다.

 저희에겐 위치추적 권한이 없어요. 그건 소방서에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길게 더 이야기했다. 어쨌든 그의 결론은 자살은 살인이 아니라는 것이었고 추적할 정도로 인원을 투입 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희가 고인을 찾았더라도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가 그렇게 말을 끝내서 막아야죠, 내가 답했다. 어떻게요, 경찰이 되레 내게 물었다.

 

 경찰에게서 가족에게 연락했다는 전화를 받은 직후, 그의 아내로부터 연락이 왔다. 비가 거세게 내리는 통에 전화벨 소리가 유독 작게 느껴졌다. 그녀는 전화를 받은 형에게 사정을 물었다. 그 사람의 목소리나 어떤 조건을 내걸었는지 또, 어디로 장소를 잡았는지를 쏟아내듯 빠르게 물었다. 그리고 끝으로 우리가 알 리 없는 그의 위치를 물었다. 아내를 통해 그에게 이야기가 전해지지는 않았고 가족으로부터 종적을 감춘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갑자기 형에게 심문을 시작했다. 당신들도 돈 받으려면 그 인간 위치 알고 있을 것 아니냐고 하였다. 돈 받고 싶었으면 신고를 했겠냐고 형이 대답했다. 그럼 대체 무슨 목적으로 자기들을 부끄럽게 만드느냐고 갑자기 큰소리를 쳤다.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형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형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저 수화기 너머의 소리를 듣고 흘리고 있었다.

 참다못한 내가 그에게 전화를 받았다. 바로 귀 옆에서 울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음량이 컸다. 잠시만요라고 말했는데 그의 아내는 듣지 않고 계속 토해냈다. 우리에 대한 화가 아니라 마치 막연한 울음소리에 가까웠다. 그런 생각이 들 때쯤, 이윽고 그녀는 비명을 멈추고 흐느꼈다. 괜찮으세요,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나 대답으로는 그녀가 아닌 더 얇고 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희 어머니가 충격이 심해서 그래요, 죄송해요. 딸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잠시만요라고 하더니 곧이어 어머니를 다독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점점 멀어지더니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가 이내 다시 전화기를 들어 말을 이었다.

 혹시 저희 아버지에게 그쪽의 번호로 연락을 해주실 수 있나요. 나는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가 사무실로 찾아가겠다고 하였다. 아무래도 아버지인지 직접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하였다. 스피커폰으로 같이 듣고 있던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고개를 같이 끄덕이며 그렇게 하라고 대답하였다.

 그녀는 이십 분도 안 되어서 사무실로 찾아왔다. 갈색의 긴 머리에 검은 코트에 검은 단화를 신고 있었다. 그녀는 비에 젖은 우산을 내려놓으며 생각보다 넓고 깔끔하다고 운을 떼었다. 나는 그녀에게 소파를 안내하고 커피를 물어봤다. 설탕 커피는 없느냐고 물어서 있다고 하였다. 그녀의 앞에 앉은 형도 내게 커피를 부탁했다. 같은 걸로, 형이 말했다. 나는 두 잔의 커피를 타서 건네고 형의 옆에 앉았다. 비가 오는 데 선인장이 창가에 있네요. 그녀가 말했다. 내가 저건 죽어있다고 했다. , 그렇군요. 죽어있군요. 그녀가 그리 말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경찰에서는 연락되었다고 했는데 아니었나요. 형이 침묵을 깨고 그녀에게 물었다. 그저 전화를 걸어 알렸을 뿐이지 저희의 대답을 듣진 않았어요. 애초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거든요. 그녀는 커피 조금 마시더니 말을 이었다.

 

 사실 저희 아버지는 병원에 계시다가 이틀 전에야 퇴원하셨어요. 간암이셨어요. 최근 식이요법과 병행한 치료가 효과가 커서 꽤 많이 호전되셨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원하는 데로 통원치료로 바꿨죠. 그동안 병원생활이 꽤 길어서 이 년이 조금 넘었었죠. 저와 어머니도 많이 지친 상태여서 병원에 그리하자고 했어요. 우린 조금의 희망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날 밤 아버지가 사라지셨어요. 경찰에 실종신고를 바로 했고 우리는 나름 발품을 팔아 갈 만한 곳은 전부 다 가봤어요. 처음엔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변을 당하신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러나 경찰에서 집 주변을 몇 번 수색하고 동선을 파악해보겠다고 한 뒤로는 연락이 없었어요. 경찰에 대해 포기를 할 때쯤에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그게 있죠, 전혀 다른 부서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들로부터 이쪽 신고의 내용을 들었어요. 어머니가 먼저 듣고는 쓰러지셨어요. 저는 재차 확인했죠. 제 통장이 맞고 아버지의 번호가 맞았지만 진짜 아버지가 맞는지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와서 폐를 끼치네요.

