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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네트워크

“언니, 바다넷 들어왔다면서요?”

혜정은 전화기 너머에서 대뜸 그렇게 말했다. 나는 아, 하고 곧장 완을 떠올렸다. …서로 상처를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확인하고 다가선다는 것은 꽤 흔한 줄거리이긴 하지. 그보다도,

“‘들어오’다니?”
“저 글동이에요. 완이 오빠가 말 안해요?”
“안했다.”

혜정은 잠시 사이를 두고 이내 까르르 웃었다. 밝아졌구나.

“나경언니 글에 관심있는 줄 몰랐네요. 아, 번역하려면 당연한 건가.”
“…뭐, 그렇지.”

혜정이 들뜬 목소리로 계속 내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신이 글동에 쓰고 있는 짧은 글 이야기와, 가끔씩 완이 올린다는 감상문들. 사람들 글의 단점을 하도 잘 지적해 내는 통에 어느정도는 악명이 높다는 완의 이야기를 하면서 혜정의 목소리는 행복하게 들렸다.

기분이 서늘하니, 가라앉았다.

기대하지 않았다. 완과 혜정, 여신. 그 세사람에게서 내가 무언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또한 그들이 나와 공유하고 있는 것이 시간 외에 또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그런데, 그들과 공유하지 못했던 무엇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 나는 왜 이런 기분이 되는가.

“채팅은 신이언니 말고는 다들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모두 글에 대해선 애착이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신이 ID는 뭐야?”

나는 혜정의 말을 자르듯이 물었다. 혜정이 답지 않다고 생각되는, 당당함과 밝음을 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신이의 떠남을 알았을 때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던 혜정이만큼이나 내게, 위태로워 보인다.

“starlight. 별빛. 이요.”

혜정은 끊어내듯이 두 단어를 차례대로 말했다. 어려서부터 가끔 외국으로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는 혜정의 집이고, 또 공부에 관한 한은 유달리 고집이 있었으니 혜정의 발음은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유창했다. 그걸 떠올리고 다시 해석을 붙였을 혜정이 내렸을 단정 - 내가 그 발음을 못 알아들었을지도 모른다는 - 이 유달리 내게 거슬렸다. 그 아이에게 내가 가르친 것이 다른 것도 아니고 영어였는데도. 그러나 나는 되묻지 않았다.

“완이 오빠, 걱정하고 있어요.”
“뭘?”
“나경언니가 왜 통신을 하려는지 모르겠으니까요. 당연하잖아요.”

‘영화의 이해’라는 전형적인 교양과목의 교수가 생각이 난다. 20대 중반을 갓 넘겼을 것 같은 단발머리. 그녀의 낡은 가죽 브리프 백 안에서 나오던 복제 비디오테잎들.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학점을 받으면 그만일 학부생들 앞에서 그녀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지나치게 열정적이었고, 또 지나치게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다이 하드 3인가가 개봉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을거다. 수업을 듣는 남학생들 대다수, 그리고 여학생들도 꽤 많은 비율이 그 영화를 보러 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누구와 함께 그 영화를 보았던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교수는 어느날 갑자기 수업중에 우리에게 이렇게 물었다.

/다이하드 3 봤어요?/

일부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고, 일부는 당황했다. 그녀의 입에서 그런 영화의 제목이 나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교수님도 보셨습니까?/

넉살좋은 남학생이 물었다. 교수는 아, 물론이죠. 하며 웃었다.

/시간과 공간을 연결시키는 것은 사건을 전개시키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불만스러웠어요./
/예술영화의 눈으로 오락영화를 판단하는 것도 일종의 독선 아닐까요./
/난 그 영화를 예술영화의 눈을 가지고 보지 않았는데요?/

교수는 웃으며 우리에게로 걸어왔다.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어학실습실에서 제일 큰 강의실. 좌석의 배치는 실험실처럼 여섯명이 한 좌석에 앉게 되어 있어서 수업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집중되기 힘든 상태였다. 그걸 막아보려고 했는지 그녀는 종종 우리들에게로 걸어왔다.

/그럼 교수님은 무엇이 불만이십니까?/
/전화요./

그녀는 전화, 하고 다시 되뇌고,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범인의 공간과, 주인공의 공간. 두 공간이 언제나 전화로 만납니다. 어째서 그랬을까요? 그건 어떤 필연성을 갖고 있었을까요?/

/……./

/사건을 진행시키기 위해서 영화에는 ‘대화’가 당연히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두 인물이 만나야만 하죠. 이 인물들이 어떻게 만나서 어떤 장면에서 어떤 표정으로 대화를 하느냐, 라는 것은 영화 속에 굉장히 많은 미장센을 담을 수 있게 합니다./

lighting, custume, acting, setting. 또 무엇이 있었나. ‘미장센’에는.

