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pm 08 : 46 : 33

주변을 둘러 싼 청년들은 쓰러뜨려도 쓰러뜨려도 그 수가 주는 것 같지 않았다. 한 명이 쓰러지면 그 빈자리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왔다. 흘끗, 고개를 돌려 라에느 쪽을 바라보니, 그녀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인 듯했다. 어쩌면 자신보다 그녀 쪽이 조금 더 이런 난투전에 익숙해서인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그러나 그녀의 주변 역시 그다지 주는 것 같지는 않았다. 마치-

“ ... 파나틱인가. ”

버서커처럼 미친 듯이 달려드는 상대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의 움직임은 잘 훈련된 성당기사단의 그것과 흡사했다. 한 사람이 상처를 입고 물러나기가 무섭게 다른 사람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들어왔다, 이런 식의 난투전에서는 많은 쪽이 서로 뒤엉키기 일쑤인데, 그 치고 빠지는 움직임에는 전혀 그런 혼란스러움이 보이질 않고 노련하기만 했다. 이어폰이 잠시 지직거린 것은 열 여섯 번째의 청년의 턱을 후려갈긴 다음이었다.

- 제 1 VIP실에 지원 부탁합니다.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콜의 목소리를 듣자, 리는 다시 한번 라에느를 쳐다보았다. 그녀 역시, 여전히 주변의 청년들의 곤봉을 피하고, 혹은 흘리면서 교묘히 그 수를 줄여나가다 말고, 리의 시선을 느꼈는지 그쪽을 바라보았다.

“ 가요! ”

그녀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그렇게 외쳤다. 그러고는 가볍게 몸을 솟구쳐 뛰어오르더니, 리의 옆에 내려앉았다.

“ 이쪽은 내가 어떻게든 해 볼 테니까 - ”
“ 그럼, ”

가볍게 고개를 한 번 끄덕해 보이고, 리는 더욱 단단하게 포위를 좁혀오는 청년들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그녀 쪽에 있던 청년들까지도 거리를 좁힌 두 사람에게 몰려들어서, 사실은 청년들조차도 움직이기엔 쉽지 않을 듯 싶었다. 약간 길다 싶게 숨을 내쉬고, 리는 허리께에 매달려 있던 세이버에 손을 뻗었다가, 다시 주먹을 쥐었다.

“ 그래서 어디로 가면 그 제1VIP실인 거지? ”
- 루트들을 인스트럭트 해드리겠습니다.

중얼거리듯이 한 물음에, 어쩐지 단조로워진 콜의 대답이 돌아오고 나서, 머릿속으로 지도가 펼쳐지듯이 무언가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 이미지는 반투명한 블록들을 이어서 만들어진 이 스타디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몇 가닥의 선이 그 블록들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블록 안의 어딘가로 공통적으로 뻗어있는 그 선들은, 각자 그 길이가 달랐지만, 단 한 가닥만이 확연하게 거의 직선으로 이미지의 공간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 루트?. ”

어디가?
리는 몇 초간, 그 이미지를 곰씹고는, 가장 짧은 직선이 뻗어있는, 실제의 공간을 바라보았다. 눈앞에 있는 것은 청년들의 벽과 그 너머의 무대, 무대 위에 여전히 당황한 표정으로 머뭇거리고 있는 그녀, 그리고 그 뒤로 무대에 반쯤 가려진 스타디움의 비상구였다.

“ ...루트란 말이지. ”