 

 그는 아직 장소와 시간을 말하지 않았었다. 우리에게 의심받지 않을 명목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이 년 동안 병원에만 누워있던 사람이 이렇게 완벽하게 사라졌다는 것은 계획되었다는 것밖에 설명이 안 됐다. 그는 가족과 경찰이 찾을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의 전화가 그것에 이용되리라는 것도 의심을 분명 할 것이었다. 나는 이 부분을 형과 그녀에게 말했다. 그렇다고 전화를 안 하실 건가요. 그녀가 내게 물었다. 아뇨, 해야죠. 다만 조심하자는 것이죠. 형이 알았다고 하며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익숙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스마트폰의 조그만 스피커로 맑고 고운 새소리가 아득하게 울렸다.

 

 일 분간 새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끝끝내 받지 않았다. 두터운 비구름 때문에 사무실은 평소보다 빨리 어두워졌다. 켜놓은 머리 위 형광등의 백색은 어딘가 파란색에 가까워 서늘한 느낌마저 들었다. 부재중을 보고 다시 전화하지 않을까요. 내가 형과 그의 딸에게 말했다. 둘은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조립식 건물이라 얇은 지붕으로 빗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왔다. 거기에 벽 틈 사이로 들어온 습기 때문에 숨을 쉬는 것이 왠지 무거웠다. 나는 남은 커피를 다 마셨다. 둘의 시선은 탁자 위 전화기에 고정되어있었다.

 이런 와중에 묻는 것이 이상하지만 어떤 아버지였나요. 나는 말이 없는 그의 딸에게 물었다. 그는 남은 커피를 천천히 마시며 뜸을 들이더니 목을 가다듬고는 저희 아버지요라며 말을 시작했다.

 

 키가 크고 전에 유도했던 적이 있으셔서 몸도 좋으세요. 아버지와 같이 있으면 그 커더란 등에 항상 안정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처음 입원하셨을 때, 금방 나오실 줄 알았어요. 암인데도 그저 몸살감기로만 보였어요. 저는 전혀 현실감이 없었어요. 저희 아버지라면 암도 그냥 툭툭 털어버릴 줄 알았는데. 이틀이 넘고 한 달이 넘고 일 년이 넘을 때마다 그 크던 아버지가 작아지고 몸은 어딘가 점점 초라해졌어요. 암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아세요? 암보다 더 강한 약을 넣어 암과 비롯한 모든 세포를 다 죽인 이후 다시 몸을 회복시켜요. 그 고된 치료에도 아버지는 괜찮다고 하시다가 일 년이 넘어가면서는 아무 말이 없으셨어요. 가끔 저와 단둘이 되면 미안하다고만 하셨죠. 그때마다 저는 늘 몸걱정만 하라고 했어요. 그리고 엊그제 집에 돌아와 못했던 운동을 다시 하겠다고 했을 때, 그때 저는 말렸어야했어요.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아빠가 크지 않아도 괜찮다고 강한 사람이 아니래도 괜찮다고 말했어야했어요. 지금 모습도 사랑한다고 했어야 했어요. 저는 있죠. 지난 이 년간의 고통은 아빠의 몸 탓이 아니었다고 말해야 했어요.

 

 무언가를 참는 듯, 그녀의 등은 파르르 떨려왔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잊었던 물냄새가 났다. 그리고 그 순간 탁자에서 불빛이 터져 나오며 형의 전화기가 크게 울렸다. 그녀의 아빠였다.

 

 비는 전혀 약해질 기미도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빈틈없이 가득 차 있었다. 트럭 앞유리의 와이퍼가 닦아내는 것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졌다. 사물이 흐려졌다가 선명해졌다를 반복했다. 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앞서서 달리는 차를 뒤쫓았다.

 전화로 그는 시간과 장소를 간략히 말하고는 바로 끊었다. 목소리가 맞느냐고 형이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얼굴을 들지 않고 그저 끄덕였다. 들이마셨던 숨을 내쉴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숨이 턱턱 차올랐다. 형과 그녀는 시계를 보더니 바로 일어났다. 그가 말한 시간까진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뛰어나와 차에 올라탔다. 둘은 형의 경차에 나는 회사 트럭에 올라탔다.

 

 도로 위, 차들은 엄청나게 밀렸고 쏟아지는 비에 무척이나 굼떴다. 사실 급한 마음이 그리 만들었을 것 같다. 평소에도 차는 이렇게 많았고 막혔으며 느렸을지도 모른다. 어제의 이 거리가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전화기로 그는 매우 천천히 그리고 또렷하게 장소와 시간을 말했다. 그 느림이 오히려 머릿속에 맴돌며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쫓던 형의 차를 결국 놓쳐버렸다. 그래도 장소가 어딘지는 알았다. 차선을 바꿔가며 길을 재촉했다. 시간이 빠듯했다. 아마 그는 이것을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러시아워를, 그리고 우리가 그곳에 도착하는 시간을 어느 정도 계산에 두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원하는 장소에서 가장 적절한 곳에 있어서 이 도로를 이 시간에 지나쳐올 우리가 그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것일 수도 있다.

