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장편 차원의 문 1.혼란 ①

2008.03.16 22:4303.16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리도 이제 곧 20대라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일명 술파티를 했다. 막 20살이 될까말까한 나이지만 분명 술을 접해보지 않은 얘들은 없을 것이다. 나는 자취 생활을 하게 되서 훗날 혼날 걱정같은건 없는데다가 내 주량도 확인해 보고싶어서 마실수 있을때까지 마시자고 생각해버리다가 어느새 감당해 내지도 못할 술을 마시고 놀고 마시고 놀다 어느덧 밖은 새벽공기로 물들여진것을 문득 눈치채고는 숙취 때문에 더할나위없이 안좋은 속을 애써 달래고는 집으로 발을 옮겼다.


  " 으… 어, 강현욱… 짜식, 벌써 갈라고?"

   "벌써라니  짜샤… 밖이 껌껌하다… 아윽, 속아… 간다……."


처음 느껴보는 숙취에 비틀거리며 골목길의 벽을 손으로 짚으며 힘겹게 집으로 가다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한갈래의 길이 보였다.
원래는 없던 길이라 이상하게 생각됬지만 내가 술에 취했다는 것을 감안해 볼때 잘못본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두눈을 비비고는 다시 그 장소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확실하게 있었다. 몇번을 다시 봐도 확실히 거기에는 분명힌 길이 있었다.


   "길이 생긴다는 말은 없었는데……."


하지만 곧 의문을 뒤로한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벌써 핸드폰의 시간의 새벽 4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다음에 다시 확인해 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얼른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들어가서는 피곤함이 쌓이고 쌓인터라 방에 도착한뒤에 씻지도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고 바로 침대로 쓰러져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다음날 울렁거리는 속때문에 화장실로 뛰쳐들어가 시원하게 속의 것들과 위액을 아낌없이 토해냈다. 거북함때문에 미간을 찌푸렸다. 시계를 보니 4시50분……. 상당히 많이 잤다. 부엌으로 가서 혹시나 이럴때를 대비해서 마련해둔 인삼차를 끓여 마셨다.


   "앗 뜨거!!… 나참, 혀를 데이다니……."


순간 느낀 내 한심함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천천히 인삼차를 마시면서 아른아른한 어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런데 끊긴 필름중 딱 한가지 생각하는 것이 있었다.
어제의 그 길. 그리 신경쓸 문제도 아닌데 은근히 걸린다. 언제부터 생긴거지? 분명 엊그제까지는 없었던 것 같은데……?
참을수 없는 호기심에 인삼차도 숙취도 잊은채 급히 옷을 갈아 입고는 어제의 그 장소로 다시 가 보았다.
여전히 있는 그 길.
알 수 없는 끌림에 천천히 그곳으로 걸어갔다.


   "별 다른건 없는 것 같은데……."


평범한 좁은 길이였다. 무의식적으로 그 안쪽으로 손을 쭉 뻗었다.


  "… 어..?어, 어라?"


지금 이 상황이 뭐란말인가. 그렇다. 손을 뻗은 후, 당연히 그대로 지나갈 것이리라 생각했던 것은 무참히 무너져 버렸다.
이미 팔꿈치 까지 들어간 팔은 무언가를 관통한듯 눈앞에는 팔을 중심으로 얇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었고 손에서부터 점점 빨려들어가고 있… 엥?


  "무, 무슨!! 빨려들어가다니!! 자… 잠깐!! 이게 무……."


