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뜨면 언제나 변함없는 6시였다. 두꺼운 커튼 너머로 빛이 조금씩 새어들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커텐을 젖히려고 하다가 제이는 문득 망설였다. 오래도록 형과 함께 지내면서 불빛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게 된 탓이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본지가 얼마 만이던가. 두꺼운 커튼 자락을 붙잡고 한참동안을 고민하다가 제이는 밀어 젖혔다. 그러나, 날씨가 흐린 탓에 태양은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오는 컴컴한 아침이었던 것이다.

제이는 재빠르게 옷을 갖추어 입고 몇개의 서류를 챙긴채 수업에 갈 준비를 했다. 오늘은 아동상담센터에 들려야만 하는 날이었다. 그곳에서 그녀와 만나기로 했다. 리사. 제이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금발 머리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전형적인 미인 스타일인 그녀는 상냥한 성격을 가진 아동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제이는 그녀가 어머니와 조금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얼굴이나 체격은 분명히 다른데 사람을 대하는 싹싹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그러했다. 보수적인 아일랜드 집안의 전통 하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소녀다운 몽상과 모성애를 가진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비록 스무살이 넘게 차이가 나는 남편과 결혼을 했지만 평생토록 아버지에게서 사랑받았었다. 그는 어머니와도 같은 리사의 부드러운 상냥함이 좋았다.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와보니 여전히 밤처럼 어두웠다. 형의 방에 들려서 자는 모습이라고 보고 나갈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서 그냥 바로 나가기로 했다. 아침은 근처에서 커피와 도넛으로 때울 생각이니 굳이 번거롭게 형을 깨울 필요도 없었다. 제이는 바로 현관문을 향했다. 형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늘 알 수 없는 불안함이 그를 스치고 지나갔다. 일년 내내 햇빛을 보지 않은채 창에 틀어박혀 있는 탓인지 창백하리만큼 하얀 피부도, 가끔 이유를 알 수 없이 스치고 지나가는 입가에 맴도는 야릇한 미소도, 발작처럼 폭발하여 주변을 뒤집어 엎어놓는 폭력성도..... 그 모든 것이 그에게는 버거웠고, 힘겨웠다. 형에 대한 자신의 부담감이 의식 차원으로 더오르자마자 제이는 고개를 세차게 젓고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회개라도 하듯이 방향을 돌려 형의 방으로 다가갔다.

끼이익-. 문이 열렸지만 방 안이 너무 어두워 안이 보이지 않았다. 이 집 전체가 어두웠다. 형의 눈이 지나치게 밝은 빛을 감당하지 못한 탓이었다. 건강상의 문제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것은 일종의 정신적 증상인 것 같았다. 그는 2년전에 형을 찾아 이 도시로 흘러들어왔던 순간을 떠올렸다. 거기서 그가 발견한 것은 패닉 상태에 빠져자아붕괴를 겪고 있는 형이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제이의 눈빛이 한없이 어두워졌다. 그가 발견한 것은 깊이 봉인되어 있는 어둠이었다. 진실을 알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알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잔인하게 흐트러놓은 것만 같을 뿐이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그는 천천히 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서 쓰러져 자고 있는 형에게 다가갔다. 손을 들어 얼굴을 어루만졌는데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가끔 너무나도 차가운 형의 손을 만지고 섬뜩해서 놀랄 때가 있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형의 컨디션이 좋은 모양이었다. 입을 열어서 천천히 형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듣지 못한채로 계속해서 잠만 자고 있는 형을 보고 그는 알 수 없이 가슴이 저렸다. 형은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것만 같았다. 원래 체구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열다섯살에서 멈추어버린 듯 했다. 9년만에 형을 처음 보았을 때 제이는 거의 형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 얼굴은 예전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성격이 많이 바뀐 탓이었다. 함께 새집을 찾아서 숲을 헤매고 나녔던 개구장이의 형은 자폐적 증상을 보이는 신경증 환자로 변해있었다.

형과 같이 살기 시작했을 때, 몸 상태가 엉망인데도 한사코 병원에 가기를 거부하며 방안에 틀어박혀있으려는 형을 달래려다가 거의 폭발할 지경이 되었을 때, 의외로 형은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것은 분노라기 보다는 도발같았다. 회색빛의 눈동자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때릴거야?"