리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강행돌파- 라고 하는 것이 조금 더 어울릴 그런 광경이었다. 이상하게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대를 가로막은 청년들이 아니었다. 무대 위에서 여전히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도망가지도, 주저앉지도 못한 채, 그저 당황해만 하고 있는, 그녀였다.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살짝 시선을 내리자, 그곳에는 벽처럼 사람들로 가로막혀 있는, 못해도 130여 미터에 가까운 ‘루트’ 가 보였다. 그리고 그 끝에 있는 것은-.
리는 가볍게 어깨를 흔들고는 그 방향으로 달려들어갔다. 지금까지는 한 자리에서 달려드는 것만을 치울 뿐이었는데, 그 속을 달려나가는 것은 예상했던 만큼 거센 반발로 되돌아왔다. 조금 전까지는 스치지도 못하던 청년들의 곤봉이 몇 번이나 피부 위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저릿한 전기의 감촉을 남겼다. 손등과 손목, 그리고 팔로 전기가 흐르는 곤봉을 받아넘기면서 팔꿈치로 근접한 청년들을 몇 번 쓰러뜨리자, 뼈 속이 저릿저릿해 왔다. 마비까지 가는 건 아니었지만, 슬슬 팔꿈치 아래쪽부터 손목까지는 감각이 없어질 정도였다.
10미터인가를 전진했을 때, 지금까지의 저릿한 통증과는 그 성질이 다른 무언가가 주욱 하고 어깨를 긁고 지나갔다. 둔한 통증이 긁고 지나간 자리를 덮는가 싶더니, 그 다음순간 뜨끈하고 축축한 것이 옷 안쪽을 적시고 들어왔다.

“ 리! ”

라에느의 당황한 외침이 뒤쪽 멀리에서 들려왔다. 그 상처를 시작으로 해서 그때까지 날아들던 몽둥이들이 예리한 날을 달고 덮쳐왔고, 리는 반사적으로 허리의 세이버를 뽑아들었다. 챙! 하고 날카로운 금속성의 소리가 울리고, 잠시 시끄럽던 스타디움은 물 속 같은 고요에 잠겼다. 마치 그 피가 모두의 말과 반응을 빼앗아 버린 듯한 기묘한 침묵. 그러나 내려선 사람들은 누구도 그것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 뭐야, 유혈사태까지 가기로 작정한 건가. ”

한 손으로는 피가 흐르는 부위- 오른쪽 어깨부터 가슴 조금 위-를 누르고, 한 손으로는 세이버로 날아드는 칼날들을 패리하면서 리는 입끝을 살짝 올려 웃었다. 길게 은백색으로 뻗은 세이버의 날이 리의 미소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예리한 빛을 내었고, 곧 원형의 빛을 뿌리며 리의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그 빛 주변이 붉게 뒤덮였다. 그것은,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던 라에느의 눈에는 붉은 광택을 한, 아름다운 빛의 흐름처럼 보였다.
리를 가로막았던 사람의 장벽은, 곧 그의 주변에서 조금씩 거리를 두고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물러난 사이에는 빛줄기로만 보이는 날카로운 칼날들의 움직임으로 메워져 아슬아슬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20미터, 40미터,
몰려드는 사람의 벽을 밀어내며 그 틈을 뚫고 달려나갈 수록, 무대는 좀 더 확실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위에, 아직도 당황한 표정으로 도망조차 가지 못하고 있는 그녀도. 사실, 목표는 그 무대 뒤의 비상구였지만 이상스럽게도 리의 시선은 그녀에게서 떠나질 못하고 있었다.
그때, 왜 그렇게 심장이 아팠을까.

- 당신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왔습니까.

두근,  또다시 쥐어짜는 듯한 통증.

- 당신이 상관 할 일이 아니야! 제발 내버려둬 줘!!

두근, 두근,

- 비틀린 운명, 뒤바뀐 운명, 잔인하고 공허한 운명.

두근, 두근, 두근,

- 아비게일. 아비게일 슈.

날아드는 칼날. 정지한 듯 움직이지 않는 공간. 침묵.
하얀 공간, 녹색의 눈동자.
선명한, 흑적의 피.

