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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여름 밤의 망상

2003.09.01 08:3709.01

여름 밤의 망상







  그는 악몽을 꿨다.
  끝없이 넓은 들판 위를 홀로 걷는 꿈이었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곧은 길을 따라, 지평선 너머 어딘가 길이 끝나는 곳에 있을 목적지를 향해 그는 가고 있었다. 그것은 대단히 지루하고 힘든 여행이었다. 시작을 망각할 정도로 오랫동안 걸었지만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징후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길 양옆으로 트인 공간엔 별 의미 없는 고목과 돌덩이들만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을 뿐 다른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무미건조한 길 위로 강렬한 햇빛이 쏟아져 내려왔다. 햇빛은 무거웠다. 햇빛의 무게는 그의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고 그의 양어깨를 짓눌러 그의 허리를 구부러트렸다. 힘겹게 전진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무거운 짐을 진 막일꾼 같았다.
  이 지루하고 힘든 여정을, 그는 단 한번의 쉼도 없이 이어나갔다. 갈수록 더뎌지면서도 그의 다리는 끊임없이 움직였고, 지속적으로 햇빛의 무게에 눌리면서도 그의 몸뚱이는 쓰러지지 않고 그것을 버텨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멈춘다는 것은 언제나 논외에 있었다. 그것은 절대적으로 배척되었다. 그래서, 그는 또 힘겨운 한 걸음을 내딛었다. 고통도 한 걸음 연장되었다.
  쉼 없는, 고문과도 같은 여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어느새 시간은 흐름을 멈추고 굳어있었다. 단단하게 굳은 시간 속에서, 꿈은 끝날 줄을 몰랐다.


