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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재활용] 사이(間)

2003.09.27 09:3209.27

오래 전에 쓴 글이고 여기저기에 올리기도 했던 글입니다. 지금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만 꽤 애착이 가는 글입니다.  잘 쓴 글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제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좀 소소하고 수수한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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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間)





0.
  먼 옛날. 지금의 인도 땅에 작은 나라가 하나 있었습니다. 비록 작은 나라였지만, 곡식과 과일은 풍족하고 날씨는 따뜻하며 바람은 상쾌하게 부는, 오히려 주변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살기 좋은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그 나라에 대해서 전해지는 바가 거의 없습니다. 나라 이름은 무엇이었는지 혹은 위치가 어디쯤이었는지, 지금은 그 누구도 모릅니다. 알려 하는 사람도 없지요. 그저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전해지는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만, 그 나라는 존재하고 또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현명하지 못했던 한 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어느 화창한 날 아침이었습니다. 왕은 정원을 한가로이 거닐다가 자신의 처소에 들어와 쉬고 있었습니다. 시중을 들던 시중들을 모두 물리치고 홀로 방에 남아있었지요. 그는 나른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에 기대어 서서 창 밖으로 보이는 많은 것들을 찬찬히 뜯어보았습니다. 왕궁 안의 정원과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에서부터 왕궁의 담장 너머의 들판과 집들을 거쳐 먼 곳으로부터 흘러오는 천상의 물줄기와 더 먼 곳의 흰색 눈의 산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도 빼지 않고 모두 살펴보려 애썼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잠시 눈을 감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본 많은 사물들을 다시 머리 속으로 되살려 보고는 다시 눈을 떠 다시 밖의 풍경들을 눈에 담기를 반복했습니다.
  왕의 기분이 그 날만 특별히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날씨가 좋았던 탓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습관이었지요. 도벽이 심한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남의 물건에 손을 대듯이 왕도 그러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방에 들어와 그렇게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대신들은 그런 왕을 곁에서 보고서, 깊은 사유에 빠진 것이라 말하며 왕의 그러한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왕은 브라흐만들처럼 묵상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음의 평정을 이루기는커녕 창가에 기대어 선 그의 마음은 어지럽고 불안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는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체면 때문에 얼굴을 일그러뜨리거나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왕을 괴롭히는 고민은 자신의 알 수 없는 기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많은 것을 가졌다는 것과, 또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궁전과 땅, 그리고 인내와 순종의 미덕을 아는 아내들과 그를 위해 일하는 노예들을 가졌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땅과 재물들, 그리고 영원한 가치를 지닌 것들을 가지지 않았고 가질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과도한 욕심에 스스로 무너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기 때문이었지요. 그는 스스로 만족했습니다. 아니, 만족해야 합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언젠가부터 마음 한 구석이 비어있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욕망이었습니다. 강렬하지는 않지만 두근거림으로 분명히 느껴지는 욕망이 있었습니다. 그는 당황스러웠지요. 무엇을 향한 것인지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왕은 무엇을 더 가져야 할지 아니면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창 밖을 보면서 그것을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기행(奇行)이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바로 그 날.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왕의 눈앞에 새로운 것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처음엔 그저 강렬한 빛으로 나타났습니다. 밝은 아침 햇살 속에서도 그것은 두드러지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왕의 시야 속에서 가늠할 수 없는 넓은 영역에 걸쳐 자신의 빛을 펼쳐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은 점차 하나의 형태로 수렴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왕의 손바닥에 사뿐히 내려앉았습니다. 왕은 생전 보지 못한 그 아름다운 광경을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왕의 손바닥에 올라선 물체는 점차 빛의 베일을 벗고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그것은 손가락 정도 크기의 발가벗은 여성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아름다운 외모였지만 욕정보다는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신비로움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왕은 조금 전까지 자신을 못살게 굴던 고민 거리들을 싹 잊었습니다. 그리고, 감탄을 연발하면서 그녀의 모습을 이리저리 뜯어보았습니다. 이렇게 보아도 저렇게 보아도 역시 아름다웠지요.
