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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INA - 옛날 이야기

2020.12.19 18:0212.19

캐시는 수레를 끌어 바위 뒤로 숨었다. 나와 타냐는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쫓아오는 자는 없었다. 나는 마을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한껏 빼었다. 멀리로 검은 연기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 캐시는 하얀 늑대의 상태를 살피며 고개를 저었다.

 

[상태가 좋지 않아.]

 

캐시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마을에 가야해.]

 

하얀 늑대가 손을 들어 캐시를 막는다. 그녀가 입을 연다.

 

[됐어.]

 

타냐가 놀라운 표정으로 그녀를 본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처음이리라. 그녀가 제 다리를 내려다본다.

 

[다시 걸을 수는 없을 것 같아.]

 

퉁퉁 부어오른 발목은 보란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가 다리를 돌리자 맥없이 발목이 흔들거린다.

 

[체스.]

 

타냐가 늑대의 다리를 쓰다듬는다. 하얀 늑대는 타냐와 내가 있는 쪽으로 코를 들이밀었다. 킁킁거리며 그녀는 손을 뻗었다. 타냐가 그녀의 손을 잡아준다.

 

[타냐, 나의 친구.]

 

나는 둘을 멀찍이 바라만 보았다. 둘 사이의 일을 알지 못한다. 다만 둘의 가슴이 서로 포개어져 안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얼굴을 감추고서 급히 몸을 돌렸다.

 

[이나.]

 

캐시가 조용히 내 어깨를 감싸며 나를 감싸준다. 나는 그의 품에 안겨 입술을 물었다.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조용히 입을 물었다. 내 가족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를 걱정해주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스, 그녀는 정말 나를 팔려 했을까. 목이 멘다.

 

[거기 있어?]

 

하얀 늑대가 나를 부른다. 눈가를 닦으며 그녀가 있는 곳으로 몸을 돌렸다. 고개는 푹 숙였다. 이런 얼굴은 보이기 싫었으니까.

 

[너희 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녀는 반짝거리는 초록색 돌 하나를 손에 올려 보여주었다. 작은 돌멩이는 희미한 빛을 내고 있었다. 캐시를 보았지만 그도 모르는 눈치였다. 순진한 눈으로 돌을 바라보는 우리 둘에게 하얀 늑대는 그리운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 돌이 있으면 집으로 갈 수 있어.]

 

[집이라니?]

 

타냐가 되물었다. 그녀는 이 세계에 태어나고 이 세계에서 살아왔다. 지금 그녀가 말하는 집이라는 건.

 

[타냐.]

 

하얀 늑대가 자상하게 말을 한다.

 

[집이라는 건, 너희들의 세계를 말하는 거야.]

[진짜 인간들의 세계 말이야.]

 

타냐는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이곳이 내 집이야.]

 

[타냐, 어기선 인간들이 살 수 없어.]

 

타냐가 묻는다.

 

[체스는 내가 떠났으면 해?]

 

[아니.]

 

하얀 늑대는 엄하게 말하였다.

 

[안전했으면 해.]

 

[여기서도 안전해.]

 

[수인들이 모두 널 죽이려 들 거야.]

 

[체스가 있잖아.]

 

하얀 늑대의 힘없는 목소리와 기침이 그녀의 말을 덮는다. 부러진 발목들이 덜렁거린다. 하얀 늑대의 붕대 너머로 타냐는 시선을 맞춘다. 하얀 늑대의 말들이 차갑게 부딪힌다.

 

[돌아가, 어서.]

 

타냐가 아무 말 없이 서있다. 캐시는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입을 연다.

 

[저기, 그게 뭐야?]

 

하얀 늑대는 타냐에게로 맞춘 고개를 돌리지 않고서 말하였다.

 

[마법사가 사용하는 돌이야.]

[듣기로는 마녀의 힘이 담겨있다고 하지.]

 

[어떻게?]

 

[보지 못하는 대신 많은 것을 들을 수 있거든.]

[그리고 내가 워낙 재빨라서 말이야.]

 

캐시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을 얼버무린다. 그는 하얀 늑대를 어려워하는 듯 했다. 그가 고개를 빼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먹을 걸 구해올게.]

 

캐시가 근처 나무들로 뛰어가 버섯을 따고 과일을 줍는다. 타냐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이나, 이리와.]

 

[네?]

 

그녀에게로 걸어간다. 하얀 늑대는 내 손에 초록색 돌을 쥐어주었다.

 

[꼭 사용해줘.]

[타냐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 애 부모님은 어디에 있나요?]

 

[알고 싶어?]

 

그녀와의 첫 만남. 그녀는 나에게 의미모를 말들만 하였다. 그녀는 왜 인간인 타냐를 그토록 지키고 싶어 하는 걸까. 그리고 어쩌다 눈을 잃게 된 것일까. 베스와는 어떤 관계일까. 나는 가장 궁금한 것을 물었다.

 

[왜 타냐를 그렇게 지키고 싶어 하는 거예요?]