*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그의 자택 서재에 있었다. 그 이외엔 아무도 없는 서재의 내부는 조용했고 초저녁이라 꽤 어둑어둑했다. 열린 창으로 간간이 들어오는 산들바람이 서재 내에 가득한 한여름의 후텁지근한 공기 속을 미약하게 파고들고 있었다.
  “아아….”
  힘겹게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린 그는 자신이 대단히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책상에서 엎어진 채로 잠들었던 것이다. 그는 부르르 떨면서 몸을 바로 세웠다. 그러자, 환히 켜진 LCD모니터의 화면이 막 깨어난 그를 맞이했다. 그는 잠시 찌푸린 상으로 모니터를 쳐다보다가, 팔을 천천히 들어 컴퓨터의 전원을 눌렀다. 바람이 빠지는 듯한 소리가 나면서 모니터가 꺼졌다. 동시에, 이전의 조용함과는 다른 적막함이 서재를 찾아들었다. 그는 나른한 기분을 느끼곤 들었던 팔을 힘없이 늘어트렸다. 싫지 않은 나른함이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잠시 그 나른함을 즐겼다. 힘들었던 꿈의 여행은 깨어나면서 이미 잊었다.
  모니터의 강한 빛이 사라진 공간으로, 창을 통해서 짙푸른 빛깔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는 꽤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른함과는 다른, 그와는 다소 대비되는 느낌이었지만, 그것 역시 좋은 느낌이었다. 그는 나른하게 늘어진 그 자세에서 고개만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밖의 세상 역시 짙푸른 청색으로 가득 차있었다. 조금 전까지 마지막 붉은 빛을 발산하던 해는 이미 서쪽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고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말했다.
  “시간이 된 걸까….”
  그러자,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창밖에서 한 가닥 산들바람이 불어들어와 그의 얼굴을 스쳤다. 물기 어린 시원한 바람이었다. 그는 기분 좋게 한 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창 쪽으로, 바람이 불어온 쪽으로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시원한 바람도 재차 불어와 그의 몸을 시원하게 감싸주었다.
  그는 창가에 이르러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창밖을 주시했다. 창밖엔 넓은 들판이 있었다. 들판 위엔 작은 집들이나 나무가 꽤 있었지만, 지금 그런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곧게 그어진 지평선 아래의 검은 땅과 그 위로 펼쳐진 짙푸른 청색 빛깔의 광막한 공간만이 있을 뿐이었다.
  처음엔 창밖의 풍경은 그저 멈추어진 사진처럼 보였다. 두 개의 색으로 이분(二分)된 단순한 세계였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눈은 그 속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내었다. 그는 흐름을 발견했다. 그 흐름은 넓은 짙푸른 공간 속에 작은 원을 그리며, 여유롭고 느리게 회전하고 있었다. 그것은 지속적인 순환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끊임없는 변화이기도 했다. 흐름은 자신의 순환궤도를 끊임없이 수정해나가고 있었다. 때론 바른 원형으로, 때론 늘어진 타원형으로, 혹은 짜부라진 원형으로, 흐름은 다양한 폐곡선의 순환궤도를 그렸다. 그의 시선도 흐름을 따라 움직였다.
  그런데, 어느 한 순간부터 그 흐름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순환주기는 짧아졌고, 궤도의 변형도 더 급하게 이루어졌다. 그도 그러한 변화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 흐름이 어지러울 지경으로 빨라질 즈음,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래, 지금이야.”
  그리고 눈을 감았다.
  그는 발가락 사이로부터 차가운 기운을 느꼈다. 그것은 물의 감촉이었다. 그 전율은 그의 온몸으로 퍼져나가 그의 머리끝까지도 자극했다. 그는 눈을 감은 채로 그 느낌을 음미했다. 그러는 사이 수면은 천천히 상승했다. 발가락에서 가랑이로, 허리에서 가슴팍으로, 턱에서 정수리로… 그는 시원하고 자극적인 감각 속으로 점차 빠져들고 있었다.
  그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서재는 차가운 물로 가득 차있었다. 물은 창밖과 같은 짙푸른 청색이었다. 물에 잠긴 서재 내부의 모든 것도 시원한 청색의 톤으로 물들어있었다. 바닥도, 천장도, 사방의 벽도 모두 그 빛깔로 변했다. 그가 앉아있던 의자도, 그가 엎어져있던 책상도, 잠자던 그를 내려다보던 LCD모니터까지도 모두 청색이었다. 그 자신도 역시 그러했다. 물 속에 잠겨있었음에도, 그는 그 모든 것을 분명히 인식했다. 그리고, 그것을 즐겼다.
  그는 파랗게 물든 자신의 손을 보곤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한쪽 발로 바닥을 가볍게 굴렀다. 그러자, 그의 몸은 그 반작용으로 천천히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셔츠와 바지를 벗어 아래로 내던졌다. 그의 옷가지들은 어느새 까마득히 멀어진 바닥을 향해 가라앉다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었다.
  그는 발가벗은 채로 실내를 헤엄쳐 다녔다. 실내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다. 한 방향으로 계속 헤엄쳐도 벽이나 천장을 만날 수 없었다. 푸른 공간은 한없이 넓었고 그는 그 속을 아무런 막힘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조급해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느리게 헤엄쳐 다니기만 하면 됐다. 쉬고 싶을 때도 얼마든지 마음껏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그것을 즐겼다.
  그런데, 어느 한 순간부터 그는 그 청색의 공간 내에서 미약한 울림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로부터 먼 어느 곳에서 시작했고 천천히 밀려오는 물결로 그에게 다가왔다. 처음 그것을 인식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그것은 그저 있음직한 흐름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그 울림에는 묘하게 그의 마음을 끄는 데가 있었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그러나 늘 같지만은 않은 그 울림과 울림이 전해주는 물결은 점차로 그의 모든 관심을 그것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그 울림의 근원을 향해 헤엄쳐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일단 방향을 잡고는 그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갔다. 그 와중에 그는 창문을 통과했지만, 그러한 것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서재 밖으로 나왔지만 밖도 안쪽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바깥쪽도 역시 푸른 색채로 가득했다. 들판은 어디론가 사라져있었다.
