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무척 추웠다. 게다가 비 까지 내리고 있었으므로 어디선가에서
머물고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집에까지 갈려면 아직도 멀었다. 족히 9시간 정도 걸려야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쩔쩔매고 있을 때 , 한 찻집이 보였다.
살았다, 하고 난 그쪽으로 후다닥 달려가 버렸다. 그리고는
문을 열었다.
딸랑 ,
문에 달려 있는 금색, 조그맣고 예쁜 방울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손님이 왔다는 걸 알렸다. 의외로 거긴 사람들이 많았고 ,
앉을 데도 없는 것 같았다. 그 사람들은 나를 쳐다보았다.
빗속에 흠뻑 젓은 내 꼴이, 물에 빠진 생쥐꼴이었으니 말이다.
난 쑥스러웠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흠뻑 젖은 꼴을 보이다니.
구석지에 있는 곳에 가서 의자를 내 앞으로 끌어당겨 쓰러지듯이
앉았다.웨이터가 물을 내왔다. 난 물을 마시며
젖은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
그런데 이게 웬일, 빌어먹을, 배도 고팠다. 여긴 찻집이라
먹을 건 쉐이크나 녹차, 그런 것밖에 없을 텐데. 그렇게 배고픔과
싸우고 있을때 , 내 눈에 들어온 식단표 .
'다행이다. 먹을 게 있구나 .'
난 식단표를 천천히 읽어 보았다.
초코케이크 , 샌드위치 , 크너젯 .
뭐, 별로 시킬 것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크너젯 2 조각과,
샌드위치를 시켰다. 물을 마시면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을 때 ,
뒤에 있는 사람들이 말을 걸어왔다.
〃모험가세요 ?〃
난 풉 ,하고 마시던 물을 놀라서 뱉어 버렸다. 그리고는 사람들에게
그 추한 광경을 들키지 않기 위해 얼른 옷소매로 입을 닦았다.
그리고는 망설였다. 어떻게 대답을 할까 .
뭐, 어쨌든. 아무렇게나 대답을 해보기로 했다 .
〃예 , 그런데요 ,〃
미소년이었다. 검은빛 ,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의 남자아이.
한 15세 가량으로 보면 될 것 같았다. 남색 망토를 둘러쓰고 있는 ,
그는 활짝 웃으며 내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더니,
〃다행이네요 , 그럼 저좀 도와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
뭐, 주위에 돈될 일도 별로 없었고, 집엔 나밖에 안 살고 ,
그리고 나도 가난한 처지니까, 어쩔까 생각하다가 대답을 했다.
〃물론, 사례만 주신다면야 .〃
〃무척 돈을 밝히시는군요.〃
난 기분이 나빴다. 돈을 밝힌다니. 그냥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돈을 주면 해주겠다는 것이었는데.
그때 샌드위치와 크너젯 2조각이 나왔다. 난 크너젯 한 조각을
입에 물고는 말했다.
〃그건 아닙니다마는 , 도와달라는 일이 무엇이길래 ,〃
〃카이젠 장로님을 찾아 주셨으면 해요 .,〃
난 놀랐다. 카이젠 장로.왜 하필 내가 모르는 사람일까 ,
난 그 사람의 이름을 들어 본 적도 없었다. 이런 제기랄 .......
〃... 아 그래요 ? 어느 마을에 있대요 .?〃
합, 하고 그 순간 내 입을 막아 버렸다. 이런 바보 같은 ,
그렇게 말하면 모를 건지 알고 돈도 못 받을 것이 아닌가 .
〃아 ,아 , 아니에요 , 장난이에요 , 네 알았어요 , 날이 밝으면
합시다 .〃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
그 소년은 다행히도 실수를 못 알아차렸는지 여전히 밝게 웃고 있었다.
〃아, 네 , 감사합니다 -〃
다음편에 ㅇㅁㅇ/
게시물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