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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꽃들의 정글

2016.10.17 16:4410.17

꽃들의 정글

오 청


 난 읽는 것이 굉장히 느린 편인데,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세 권의 책을 다 읽었을 때였다. 그녀는 서점의 귀퉁이, 도통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는 그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단발머리는 연한 갈색에서 짙은 검은색으로 바뀌어있었고 그간 자랐던 머리는 다시금 잘랐는지 그때와 같은 길이였다. 귓등을 동그랗게 돌아 귓불에서 끝나는 기장이었다. 무릎까지 오는 검은색 니삭스에, 방금 바른 페인트처럼 흰 운동화는 처음 봤을 때와 똑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요리에서 시각예술까지를 오가며 몇 권의 책을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었다. 서두르지 않았다. 꼭 책을 사지 않아도 되는 표정까지 짓고 있었다. 그녀는 무언가 흥미를 끄는 것을 찾고 있었다. 그건 그 때와 똑같았다.

 ‘그 때라기에 아득해 보이지만 계절이 한 바퀴도 돌지 못한, 따스한 바람이 간간이 불기 시작한 올해 초봄이었다. 이른 꽃가루가 찬찬히 허공을 맴돌던 때였다. 대학 후문 쪽에 꽤나 유명한 벚꽃나무 길을 걷고 있었는데, 그녀는 아직 피지 못한 벚꽃 봉우리가 석류처럼 달린 가지를 따고 있었다. 그 가지를 잘라서는 다른 손에 들고 있던 꽃병에 넣었다. 그때 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성큼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말했다.

 

 “이건 비밀이에요.”

 

 나뭇가지쯤이야, 아무렇지 않다고 말 하였는데 그녀의 가슴 앞, 방금 집어넣은 꽃봉오리가 전부 펴 화사한 꽃다발이 되어있었다. 흰 벚꽃이 소복하게 쌓인 꽃병이 되어 있었다.

 놀란 두 눈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그녀는 날 지나쳐, 그 길고 긴 벚꽃나무 길을 사뿐사뿐 걸어서 빠져나갔다. 그 이후에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매일 같이 그 벚꽃길에 갔지만 그녀를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여름학기 내내 멍한 표정으로 살다가 결국엔 휴학계를 냈다. 딱히 그녀 때문이진 않았다. 치매로 꽤 오랫동안 가족들 속을 썩이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팔 년을 우리 가족과 같이 보낸 개가 이젠 사진 속에만 있고 여름인데도 빙수를 한 번도 먹지 못 해서 그랬다.

 서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매장이 조그맣고 소량 출판 책과 일반적인 서적을 모두 들여놓는 편집 서점이었다. 더불어 근처 소규모 공방들로부터 아이디어 상품도 받아서 팔았다. 위치도 어느 골목 끝이라 아는 사람들만 찾아왔다. 사장은 오는 사람에겐 정말 친절했지만 도통 홍보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크고 동그란 안경을 쓴 여 사장이었는데 성격은 좀체 종잡을 수가 없었다. 요즘 웬만히 다하는 소셜 네트워크 홍보도 하지 않았다. 손님은 이 정도로 괜찮다는 식이었다. 생각해보면 들쭉날쭉한 수입을 내는 와중에 나를 고용하기까지 했다. 그리고는 내가 일에 익숙해지자 서점에는 발도 잘 안 붙였다.

 나는 보름 만에 일에 익숙해졌고 두 달 조금 지난 그쯤부터 서점에 완전 맘을 붙였다. 사장을 내가 나오는 엿새 중 닷새도 보기가 힘들어서 위기감은 알바인 내 쪽에서 느끼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책은 꾸준히 들여놓고 공방에서 물건도 잘 받아왔다. 오히려 물건을 받는 공방도 늘어났다. 굉장한 무언가를 꾸민다고 내 나름의 위안을 삼았다. 수없이 많은 점포들이 개업하고 폐업하는 와중에 그 서점이 살아남기를 바랐다.

 그것이 내 유일한 관심사였다. 그간 돌돌 말아 손에 쥐고 있던 내 미래에 대한 계획은 전부 사라지고 알바로 돈을 벌어 여행을 가겠다는 포부도 말랑해져서는 서점의 카운터에 앉아서 길고양이만 수없이 지나다니는 그 좁은 골목을 보는 것이 내 유일함이었다.

 

 그렇게 거기서 한 계절을 보냈다. 가을은 생각보다 짧았지만 겨울도 생각보다 빨리 시작하지는 않았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들쭉날쭉한 날 속에서 난 세 번째 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아무것도 사지 않고서 나가는 통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이후에도 몇 번 서점을 다시 찾아왔다. 물론 매번 아무것도 사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그녀는 옷을 다양하게 입었다. 꽤 독특한 질감의 옷을 자주 입었는데 그렇다고 그리 이상해 보이지도 않았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것일까 싶었다. 그러나 그것도 여러 차례 반복되다 보니 그녀에게서 나는 독특하고 기묘한 분위기가 차차 사라졌다. 어느새 지나다니는 흰 길고양이쯤으로 보게 되었다. 그것도 굉장히 옷을 잘 입는 흰 고양이.