  왕은 한참을 그러다가 그녀를 조심스레 책상으로 옮겼습니다. 그녀를 사뿐히 내려놓고 는 정식으로 인사를 했지요. 내가 이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라고. 그리고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그렇게,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말한 뒤에 그는 웃음을 띄우며 그녀의 답사을 기다렸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지요. 마치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는 듯이 왕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왕의 얼굴이 웃음에서 약간의 실망으로 바뀌어져 갈 즈음에, 그녀는 가느다란 두 팔을 앞으로 쭉 뻗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녀의 두 손 사이로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이윽고 작은 공을 만들어냈고, 작은 공은 다시 실타래가 풀려나가듯이 빛의 실 가닥으로 변하여 허공에 무엇인가 형상을 그렸습니다. 그것은 글자였습니다. 계속되는 조화에 정신이 나가있던 왕은 정신을 차리고 그 글자들을 읽어나갔습니다. 그것은 대단히 간단한 하나의 문장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녀를 가질 수 있습니다.
  왕이 그 글자들을 읽자 곧 그것은 사라졌습니다. 반짝이는 것들은 사라지고 다시 예전의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지만 왕은 더 이상 예전처럼 혼자가 아니었지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런 말 없이 그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이와 함께였으니까요. 왕은 행복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 밖에서 왕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것은 이웃 나라 사신이 왔음을 알리는 소리였지요. 왕은 깜짝 놀라며 그녀를 서랍 안에 넣고는 급히 밖으로 나갔습니다.

2.
  왕은 그녀에게 많은 것을 해주었습니다. 아랫사람을 시켜 작은 옷을 만들어주었고, 고급스런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했습니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상 속의 재미난 사건을 이야기해주었고, 왕 스스로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왕은 그렇게 여러 가지를 주면서 스스로 기뻐했습니다. 그녀에게 이런 저런 많은 관심을 쏟는 동안, 그의 창가에서 고민하는 버릇은 사라져버렸지요. 그녀에게 정성을 들이느라 그런 고민을 할 시간조차 도 없었으니까요. 왕은 전혀 귀찮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마냥 즐거웠습니다.
  가끔은 그녀가 왕의 잡무를 돕기도 했습니다. 주로 작은 물건을 가져오거나 일기를 대신 쓰는 등의 일을 했습니다. 말을 하지는 못해도 알아들을 수는 있었지요. 어느 날, 왕은 장난식으로 그녀에게 정원의 바위를 치우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그것을 진심으로 듣고 밤새도록 바위를 들어올리느라 낑낑거리다가 지쳐 쓰러져버렸습니다. 그걸 본 왕은 깜짝 놀라서 다시는 그녀에게 그런 장난을 치지 않았습니다.
  왕은 하루의 일정이 끝나면 늘 자신의 방으로 달려왔습니다. 시종들은 방으로 따라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왕이 미리 그렇게 명령했기 때문이지요. 방으로 들어와서는 문을 닫고 서랍 속에서 그녀를 조심스럽게 꺼내었습니다. 그러면, 그녀는 무표정한 그러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눈으로, 아무 말 없이 왕을 바라보았습니다. 더 이상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녀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왕은 행복에 겨웠으니까요. 자신만 아는 작은 비밀의 여신을 보며 더 없이 즐거워했으니까요.
  그렇게, 행복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3.
  어느 날, 왕은 이웃 나라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왕은 네 명의 노예가 지는 가마를 타고 많은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햇살은 적당히 따뜻했고 넘실거리는 바람은 시원한, 외출하기 좋은 날이었습니다. 드넓은 들판과 숲을 지나고 나지막한 언덕도 넘었습니다. 그들이 가는 길마다 아름다운 풍경들이 펼쳐졌지요. 그렇지만, 왕은 가마 밖을 한 번도 내다보지 않았습니다. 그녀와 함께였기 때문이지요.
