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니 <그>가 이야기한다.
"내가 너를 지우려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그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단어들은 무수히도
끔찍한 것이다. 과거부터 시작하여 결코 오지 않을
미래까지 이어지는 모든 나-아닌 것들.
나와는 무관하며, 나에겐 끔찍하며, 나로선
견딜수 없는 그런 단어들이 미친듯이 흘러가고 있었다,
#
오른쪽이는 총알이 다 떨어져서야 멈추었다.
그리고 나무라듯이 나에게 말했다.
"멍청하긴"
"언제부터 깨어있었던거지?"
나의 물음에 대답하지는 않고
내 오른손은 쓰러져있는 주인아주머니를
가리켰다.
쓰러진 그것 - 예전에는 천지책방의 주인아줌마였던 -
의 배는 내가, 아니 오른쪽이가 쏘아댄 총탄에 의해
커다란 구멍이 나있었다. 그리고 그 구멍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우리집 화장실에 그것과 똑같았다.
단지 <소녀>만이 보이지 않을뿐.
오른쪽이가 말했다.
"<그>가 너를 부르는군"
#
<소녀>에 대해 말한다.
아니 <소녀>에게 나는 말한다.
아니, 나는 <소녀>에게 나의 마음을 말하고 있다.
괄호를 벗어난 단어들이 내 입에서 튀어나온다.
<소녀>는 고개를 젓는다.
아니, 난 <아니야> 그건 나의 <이름>이 아니야.
그때 나는 모험의 끄트머리에 있었다. <그>와 <소녀>의
<세계>에서 나는 유령이 되어, 두 세계의 <구원자>이며
<파괴자>가 되어, <그>와 <나>의 <적>들과 <친구>들을
해쳐가며 전진해간 결과, <그>와 <나>의 대결만이 남은
상태였다. 하늘에서는 내가 부른 <피>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죽은 글자들에서, 틀린 철자법에서, 이젠 사장되어
버린 문법에서 불러낸 단어들이 나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총공세 직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
<소녀>에게 나의 마음을 고백했다.
#
<그>와 <나>는 서로의 그림자를 밟고 서 있었다.
물론 수 많은 결과가 가능했지만, 그때의 장면은
하필이면 <그>에게 유리한 순간이었다.
"왜 나인거지?"
나는 물었다.
"너야 말로 가장 <우리>를 닮았으니까"
그가 다시 정정했다.
"아니, 가장 <단어>에 가까우니까"
"그건 내가 불모한 인간이란 뜻인가?"
그가 고개를 저었다.
"비구체적이라고 해두지"
그 당시 내가 너의 세계에서 찾아낼 수 있는 사람 중에 가장
비현실적인 인간이었어. 너는.
어떤 감정도 욕망도 단어 이상은 아닌 인간.
"이봐, 우리나라 고등학생은 다 그래"
나는 반박했다.
<그>가 웃었다.
"넌 아직도 그때 네가 고등학생이었다고 믿는건가?"
네가 기억하는 것은 일어났고, 일어날 수 있었던
시간들 중에 하나의 것일 뿐이야.
하필이면, 그 장면은 내가 불리한 순간의 것이었다.
그는 말했었다.
"우리의 모든 만남에서, 넌 언제나 제대로 살아있지 않았지.
언제나 추상이었어. 그렇게 쉽게 지워질 수 있는 단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우리들은 이제 너를 통해 <현실>로 침투한다.
어떤 고정점도 없는 세계, 어떤 의미도 없는 세계.
시간이 없는 세계. 부유하는 기호들만 존재하는 세계.
뭐든지 구성되어지는 너의 세계를 통해, 우리는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너를 지우면 그 모든 것은
완결되는거야.
그가 선언했다.
"너의 자아는 그저 단순한 얼룩에 지나지 않는거야."
#
나는 <소녀>에게 < >한다고 말했다.
그때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왜? 나는 너를 위해 <그>와 싸워왔어.
이제 결전의 순간이지. 내가 진다면 <그>는 나를
고무껍데기처럼 늘여서 <현실>에 덮어씌울수 있을거야.
서로의 그림자인 이 두 <세계>는 그 구분을 멈추게
될거야. 나는 이미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나-세계>를
보았어. <세계>는 내 얼굴을 뒤집어 쓰고 있었지만,
그건 이미 어떤 얼굴도 아니었어. 망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
<소녀>는 나의 모든 말들을 상냥하게 거부했다.
"왜? 이제 나한테 무엇이 남았지?