말을 체 끝내기도 전에 내 몸은 그곳으로 끌려가듯 빨려들어가버렸다.
잠시의 침묵 뒤에 눈을 뜨려고 하자 무언가 큰 압력에 의하여 제어당했다. 누
… 눈이 떠지질 않아?! 이번엔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나 역시 무언가에 압박당하듯 내 몸은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이게 대체 뭐냐고!!
꼬리뼈쪽과 등 뒷쪽에 무언가 생소한 느낌의 물체가 붙어있었다. 그러나 눈을 뜨지 못해 확인해 보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해 만져볼수도 없는 노릇.
여기서 나가야 한다…!!
나가야 한다는 본능적인 느낌에 힘껏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생각과는 다르게 전혀 움직여 주지 않는 몸.. 내몸인데 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거냐고!
다시한번 온몸에 힘을 실어 몸을 움직였다. 오오 감이 온다! 자 이대로 가는거야!
정말로 젖먹던 힘까지 쓸정도의 안간힘을 다해서 팔다리를 쭈욱 늘렸다.
   빠직-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 가만… 깨지다니? 하지만 이 갑갑한 곳에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아까의 느낌 그대로 온 힘을 다해 발버둥을 쳤다.
   빠지직- 빠각-
감은 눈에서 서서히 빛이 느껴진다. 좋았어! 이제 조금만 더!
이번에는 다리에 모든 힘을 실어 나를 압박하는 무언가를 강하게 걷어 찼다.
   빠지지지직-
오오!! 나왔다!! 이게 진정한 인간 승리구나!
승리의 기쁨을 느끼며 살며시 눈을 떴다.


   "……?……?!끼에에에에엑!!!!"


그러나 눈을 뜬 그곳에는 전혀 예상에도 없던 빨갛고 거대한 비늘과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상희귀물체가 있었던것!
그 희귀물체는 나를 지긋이…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저 노려보고 있는걸로 느껴질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때문에 온몸이 경직되어 도망갈 생각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뻣뻣하게 시선을 느끼며 서있었다.
헌데 이 방정맞은 배는 갑자기 상황판단을 못하고 당차게 소리를 질렀다.
   꾸르르르륵…
이런, 다 망했구나! 나는 이제 죽은 목숨이야… 저 거대한 발로 날 깔아 뭉갤꺼야…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내가 민망하고 창백하게 서있자 그 거대한 물체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물었다.


   "어디 아파? 배고파서 그런가?"


여기서 뭐라 대답을 해야하는 건가! 고프다고 하면 당장 내 혼을 분리시킬거야! 그렇다고 안고프다고 하면… 혹시 호의를 무시한거라 생각하고 나를… 그럼 대답 하지 말아버릴까? 그러면 더 화를 돋굴 뿐이 잖아! 아아… 어떻게 해도 죽다니 이런 불쌍한 인생이 도대체 어딨겠는가!
한참을 몸을 뻣뻣하게 굳히고 우물쭈물 거리며  대답을 안하자 이번엔 얼굴을 더 들이대고 말했다.


   "안고파? 해츨링때 배가 안고플리가 없는데……."


해츨링…? 해츨링이라면……?! 드, 드래곤의 새끼?! 그럼 내가 해츨링이고 저 시뻘건게 내 엄마란 얘기가 되는거야?! 그, 그럼 나도 드래곤… 아 젠장! 혼란스럽잖아! 그나저나 이게 말이 되기는 되는 얘기야? 세상에, 드래곤이 정말로 존재 하다니! 오오, 신이시여! 정말 내가 드래곤이 맞습니까!
그렇다. 나는 판타지소설을 즐겨보던 나름대로 하나의 판타지계에 물들인 사람이였던 것. 늘 동경하던게 드래곤 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런 드래곤이 되다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나는 죽지도 않았으니까 환생따위는 하지도 않았을 거고, 뭐가 찾아온것도 아니고, 특별한일도 없었… 가만, 그 이상한 길! 거기에 빨려들었었지! 그럼 그건 뭐였지?...그보다 돌아갈 수는 없는건가? 이제 진정한 20대의 길에 들어서는 길이었는데!
그럼 대학에 가서 꽃다운 사랑을 꽃피우려던 내 계획은 어떻게 되는거야!?


   "… 이 해츨링 말을 못하는건가? 아까부터 상태도 이상하고……. 정신에 문제가 있는건가?"


거대물체는 여전히 몸을 구부린채 바로 내 앞에서 나름대로 심각한 얼굴로 자기 자식을 정신병자로 만들고 있었다.
  그보다 진짜 배고프네… 이제 죽을 걱정도 없고.. 설마 자기 자식을 죽일리가...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뭐 믿져야 본전이니까.. 말을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할수도 있는 거겠지?


  "저..배..고파요……."








DA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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