왕은 누구와도 동석하지 않은 채 작은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녀도 왕의 무릎 위에 가만히 앉아 자신을 보는 왕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눈은 맑고 깊었습니다. 속에 무언가 들어있는 듯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는, 막연히 신비하다라는 말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그런 눈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여행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왕은 깜짝 놀라 그녀를 주머니 안에 넣고 밖을 향해서 무슨 일이냐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렇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은 들려오지 않고 정체 모를 함성 소리와 칼이 서로 맞부딪치는 소리, 그리고 병사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지요. 서야 왕은 바깥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왕은 황급히 밖으로 나와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가마는 도적들에게 둘러싸인 후였습니다. 결국 왕은 갑작스런 일격에 정신을 잃고, 밧줄에 묶여 어디론가 끌려갔습니다.

*  *  *

  왕은 밤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곳은 낡은 오두막이었지요. 퀴퀴한 냄새가 나고 거미줄이 곳곳에 쳐져있는 폐가였습니다. 오두막 안쪽에는 아무도 없었고, 고장나서 너덜거리는 문 밖에는 왕을 감시하는 도적단 한 명이 있었습니다.
  왕은 부아가 치밀어 밖을 향해 고함을 지르려고 했지만, 그의 입은 헝겊으로 봉해져 있었습니다. 몸을 비틀어보았지만 끈은 그를 단단히 구속하고 있었지요. 가만히 있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수 차례 낑낑거리며 애를 쓰다가 결국 지쳐버렸습니다. 신하들이 이 일을 알고 자신을 구하러 올 거라고 믿고 기다렸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왕은 자포자기했습니다. 사신(死神) 야마가 그의 곁에 서있는 것만 같았지요.
  체념해버린 왕의 머리 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돌았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많은 것들이 하나씩 그의 머리 속에 그려졌습니다. 우선 궁전과 비옥한 땅의 모습이 떠올랐고 화려한 식탁과 연회장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난 삶에 대해 나름대로 만족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에 이대로 끝내기는 싫었습니다. 그런 생각들도 결국 그만두었습니다. 계속 그런 것들을 떠올려 봐야 더 괴로울 뿐이었으니까요. 왕은 운명에 모든 것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잠이나 자야겠다 생각하고 눈을 감으려는데, 옷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녀였지요. 왕은 화들짝 놀라며 그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잠에서 금방 깨어났던지 기지개를 한 번 크게 했습니다. 그리고 바닥에 내려와 예전처럼 그의 얼굴을 무표정하게 쳐다보았습니다.
  왕은 그녀를 보며 다시 괴로움에 빠졌습니다. 이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그렇지만 그녀라도 곁에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왕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조용히 쳐다보기만 했지요.
  그렇게, 조용한 시간이 흐르는데, 어디선가 왕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그것은 보초가 코를 고는 소리였습니다. 아! 왕은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보초가 잠든 사이에 소리 없이 슬쩍 빠져나가면 되겠구나 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팔과 다리가 모두 꽁꽁 묶여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왕은 그녀에게 그러한 상황을 이야기해주고 그녀로 하여금 끈을 풀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는 턱짓으로 보초를 가리키며 그녀가 상황을 이해하길 바랬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듯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역시 무표정함과 침묵을 유지한 채로 말이지요. 왕이 끙끙 신음 소리를 내고 온몸을 비틀면서 그녀에게 뭔가 의미를 전달하려 했지만 그녀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낑낑거리다가,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그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내 명령을 이해하고 자신의 능력껏 그것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도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 어떻게 하면 나를 도울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 것이 아닌가? 게다가 이 정도로 암시를 줬는데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이 아닌가?
  왕은 그런 질문을 던지며 기분이 묘해짐을 느꼈습니다. 뭔가 거북스럽고 혼란스러웠지요. 그녀에 대한 생각에 자신의 처지도 싹 잊고 말았습니다.
  왕은 마음 속으로 그녀에게 계속 질문을 했습니다. 왜 그렇게 가만히 있는 거냐? 넌 정말 내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를 모르는 것이냐? 아니면, 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이냐? 난 네게 항상 잘 해줬고 넌 나를 따랐는데, 왜 지금은 그렇게 가만히 나의 어려움을 보고만 있는가?