그 단순한 한 마디에 제이는 내심 놀랐다. 어떻게 자신이 형을 때릴거라는 생각을 했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형의 말이 포함하고 있는 위험한 뉘앙스가 그를 불안하게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그 순간을 넘어갔지만 그 이후로 제이는 형을 더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깨어진 유리조각처럼 날카롭고 불안한 정신상태가 형을 사로잡고 있었고, 제이는 그것을 어떤 식으로 통제해야만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제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형은 죽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자고 있는 형의 하얀 얼굴을 쓰다듬었다. 마치 갈대로 만든 상자에 담겨 떠내려온 아기같은.... 한사코 타인의 접근을 거부하면서도 눈으로는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하는 이 사람이 누군지를 알 수가 없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서면서 문을 닫기 전 다시 한번 형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방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있는 형은 하나의 사물 같았다. 제이는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언젠가는 형을 이 어두운 곳에서 꺼내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것은 빛이 바랜 희망이 되어갔지만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형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단 하나는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형이 유일하게 세상과 묶여있게 만드는 끈이라는 것이었다. 그 끈이 끊어졌을 때 나타나는 결과들을 그는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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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피곤해 보여."

커피 한잔을 건네며 리사가 입을 열었다. 제이는 빙긋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읽고 있던 책을 덮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굳은 근육을 풀려고 애썼다. 사무실 구석에서 딱딱한 의자에 앉아 열심히 자료를 읽어내려간 것이 벌써 두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사례집을 읽고 있는데.... 역시 힘들군. 세상의 온갖 남자들이 아동 성추행만 하면서 살고 있는듯 해."
"아, 소장님이 자료부터 읽으래? 하긴, 수업을 들었다고 해도 실제로 카운셀러 역할을 잘하라는 법은 없으니깐 말야. 어설픈 자원봉사자는 도리어 일거리를 만들거든. 게다가 종종 아이들을 샘플 취급하면서 반응을 유도해보는 몹쓸 사람들이 있어서 말야."

리사의 말에 그는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청바지에 미키 마우스가 커다랗게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매주 화요일, 이곳 아동심리센터를 찾을때면 리사는 가장 편안하고, 아이들이 거리감을 느끼지 않을 옷차림을 하고 방문했다. 가장 표과가 좋은 것은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옷차림이었다. 언젠가는 신데렐라 풍의 드레스를 입고 오겠다는 야심만만한 대답에 제이는 크게 웃은 적이 있었다. 그것은 은근히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했다.

"제이, 무슨 일 있어?"
"아니..... 왜?"
"그래 보여."
"아니야...."

그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지만, 리사는 손을 들어 그의 머리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눈을 맞추었다. 그 자세가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 가장 좋은 포즈라는 이야기를 전공 수업시간에 들었던 것을 기억해내며 그 점을 지적하려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리사는 그런 제이의 생각을 눈치챘다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잖아. 당신이 힘들어 할 때는 나도 그것을 알고 싶은게 당연하잖아. 워낙에 고지식한 사람이어서 가끔 내가 걱정된다는 거 알아?"

리사는 팔을 벌려 제이의 목을 안았다. 의자에 앉아있었던 탓에 리사는 허리를 굽히고 그를 안는 셈이었다. 그녀의 머릿결에서 엷은 샴푸 냄새가 느껴졌다. 모든 것이 평화롭고, 고요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환한 형광등 불빛과 주변의 도란거리를 이야기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  

"형이.... 많이 아파."

리사는 허리를 펴고 제이를 바라보았다. 언젠가 가볍게 형이 있다는 이야기를 리사에게 했지만 자세한 것을 말한 적은 없었다. 리사에게 숨기고 싶어했다기 보다는 제이 자신도 알고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리사의 눈은 계속해 보라고 재촉을 하고 있었고, 제이는 천천히 말을 골랐다.

"형이, 약간의 신경증 증세를 갖고 있어. 몇가지 심각한 증상들도 보이고 말야. 그런데 그 원인을 몰라. 뭔가 과거에 커다란 사건으로 인하여 트라우마를 경험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알 수가 없어. 어렸을 때는 함께 컸지만 형은 케인과 함께 살기 위해서 도시로 떠났거든. 그 후로 7년간 형을 본 적이 없어. 큰 형이.... 자살했을 때까지 말야."
"케인?"
"응, 배다른 이복형제야. 아버지와 어머니의 나이차이가 상당히 컸거든. 형은 우리랑 열다섯살이 넘게 차이가 났어. 어떤 의미에서는 아버지와도 같았지."
"만약 네 형이 그 큰형을 많이 따랐다면 그 사람의 자살로 인하여 상처를 크게 받았을 것 같은걸."