 

 동그란 안경의 여 사장은 서점에 물건이 가득 차자(어느새 수많은 물건을 납품받고 있었다.) 이제는 서점의 외관을 꾸미기 시작했다. 그림이 그려진 캔버스를 몇 점 가져와 허전한 벽에 걸었고 서점 앞, 빈 공터에 파라솔을 두 개 그리고 그 아래 놓는 나무 테이블과 나무 의자를 가져와 설치했다. 물론 설치는 내 몫이었다. 길에 이렇게 설치해도 되나 싶었는데 옆집 건물 주인에게 허락을 받은 모양이었다. 사장은 이상한 부분에서 행동력이 있었다.

 그 이후엔 그 파라솔엔 길고양이가 앉아 있거나 옆집 할머니가 앉아 있거나 혹은 그녀가 앉아있었다. 그녀는 서점을 유유히 구경하곤 (대체적으로 새로 들어온 물건을 한 번 훑고 매번 구간을 정해 그 구간의 책을 보았다.) 밖으로 나가서 파라솔에 앉았다. 날은 점점 추워져서는 서점 내에 히터를 약하게 틀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 추운 밖에서 한 시간쯤 멍하니 있다가 핸드폰을 살피거나 무언가를 열심히 매만지고는 사라졌다.

 그러는 하루는 그녀가 파라솔에 말린 꽃다발을 물이 없는 꽃병에 꽂아 두고는 사라졌다. 핑크뮬리 속에 말린 파란 수국이었다. 그때 벚꽃이 기억나서 이것도 그녀의 신기한 방법으로 말린 건가 싶었는데, 말리는 것도 신기한 것인가 싶어져 생각을 그만두었다. 별안간 찾아온 사장이 꽃을 보더니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물었다. 그래서 자주 찾아오는 어떤 여자 손님이 그랬다고 하였다. 여 사장은 무척 맘에 들었는지 다음에 그녀가 오거든 책갈피라도 하나 주라 그랬다. 납품받는 것 중에 말린 풀을 코팅한 책갈피를 보며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하였다.

 

 그로부터 시간이 좀 더 지나 겨울이 되어서도 그녀는 다시 서점에 오지 않았다. 일주일에 두 번은 찾아오곤 했던 터라 일주일이 지났을 즘부터 걱정이 조금 됐다가 한 달이 지나고 나서는 확실히 체념할 수 있었다. 그녀가 놓고 간 말린 꽃다발은 행여나 바람에 꽃잎이 다 날아갈까 싶어져서 서점 카운터 옆으로 가져왔다. 말린지 얼마 안 됐는지 은은하게 향이 나, 그 작은 서점 안에 점점 배겼다.

 

 서점은 점점 사람이 많아졌다. 사실 서점은 홍보를 한 적이 없었지만 물건을 납품하는 공방들 측에서 인터넷으로든 오프라인으로든 홍보를 많이 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골목길 숨은 유니크한 서점으로 유명해졌다. 덕분에 서점 일이 바빠졌는데 여 사장은 서점일은커녕 파라솔 앞에서 비가 안 오는 날마다 핸드드립으로 커피까지 팔기 시작했다. 파라솔에 자리가 부족한 날도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괴상한 사장에게 한 가지를 제안받았다.

 

 “이 서점 인수받지 않을래?”

 

 매월 수익의 얼마를 가져가는 걸로 가게 값을 갚는 것으로 하고 자기는 다른 곳에 또 다른 서점을 차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장사가 잘 될수록 빨리 갚게 되지만 정한 금액을 다 갚기 전에 망하면 그 차액에 대한 대금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투자와 비슷했다. 어쩐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좀체 사라지지 않았다. 이 골목 끝이 좋았다. 이 조그마한 공간에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대학은 졸업까지 이 년이 남았고 쥐고 있던 미래에 대한 플랜은 전부 바뀌게 되고 이 서점에 발이 묶이게 된다. 그런 표정을 짓자, 여 사장은 앞으로 한 달을 직원으로 지내보라고 권유했다.

 

 직원으로 지내는 것은 앉아서 골목을 바라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공방을 다니며 물건을 체크하고 납품받아와야 했고 숨어있는 소량 출판들을 찾아내 팔도록 권유도 해야 했다. 그들은 출판사가 자신의 작품을 몰라준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읽어도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 글도 있었다. 그들은 터무니없는 순익비율을 정했고 그것을 조정해야 했다. 그간 지켜오던 방식이 있긴 했지만 다들 그것에 응하지 않았다. 그건 책을 파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의 조정이었다.

