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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그 남자

2015.08.27 20:2308.27

<< 그 남자 >>

 

 

 

 

그 남자는 거기 서 있었다. 숨 막히는 여름이었다. 어정쩡하게 부는 바람은 마포대교 어디쯤에 서 있는 그 남자를 흩뜨렸다. 남자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눈앞을 방해 받으면서도 꿈쩍 않고 한강을 바라보았다. 주머니에 찔러 넣은 남자의 두 손은 굳셌고, 한강을 찌르는 남자의 두 눈도 굳셌다. 가끔 남자의 두 눈이 깜박였으나 한강을 꽉 쥔 남자의 두 눈은 여전했다.

그 남자가 거기 서 있다.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고, 두 눈은 한곳에 고정시킨 채 고민하는 자신의 멋에 취한 남자가 서 있다. 남자는 이처럼 자신의 멋에 취하기 위해 어떤 거기든 서서 생각하는 걸 즐겼다. 이럴 때에 주로 하는 생각은 자신이 가진 문학적 재능, 신인상이나 신춘문예에 또 응모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만약 한다면 이번에는 어느 곳이 제대로 자신을 알아 볼 것인가, 내 문학적 재능은 엄청난데 어째서 모두가 모를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남자는 예외였다. 지금의 남자는 주로 하는 생각과 달리 남자에게 어떤 만족감도 주지 않은 채 중간에 멈추기만 했고, 앞으로도 남자에게 어떤 만족감도 주지 않은 채 중간에 멈출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그 생각은 언제나 문득 찾아와 남자의 출생까지 뒤흔든 다음에야 떠나갔다.

출생까지 뒤흔드는 흔한 생각을 하는 남자는 직업란에 작가또는 소설가라고 쓰고 싶은 사람이었다. 문학적인 목표나 욕심은 가져 본 적 없다. 남자는 그저 직업란에 작가 또는 소설가라고만 쓸 수 있으면 만족할 거였다. 남자가 정한 만족의 기준선은 남자가 소설로 등단을 하는가 못 하는가였고, 남자는 등단만 한다면 등단 이후에 작품 활동이 없더라도 직업란에 작가 또는 소설가라고 쓸 결심이었다. 그래서 남자는 부지런히 글을 만들었다. 가끔은 서점에 나온 책에서 일부분을 가져와서 살짝 바꾸거나,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자주 가져와서 살짝 바꾸었다. 남자가 기억하는 첫 칭찬인 일기 잘 썼다는 말만을 꽉 쥔 채, 노트북에 먼지 쌓일 틈 없이 계속했다. 그래서 신인상을 비롯한 신춘문예, 공모전 등에서 부지런히 쓴 맛을 보았다.

남자는 글을 짜깁기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수능을 봤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남자는 남자 부모님의 생각보다 나쁜 성적을 받았고, 남자의 부모님은 재수만 아니라면 좋으니 어느 대학교든 일단 가라며 남자에게서 손을 뗐다. 남자는 부모님의 지친 반응에 오히려 잘 됐다며 신이 나서는 수능 성적과 실기 시험을 동시 반영하는 4년제 대학교의 문예창작 전공을 선택했다. 몇 십 번 대의 예비 번호를 받고 간신히 합격한 남자는 이제는 자신이 진짜 실력을 발휘하여 등단할 차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점이나 인터넷의 어떤 글도 남자를 만족시키지 못 했다. 남자는 자신의 진짜 등단작으로 좀 더 수준 높은 글을 원했다. 수준 높은 글을 못 찾아내 불만에 쌓인 남자는 불만을 잠재우려 자신에게 기분 좋은 것들을 찾아 나섰고, 남자는 자신이 찾은 기분 좋은 것들 중에서도 특히 자신의 문예창작과 합격 소식을 즐겨 찾았다.