“ 리!! ”

고막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과 같은 귀울림에, 리는 간신히 숨을 들이 쉴 수 있었다. 눈앞에서 이마가 뚫린 청년이 쓰러지고 있었고, 그 뒤로 하얗게 빛내며 날아드는 칼날들이 보였다.
텅 비어버린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크게 들이쉰 숨을 흡 하고 멈추며 세이버를 세워 날아드는 칼날을 받아 흘리고, 그대로 달려드는 상대를 베었다. 촤악 하고 칼날이 지나가면서 끈적하고 기분 나쁜 감촉의 흑적색 액체를 뿜어내었다. 확 하고 새삼스러이 독하게 다가오는 비릿하고 역한, 피의 냄새.
다시 퍽, 하는 공기의 울림과 함께 또 한 청년의 이마에 구멍이 났다.

“ 이건....? ”

그... 인가, 자신이 잘 알 수 없는 ‘총’이란 무기를 들고 다른 장소로 갔던 세영이 기억난 리는 숨을 가다듬었다.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무언가 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지만, 안개가 낀 것처럼 머릿속이 흐렸다. 그저 몸만이, 위험에 반응하듯이 청년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갈 뿐이었다.
세이버가 막아서는 청년들을 베어 넘기고, 거기에 박자를 맞추듯이 일정한 간격으로 이마에 구멍이 난 청년들이 쓰러졌다.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아무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 생각을 한다면, 또다시 심장이 아파 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나 긴 거리를 달리면서 사람들을 베고 헤치며 달려오는 동안에도 피 한 방울 튀지 않고 깨끗했던 리의 옷자락과 얼굴은, 상처에서 나온 피와 어느새 튀어버린 상대방의 피로 금방 검붉게 물들었다.

“ 어쩐지...... ”

스코프에 시선을 집중 한 채로 원형의 조그마한 시야로 그의 질주를 바라보고 있던 세영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 ... 당신답지 않은 모습이군 ”  

비에 젖었던, 너무나도 슬퍼 보이던 그의 모습, 차마 우산조차 쓸 수 없었던 그 모습과, 피에 젖은 지금의 그 모습은, 기묘하게 닮아 있으면서 어딘지 틀렸다. 붉게 물들었지만, 하얗게 탈색된 듯이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세영은 여전히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박자를 맞추면서 조준을 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세영의 원호공격로 달려드는 수가 줄자, 리의 전진속도는 더 빨라졌다. 마치 신들린 것처럼 사람을 베고 그 틈으로 달려들어 앞으로 나섰다. 피의 길을 남기면서 순식간에 스타디움의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간 리는 그대로 무대를 향해 달려갔다. 약간 높게 설비된 무대 위에는 여전히 얼어붙은 듯한 표정의 그녀가 있었다.
선명한 금록의 눈동자. 파도처럼 흘러내린 푸른 머리칼, 자신을 응시하는 초록의 시선.
한 발, 무대를 향해 내딛고, 그 위로 뛰어올랐을 때, 리의 앞을 가로막는 존재가 있었다. 지금까지의 청년들과는 다른, 일반인에 가까운 포멀 슈트 차림의 남자였다.

‘ .....빠르다?! ’

그 남자가 상의 안쪽에서 차가운 금속의 물건을 꺼낸 것은, 리가 세이버의 방향을 돌리기도 전이었다. 가슴이 서늘해지는, 차가운 건 블루의 총구가 자신의 눈 사이를 겨냥하고 있었다. 섬뜩한 금속의 광택. 그리고 그보다 더 섬뜩한. 자신을 보는 그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순흑색 눈빛.
피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리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죽는 건가 하는 생각과 영원과도 같은, 순간.

-탕.  

총 소리가 울렸다.

“ ...빗나갔나. ”

세영은 스코프에서 눈을 때고 숨을 몰아쉬었다. 어째서였을까 자신답지 않게 손이 떨린 이유는. 분명히 언제나처럼 머리를 노렸는데. 오래간만이었다. 빗나간 것은.

“ 하지만 저 자, 몸이 빠르다, 설마.... ”

세영은 다시 스코프를 들여다보았다. 동그란 창안으로 보이는 .... 리와, 그 남자.