  그녀는 물론 그런 왕의 마음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왕의 질문은 계속되었지요. 그리고, 그 질문은 점차 애원으로 바뀌어져 갔습니다.
  그것이 정말 그대의 진심인가? 그렇지 않겠지? 아니라고 말을 하라. 말을 할 수 없다면 그런 몸짓이라도 보여라. 네 마음을 보여라. 나는 널 가진 자, 너의 주인이다. 어서 하라.
그러나, 그녀의 반응은 한결같았지요. 그녀의 눈빛은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눈에서 느낀 신비로움은 더 이상 처음의 신비로움이 아닌 아무것도 알 수 없기에 답답한 마음으로 변해갔습니다.
  아무런 말도 아무런 손짓도 아무런 질문도 없는 적막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왕은 더 이상 그녀에게 밧줄을 풀어달라고 몸짓하지 않았습니다. 듣지 못할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애원하지도 않았습니다. 지쳐버렸던 것이지요. 평정을 잃어버린 마음이 그를 지치게 했지요.
  왕은 그저 갑갑한 마음으로 그녀를 쳐다보다가, 결국 다 잊고 싶은 마음에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밖에서 왕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왕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기쁨에 찬 눈으로 왕을 보며 인사를 올리고, 왕의 결박을 풀어주었습니다.

4.
  그 날 이후, 왕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그녀를 바라보며 항상 행복한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대개는 그저 멍한 눈빛이었습니다. 가끔은 잔뜩 찌푸린 표정이었고, 간혹 슬픈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그것은 예전의 행복에 찬 웃음과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가끔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기가 싫어 그저 외면하기도 했지요.
  그렇지만, 왕은 더 이상 그녀를 돌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왕은 여전히 그녀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자 노력했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정성을 들였지요. 서랍 속 그녀의 보금자리에는 자그마한 고급 침실이 마련되었고, 그녀를 아무도 모르게 옷 속에 숨기고서 왕국 내 최고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서랍장 하나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그녀의 자그마한 옷들로 가득 찼습니다. 인도 각지에서 유명한 요리사들을 초대해서 그녀를 위한 요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했지요. 그렇지만, 왕은 자신이 해준 것들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더 좋은 것들을 찾아다녔고, 더 많은 것들을 해주려고 항상 노력했습니다. 왕은 나라 일은 돌보지 않은 채, 자신의 모든 시간을 그녀를 위해 썼지요. 그럼에도, 왕은 예전과 같은 표정을 되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그녀를 만나기 전 창가에 서서 고민에 빠져있던 그 때보다도 더 어두웠습니다. 그렇게 변해 가는 왕과는 달리 그녀는 언제나 그대로였습니다. 왕과 처음 만났을 때 발가벗은 그녀와 지금 화려한 옷에 반짝거리는 것들로 치장한 그녀는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늘 같은 무표정으로, 아무런 말 없이, 속내를 알 수 없는 깊은 눈으로 왕을 바라볼 뿐이었지요.
  날씨가 흐렸던 어느 날에도, 왕은 변함 없이 하루 일을 끝낸 후에 홀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방에는 누구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왕은 두리번거리며 누군가가 방에 들어와 있는지를 확인한 후에야 그녀를 서랍에서 꺼냈습니다. 그녀는 늘 해왔던 표정으로 그를 맞이했지요. 그런데, 왕은 그녀를 잡은 채로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작은 몸뚱이를 힘주어 꽉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자신의 눈 바로 앞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둘은 겨우 손톱 하나 정도의 거리를 두고 마주보고 있었지요. 맑지만 너무 깊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눈과 빛을 잃어 탁해진 왕의 눈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작은 흔들림조차 보이지 않는 고요한 그녀의 눈과 격정적인 흐름이 소용돌이치는 왕의 눈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습니다.
  왕은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하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입만 살짝 움직였을 뿐, 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왕은 답답하고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녀를 잡은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왕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방바닥에 내던졌습니다. 강하게 내리꽂아 버렸습니다.