 그것은 내가 알던 골목과는 달랐다. 마침 그때부터 겨울도 시작되어서 나는 그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며 산 것이 아닌가 싶어졌다. 그러나 어딘가 의욕이 도통 붙지 않았다. 한 권의 책의 무게를 잘 알게 되었지만 제대로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꽃봉오리에서 꽃다발이 되는 마법처럼 전부 한꺼번에 다 피어나리라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에 여 사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 어떤 공방의 사장은 싸가지가 없네, 어떤 작가는 너무 착하네 하며 서로의 인생을 어떻게든 술로 보듬어 보려니 술이 부족했다. 그래서 더 마셨다. 여 사장도 머릿속 어느 뚜껑 하나를 열었는지 마음껏 퍼부었다. 별로 밤이 깊어지지도 않았는데, 완전히 취해서는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서점으로 돌아와 파라솔 하나를 펴고서 앉았다. 여 사장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눈에 익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옆에 와서 야옹거렸다.

 그리고 저 멀리 골목 끝에서 내게로 또 다른 흰 길고양이가 오고 있었다. 아니, 고양이가 아녔다. 사뿐사뿐 걷는 그녀였다. 그녀는 또 다른 신기한 재질의 옷을 입고서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말했다.

 

 “아까 왔었는데 일찍 닫혀있었어요. 혹시 지금도 여나요?”

 

 그녀의 머리카락은 조금 자라있었다. 그리고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 색도 바뀌어있었다. 흰 꽈배기 스웨터가 실오라기 하나 뭉쳐있지 않아 티 하나 없이 하얬다. 평소보다 목소리가 작았다. 아마 술 냄새가 나리라, 또 너무 늦었던 터라 아마 거절당할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쩐지 문을 열어주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줄 물건도 하나 있었다. 여 사장의 말에 유통기한이 있었을지도 몰랐지만 뭐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되었다.

 

 “잠깐은요.”

 

 그리 말하고 문을 열었다. 조명도 켰다. 그녀는 평소처럼 새로 들어온 것들을 몇 개 확인하더니 책장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그녀는 어느 구역도 정하지 않고서 책장을 두 걸음 정도 뒤에서 바라보았다. 그저 바라만 보았다. 히터가 서점 안의 공기를 거의 데웠을 무렵까지 그녀는 뒷짐을 지고 바라보았다.

 나는 카운터에 앉았다. 뭐 아무래도 좋았다. 그녀가 왔다는 것이 어쩐지 무척 반가웠고 원래 저런(조금 특이한) 사람인 것도 알고 있었다. 달빛이 서점 안에 들어오고 있었다. 말린 꽃에서 나온 향기가 별안간 공기 속에 가득 들어차기 시작했다. 아니었다. 그러니까, 말린 꽃은 더 이상 말린 꽃이 아니었다. 카운터 옆에 놓인 말린 수국이 천천히 부풀었다. 잃었던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을 다시금 찾으며 둥그렇게 부풀었다. 그뿐만이 아녔다. 그녀가 오갔던 모든 서적의 선반에서 푸른 줄기들이 비집어 나오며 꽃을 만발하기 시작했다. 책과 책 사이에서 혹은 책 속에서 수많은 꽃들이 번져 나왔다. 좁은 서점이 꽃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녀가 웃고 있었다. 키우던 식물이 고생 끝에 꽃을 피운 것처럼 골목 끝 좁은 서점에 만발한 꽃들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 꽃들 정말로, 알지도 못한 틈에 펴있지 않나요?”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 했다. 그저 멍하니 꽃들의 정글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나는 그녀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쩐지 그 순간 내가 취했다는 것이 자각되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꿈이면 어떻게 하지, 이 수많은 꽃들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다.

 

 다음날, 아침. 나는 서점 앞 파라솔에서 깨어났다. 눈이 부었는지 도통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머리도 깨질 듯이 아팠다. 어찌어찌 앉았다. 겨울 새벽의 강렬한 추위가 몸에 가득했다. 더불어 몸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다.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술 처먹고 밖에서 잠들다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꿈같던 일들이 기억났다. 수많은 꽃들이 만발한 서점. 그리 생각하며 서점을 바라보았다. , 꿈이 아니었다. 좁은 서점, 그 속에 꽃들의 정글이 있었다.

 

 막연하게 한 시간 정도 밖에서 보고 있었는데, 여 사장이 왔다. 그녀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어야 저리되냐고도 잇달아 물었다. 나는 도무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기억의 끝, 그 언저리에서 그녀가 이건 비밀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러나 그것을 들은 것이 봄의 그때였는지, 어제도 그 말을 했었는지 도통 구분할 수 없었다.

 

 서점은 잠시의 휴식기간을 가졌다. 나는 복학을 준비했다. 여 사장에게 제안을 받아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여 사장은 굉장히 아쉬워했다. 주말만이라도 알바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나는 여행을 다녀와서 다녀도 괜찮냐고 물었고 여 사장은 흔쾌히 수락했다.

 나는 남미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따스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정한 곳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꽃을 말리는 법을 배웠다. 그건 생각보다 꽃을 피우는 것보다 더 많은 정성이 들었다. 색을 영원히 간직하는 것은 폈다고 다 되는 것이 아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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