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part 6. 혼란(confusion)



커다란 방의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창 밖으로는 낮과 같이 밝은 서울이 펼쳐져 있었다. 아마도 그 방은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한 듯이, 멀리로 빛을 가득 담은 한강과 그 양쪽을 오가는 차들의 끊이지 않는 빛의 강줄기, 그리고 강을 중심으로 넓게 퍼진 빛의 도시가 손에 잡힐 듯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다. 까마득히, '서울'의 외각선이 보였지만, 그 너머는 암흑이었고, 빛에 눌리어서 그다지 선명히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유리 안쪽, 발목이 묻힐 정도의 두툼한 하얀 양탄자 위에는 한 사람이 엎드려서 턱을 괴고 유리로 막힌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실내는 11월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따듯했고, 그 따듯한 공기 중에는 마음이 안정되는 시트러스향이 옅게 배어있었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무어라고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 그것은 턱을 괴고 서울을 내려다보는 그 사람의 허밍이었다.
나이는 적다면 열 아홉에서 많다면 스물 셋. 소녀라고 부르기에는 약간은 나이를 먹었지만, 처녀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부족한, 가느다란 뒷모습을 가진 그녀는 따듯한 실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하늘색의 얇은 원피스를 입고 턱을 괴고 엎드린 채, 양다리를 박자 맞추듯이 살짝살짝 흔들면서 무언가의 가락을 허밍으로 계속해서 부르고 있었다.
하얀 양탄자 위에는 그녀의 짙은 블루헤어가 길게 늘어뜨려져 있었고, 짧은 플레어의 소맷자락으로는 하얗고 매끄러운 라인의 팔이 보기 좋게 드러나 있었다. 끌어안아 주고싶은 동그란 어깨가 짙은 블루헤어 아래로 살짝 내비치고, 그 아래로 인어 같은 유선형의 몸이 길게 라인을 그리고 있었다. 쪽 곧은 등과, 보기 좋게 곡선을 그린 엉덩이와, 그 곡선을 따라 곱게 드레이프된 원피스의 짧은 치맛자락과 그 아래로 내리 뻗은 다리. 그 모습은 마치, 섬세하게 연마된 대리석재의 그리스 조각이라도 되는 것처럼 완벽한 프로포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영화라도 보는 듯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창 밖의 경치를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난 듯이 고개를 들렸다. 머리칼과 같은 푸른 속눈썹 아래에서 연두색 눈동자가 신비롭게 빛났다.

" 그러니까 내일모레 저녁인 거지 해승? "

보석과 은으로 만들어진 관종이 산들바람에 울리는 것과 같이 맑고 청아한 목소리, 아니 단지 맑고 청아하다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너무나도 아름다운 목소리. 누구라도 잠시 정신을 잃고 멍하니 듣고 있을법한 소녀의 그 목소리에, 창에서 떨어진 소파에서 노트북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청년이 싱긋 웃었다. 두툼한 눈두덩과 황색의 피부, 동그란 형태의 얼굴, 약간은 무표정해 보이는 눈을 한, 순수 몽골로이드라고 짐작되는 청년은 손으로는 계속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대답했다.

" 그렇습니다 레이디. "

그대로 잠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한 호흡을 쉬고.

" 기대되시나요? "

하고 청년이 반문했다. 여전히 턱을 괸 포즈로 양탄자 위에 엎드려있던 그녀는 천진하게 미소지으면서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비로운 연둣빛의 눈동자와, 그 사이에 보기 좋게 자리한 적당한 크기의 오똑한 코, 붓으로 그린 것만 같은 또렷한 로즈핑크의 입술, 그것이 모두 모여있는 갸름한 계란형의 하얀 얼굴. 그 하얀 얼굴빛을 더욱 도드라지게 해 주는 것은, 그녀를 감싼 푸른빛.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완성된 아름다움.
그녀는 엎드려있던 상반신을 천천히 춤을 추는 듯한 동작으로 일으켰다. 양탄자 위에 늘어뜨려졌던 푸른 머리카락이 이제는 그녀의 등과 어깨와 팔을 타고 흘러내렸다.

" 나, 아주 아주 두근거려, "