내가 고개를 끄덕여준다고 해도,
나는 기억조차 못하게 될지도 몰라,
단지 동정일뿐이라도 나는 상관없는데,
어째서 너는, 그 모든 너는,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거지?"
나는 분노에 가득차 외쳤다.
<소녀>가 말했다.
나는 너의 이루어질 수 없는 기대에서만 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이지.
<소녀>가 <열렸다>. 그리고 어쩔수 없이
나는 그것들을 보아야 했다.
이미 왔거나 아직 오지 않은 얼굴들과 감정들.
<소녀>가 말했다.
"나도 가슴이 아파. 왜 우리는 항상 이런
순간을 반드시 겪어야 하지. 이런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서로에게 얘기해줘야
하는거지?"
나는 그저 너에 대한 <부정>과 <거절>이야.
너의 감정들은 단지 <의심>과 <고통>이야.
#
천지책방의 계산대에, 주인아줌마를 닮은 그것이
널부러져있다. 그녀의 배에서 흘러나오는 저 세계의
구멍이 점점 더 커져가기 시작했다. 그 안에
나에겐 적대적인 <세계>와
나로선 용납할 수 없는 <그>와
나한텐 언제나 금지되어 있는 <소녀>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것이며 또한 그의 것인 내 오른팔이 말했다.
이제 저 <세계>에 이름을 붙여. 너의 것으로
만들어야 해. 그래야만 넌 저곳으로 갈 수 있어.
#
<그>가 무슨말을 하든지,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내가 승리하는 장면이다.
결국 나는 <그>를 <열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
언제나와 같이, 나는 <소녀>에게
외쳤다.
좋아, 넌 항상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그렇지만 난 강제로라도 너에게 이름을 붙여주겠어.
너는...
#
구멍으로 다가가서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단어를 말했다.
"바벨"
가능한한 발음을 굴려 '바블'처름 들리도록 애쓰며
나는 <세계>의 이름을 불렀다. 순간 <세계>는
경련을 일으키는 시체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또한 모든 것이 변했다.
간헐적인 경련을 타고 혼돈이 질서정연하게
혹은 질서가 혼란스럽게 그 세계에 번져가는 것이 보였다.
<그>와 <소녀>가 물러나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들을 쫓아 나도 그 구멍으로 뛰어들었다.
계속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니 <그>가 이야기한다.
"내가 너를 지우려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그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단어들은 무수히도
끔찍한 것이다. 과거부터 시작하여 결코 오지 않을
미래까지 이어지는 모든 나-아닌 것들.
나와는 무관하며, 나에겐 끔찍하며, 나로선
견딜수 없는 그런 단어들이 미친듯이 흘러가고 있었다,
#
오른쪽이는 총알이 다 떨어져서야 멈추었다.
그리고 나무라듯이 나에게 말했다.
"멍청하긴"
"언제부터 깨어있었던거지?"
나의 물음에 대답하지는 않고
내 오른손은 쓰러져있는 주인아주머니를
가리켰다.
쓰러진 그것 - 예전에는 천지책방의 주인아줌마였던 -
의 배는 내가, 아니 오른쪽이가 쏘아댄 총탄에 의해
커다란 구멍이 나있었다. 그리고 그 구멍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우리집 화장실에 그것과 똑같았다.
단지 <소녀>만이 보이지 않을뿐.
오른쪽이가 말했다.
"<그>가 너를 부르는군"
#
<소녀>에 대해 말한다.
아니 <소녀>에게 나는 말한다.
아니, 나는 <소녀>에게 나의 마음을 말하고 있다.
괄호를 벗어난 단어들이 내 입에서 튀어나온다.
<소녀>는 고개를 젓는다.
아니, 난 <아니야> 그건 나의 <이름>이 아니야.
그때 나는 모험의 끄트머리에 있었다. <그>와 <소녀>의
<세계>에서 나는 유령이 되어, 두 세계의 <구원자>이며
<파괴자>가 되어, <그>와 <나>의 <적>들과 <친구>들을
해쳐가며 전진해간 결과, <그>와 <나>의 대결만이 남은
상태였다. 하늘에서는 내가 부른 <피>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죽은 글자들에서, 틀린 철자법에서, 이젠 사장되어
버린 문법에서 불러낸 단어들이 나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총공세 직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
<소녀>에게 나의 마음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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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나>는 서로의 그림자를 밟고 서 있었다.
물론 수 많은 결과가 가능했지만, 그때의 장면은
하필이면 <그>에게 유리한 순간이었다.
"왜 나인거지?"