문예창작과 합격 소식은 남자에게 굉장한 것이었다. 비록 예비 번호로 간신히 합격했지만, 문예창작과 합격 소식은 남자에게 자신이 또래보다 앞서서 제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유일한 증거였다. 유일한 증거인만큼 남자는 그 소식을 자주 찾았고, 그때마다 그 소식은 동이 트듯 서서히 남자를 취하게 했다.

 



문예창작 전공의 남자이니 대학교 신입생으로써 첫 실습 과제도 작성해야했다. 남자는 지금까지와 다름없이 이곳저곳에서 다른 사람의 글을 뭉텅뭉텅 가져와서 이리저리 고쳐서 과제를 만들었고, 짜깁기 된 남자의 소설은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 평가는 진실로 나쁘지 않은 평가였다. 하지만, 남자는 갑자기 사춘기 소년이 되어 화들짝 놀랐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니? 내가 쓴 건데?’


첫 칭찬을 제외하고 계속 남자 맘 같지 않게 쌓인 평가와 이제는 응모를 멈춘 신인상과 신춘문예의 수두룩한 낙선이 그 말을 계기로 터진 거였다. 이 생각은 문예창작과 합격 소식으로 잠재웠던 불만, 주변 동기가 들은 괜찮은 평가에 대한 질투, 갈수록 책이나 인터넷에서 글을 가져오는 것이 귀찮은 자신의 알 수 없는 태도를 비롯해 잡다한 생각을 먹고 자랐다. 더는 무시할 수 없이 자란 그것에 남자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그 이름은 슬럼프였다.

슬럼프. 남자는 자신이 슬럼프라고 했다. 남자가 실제로 슬럼프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문예창작과 합격 소식의 의미처럼 남자가 자신을 슬럼프라고 믿는 것만이 중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슬럼프는 남자가 자신을 작가 또는 소설가가 된 기분을 내주는 액세서리가 되었다. 남자는 집 밖에서 담담히 슬퍼했고, 집 안에서는 흐뭇하게 기뻐했다. 21살의 봄에 남자는 슬럼프라는 액세서리를 하고, 문예창작과 합격 소식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다. 남자는 더 부족할 것 없는 상태였다. 어린 시절에 들은 칭찬으로 만든 집에 살고 있기까지 한 남자에게 무엇이 더 부족할 수 있었을까? 부족함 없는 남자의 세계는 종교를 낳았고, 남자는 그 종교를 믿었다. 남자의 종교는 남자의 세계 그 자체였다. 남자가 무너져야 종교도 무너질 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자는 이제 나쁘지 않은 평가에서 안심을 얻고 있었다. 남자는 나쁘지 않은 평가 또는 꽤 있는 나쁜 평가가 자신의 진가를 못 알아보는 못난 주변 사람들을 부각시켜주어서 기쁘면 기뻤지, 더는 기분 나쁘지 않았다.

남자는 치열하게 짜깁기 했던 전과 달리 설렁설렁 짜깁기 하는 편한 시간을 누리며 슬럼프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 핑계는 이제 곧 슬럼프가 끝나고 자신의 진짜 재능이 깨어날 거라는 말을 그림자로 달고 다녔다. 남자는 딱 그 정도였다. 딱 그 정도로 부모님께 용돈을 받고, 매 주말 오후에는 술값을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는 휴학하고 군대에 갔다. 군대는 언젠가 네 놈들을 내 소설로 폭로할 거라는 생각만으로 간신히 버티어 꿈에 그리던 제대를 했다. 복학을 하고는 토익 학원 등록비를 벌려고 매 주말 오후마다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번에는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첫 여자 친구까지 만들었다. 꿈인 줄 알았던 연애를 시작하니 돈이 더 필요해서 남자는 자주 점심값도 아끼고, 교통비도 아꼈다. 부모님께 용돈을 더 달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연애에 신경 쓰는 남자였으나, 대학교 성적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연애와 연애를 지속할 수 있는 돈이었다. 토익 학원도 연애와 연애를 지속할 수 있는 돈보다 못 했다. 그 이유는 여자 친구 자체가 아닌 여자 친구의 칭찬이었다. 여자 친구의 칭찬뿐이었다. 여자 친구는 남자의 소설이 언제나 굉장하다고 말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제 남자는 여자 친구의 칭찬을 자신이 어릴 적 들은 칭찬으로 만든 집에 덧붙이기 시작했다. 이제 남자는 슬럼프대신 새로 입에 달고 다닐 말을 발견했다. ‘진짜 문학이었다.

