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장편 차원의 문 1.혼란 ②

2008.03.20 15:1203.20




그렇게 말을 하니, 그제서야 방긋 웃더니… 아니 ,그렇게 말할수도 없겠군. 씩- 웃더니 다시 고개를 뒤로 빼고 말했다.


  "역시! 조금만 기다려. 금방 먹이 가지고 올게. <텔레포트!>"


말을 끝내자 마자 그 듬직한 크기가 하얀색 빛에 휩싸이더니 금세 팟- 하고 사라졌다.
그러자, 그 드래곤의 몸에 가려졌던 아주 커다란 동굴이 눈에 들어 왔다.
신기한 마음에 둘러보려고 몸을 일으키…


  "끼엑~!!"


…려고 했다가 그만 바닥과의 키스가 이어졌다. 몸을 가눌수가 없어 앞으로 엎어진 것이다. 말 그대로 넘어진게 아닌, 엎.어.진 것이다.
곧 엎어진 몸을 일으킬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코앞에 작은 빛이 빠른 속도로 커지더니  빛이 사라지고 내부(?)의 시릴듯한 붉은색을 띈 드래곤이 떡하니 서있었다.


  "어머? 뭐하니?...운동?"


그 자세의 나를 보고는 첫마디가 운동하냐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 자세가 운동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거지? 드래곤은 똑똑하댔는데… 그냥 놀리려고 한 말이었을까? 에잇, 20살이나 먹어서 이러고 있으니…….
꼬르르르륵-
윽, 배고프다... 잠깐이었지만 배고픈걸 잊고 있었어...
배가 고프다는 것을 감지 하자 머리가 있을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그러니까, 들수 있는 한 고개를 들고 최대한 간드러진 목소리로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배고파요. 엄마……."


일단 지금은 이 빨간드래곤... 이라기 보다는 레드드래곤이 내 엄마라는 사실에 애교삼아 한번 불러볼가 했지만 뭔가 쑥쓰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서 그런지 엄마라는 단어는 개미목소리가 되어 입밖에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드래곤이 청각이 무진장 좋다는 판타지 소설의 말이 틀림이 없었는지 그 드래곤이란 작자는 그 개미목소리를 들어버렸는지 몸을 낮춰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


  "응?뭐라고 했어? 다시 한번 불러봐. 응?응? 엄.마 하고 불러봐!"


부담스럽다… 그러나 쓸대없이 배에서의 계속되는 외침에 어쩔수 없이 다시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절대로 무서워서 그런게 아니다. 어.쩔.수.없.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거다.


  "어…엄마…"


아까보다는 더 크게 말했지만 아직은 작은 목소리 였다. 그래서 그런지 다시 재촉을 했다.


  "어? 뭐라고? 안들리는데? 자, 어서! 엄.마!"


  "어…엄..마.."

  "다시!"

  "엄마-!"

  "그렇지 우리 아가~"


점점 더 커지며 번뜩이는 눈 때문에속으로는 비명을 지르면서 내 딴에는 다급하게 큰 목소리로 말했다. 다행이도 마음에 든 모양인지, 기쁨에 가득찬 얼굴로 나의 작은 몸을 살짝 들어 얼굴에 갔다 대고 마구 비벼댔다. 볼부터 온몸이 따가움을 넘어서 아프다!


  "끼에에에엑!! 엄마!!! 밥! 바아압!!"


고통에 찬 목소리로 밥이라는 변명을 붙히고는 바둥거렸다.


  "응? 밥? 아,먹이?..그래, 너 배고프댔지."


이제서야 생각났다는 듯이 부비거리던 것을 멈추고 가만히, 조심스럽게 나를 제자리에 놓아 주었고 그 앞에는 내 몸의 몇배가 될것 같은 거대한 (하지만 엄마에 비하면 약하지만..)몸체를 지니고 더불어 못생겼다고나 할까.. 흉측하다고나 할까..그런 애매모호한 녀석이 고요히 누워있었다.
이게 뭐냐는 듯이 고개를 힘껏들어 엄마를 바라보았다.


  "뭐해? 안먹어?"


엄마가 고개를 약간 갸웃하더니 의문을 물었다.안먹냐니… 설마 이걸 먹으라는 거야? 이걸 어떻게 먹어! 몸은 드래곤이어도 영혼이랑 정신은 인간이라고!..그것도 쌀과 국을 주식으로하는 대한민국 신세대 20대를 말이야!..
도저히 안돼겠다는 의미를 가득 담은 눈빛으로 다시금 엄마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괜찮아 안 썩었어. 이 오크 이래뵈도 맛있다니까?"


이..이게 오크였구나..음, 이래뵈도 라니까 엄마도 동감하는거구나..
정말 먹기 거북스러웠지만 계속되는 배의 울림과 엄마의 강압에 어쩔수 없이 살점을 조금 뜯어 먹었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달리 이게 또 나름대로 먹을만 했다. 쫄깃쫄깃한 육질에 비릿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름대로 달콤(?)한 따스하고 붉은 액체.. 피가 이런 맛이었던가?.. 뇌에 맛있다고 입력되자마자 마주 잡이로 냠냠 뜻어먹었다. 내 몸보다 더 큰 크기인 오크였지만 얼마 안가서 그 형체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배가 불러서 그런가… 눈꺼풀이 감겨온다. 밥먹고 바로 자면 안돼는...하~품...
내가 피곤해 하는 걸 눈치 챘는지 엄마가 물었다.


  "잠 와?"


끄덕끄덕-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엄마를 바라보자 엄마는 빙긋이 웃으며 무언가를 불렀다.


  "운디네"


그러자 허공에 작은 물방울이 생기더니 곧 작고 귀여운, 그러나 약간은 도도한 모습의 물의 형태가 이루어 졌다.


  "이 아이를 씻겨주어라."


엄마의 명령이 떨어지자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나에게로 와서 내몸에 아직 묻어있는 피와 등등의 오크의 잔해물을 적당한 온도로 씻겨주었다.이게 정령이란 거구나... 이쁘다..


  "그만가봐. 실프!"


운디네가 사라지고 이번에는 약한 바람이 불더니 작고 새초롬한 정령이 나왔다.


  "물기를 씻어주어라."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에게로 다가와 따스한 바람을 쐬어 내 몸의 물기를 없애 주었다. 기분 좋은 느낌이군.. 나도 꼭 정령이랑 계약 맺어야지..


  "돌아가. 피곤하지? 얼른 자."


그러면서 미리 마련된 듯한 잠자리로 나를 옮겨 눞혔다.
어리다는건 참 좋은거야... 엄마의 따뜻한 기운에 마음이 안정된 탓인지 금방 눈이 감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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