/그런 것을 이 영화에선 계속 전화로만 연결되는 겁니다. 서로가 서로의 표정을 들을 수 없고, 서로의 공간은 단절돼요. 이건 의도적이었을까요? 아니면 단지 편하게 가기 위해서였을까요?/

그녀의 말이 왜 지금 떠올랐는가. 그것은 내 손에 들고 있는 이 전화기 때문이다. 나는 얼마나 많은 대화를 이 전화기를 매개로 이루고 있는가. 나는 전화기 너머의 사람을 볼 수 없다. 내 ‘대화’에 들어갈 미장센들은 이렇게 양분되고 단절되어 버린다. 지금 이 말이 이뤄지고 있는 게 ‘꿈’에서라면, 신이가 좋아했던 그 지하, 오렌지빛 조명이 따뜻했던 ‘꿈’에서라면 이 대화는 조금 달라질 수 있었을까.

“번역 때문이라며.”
“네?”

혜정의 반문에, 조금 한숨이 나온다.

“…출판사쪽에서도 PC통신의 글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니까. 출판되는 글들도 적지 않고 말야.”
“그거 번역하는 사람과는 상관없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나는 슬슬 이 단절된 대화에 질려가기 시작한다. 혜정의 표정을 상상하는 것이, 혜정의 말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이었는지 알겠다.

“왜 그러는 거니.”

말끝을 올리지 않고 묻는 것은 표정이 없을 때 어떻게 들릴까.

“네?”
“지금 계속 비꼬고 있잖아, 혜정아.”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흐른다. 답답하다. 너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거니. 네 눈동자가 또 전처럼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닌지.

“완이 오빠가 걱정하고 있어요.”
“그 말은 아까도 했어.”

다시 침묵. 난 책상 위에 닫혀 있는 노트북을 열어서 켰다. 윈도우 98의 하늘화면이 뜨고, 몇 개의 아이콘이 줄지어 있는 초록색 화면이 뜰 때까지 혜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거기 들어가는 게 싫으니.”
“…언니는, 언니는 그럴 만큼 절박하지 않잖아요.”

/눈을 뜨고 보면 어느새 뭔가 쓰고 있지. …난 글을 잘 못써. 하지만…, 쓰고 있어./
/나경이 너 글 잘써, 정말이야./

그런 이야기들을 혜정이에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가 글쓰기에 얼마나 목말라했었는가, 내가 얼마나 절박했었는가에 대해서. 이미 그 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니까.

전화가 걸리는 소리가 들렸는지, 혜정이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다. 화면 가득 넷스케이프가 뜨고, 그 화면에 바다넷의 초기화면이 열리기 시작한다. 나는 전화기를 목에 끼고 글동에 들어간다. 부지런한 ‘대표시삽’은 이미 날 회원(1)로 처리해 놓았다. 이 붕 떠있는 인터넷 바다에서 무언가의 일을 맡고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어쩌면 성격도 드러내지 않을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무를 맡는 사람들이란.

“일단 가입처리는 해 놨어요.”

혜정이 힘겹게 말한다. 톤이 낮아진 음성이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그렇듯이.

“니가 대표시삽이니.”
“회원관리는 부시삽 몫이예요.”

잠시 아무 말 않던 혜정은 조금 한숨을 내쉬었다.

“…글동에서까지 언니를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끊을께요.”

띠익. 건조하게 전화가 끊어지는 소리. 나는 멍한 얼굴이 되어 전화기를 쳐다본다. 점점 알 수 없어진다. 나는 혜정에게 무엇인가. 혜정은 날 보고 있었다 하지 않았던가. 내가 자신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절망했었다고, 그 흔들리는 눈으로 말하지 않았었나. 그런데 지금 혜정은 말한다. 내게서 도망치고 싶었다, 라고.

나는 복잡한 마음에서 도망쳐 게시판을 뒤지기 시작한다. 연재란을 넘기고 잡담란에 닿는다. 찾을 목록, 기준은 사용자번호, 사용자번호 starlight. 천 몇 개의 글이 있는 게시판에서 starlight 아이디로 올라온 글만으로 화면이 몇 개가 되었다.

/신이 누나. 그 안에선 정말 활기차 보였어. 난 그렇게 즐거워하는 누난 딴 데선 못봤어./

믿을 수 없어. 신이가 활기찰 수 있었다는 것. 정말 그런가? 그 애는 웃고 있었지 않았나? ‘그 사람’의 이야기를 하던 그 애, 웃고 있었지 않았던가.