남자는 상황을 보다가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슬럼프와 진짜 문학을 골라서 내세웠다. 결국 남자는 자신에게 돌이킬 수 없이 취했다는 걸 비틀비틀 소문내고 다녔다. ‘표절 각설이’, ‘자기 세계에 갇힌 걔하면 그 남자란 걸 알 정도로 비틀거렸으나, 남자는 자신이 비틀거리는 줄도 몰랐다. 누군가 남자에게 비틀거리는 것을 알려주어도 남자는 몰랐다. 오히려 남자는 자신이 비틀거리는 것을 알려준 누군가가 자신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잘나지 않았다면 주변에서 그런 말을 할 리 없다는 게 남자의 논리였다. 그렇게 비틀비틀, 남자는 걷던 방향으로 걸었다.

어느새 정신 차려 보니 막 서툴고 어색한 첫 연애와 함께 첫 이별을 겪은 남자는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었다. 자랑스러운 증거였던 문예창작과 합격 소식도 이제는 빛이 바래있었다. 28살 그 남자의 1230일 오후 1159분의 일이었다. 눈을 한 번 깜박이니 야속한 시간은 그사이에 흘러서 새해를 가리켰고, 남자는 29살이 되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남자가 새해를 맞은 소감은 단순했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29살이 되었다. 남자의 체감으로, 자신은 분명히 26살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29살이었다. 이제 금방 30살일 터였다. 남자는 자신이 무슨 정신으로 대학교를 졸업했고, 무슨 정신으로 연애를 했고, 또 무슨 정신으로 여자 친구에게 차였는지 알 수 없었다. 여자에게 차인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아르바이트까지 그만두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남자는 자신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남자는 정신차려보니 29살이었고, 자신을 알 틈도 없이 자신이 된 후였다.

남자는 이제라도 정신 차려야한다고 생각했다. 남자는 바로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뒤져서 취업했다. 아르바이트가 아니었다. 남자는 백화점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서 비공식 근무시간까지 합하여 하루 평균 11시간을 주 6일간 일하며 정규직원의 삶을 살았다. 더는 부모님께 용돈을 타 쓰는 것도 어쩐지 창피했고, 친구들을 만나도 술값 한 번 맘 편히 내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했기에 잡은 첫 직장이었다. 남자가 면접을 본 곳 중 유일하게 출근해도 된다는 연락을 받은 첫 직장이었다. 그런 남자가 6일 만에 평일 하루를 휴식으로 취할 수 있게 되자 홀로 한강에 왔다.

그 남자가 여기 서 있다. 익숙한 여름이다. 늘 그렇듯 바람은 이쪽으로 와서 저쪽으로 사라진다. 남자의 시간도 그런 식으로 사라졌다. 남자의 시간은 바람도 꿈도 아니었는데 너무도 쉽게 남자를 지나쳤다. 분명히 남자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자신의 시간에 있어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포대교를 훑고 지나가는 거센 바람에 두 눈이 꼭 감긴다. , 소설, 문예창작 전공, 신인문학상, 신춘문예, 등단, 작가, 소설가로 짜깁기한 자신의 시간이 남자와 마주한다. 남자는 눈을 가늘게 떠 두어 번 깜박이며 숨을 꽉 쥔다.