  그녀가 단단한 바닥에 부딪쳤습니다. 그녀의 몸은 바닥에 수 차례 튕긴 후에야 멈추었습니다. 아무데도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녀는 바닥에 누워 잠시 정신이 어지러운 듯 고개를 흔들고는 잠시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리고, 왕을 발견하고는 다시 그의 눈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녀를 내던진 후에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놀라 어쩔 줄 모르던 왕은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는 그녀가 누워 있는 쪽으로 급히 달려가 그녀를 다시 주워 올렸습니다. 그리고, 작은 그녀의 몸을 꼭 껴안았지요.
  왕은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왕은 괴로웠습니다. 그녀가 있기에 괴로웠습니다. 그녀를 조용히 왕궁 밖에 버릴 수도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왕은 지금껏 그녀처럼 소중한 것을 가져보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식으로 오래 갈 수는 없었지요.

5.
  왕은 간만에 아내의 침실에 들렀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의 많은 아내들 중의 한 명이었지요. 그녀는 반가운 표정으로 왕을 맞이했습니다.
  그녀는 왕에게 조용히 술을 따라주었습니다. 왕은 조용히 술을 삼켰습니다. 한 잔, 두 잔, 세 잔, 네 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위장 속으로 흘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서랍장 속 그녀의 모습도 함께 삼켰습니다. 그녀의 얼굴과 그녀의 표정과 그녀의 시선을 하나씩 삼켰습니다. 향로의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그녀의 모습들을 하나씩 삼키며 잊으려 했습니다. 꿀꺽하는 소리와 함께 환영들은 목구멍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사라진 것은 다시 몽롱하게 피어오르다가 점차 모양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러면 왕은 또 한 잔을 들이켰지요.
  아내가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그만둘 것을 권했습니다. 그러자, 또 한 잔을 삼키려던 왕이 아내를 바라보았습니다. 왕의 취한 두 눈이 그녀를 향했습니다. 아, 그러나 왕이 본 것은 아내가 아니라 서랍장 속의 그녀였습니다. 그녀는 양손으로 술병을 들고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있었습니다. 무표정했던 눈은 수줍게 약간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었지요.
  왕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습니다. 깜짝 놀란 아내가 술병을 떨어트렸습니다. 왕은 그녀를 안아들고 침대로 갔습니다. 왕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지요.

*  *  *

  다음 날, 왕은 일찍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아직은 어슴푸레한 새벽이었습니다. 그리고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왕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술기운에 흐릿한 눈으로 자기 옆에 누워있는 여인을 쳐다보았습니다. 어질어질한 그의 눈에는 서랍장 속 그녀가 아닌 아내의 모습이 비추어졌지요. 아…. 왕은 탄식했습니다. 그리곤 나지막한 소리로 소곤거렸습니다.
  너는…. 어디에…. 아 서랍 안에 있지….
  왕은 비틀거리며 침실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있는 자신의 방을 향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왕궁 내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푸르스름한 새벽빛 속으로 보이는 사람은 기둥처럼 제자리에 서 있는 병사들뿐이었습니다.
  왕은 한 쪽 팔로 벽을 짚으며 겨우  몸을 지탱했습니다.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어질어질한 눈으로 겨우 길을 찾아 결국 자신의 방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왕은 방문을 열며 그대로 바닥에 쿵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바닥을 짚어 일어서려고 할 때, 왕은 그녀를 보았습니다. 그녀는 서랍장 위에서 창 밖의 비 내리는 새벽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그녀는 어제의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술을 따르던 그녀가 아니었습니다.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의 변함 없는 모습으로, 아무런 의미 없는 눈길을 왕에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왕은 일어서려다가 온몸에 힘이 빠져나감을 느끼고는 다시 땅에 엎어졌습니다. 그리고 고개만 약간 들어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았습니다. 왕의 눈에는 높은 곳에서 그를 내려다보는 그녀가 평소보다 훨씬 더 크게 보였습니다.  
  왕을 엎드린 채로 피식 웃었습니다. 그리고 쉰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습니다.
  이리오라….
  그녀는 서랍장 위에서 사뿐히 뛰어내려서 그의 눈 바로 앞까지 걸어왔습니다.  왕의 눈에는 그녀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왕은 그녀에게 명령했습니다.