꿈을 꾸는 것과 같이 몽환적인 눈빛, 그녀는 시선을 돌려 유리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 너머에 있는 것은 하얀빛의 도시. 밤이 찾아오지 않는 도시, 그리고 이 도시의 어딘가에 그가 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를 더욱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창 밖을 내려다보고 있던 그녀는 그 상반신을 기울여, 외부와 자신을 가르고 있는 차가운 유리에 뺨을 대었다. 거울처럼, 밤의 거리가 보이던 유리에, 반투명한 그녀의 모습이 비쳤다. 그리고 다시 낮고 아름다운 허밍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유리 위에 그림을 그리듯이 쓸어나가면서, 그녀는 끊어질 듯이 작게, 그러나 끊임없이 허밍했다. 전혀 상반신을 움직인다거나 하고 있지 않았지만 왜인지 물결 같은 푸른 머리카락은 그녀의 어깨 위에서, 허리 위에서, 그리고 하얀 카펫 위에서 산들바람이라도 부는 것처럼 부드럽게 일렁였다.
복잡한 표정으로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청년-해승은, 잠시 키보드를 두들기는 것을 그만두고 그 자판 위에 살짝 손만을 얹은 채, 멍하니 그런 그녀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지만, 가느다란 동양색이 짙은 눈은, 무척이나 슬펐다. 울지도, 웃지도 않는 애매한 그 표정으로, 계속해서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녀는 허밍하고 있었고, 실내는 따스한 공기와 마음이 안정되는 시트러스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해승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슬픈 눈으로, 미소지으면서, 그렇게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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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 "

청년은 빈 책상을 보면서 그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할 사람을 찾았다. 어쩐지 입고 있는 양복이 조금 답답해 보이는 느낌을 주는 동양계 혼혈 청년의 손에도 몇 다발의 서류와 디스켓이 지어져 있었지만, 사람이 앉아있지 않은 책상 위에는 손도 대지 않은 것 같은 서류철들이 놓여 있었고 컴퓨터는 mp3만을 재생해 내고 있었다. AV시스템의 전원이 꺼져있다는 것을 확인한 청년은 책상 위의 인터폰을 들었다.

" 윤상, 마스터가 사무실 밖으로 나가지 않으셨나? "
- 네? 제가 분명히 아침부터 문 앞에 있었습니다만?

전화선을 타고, 당황한 청년-소년에 조금 더 가까운-의 목소리가 전해져왔다. 청년은 한숨을 쉬고,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다음, 고등학생처럼 짧게 자른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그 더미들을 바라보다가 의자에 앉아 그것들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당장 결재가 필요한 서류들은 제쳐 두었지만 정리가 필요한 건의서나 기획안 같은 것은 읽어보고 서머리를 달고,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고 하는 일도 분명히 청년이 할 일은 아니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이 있는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주인에게 그런 개념이 없다는 것은, 확실하게 청년의 일이 늘어나게 되는 원인이었다.
수북히 쌓였던 안건들을 모두 다 점검하고 기록을 마쳤을 즈음- 청년이 빈 책상을 발견한 지 3시간이 경과한 다음- 문 밖에서 당황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전화를 받았던 그 목소리.

" 마스터! 어디에 다녀오시는- "
" 아, 안녕 윤상. "

그리고 뒤이어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주 귀에 익었다. 청년은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바로 세우고 문이 열리자 그 문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 다녀오셨습니까 마스터. "
" 자리 비워서 미안, 케이 "

문을 들어선 사람은, 양복이 답답해 보이는 청년과는 대조적으로, 보통의 양복을 입힌다면 헐렁하니 남아 돌 듯이 호리한 몸을 가진 남자였다. 나이는 20대 중반, 약간 길게 커트한 플라티나 블론드와 잘 어울리는 자줏빛 눈동자, 어딘지 학구적으로 생긴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한가득 담겨 있었다.
케이라고 불린 짧은 머리의 청년은 그 미소를 바라보다가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 혼자 다니시지 말라고 몇 번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

전혀 농담이라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지는 어조와 케이의 바리톤의 목소리는 꽤 잘 어울렸다. 저런 목소리로 주의를 받으면 어지간한 사람을 찔끔, 하고 어깨를 움츠리고는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라고 할 정도로. 하지만 지금, 그 말을 듣고 있는 쪽은 그 방글거리는 얼굴에 표정 하나 바뀌고 있지 않았다. 물론, 약간의 미안함이 덧뿌려지긴 했지만,

" 어젯밤에 우리 공주님이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하시더라고. "

그러면서 청년은 손에 든 것을 들어올렸다. 스티로폴로 된 크지 않은 상자가 담긴 투명한 쇼핑백에는 케이에게도 익숙한 마크가 찍혀 있었다. 몇 번 같은 것을 자신이 들고 왔던 적도 있었다. 마크는 호텔 '말쿠드' 레스토랑의 마크였다. 최고급의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서, 예약된 만큼, 혹은 그 날 하루에 다 소비할 만큼만 만들고 남은 것은 모조리 폐기하는 말쿠드의 아이스크림은 단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케이도 싫어하지 않을 정도로 맛있었다.

" 그걸 사러 가셨습니까? "
" 갔더니 만들어 놓은 게 없어서.. 다 될 때까지 기다리느라고 오래 걸렸지 "

케이는 머리 한 쪽이 짓누르듯 아픈 것을 느끼고 이마를 짚었다.

" .. 새로 만드는 동안 내내 기다리셨단 말입니까? "
" 응 "
" 마스터... "

케이는 낮게, 흥분되지 않은 목소리로, 그러나 한 마디 한 마디 확실하게 입을 열었다.