“ ..세큐리터... 인가. ”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탄환이 스치고 간 뺨의 통증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통증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긴장해버렸다는 것이 맞았다. 그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세영의 탄환이 그 어깨를 맞추지 않았다면 자신이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얀 무대의 바닥에, 점점이 붉은 핏방울이 떨어져서 선명한 원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이로 침묵이 잠시 흘렀다.

- 리 씨, 서둘러 주세요.

머릿속으로 직접 울려 온 콜의 목소리는 여전히 무감정했지만 그 목소리 덕에, 리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곳에 서 있었는지를 기억해내었다. 자신의 목표는 여기가 아니었다.

“ ..물러나, ”

한 손으로 피가 흐르는 어깨를 움켜잡고 여전히 표정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남자에게, 리는 그렇게 입을 열었다. 감정을 짐작하기 힘든 묘한 얼굴, 아니, 저런 표정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가 아랫입술을 무는 것이 보였다.

“ ....레이디께 가게 하지는 않는다. ”

낮은 목소리. 레이디라고? 자신도 모르게, 리의 시선은 그를 지나쳐 그 뒤로 향했다. ...그녀다.

“ 그런가, 너의 레이디였던가. ”

심장이 아프다. 그녀가 아닌데, 왜일까. 익숙하게 보였던 그의 눈빛이 사실은 기사의 그것과 같다는 것이, 그녀의 눈동자가 공포에 질려 있다는 것이, 슬픈 걸까. 그것이 슬퍼서... 이렇게나 가슴이 아픈 걸까.

“ ... 물러나라, 그녀에게는 용무가 없으니. ”

.... 가슴이... 아파.
의문을 담은 남자의 눈동자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째서냐고, 진실이냐고 그렇게 소리 없이 물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리는 더 이상은 어떤 말도 꺼내고 싶지 않았다. 그저 어서 빨리 이 장소를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대답 없이 그의 옆을 지나쳐서, 리는 무대 끝을 향해 걸어갔다. 콜이 인스트럭트 해준 루트의 비상구는 그 뒤쪽에 있었고.. 그 중간에는 그녀가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차가운 표정을 하고, 리는 그대로 그 옆을 지나쳤다. 그녀의 시선이나, 남자의 시선, 그 어느 하나에도 뒤돌아보지 않고.
리의 모습이 무대 뒤로 사라진 다음, 라에느와 세영은 거의 동시에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아무 것도 상황은 끝난 것이 없었다. 도움을 요청한 VIP 실의 상황이 호전된 것도 아니었고, 여전히 많은 수의 청년들이 스타디움을 채우고 있었다. 변한 것은 리가 남기고 간, 피로 젖은 길과 그의 뒷모습을 여전히 쫓고 있는 무대 위의 그녀,
이미 공격의사가 사라지고 방어태세로 돌아선 청년들과 대치하면서 라에느는 무대 위를 바라보았다.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노래에 자신이 느꼈던 불길함은. 그건.. 자신에게 무엇을 말해주려 했던 걸까.

- 라에느?
“ ..괜찮아 콜, 난 아무렇지도 않아. ”

라에느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었다. 아무렇지도 않아. 이런 불길함 따윈, 그저 느낌일 뿐이야. 금방 사라지겠지.
스타디움은 조용했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그리고 앞으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 ..조용해? ”

그제서야 라에느는 관객석을 올려다보았다. 기묘한, 마치 사람 대신에 인형이 가득 들어앉아 있는 것과 같은 침묵. 어째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아무도 놀라지 않지? 왜 아무도 패닉하지 않지? 눈앞에서 피가 튀고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 뭐야.. 이런 건... ”

무어라 말하기 힘든 불길함이 새삼스럽게 라에느에게 밀려왔다. 온 몸이 저릿해 올 정도의 강한 불길함.

“ 나가고 싶어.. 여기서... ”
- 라에느?
“ 이런 건.... 너무.... ”

본능적인 거부감이 들었다. 싫어 이런 건. 아무도 말하고 있지 않아, 아무도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 아무도... 살아있지 않아.... ?
막이 내린, 무대장치처럼-
그리고, 라이트가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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