  날 안아달라….
  그녀는 술 냄새 풀풀 풍기는 왕의 코를 살짝 붙잡았습니다. 왕은 그녀의 손에서 나온 온기가 그의 코에서 몸으로 퍼져나감을 느꼈습니다. 왕은 만족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왕은 문득 새벽 공기가 꽤 차갑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왕은 그녀에게 또 명령했습니다.
  날씨가 춥군. 옷을 두껍게 입고오라….
  그녀는 서랍장으로 걸어가서 두꺼운 덧옷 한 벌을 꺼내 입고 다시 그의 눈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녀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지만, 아무튼 그녀는 전보다 따뜻해 보였습니다. 왕은 역시 만족한 표정을 지었지요.
  그리고, 왕은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눈을 감고 그녀에게 또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했습니다. 왕은 잠시 후에 눈을 떴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녀에게 다음 말을 했습니다.
  그대는 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말을 하지 못했으니까요. 왕도 그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방식을 요청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대가 짐을 좋아한다면 고개를 끄덕이고 싫어한다면 고개를 내저어라….
  그녀는 역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약간의 흔들림도 없이 그의 눈을 들여다보기만 했습니다. 왕은 기다리다 못해 언성을 높여 그녀를 재촉했습니다.
  짐은 지금 장난칠 기분이 아니니라…. 어서 명령을 이행하도록 하라!
  고함소리가 지나고 난 후에 남은 것은 추적추적하는 빗소리뿐이었습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몸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술을 악물었습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행동도 그녀를 움직이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왕은 다시 눈을 감고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자… 짐은 어제 그대를 만나러 오지 않았다. 그대를 만나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왜 그랬는지 아는가?
  그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난 그대가 아닌 나의 아내와 있었다. 나의 아내와 동침했단 말이다.
  그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너는 질투하지 않느냐? 어느 여자라도 다 가지고 있는 투기심이 네겐 조금도 없단 말이더냐! 거짓말하지 말라!
  그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애처로운 눈빛은 분노로 변했습니다.그리고 분노에서 차차 쓴웃음으로 변해갔습니다. 왕은 그녀에게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했습니다.
  그대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한가지 있다. 무엇인지 아느냐? 짐은 그대가 조금도 사랑스럽지 않다. 그래서 어제 아내에게 갔던 것이니라.
  그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눈에는 다시 분노가 휘몰아쳤습니다.
  짐은 그대가 싫단 말이다! 이래도 아무렇지도 않느냐!
  그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두 팔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습니다. 숨막힐 듯이 강하게 붙잡았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왕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혔습니다. 왕의 목소리는 울음 섞인 비명으로 변해갔지요.
  짐은 그대를 가졌다! 짐은 그대의 주인이란 말이다! 어서 명령에 복종하라! 짐은 그대가 싫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왕의 손에 붙들려서도 그녀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흐느끼면서 같을 말을 반복해댔습니다. 난 그대가 싫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명령에 복종하라. 짐은 그대의 주인이다. 그런 말들은 결코 그녀를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왕은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짐은 그대가 싫단 말이다! 너 같이 은혜를 모르는 년은 필요 없단 말이다! 꼴도 보기 싫다. 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려!
  왕의 그 외침이 끝나자마자, 메아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그녀는 사라져갔습니다. 마치 왕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이 그녀는 빛 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점차 형체를 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완전히 빛에 흡수되자, 그 빛도 사라졌습니다. 왕은 손을 내저으며 가지 마라… 가지 마라… 애원했지만, 그녀는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왕의 곁을 떠났습니다.

6.