 

 비가 줄어들고 있었다. 소나기였다는 듯, 하늘이 빠르게 개어갔다. 덩달아 도로가 천천히 정체에서 풀려나갔다. 그가 말한 장소에 도착할 때쯤엔 비는 다 멈춰있었다. 구름 사이로 틈이 생겨 붉은 빛줄기가 쏟아졌다. 형의 차가 도로에 서 있었다. 그래서 그 뒤에 세웠다.

 

 몇몇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물방울이 가득한 유리창 너머로 몇몇 사람이 보였다. 그들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아니, 그들은 건물의 끝을 가리켰다. 그 끝에는 한 남자가 떠오르고 있었다. 아아, 아니다. 구름 사이 빛줄기를 따라 그는 떨어지고 있었다. 아득하게 높아보이던 높이를 단숨에 지나와 지면과 부딪혔다. ,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와 형이 건물에서 나왔다. 옆에 서 있던 사복 경찰은 그것을 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바닥만 바라보며 걷고 있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맞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아마도 건물 옥상과 바닥과의 높이를 가늠하며 그 사이 어딘가에서 사라져 버렸길 바라고 있을지도 몰랐다.

인파를 헤치고 출입금지란 노란 경고선 앞까지 왔을 때 아버지가 맞느냐고 묻는 경찰의 물음에 그때야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동공은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며 전체와 부분을 번갈아가며 보았다. 익숙한 부분이 보이면 시선이 서서히 빠져나와 주변과 풍경을 섞었다가 다시금 강한 끌림에 그의 부분들에 집중한다. 그곳엔 너무 익숙한 부분이 많았지만, 그 붉은 끌림의 어디에도 그녀를 반기는 부분 따위는 없었다.

 그녀는 주저앉는다. 그리고 여기엔 아빠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아버지가 아니세요, 라는 경찰의 물음에 아빠는 맞는 데 없다고 한다. 그녀가 원하던 그는 없었다.

 

 형도 차에서 장갑을 끼고 왔다. 우선 경찰과 함께 시신을 수습했다. 검은 지퍼 속에 그를 담았다. 불규칙적인 원의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며 핏자국을 걸레로 닦아내고 그 위로 약품을 뿌렸다. 늘 하던 작업이었다. 그렇지만 형은 아무 말이 없었다. 나도 뭐라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우린 그저 묵묵히 그리고 깨끗하게 작업을 했다. 해줄 수 있는 일은, 할 줄 아는 일은 이게 전부였다.

 

 그 다음 날 형은 회사로 나오지 않았다. 물론 연락도 되지 않았다. 나도 쉬려다가 허름한 창고가 기억이 나서 회사로 나왔다. 드디어 창가에 놓인 선인장을 치웠다. 흙과 함께 쓰레기봉투에 털어 넣었다. 기록된 번호로 연락을 취해 가서 청소했다. 애초에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부지라서 청소랄 것도 없이 고양이 사체만 수습하고 의뢰인의 부탁 때문에 땅에 묻어주었다. 의뢰인은 그 옆에서 기도했다. 돈을 받으려 기다리며 그 모습을 보았다. 천천히 성의를 다하여 기도하였다.

 키우던 고양이세요, 기도가 끝나자 내가 물었다. 한 번 봤어요. 여길 좋아해 줬더라고요. 좋아할 부분이라곤 하나도 없는 버려진 땅이지만 얘에겐 나름의 천국이었을지도 몰라서 올라가서는 더 맘껏 뛰어놀라고 기도해봤어요. , 그런 마음이면 쉽게 치우실 수 있었지 않나요. 의뢰인은 무덤을 한 번 더 바라보더니 저건 그저 흔적일 뿐이라고 대답하였다. 그 말에 선인장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남자가 생각났다.

 

 그는 지면에 부딪히며 튕겨 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이 떨어지듯 넓게 조각나며 퍼지지도 않았다. 마치 체에 걸러지는 모습이었다. 그저 둔탁한 소리만 났다. 무언가 중요한 것이 땅 아래로 계속 떨어졌고 흔적만 남겨 놓은 것 같았다. 그가 지면에 부딪히며 어떻게 일그러졌는지, 그 흔적보다 찰나의 순간에 깊숙이 사라져버린 것이 무엇인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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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 16.08.17 20:34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이런 소재를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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