남자는 공부하기 싫으니 공부하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자신이 기억하는 첫 칭찬인 일기 잘 썼다는 말을 방향 삼아서 글을 선택했다. 글 중에서는 그나마 익숙했던 소설을 선택했고, 교복을 입고난 뒤부터는 꿈이 있다는 게 자신을 또래보다 멋지고 성숙하게 만드는 느낌에 계속 이곳저곳에서 글을 가져왔다. 남자는 자연스레 멋진 자신에게 맛 들였고, 그 맛 중간마다 달걀말이를 먹다가 달걀 껍데기를 씹는 것처럼 갑작스레 터지는 열등감과 불안이 넌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잖아. 그러니 그 척 좀 그만둬!’하고 소리칠 때마다 더욱 맹목적으로 자신에게 취했다. 교복을 입기 전에도, 교복을 입으면서도, 교복을 벗은 후에도 남자는 그랬다. 그렇게 견뎌서 열정 넘치는 대학교 동기들 틈에 끼어 남자는 열정 없이 문예창작 전공으로 대학교를 졸업했다. 막상 턱걸이로 졸업하고 보니 남자에게는 대학교 졸업 학력 외에는 무엇도 없었다. 그 전처럼 그 후에도 오직 자신뿐이었다.

남자는 이제 학생이 아니다. 남자는 29살의 군필자이며 예비군이었다. 글에는 뜻이 없는 문예창작 전공 졸업생이었다. 여전히 남자는 방향도 없고 방향을 찾고자 하지도 않는다. 늘 그렇듯 남자는 자신에게 취해있기 위해 맹목적으로 자신을 설득한다. 이것이 그 남자이다. 이에 울컥하고 남자의 목구멍으로 쓰고 신 감정이 올라온다.

남자는 돌이킬 수 없이 취해있다.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가? 남자는 훨씬 일찍 자신이 글에는 흥미가 없음을 무시하지 말아야 했다. 하물며 전공이라도 문예창작이 아닌 국어국문학을 선택해야 했다! 남자는 이렇다 할 자격증도 없고, 딱히 잘하는 외국어도 없다. 글을 찾아내고 살짝 바꾸어 자신의 것인 척 당당히 행동하는 것 외에는 다른 어정쩡한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른다.


답답해서 죽겠다.’


더운 여름날이어서 그렇다고 남자는 생각한다. 이 빠짐없는 숨 막힘은 모두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눈을 감았다 뜬다. 현실은 꿈만 같은데 깰 수 없다. 깰 수 없는 꿈은 계속될 뿐, 별 수가 없다. 남자는 허망하게 다리를 움직여 마포대교 한쪽 방향으로 걸어간다. 남자는 똑바로 걸으면서도 비틀거린다. 자신에게 깨어 이제 막 숙취를 앓으려는 자신을 무시하고, 여전히 취해있기 위해 애쓰면서 일부러 비틀거리는 척 걷는다.


단지 소설가로서의 경력이 조금 늦게 시작되는 거야. 글 한 번만 쓰면 등단은 금방이야. 난 지금까지 못 써서 베낀 게 아니라, 슬럼프여서 베낀 거였잖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난 태어나면서부터 슬럼프였어! 이제 내가 제대로 한 번만 쓰면 등단이야. 어쩌면 내가 한국 문학계를 발칵 뒤집을 지도 몰라.’


금방 서른일 남자는 걸을수록 깨어난다. 숙취는 어렴풋이 터오는 동이 되어 존재를 드러낸다. 남자가 겪지 못한 죽음마저 뒤흔들 저 동이 트면, 남자는 달걀말이 속 계란 껍데기로만 가득 찬 시간을 서른의 나이로 다시 살아야할 수도 있다. 이것만은 남자도 알고 있다. 이에 잠깐 남자는 간단하게 창문을 없애는 것만으로 트는 동을 멈추는 자신을 상상해본다.

그 남자가 거기 서 있을 거다. 지금은 바람이 고여 맴도는 자리. 바로 거기다. 결국 거기로 그 남자는 비틀거리는 척 걸어간다. 하는 수 없다. 남자의 시간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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