" 제발,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좀, 생각하고 움직이실 수, 없는 겁니까? "

세큐리터를 데리고 가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방 문 앞에 앉아있는 텔러 윤상에게도 말하지 않고, 3시간이 넘도록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솔직히 케이로서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 그렇게 무신경하게 다니시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
" 하지만 말야 케이. "

케이의 '마스터'는 여전히 옅게 웃음 띈 얼굴로 태연하게 들고 온 쇼핑백을 자기 책상 위에 놓았다. 그리고 그 책상에 놓여있는 명패를 들어 가볍게 흔들었다. 크리스탈로 된 그 명패에는 대표이사 에이단 에타나 Ethan Etana 라고 또렷하게 그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 데에는 이 이름은 필요 없어, 너나 웨이는 눈길을 끈다구. "
" 아머라도 데라고 가실 수 있지 않습니까.  "

케이는, 에이단의 손에서 명패를 받아 낸 다음, 그것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금속제의 책상에 크리스탈의 무게가 둔중한 소리를 내면서 얹혔다.

" 당신이 인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신은 이 솔브 엔터테이먼트의 대표자이고 마이너 알카나 king of cup 이십니다. 혹여 당신이 나간 사이 무슨 일이라도 당한다고 한다면, 그 뒷 책임은 누가 지는 겁니까. "

케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흥분이란 감정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했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 잠시, 케이를 바라보고 있던 에이단은 길게 숨을 내쉬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 미안, 걱정하게 했었군. "
" 저를 무력한 놈으로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마스터. "
" 너를 무력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케이. 정말이야 "

빙긋, 에이단은 미소지었다. 그 얼굴 앞에서 케이는 더 이상 화 낼 재간이 없었다. 어쨌거나 그는, 자신의 마스터였고 그렇기에 자신이 모든 것을 바칠 상대였다. 케이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는 조금 전까지 자기가 정리하고 있었던 서류철들을 에이단 앞으로 밀어놓고 대신 쇼핑백을 집어들었다. 녹지 않도록 보냉제라도 넣어둔 듯, 백에서는 서늘한 냉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이건? "

서류철을 집어들면서 에이단이 물었다. 물론 그의 시선은 케이가 집어 든 쇼핑백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케이는 그 대명사가 들고 잇는 것을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스크림을 지칭하는 것인지를 알고 있었다.

" 오늘 저녁까지 결재를 마치셔야 할 서류입니다. 콘서트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으니까요. 일을 다 끝내시기 전까지 아이스크림은 제가 보관하겠습니다. 냉동실에 넣어두도록 하죠. "

에이단이 무어라 반문하기도 전에, 케이는 쇼핑백을 들고 그 방을 나왔다.
더 있었다가는 하고 싶은 말은 하기도 전에 그 사람에게 휘둘려질 것이 뻔하니까. 물론, 에이단이 자기가 할 일을 내버려 둘 타입이 아닌 것을 누구보다도 케이 스스로 잘 알고 있기에, 저렇게 일을 넘기고 나면, 끝낼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 ....카일 씨는 대단해요. "
" 아아. "

에이단의 텔러인 윤상의 감탄에, 케이- 카일은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 수 없는 표현만을 할뿐이었다. 자신이 그에게 하는 행동이, 세큐리터가 마스터에게 할 행동이 아닌 것은, 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세큐리터란 것은 어디까지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솔브를 움직이는 저 알카나들에게 무어라 자신의 뜻을 피력하거나, 그의 의지에 거부를 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솔직히, 그가 혼자 다닌 것을 책할 때도, 그가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지 못함을 일깨울 때도, 케이의 본능은 그것이 부당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거의 머릿속 깊은 곳 어딘가에서부터 시작되는 그대로 속이 뒤집혀 버릴 것 같은 불쾌감. 자신이 세큐리터임을 말해주는 마인드 컨트롤의 결과다. 윤상이 감격하는 것 역시, 그는 이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상은, 이 마인드 컨트롤을 어길 의지조차 가지지 못한 텔러이므로.  
케이는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을 느끼고 이마를 짚었다. 알카나로서의 자각이 없는 주인과 지낸지도 벌써 2년, '섬'에서의 만남을 시작으로 한다면 벌써 6년이다. 성격인지 처세술인지 잘은 모르지만, 케이의 마스터- 에이단은 케이를 무척이나 신뢰하고 의지하고 있어서 이런 하극상 행위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지만, 그것이 케이에게 무리를 주는 것은 사실이었다. 단지 익숙해져 있을 뿐.

" 웨이. "
- 예, 치프.

통신기 너머에서 얼마 전에 들어온 세큐리터 웨이가 답했다.

" 잠시 쉬겠다. 마스터의 업무가 끝날때까지 너에게 맏긴다 "
- 알겠습니다, 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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