  그녀가 왕의 곁을 떠난 후, 왕은 폐인이 되었습니다. 누구도 만나지 않고 나랏일도 돌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은 홀연히 나라를 버리고 떠났지요. 그녀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도 알 수 없는 그녀를 찾아 인도 전역을 헤매었습니다. 거지들의 소굴로 들어가기도 했고, 깊은 우림 속을 헤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디에도 그녀는 없었습니다. 결국 한때 왕이었던 사내는 흰 눈 덮인 높은 산 위에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새하얀 눈의 벌판에 쓰러진 그는 살아날 길이 없음을 알고 조용히 사신(死神) 야마가 자신을 찾아와 주길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그녀에 대해서 생각했지요. 그래 혹시 그녀는 그때 죽어서 저승으로 갔을지도 몰라. 왕은 싱긋 웃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야마가 사자(死者)를 묶는 밧줄을 가지고 그를 찾아왔습니다. 야마는 그의 목에 밧줄을 걸고 그를 저승으로 끌고 갔습니다. 왕은 기꺼이 사신을 따라갔지요.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는 다리를 건너 저승의 성으로 들어가려 할 때, 왕은 야마아게 그녀에 대한 일들을 이야기하며 저승에서는 그녀를 만날 수 있냐며 물었습니다. 그러자 야마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에게 말했습니다.
  어리석은 자여. 그녀는 사랑할 수 없는 존재이며 사랑 받을 수 없는 존재. 그대가 소유할 수는 있으되, 결코 사랑할 수는 없는 존재. 어찌하여 그런 존재를 사랑하려 하였는가. 어찌하여 그러한 고통을 자초하였는가. 안타깝지만 그녀는 저승에 오지 않았네. 그렇다고 자네를 다시 이승으로 보내 줄 생각도 없다네. 자연의 섭리를 깨트릴 수도 없거니와 난 진실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를 도울 생각은 없다네. 그럼, 이만 들어가도록 하지.<끝>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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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 03.10.08 00:56 댓글 수정 삭제
    언젠가 다른 곳에서 이 글을 봤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꼬리글을 남긴 적은 없군요. 이 곳에서 다시 이 글을 읽게 되었으니, 여기서 꼬리글을 남길게요.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이 글의 주제에 대해서 정확하게 짚어내지를 못하겠어요. '뭔가 있을 것 같은' 어떤 아릿한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그것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를 모르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의 전반적인 구조에 대해서, 혹은 주제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지는 못 할 것 같아요. 이 점 죄송해요. 어쨌든, 다른 단편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네요. 문장 끄트머리가 "~습니다"로 종결되어서 그런지 누군가로부터 옛날 이야기 한 편 듣는다는 기분으로 읽어내릴 수 있었어요. 이 꼬리글을 보실 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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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빡살 03.10.08 02:24 댓글 수정 삭제
    죄송해하실 것까지야...
    주제라, 음 뭐 대단한 주제는 없을지도 모르죠. 이 글은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을 가상의 시공간으로 옮겨놓은 것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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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 03.10.08 02:49 댓글 수정 삭제
    아, 언제 꼬리글을 읽고 가셨나 몰라. 저 라티랍니다. 어딜 가나 이 글이 눈에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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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빡살 03.10.08 02:58 댓글 수정 삭제
    서진 / 말 안해도 알아요. 라티님이라는 거.
    글에서 다 드러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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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 03.10.09 00:22 댓글 수정 삭제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또 얼굴 빨개졌습니다. 민망해서(한 숨) 지난 번에는 대뜸대고 순두부 아니냐고 하셔서 사람 깜짝 놀라게 만드시더니.(두 숨) 그런데 말입니다. 경험을 옮겼다고 해서 주제가 없는 건 아니지 않나요? 주제는 글쓴이의 목적과 관련이 있으니까요. 또 쓸데없는 소리. 짐작하셨겠지만, 제가 바보라서 그래요. (세 숨) 아무튼 CG에 덧글을 쓰지 않은 점은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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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빡살 03.10.09 02:35 댓글 수정 삭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느낀 특별함을 일반화시키려 했다는 게 목적일까나. 그러면 제 개인적인 그 느낌이 주제겠네요. 그저 소소한 것. 글쓴이가 이런 식으로 말하면 무책임한 걸까요 하핫;
    그리고 전에는 어디다 쓰든 라티님 마음이라며 마음대로 하겠다더니, 왜 또 미안해요? 그냥 마음대로 하면 되는데. 아무튼... 라티님 바보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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