‘ 2357번 강여신(starlight)님의 글입니다.
새로 들어오신 분들이 많네요, 와아 반가워요!
오늘은 친구 생일이었어요.
며칠동안 고민해서 고른 선물인데, 못 주고 말았네요.
친구가 아프답니다. 어서 나았으면 좋겠는데. '

' 3971번 강여신(starlight)님의 글입니다.
하연님- 저 하연님 책 샀어요.
드디어 부산에 내려왔답니다! 꺄아-
책이 너무 예뻐요. 2권은 언제쯤 나오나요? 단숨에 다 읽어버렸어요, 저!
글동에서 이제 책 내신 분이 세 명이네요. 덩달아 저까지 으쓱!
저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 4520번 강여신(starlight)님의 글입니다.
달리, 바람, 아픈 사람들이 많네요.
감기가 기승이라더니, 2월이 왜이리 추운지 몰라요. (호호~ 손불기)
달리야, 따뜻한 거 많이 마셔. 그게 목감기에 좋대.
달리가 부산이면 내가 뭐라도 싸갖구 갈텐데 우웅~
바람님도 목 단단히 감고 다니시구요.
다들 감기 조심합시다!'

밝고 명랑하게 재재거리는 소녀다운 글들 어디에도, 내가 아는 여신이는 보이지 않는다. 정말로 행복했었구나, 너는. 이 안에서 너는 전혀 다른 사람같다. 사람들 사이에 있고 싶어했던 거구나. 그럼 나는 보지 않았어야 했었는데, 여신에게 나는 차갑고 건조한 벽이니까. 왜 너는 날 본 거니, 왜 내게 그렇게 손을 내밀었던 거니.

나는 문서 검색이라는 아이콘을 클릭한다. 검색 기준은 제목, 찾을 문자는 여신. 화면에 삑 하고 뜨는 회색 창이 ‘해당되는 내용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나는 다시 문서 검색이라는 아이콘을 누른다. 검색 기준은 제목, 찾을 문자는 별빛. 몇 개의 글이 화면에 목록으로 뜬다. 하나씩 그 글들을 읽어 내린다.

‘3975번 김시호(하연)님의 글입니다.
앗 별빛님 가아아암사!
부족한 글을 그렇게 열심히 읽어 주시다니 결국 책을 사주시는군요~
이것으로 한권은 팔았네~ 우하하핫.
SF 붐이라도 일었음 좋겠습니다. 너무 큰 꿈인가~.'

그리고 그 다음에 있는 글들 몇 개를 다 읽고 starlight로 검색해서 다시 글을 읽고, 이리저리 검색해 본 글들을 모두 뒤져도 여신이의 죽음에 관한 글은 없었다. 그 날 이후에 올라온 글들을 모두 뒤져보기까지 해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이곳 사람들은, 모르는 거란 말이야?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며, 나는 마지막이라는 기분으로 문서 검색 아이콘을 눌렀다. 검색 기준은 이용자번호(ID), 찾을 문자는 june400. 검색된 글은 단 하나였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193번 류시현(june400)님의 글입니다.
핸드폰 구입했습니다.
혹시 사백의 흉칙한 음성이 듣고 싶으신 분은 전화하셔도 무방합니다.
017-***-****'

시현의 번호. 이미 내가 외워버리고 있는 바로 그 번호.

'글사랑 가입. june400 만났다. 딴 사람 같다.'

딴사람 같다고 느꼈다는 건 알고 있는 사람이란 이야기다. 여신이가 알고 지내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 그 대부분이 나 역시 아는 사람이라는 것, 나는 어째서 그런 생각들을 하지 못했을까.  

전화를 들고 잠시 망설인다. 전화를 해야 할까, 시현에게. 당신이 june400 이냐고.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내가 글동에 들어왔다고, 당신이 여신이를 죽였냐고 묻기라도 해야 하나. 바보같은 질문에 피식 쓴웃음이 난다.

글동에서까지 언니를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너는 여신이를 보고 있었다고, 그리고 여신이는 나를 보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이 사실인가? 혜정이 여신이를 본 것이 맞나? 여신이 나를 보고 나는 완을 보고 완은 여신을 본 그것이 맞는가. 아니라면, 혜정이 완을 보고 완이 여신을 보고 여신이 시현을 보고 시현은 나를 보았다면.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는가.

하늘이 검푸른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나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노트북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전화는 끊어진지 한참이지만 아직 화면에는 바다넷의 푸른 화면이 떠 있었다. 시현의 번호를 확인한 순간 놀라서 끊어버린 후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가 바닥으로 놓아버렸다. 누구에게 전화를 한다고. 문득 핸드폰 화면에 봉투 문양이 보였다. 음성메시지가 하나.

"누나 나 완인데. 전화가 안 되네. 헤에― 갑자기 누나 보고싶어서 말이야. 여기 '꿈'인데. 못 오면 할 수 없고… 누나 안와도 좀 앉아 있다가 들어갈 거니까 부담 갖지 마."

조금은 말끝이 꼬여 있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이 시간에 완이 술에 취해 있을 리는 없는 일이지만. 시계는 막 일곱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친척집에 다니러 가신 어머니는 오늘 밤에는 돌아오시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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