제이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이면 양팔에 선물을 가지고 돌아오던 큰 형 케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키가 무척 크고, 서글서글한 웃음을 짓는 남자였다. 제이와 형은 언제나 그의 방문에 열광을 했고, 그가 머무르는 짧은 휴가 내내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서서히 사춘기에 접어들어가는 두 소년에게 어머니는 더 이상 대화가 가능한 상대가 아니었고, 아버지는 지나치게 나이가 많았다. 두 소년은 아주 쉽게 그에게 매혹당했다. 세익스피어와 키에르 케고르를 읽어주곤 하는 그의 지적인 면모와 아버지와 함께 집안의 온 남자들이 떠났던 겨울 사냥터에 보여주었던 민첩함과 강함은 이제 막 자신의 시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두 소년에게는 지나치게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버렸다. 제이는 현재 케인을 다시 만난다고 해도 그가 기억속에 남아있는 것 만큼 강렬하고, 멋진 남자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다. 이미 케인은 죽어버렸고, 그는 하나의 이미지로만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응, 아마 그랬을거야.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큰 형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제이........."

리사는 달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형은 사춘기 시절을 큰 형이란 사람과 지냈다며. 가장 예민한 십대 시절에 말야. 그렇다면 그 충격이 네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컸을지도 몰라."

리사의 말에 일면 동의하면서도 제이는 마음 깊은 곳에 남아있는 의혹을 지울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이라고 보기에는 형의 반응은 지나치게 자기파괴적이었다. 그러나, 리사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자기 자신도 뚜렷이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리사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녀와 함께 있을 때면 모든 것이 안정되고, 편안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이 리사를 통해 도피하고 싶어한다고 준엄하게 꾸짖었지만 그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리사를 생각하지 않을 때면 그는 형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를 심하게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어느날 밤, 제이는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갔다가 우연히 열려있는 형의 방문을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형이 없었다. 낮에 잠을 자는 편이니 밤에 깨어서 돌아다닐거라고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도대체 그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면까지 일일이 규제를 하게 되면 형의 상태가 더 나빠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모르는 척 넘어가기로 했다. 아침이면 꼬박꼬박 형은 집에 들어와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상대도 이미 성인이었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제이는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날이 새서 형이 집으로 돌아오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침대에서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문을 따는 소리가 가만히 들렸을 때 그는 들킬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숨을 죽였다. 잠깐동안 여러가지 소음이 들리더니 형은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참 뒤에 자명종이 울리고 나서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평소와도 다름없이 집 밖으로 나섰었다.

그를 놀라게 한 것은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갔을 때였다. 형은 그날 따라 어쩔 줄을 모르며 그의 주변을 맴돌다가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

"미안해. 어제 잠깐 답답해서 산책을 나갔었어."

제이는 순간적으로 의아함을 느꼈다. 자신의 방에서 이불을 덮고 꼼짝않고 누워있었던 자신의 기척을 느꼈을리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장난스럽게 형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하면서 꽉 끌어안고 되물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오늘... 새벽에 잠 깨운거 말야."

형은 상당히 어색해하며 대답했다. 그것은 용서를 구하면서 참회를 하는 목소리였다. 크게 혼 날 것을 각오하며 풀이 죽어있는 아이와도 같은 목소리였다. 왜 그렇게 말을 해야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이 깨어있다는 기척을 느낀 바늘 끝 같은 신경이 더 놀라웠다. 제이는 형을 안은 두 팔에 꼭 힘을 주었다. 제이는 형이 안심할 만한 대답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걱정했었어."
"미안, 다음부터는 안그럴께."

거짓말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부터 제이는 밤 중에 잠이 깨는 일이 없도록 낮시간에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는 자신이 깨어있다는 것을 민감하게 느끼면서 잠들기를 기다릴 형을 벽 너머로 상상하며 밤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그와 형, 둘 다에게 몹시 피곤하고, 위험한 순간을 불러올 것이었다. 그는 두려웠다. 뭔가 아슬아슬하게 맞물려져있는 파편들이 자칫 잘못했다가는 산산조각이 나 버릴 것만 같았다. 제이는 자신을 비겁한 겁쟁이라고 생각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 계속
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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