나는 물었다.
"너야 말로 가장 <우리>를 닮았으니까"
그가 다시 정정했다.
"아니, 가장 <단어>에 가까우니까"
"그건 내가 불모한 인간이란 뜻인가?"
그가 고개를 저었다.
"비구체적이라고 해두지"
그 당시 내가 너의 세계에서 찾아낼 수 있는 사람 중에 가장
비현실적인 인간이었어. 너는.
어떤 감정도 욕망도 단어 이상은 아닌 인간.
"이봐, 우리나라 고등학생은 다 그래"
나는 반박했다.
<그>가 웃었다.
"넌 아직도 그때 네가 고등학생이었다고 믿는건가?"
네가 기억하는 것은 일어났고, 일어날 수 있었던
시간들 중에 하나의 것일 뿐이야.
하필이면, 그 장면은 내가 불리한 순간의 것이었다.
그는 말했었다.
"우리의 모든 만남에서, 넌 언제나 제대로 살아있지 않았지.
언제나 추상이었어. 그렇게 쉽게 지워질 수 있는 단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우리들은 이제 너를 통해 <현실>로 침투한다.
어떤 고정점도 없는 세계, 어떤 의미도 없는 세계.
시간이 없는 세계. 부유하는 기호들만 존재하는 세계.
뭐든지 구성되어지는 너의 세계를 통해, 우리는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너를 지우면 그 모든 것은
완결되는거야.
그가 선언했다.
"너의 자아는 그저 단순한 얼룩에 지나지 않는거야."
#
나는 <소녀>에게 < >한다고 말했다.
그때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왜? 나는 너를 위해 <그>와 싸워왔어.
이제 결전의 순간이지. 내가 진다면 <그>는 나를
고무껍데기처럼 늘여서 <현실>에 덮어씌울수 있을거야.
서로의 그림자인 이 두 <세계>는 그 구분을 멈추게
될거야. 나는 이미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나-세계>를
보았어. <세계>는 내 얼굴을 뒤집어 쓰고 있었지만,
그건 이미 어떤 얼굴도 아니었어. 망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
<소녀>는 나의 모든 말들을 상냥하게 거부했다.
"왜? 이제 나한테 무엇이 남았지?
내가 고개를 끄덕여준다고 해도,
나는 기억조차 못하게 될지도 몰라,
단지 동정일뿐이라도 나는 상관없는데,
어째서 너는, 그 모든 너는,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거지?"
나는 분노에 가득차 외쳤다.
<소녀>가 말했다.
나는 너의 이루어질 수 없는 기대에서만 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이지.
<소녀>가 <열렸다>. 그리고 어쩔수 없이
나는 그것들을 보아야 했다.
이미 왔거나 아직 오지 않은 얼굴들과 감정들.
<소녀>가 말했다.
"나도 가슴이 아파. 왜 우리는 항상 이런
순간을 반드시 겪어야 하지. 이런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서로에게 얘기해줘야
하는거지?"
나는 그저 너에 대한 <부정>과 <거절>이야.
너의 감정들은 단지 <의심>과 <고통>이야.
#
천지책방의 계산대에, 주인아줌마를 닮은 그것이
널부러져있다. 그녀의 배에서 흘러나오는 저 세계의
구멍이 점점 더 커져가기 시작했다. 그 안에
나에겐 적대적인 <세계>와
나로선 용납할 수 없는 <그>와
나한텐 언제나 금지되어 있는 <소녀>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것이며 또한 그의 것인 내 오른팔이 말했다.
이제 저 <세계>에 이름을 붙여. 너의 것으로
만들어야 해. 그래야만 넌 저곳으로 갈 수 있어.
#
<그>가 무슨말을 하든지,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내가 승리하는 장면이다.
결국 나는 <그>를 <열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
언제나와 같이, 나는 <소녀>에게
외쳤다.
좋아, 넌 항상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그렇지만 난 강제로라도 너에게 이름을 붙여주겠어.
너는...
#
구멍으로 다가가서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단어를 말했다.
"바벨"
가능한한 발음을 굴려 '바블'처름 들리도록 애쓰며
나는 <세계>의 이름을 불렀다. 순간 <세계>는
경련을 일으키는 시체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또한 모든 것이 변했다.
간헐적인 경련을 타고 혼돈이 질서정연하게
혹은 질서가 혼란스럽게 그 세계에 번져가는 것이 보였다.
<그>와 <소녀>가 물러나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들을 쫓아 나도 그 구멍으로 뛰어들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