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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망(皎望)
The Darkside of the Stars


2. 나는 코린의 5개 무역로를 짓밟았다. 엘루드에서 채취한, 투명한 빛을 내는 액화가스를 가득 실은 군용 수송선이 빛의 검에 찔려 은하의 별로 다시 태어났다가 성운(星雲) 속으로 흩어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유격군은 부근의 소혹성을 방패삼아 이곳저곳에서 적들의 깃발을 빼앗았다. 마치 4개 주를 먹어치워 비대해진 원소를 상대하는 조조처럼 적의 뒤를 돌아서 치고 때리고 부쉈다. 노략질을 했다.

물론 우리는 나노 스프레이로 전함을 도장하여 마치 엘루드 정규군인 것처럼 위장을 했고, 정부군 복장을 걸친 병사들은 화물을 약탈당하는 코린군 수송선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에 뻔뻔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당연히 코린은 분개했고, 코린의 영역을 침해한 엘루드를 비난했다. 엘루드 행정부는 이를 반정부군의 음모로 일축하려 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코린의 집단지도체제가 과격파와 온건파 간의 내분으로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굶주린 주민들에게 식량을 나눠준다고 공표하면, 저녁에는 과도한 식량배급 때문에 민중이 게을러진다며 빼앗아가기 일쑤였다. 샤오양 수상은 어떻게 해서든 코린과 화해하고 게릴라를 토벌하기 위한 연합작전을 제안했지만, 엘루드를 의심하는 과격파의 허세가 이번에는 꽤 길어지고 있었다.

“훌륭하군.”

함대 지휘통제실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는 회색 수트로 몸을 감싼 시리우스 사나이를 비추고 있었다. 아난은 만족한 것 같았지만 그것을 기뻐하지는 않는 투였다. 자기에게도 썩 내키는 제안은 아니었겠지. 난 아난을 합리화해 보았지만 과연 아난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알 수 없었다.

“쇼가 계속될수록 우리 코린 친구들은 박수치며 환호하고 있습니다. 엘루드 배우들이 연기를 아주 잘하고 있다고요. 하지만 그들이 언제까지 속아줄까요? 과격파에 돌대가리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건 애피타이저야. 곧 정식이 시작되겠지. ‘그들’은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아직은 일러. 과격파가 좀 더 달아올라야지.”
“아직 애무만 하고 있다 이겁니까? 글쎄, 제가 보기에 코린 사나이들은 본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까무라칠 것 같은데요. 즐겨도 상대가 정신이 좀 들어야 할 맛이 나잖습니까?”

내 부하들은 킬킬댔고, 언제나처럼 아난의 곁에 서 있는 아름다운 비서는 헛기침을 했다. 그녀의 미간에 언뜻 잡힌 주름의 수만큼 내 마음 또한 구겨졌지만 난 허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코린으로 건너가 보는 건 어떨까요? 겨우 이 정도 모략에 흔들릴 정도라면 놈들의 집단지도체제라는 건 류쿠에 들어간 얼음보다 훨씬 쉽게 녹아내릴 겁니다.”
“그건 또 달라. 무엇보다도 행성연합이 원하는 것은 코린의 광물자원이니까. 지금까지야 온건파가 계속 연합에 협조적이었으니 굳이 건드릴 필요도 없었겠지만……. 어차피 과격파의 입김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어. 그들은 코린산 철광석을 무기로 삼고 싶어하니까 말이지.”
“고름은 미리 터뜨리는 게 낫다 이겁니까? 행성연합의 계략이라는 것도 레벨은 엘루드 정부와 별 차이가 없군요.”

아난은 예의 신중한 웃음을 지었을 뿐이었다. 몇 가지 지시사항을 하달한 아난이 통신을 끊기 전에, 나는 부하들 앞에서만큼은 그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두머리의 권위가 서지 않는다……. 권위 따위, 엿이나 먹으라지. 나의 지시를 받은 부하들이 자기 함선으로 돌아간 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코린 정부군의 전략이란 취약하기 그지없었다. 처음부터 소혹성을 칠 생각 따윈 하지도 않은 채, 도둑고양이를 쫓는 원숭이처럼 우리의 뒤꽁무니만을 쫓다가 허탕을 치기 일쑤였다. 결국 지친 그들은 함선끼리 뭉쳐다녔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우리로서도 대함대 수준의 적들을 다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무역로를 어지럽힌다는 본래의 목적은 달성했다. 코린-엘루드 간의 무역협정에 따라 무역로가 위협을 당할 경우 자동으로 군대를 투입해야 했지만, 엘루드 정부는 코린의 오해를 풀 수 없었다. 마침 수상이 노환으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국방장관 에르네스토 장군은 서둘러 군사 내각을 선포하고 수상을 병원으로 옮겼다. 양국 간의 협상은 코린 급진파의 오만함에 엘루드 군사 내각도 똑같이 대응함으로써 곧 결렬되었다. 우리는 그 와중에도 무리를 잃어버린 새끼 사슴 같은 소규모 함선들을 불태웠다. 콧수염을 가늘게 기른 종마 같은 얼굴을 가진 에르네스토 장군은 지금쯤 발굽으로 땅을 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겠지. 그런 모습을 상상하자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코린 행정부의 분노는 우주를 관통했고, 엘루드 정부군이 열흘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협정을 파기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았다. 누명을 뒤집어쓴 엘루드 정부군은, 누구보다도 에르네스토 장군은 이 선언을 두 발굽 들고 환영했을 것이다. 이제 곧 중국의 발정난 종마들이 끊임없이 말썽을 피우는 티벳의 분리주의자들을 짓밟기 위해 마굿간을 박차고 나올 것이었다.