 

하얀 늑대가 내 쪽으로 코를 들이민다. 나를 확인한 그녀는 다시 등을 기대어 바람을 맞았다.

 

[길게는 이야기 못해.]

 

그녀는 캐시가 뛰어간 방향을 보았다. 그녀가 말을 잇는다.

 

[나는 마녀를 따르는 전사였어.]

[앞서서 인간들을 사냥했고 가장 먼저 찾아 마법사들에게 가져다주었지.]

[그리고 한 마을로 갔어.]

[한 괴상한 소문 때문에.]

 

바람이 분다. 까만 연기에서부터 드는 바람은 춥고 서늘했다.

 

[마녀와 등지고 전쟁을 벌이는 마을이 있다는.]

[그런 해괴한 소문.]

 

그녀가 다시 내 쪽을 향한다.

 

[그리고 그녀, 베스를 만났지.]

 

그녀가 제 눈에 감긴 붕대를 가리켜 보였다.

 

[자칫 잘못하면 죽을 뻔 했어.]

[마을 최고의 전사라더니 거짓말은 아니었지.]

 

[타냐도 거기서 만난 거예요?]

 

[아니, 우습게도 베스와 만난 그 날.]

[마을의 첫 전투 이후 난 다시 그 마을로 갈 수 없었어.]

 

그녀는 다시 제 눈을 가리킨다. 붕대는 오래되어 헤져있다.

 

[그 마을에서 동료들이 전투를 벌이는 그때.]

[난 다른 곳에서 인간들을 사냥하고 있었어.]

[그리고.]

 

그녀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햇살이 밝게 땅을 비춘다. 수레 위에 쓰러져 앉은 하얀 늑대와 나를 맑은 구름이 내려다본다.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를 죽이던 그 날.]

[그 어린 아기가 부모의 피를 뒤집어쓰고 울고 있던 그 날.]

 

동그랗게 뜬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저 하얀 늑대의 손에서 베스와 같은 발톱이 나는 것일까. 차가운 바람 탓에 닭살이 돋았다. 저 발톱으로 인간들을 얼마나 죽였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

[남의 생명을 빼앗아 살아가는 우리들에 대해서.]

[인간들이 없으면 존재하지도 못하고.]

[마녀라는 작자에 놀아나는 우리에 대해서.]

 

그녀가 나를 보고 있다. 다 헤진 붕대 너머로 그녀는 쇠를 긁는 쉰 소리를 내었다.

 

[난 이제 이 따위 것들이 아쉽지 않아.]

[이 시답잖은 세계와 마녀라는 작자 따위 말이야.]

[그래서 달라지리라 다짐했지.]

 

나는 그녀가 건네어준 돌을 들여다보았다.

 

[이기적으로 들리겠지만 타냐, 그 애는.]

[내 속죄이자, 구원과 같은 존재야.]

 

돌에 담긴 초록색의 빛이 가물거린다. 나는 돌을 꼭 잡아 하얀 늑대를 마주 보았다.

 

[그 애를 데리고 돌아가 줘.]

[약속해줘, 이나.]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했을까.

 

캐시는 나뭇가지를 한아름 들고 와 주머니에서 부싯돌을 꺼내었다. 그가 메고 온 가방은 온갖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버섯과 야채들을 썰어 냄비에 담는다. 모닥불 위로 끓는 스프를 함께 먹었다. 나는 하얀 늑대의 말을 곱씹었다. 타냐는 하얀 늑대와 함께 수레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다. 타냐는 여전히 주눅이든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많이 풀어진 것 같았다.

 

[베커 아저씨의 물건들을 챙겨 와서 다행이야.]

 

캐시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타냐와 하얀 늑대의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캐시, 당신도 인간과 놀았다고 했죠?]

 

[아, 그랬지.]

 

[왜 인간들을 도우려고 해요?]

 

[글쎄.]

 

캐시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불가로 발을 뻗었다. 따뜻한 온기가 몸을 녹인다.

 

[그냥 즐거워서?]

[어릴 적 고향에 마법사가 살았는데.]

[그 분은 내가 인간 아이와 노는 걸 허락해 주셨거든.]

 

캐시가 모닥불로 가지를 튕기며 다리를 모았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마을 사람들은 그런 걸 싫어하셨어.]

[우리 마을에서 인간은 노예나 가축과 다를 바 없었거든.]

 

캐시는 살며시 내 눈치를 보았다. 나는 멍하니 모닥불을 응시하였다.

 

[괜찮아요, 더 얘기해줘요.]

 

헛기침을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난 인간 아이와도 친하게 지내고 싶었어.]

[어릴 때의 바람은 커서도 바뀌지 않았지.]

[이 세계는 마녀가 만들고 지어서.]

[마을이 갑자기 사라지기도하고 생겨나기도 해.]

[그래서 포프 마을에 대한 소문을 들었을 땐.]

 

캐시는 설레하는 미소를 지었다. 마치 그때로 되돌아가 처음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당장 짐을 싸고 마을을 나섰지.]

[마녀에 대항하는 마을이라니.]

 

그의 미소가 일그러진다. 설레어 하던 미소가 점점 시들어간다.

