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데이비드
데이비드는 유태계 미국인이었다.
데이비드는 술, 담배, 마약, 커피를 하지 않았고 여자도 멀리 했다. 그렇다고 데이비드가 유약한 사내는 아니었다. 데이비드는 208cm, 154kg의 근육질 거한으로 고등학교 때에만 한시적으로 마약과 여자를 즐겼고, 대학교 때는 취미로 레슬링을 했다. 데이비드는 미디엄 스테이크를 달고 살았지만 격렬한 운동을 즐겼기에 칼로리는 근육으로 쌓였다. 데이비드는 스테이크를 워낙 좋아해서 몇몇 지인들에게 애칭으로 ‘스테이크 데이비드’라 불리곤 했다. 데이비드가 가장 좋아하는 스테이크는 사자로 만들어졌다.
데이비드는 대학에서 인공지능 관련 분야를 전공했고, 히브리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등에 능통했다. 데이비드는 집에선 금융과 경제에 관해 배웠다. 사실 집이야 말로 데이비드에게 있어 알파요 오메가였는데 데이비드의 가문은 수백조 달러를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데이비드는 일루미나티가 로열베이비로 키우는 후보 중 하나였다.
데이비드는 인공지능 연구를 팀 별로 하면서, 일루미나티의 상투적인 수법대로, 흑막이 가장 우수한 과학을 연구하고 논하며, 정부가 이를 조율하고, 대학에 하청을 주고, 기업과 매체가 이를 받아 마지막으로 사회에 공표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데이비드는 팀원들과 경쟁하면서 주도권을 쥐고자 애썼다.
데이비드의 꿈은 원 리치(One Rich)가 되는 거였다.
원 리치는 나머지 인류 모두를 죽이고 모든 자원을 독차지한 자였다. 뇌 과학이 고도화되면 인간의 생각을 읽고 조종할 수 있고 이것이 양자 간섭으로 인해 어디서든 가능하게 되기에 자신의 독립성을 지키려면 원 리치가 되어야 했다. 그러려면 모든 인류를 도살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미학에 데이비드는 도취되었다.
데이비드는 적수가 몇 되지 않는다는 것에 안심했다. 부자들이 끝없는 탐욕과 이기와 착취로 부를 집중시켜 놓은 덕에 인공지능 전쟁의 링에 오를 수 있는 자들은 극소수였다. 데이비드 가문 만큼은 모아두어야 그 링에 오를 수 있었다.
[201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