그 때, 코린의 집단지도체제를 상징하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히드라의 동상이 광장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의회에서 온건파의 반란이 일어났다는 뉴스가 은하를 관통하며 전달되었다. 붉은 머리칼을 사자처럼 휘날리던 과격파 수장 알베이다는 심장에 칼이 박힌 채 두 팔을 휘젓다 차갑게 식어갔고, 엘루드에 대한 증오를 기관총처럼 내뱉던 대변인 쑤콘타랏은 기관단총에 얼굴이 뚫렸으며, 의회 곳곳은 총격과 폭발로 난장판이 되었다. 온건파의 일부 인사도 난동 속에 밟혀죽었다. 온건파는 군대의 지원을 받아 의회를 개막했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사실은 정말 기다린 것이었지만-행성연합이 엘루드와 코린 사이의 중재에 나섰다. 두 행성 사이에 활활 타오르던 모닥불에 찬물을 끼얹은 듯 급속도로 화해무드가 조성되었다. 코린 변경에 주둔하던 행성연합군의 기동함대가 항로순찰에 나섰고, 몇 개의 소혹성을 폭발시켰다. 엘루드 정부군으로 위장한 해적떼의 함대를 초토화시킨 그들은 해적선의 잔해를 견인해 두 행성의 대표들에게 보여주었다. 이로써 두 행성 간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것들은 사라졌고 모든 것은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여러분,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블라블라블라…….

엘루드의 중력권 바깥에 위치한 소혹성 케테르에 함대를 숨겨놓은 채 우리는 방송을 지켜보았다. 이로써 행성연합은 코린의 온건파를 완전히 좌지우지하겠지. 코린군의 협조도 분명 뒷공작의 결과일 것이다. 간사한 놈들……. 나는 임무를 달성한데 따른 만족감 따위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행성연합이 코린에 손을 댄 것처럼 언젠가는 엘루드에도 간섭하려들지 모른다. 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몇 년 전, 사하의 반란군은 민중봉기를 위해 행성연합의 협조를 구했다. 로봇공단에서의 연쇄파업으로 로봇을 선봉으로 삼아 수도를 장악하려는 시도는 노동자들의 배반과 정부군의 탄압으로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행성연합은 이를 방기했고 그 쪽으로 도피한 반란지도부를 도리어 사하 정부에 넘겨주기까지 했지 않은가. 그런 그들을 어떻게 믿으라는 말인가. 도대체 아난은 앞으로 어떻게 뒷감당을 하려는 것일까…….

“난 솔직히 불안해.”

팔을 껴안은 채 행성연합이 중재하는 삼자회담을 지켜보는 서인의 얼굴에는 근심이 끼어있었다. 이지적인 두 눈은 현상을 해부하기 위한 메스처럼 차고 날카로웠지만, 손가락으로는 팔꿈치를 쓸면서 불안감을 드러냈다. 단정한 셔츠 위로 은빛 매니큐어가 반짝였다.

“우리가 언제까지 행성연합을 이용할 수 있을까. 어쩌면 끝까지 이용당하는 건 우리 쪽이 아닐까,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어.”
“동감.”

진심으로 동감을 표시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해답을 내려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그건 학문의 영역에서는 훌륭하지만, 전쟁이나 정치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종류의 것이었다. 정치 따위에 답 같은 게 주어질 리가 없다. 좋아하는 행성고생물학에 몰두했으면 이런 골치아픈 세계에 발을 딛지 않았을 것을. 나는 헤브론의 고급학교에서 늘 엘리트였던 그녀의 재능이 새삼 아깝게 느껴졌다.

“난 그 사람을 믿지만, 요즘 점점 불안해져.”
“아난의 판단력이 흐려진 것 같아?”
“아니, 그렇지 않아. 단지…….”

그녀는 잠시 눈을 내리깔고 입술을 깨물었다. 무언가를 고민하는 눈치였다. 내가 막 입을 떼려했을 때 마치 그것을 가로막듯 그녀가 말을 이었다.

“단지 내 마음이 불안정해서 그런 것도 같고……. 쟈오, 우린 아난과 잘해나가고 있잖아?”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어.”
“사실 나 임신했어.”