 

[그런 마을은 마녀의 손에 사라질게 뻔했으니까.]

 

미소에서 무표정으로, 그의 얼굴이 굳어진다.

 

[다행히 마을은 사라지지 않았어.]

[마녀가 변덕을 부린 건지, 남겨두고 싶어 했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을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곳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지.]

 

그가 고개를 움츠린다. 귀가 축 늘어져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싸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어.]

[그 베스조차.]

[내가 들을 수 있던 것은 포프 마을이 전쟁에서 패배 하였다는 것뿐이었어.]

 

나는 궁금했다.

 

[캐시, 그럼 마을이 사라지면.]

[그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캐시의 짓궂은 미소가 일그러진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가 입을 열었다.

 

[사라져.]

[마을에 있는 모든 것들은 모조리 다.]

 

그가 고개를 숙여 다리에 묻었다.

 

[살아있는 것까지, 전부 다.]

 

타냐가 우리 쪽을 보고 있다. 괴로운 캐시의 목소리를 하얀 늑대도 들은 것 같았다. 그녀가 말한다.

 

[나도 당했지.]

[충성을 바쳐 일해 온 대가가.]

[내 마을이 사라지는 거였어.]

 

그녀는 캐시와 달리 무덤덤하게 말하였다.

 

[그래도 믿고 있었어.]

[이유가 있으니 사라지는 거라고 믿었었지.]

 

그녀가 웃으며 자조적인 말을 하였다.

 

[바보같이 말이야.]

 

캐시가 중얼거린다.

 

[그래서 혹시나 했어.]

[인간들의 편에 선 포프의 영웅들이라면.]

[그들이라면.]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타냐가 억지로 밝은 목소리를 내었다.

 

[그래도 다 여기 있으니 괜찮지 않아요?]

[분명 방법이 있을 거예요.]

[마녀를 피해서 살면 되죠.]

 

캐시가 애써 웃어보였다.

 

[맞아, 그러면 되겠지.]

 

나는 타냐와 있는 하얀 늑대를 바라보았다. 그녀와 한 마지막 대화. 그래서 타냐를 도와주는 건 당신 자신을 위해서인가요, 라는 나의 질문.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허공만을 보았었다. 진짜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죠. 그녀는 자신이 가진 과거를 전부 잊으려는 듯 보였다.

 

내 이름은 체스야.

앞으로도 그럴 거고 변하지 않을 테지.

 

하얀 늑대는 그렇게 말하였다. 그녀가 나에게 건네어 준 초록빛깔의 돌을 본다. 타냐는 분명 이곳에 남으려 할 것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길 원할까. 나도 이곳에 남고 싶은 건 아닐까. 어쩌면 그때 포프의 전사들처럼 마녀에 대항해 싸워볼 수 있지는 않을까. 그런 나의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모두가 잠이든 달빛 아래로 그가 나를 불렀다.

 

[이나 양, 오랜만이에요.]

 

인간 마법사. 나를 이 세계로 이끈 정체불명의 남자.

 

[걱정말아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뿐이니.]

 

그는 나에게 와 간절히 원해왔던 소망들에 대해 속삭였다.

 

[이나 양, 가족을 보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에게서 뒷걸음질을 쳤다. 마법사는 인간을 잡아 마녀에게 판다. 수인들과 구원자의 사람들이 말하는 마녀는 제멋대로 마을 하나를 없애고 재미로 생명체들을 가지고 노는 존재였다. 그를 믿어야 할까.

 

그의 마지막 말이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제가 당신의 가족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답니다.]

 

캐시도, 하얀 늑대, 체스도, 타냐도 모두 잠들어 있다. 나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멀뚱히 서있었다. 그가 나에게로 손을 뻗는다.

 

[이나 양이 그 커다란 벌레 속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나 양을 만나러 갈 수 없었어요.]

[그곳 사람들과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요.]

 

그가 다정하게 웃으며 나를 유혹하였다.

 

[이제 다 괜찮아요.]

[가족을 찾아다 드릴게요.]

 

그의 손을 잡아야 할까. 내가 원래 살던 세계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타냐도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새로운 영웅들이 등장해 마녀와 싸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 가족을 만나러 잠깐 정도는 떠나 있어도 되지 않을까. 그의 손으로 손바닥을 포갠다.

 

[거기, 마법사.]

 

체스가 상체를 일으켜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바람에 부딪힌다.

 

[참으로 대담하군 그래.]

 

내 앞에 선 그의 몸에서 붉은 빛의 장막이 넓게 펼쳐진다.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에 붉은 빛의 돌이 번쩍 빛나고 있었다. 그가 손을 들자 장막이 타냐와 캐시를 덮는다. 체스가 발톱을 꺼내지만 부러진 발목으로 일어설 수 없었다.

 

정말 그가 날 가족이 있는 곳으로 이끌어 줄까. 정말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는 걸까. 나는 그의 목덜미에 걸린 붉은 빛의 돌로 팔을 뻗었다.

 

내 손안에서 하얀 파동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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