모든 사건은 사전통보하지 않는다. 혹은 인간은 예측은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곤 한다. 사건은 인식의 허점을 파고들기 마련이었다. 단도직입적인 말에 미처 입을 다물지 못한 나는 머리만 긁적일 뿐이었다. 허를 찔린 나는, 그러나 그녀의 마음을 이해했다.

“축하해. 드디어 후계자가 생겼군.”

나의 웃음에 그녀도 미소를 답했지만 묘하게 쓸쓸해보였다. 어머니가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탓인지, 한 정치가의 아내가 될 사람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인지, 아니면 단지 뱃속의 아이가 걱정되는 것인지 딱히 구별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일 수도 있었다. 그녀는 시선을 스크린으로 돌렸지만 입가의 그 쓸쓸한 미소는 아직 지우지 않았다.

“너한테는 얘기하고 싶었어.”
“아직 아난은 모르는군.”
“아직은. 하지만 곧 얘기할 거야.”
“어차피 언젠가는 말해야겠지…….”

몇 초의 침묵을 흘려보낸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내 아이에겐 전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그녀의 다짐에는 어떤 울림이 있었다. 마치 새끼호랑이를 사냥하러 나온 사냥꾼을 멀리서 주시하는 어미호랑이처럼, 그녀는 스크린을 쏘아보았고 지금의 적인 엘루드 대표들과, 그리고 행성연합의 저 꿍꿍이속을 알 수 없는 하수인들을 노려보았다.

아난의 비밀메시지를 전달한 서인은 곧 케테르를 떠났다. 세 줄의 메시지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수상의 건강이 위독하다. 민심은 우리에게 가깝다. 혁명을 준비하라! 행성연합의 쇼 덕분에 전력을 보존한 채 세 개의 소혹성-케테르, 게부라, 호드-에 분산된 유격군은 이제 정부군 함대를 뒤흔들며 엘루드 주변의 우주공간을 확보해야 했다. 한편, 항로파괴사건으로 몹시 화가 난 에르네스토 장군은 행성 전체에 대한 본격적인 반정부활동 탄압에 돌입했다. 적들은 행성 곳곳에 흩어진 우리군 기지를 파괴하기 시작했고, 합법적인 시위를 원천봉쇄했다. 반정부 인사들을 무차별적으로 감옥에 가뒀고, 의심스러운 책들은 모조리 불태웠다. 나는 지하에서 활동하는 동지들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선전장 율만은 예외였지만. 적어도 그 자만은 좀 사라져줘도 괜찮을 것이다.

우주에서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정부군 함대가 항로의 안전보장을 명분으로 엘루드 인근의 소혹성들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기 시작했던 것이다. 우리는 소혹성을 옮겨다니며 놈들을 따돌렸지만 결국 게부라 부근에서 일부 함대가 발각되었다. 도주가 늦은 전투정 네 척과 전함 한 척이 적의 광선포에 맞아 산화되었다. 에르네스토가 발굽이 몹시 가려웠던 모양이었다. 동지들 수백을 새하얀 섬광과 함께 불태워버린 적들을 향해, 우리도 보복에 들어갔다. 게릴라전이 계속되었고 십여 개의 전함들이 싸우는 와중에 기함이 요동치는 바람에 나는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소모적인 유격전만 벌일 수는 없었다. 이럴 때에 쓰기조차 역겨운 행성연합 놈들의 군자금이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다. 하지만 이게 언제 독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정부군의 발악은 계속되었다. 지상에서도, 우주에서도 살육이 벌어졌다. 정부군 함대가 다른 행성의 항로를 침입하는 지경에 이르자 행성들의 비난이 쇄도했지만 에르네스토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인근 행성 에기유의 함대가 그들의 간섭에 항의하며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 틈에 나의 유격군은 적의 뒤를 칠 수 있었다. 적함 여섯 척을 불태운 어느 날, 초광속통신이 날아들었다. 엘루드의 도시 하나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살로노바의 시민 수십만 명은 전부 소각되었다. 시민들이 반정부군에 동조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조리 불태워버린 것이다. 샤오양이 쓰러진 이래, 군사내각을 선포한 에르네스토는 드디어 자기 머리에 박힌 뇌관을 뽑아버렸다. 이로써 민심은 확실하게 정부를 떠나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군주는 사자처럼 강인하면서도 여우처럼 영리해야 한다고 지구 학자 마키아벨리가 그랬던가. 나는 나의 짧은 지구사(史) 지식을 끄집어내보았지만 학업을 다 마치지 못한 채 혁명에 투신한 죄로 더 이상 떠올릴 수는 없었다. 에르네스토는 한 가지 진실, 공포는 남을 지배하는 데에 용이하지만 지나치면 자신을 잡아먹고야 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늙은 수상이라면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장군 역시 정치를 모르는 아마추어에 불과했던 것이다.

고대 지구에서, 예수는 천국은 도둑같이 오리라고 말했다. 우리의 혁명도 도둑같이 찾아왔다.

수상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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