  울림의 근원은 쉽사리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이 그것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있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물결의 미세하고 지속적인 변화로부터 그는 그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느낄 때면 그는 근원을 향한 몸짓을 재촉했다.
  그는 점차 다가가고 있었다. 그는 울림이 만들어낸 다양한 흐름의 길을 점차로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다. 그것은 하나의 길이었고, 그를 울림의 시발점으로 이끌고 있었다. 그는 가까워지고 있었다. 더 명확해지는 울림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것이 주는 벅찬 감동에 전율하며, 점차 고양되는 기분을 만끽하며, 그는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울림이 거의 자신의 명확한 형태를 완성해갈 즈음, 그는 자신이 어떤 불빛과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불빛이 있는 곳에 그 울림의 근원이 있다는 것 또한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는 환희에 찬 웃음을 지으며 목표지점을 향해 돌진했다. 근원의 실체를 향한 여행이 마지막 한 고비를 남겨두고 있었다.
  마침내, 그것의 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꽤 커다란 구조물이었다. 겉보기엔 저 먼 곳에 있어야할 소행성이 물 속으로 그 자리를 옮긴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빛나고 있었다. 소행성 표면의 구멍과 균열들로부터 피고 지는 갖가지 화려한 빛의 흔적들이 그 구조물을 전체적으로 환하게 빛내고 있었다. 그 소행성 내부로부터 울림은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그것은 단순한 울림이 아닌, 울림과 울림들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유기체였다. 그는 그것의 시원한 음색을 귀로 들을 수 있었고, 그것의 잘빠진 형체를 눈으로 볼 수도 있었으며, 그것의 상쾌한 감촉을 온몸의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처음으로 만난 그 울림의 전체적인 형상에 취해, 그는 목적지를 눈앞에 둔 그곳에서 헤엄치기를 멈추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것을 즐겼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그에게 자신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올 것을 권하고 있었다. 청명하고 매력적인 목소리였다. 그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지막을 향해 파닥이는 팔과 다리의 움직임은 힘에 넘쳤다.
  그는 표면의 한 갈라진 부분을 통해 소행성 안쪽으로 진입했다. 밖과 안의 경계선을 넘는 순간, 그는 갑자기 밀어닥치는 환한 빛에 눈을 그만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드디어 그는 그것의 실체와 접할 수 있었다.
  그곳엔 소리가 있었다. 빛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사람들이 있었다. 소행성의 내벽은 수백 수천 개의 대형 스피커로 가득 차있었고, 비어있는 소행성 내부의 구(球)형 공간에는 그와 같이 청색으로 물든 벌거벗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수많은 스피커는 제각각의 울림을 만들었고, 그 울림은 빛과 소리의 물결을 만들어내며 소행성의 내부공간을 휘저었다. 때론 낮고 둔탁한 bass beat 같은 음색으로, 때론 소프라노의 한껏 고양된 음색으로, 그리고 각각의 음색에 가장 적합한 색상들과 함께, 그 울림들은 다양하게 형상화되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그에 맞춰 춤췄다. 여유롭게 때로는 격렬하게, 단조롭게 혹은 변덕스럽게, 그들은 자신들의 맨몸 사이사이를 스쳐가는 빛과 소리의 물결에 맞춰 흥겨이 몸짓했다. 그가 들어오자 사람들은 그를 보며 반갑게 인사했고 그도 웃으며 그에 답했다. 그러한 과정까지도 흥겨운 몸짓의 일부였다. 그 순간에, 그는 이미 물결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차갑고 푸른 물로 가득한 공간 속에서 물결치는 빛과 소리와 마음들을 그는 느낄 수 있었고, 그 모든 것들과 그는 점차 동기화(同期化)되어갔다.
  그렇게, 밤이 깊어갔다. 향연은 끝날 줄을 몰랐다. 마치 영원하기라도 할 듯이. 모든 것이 일렁이며 물결치는 그곳에서, 오직 시간의 흐름만은 정체(停滯)해있는 듯 느껴졌다. 같은 구간을 반복하며 소용돌이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흥에 겨운 몸짓과 몸짓들은 멈출 줄을 몰랐다. 그렇게, 향연의 밤이 깊어갔다.


*



  아침이 왔다. 그는 자신의 서재로 돌아와 있었다. 서재는 아직 물이 덜 빠진 것인지 곳곳이 눅눅했다. 나른하게 늘어진 그의 손에서도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그는 어제 저녁과 마찬가지로 의자에 앉아 고개만 돌려 지친 표정으로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느샌가 환하게 밝아진 창밖의 하늘에서 밤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윽고, 눈부신 여름의 해가 온전히 자기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시 돌아왔어….”
  그리고 고개를 바로잡아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그는 다시금 LCD 모니터와 마주하게 되었다. 모니터는 다시 켜져 있었고 환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래, 돌아갈 시간이야.”
  그가 말했다. 그리곤 피곤한 눈으로 모니터 화면을 응시했다. 잠시 후, 그는 눈앞이 흐릿해짐을 느끼며 엎어지듯 잠들었다.<끝>








= = = = = =
못써서 죄송합니다 :P
댓글 3
  • No Profile
    아이 03.09.02 20:47 댓글 수정 삭제
    캬, 빡살님 멋져요. 이렇게 소설을 또 올려주시다니. (정식 코멘트는 나중에... 일이 잔뜩 밀려놔서리... -.-)
  • No Profile
    아이 03.09.05 19:47 댓글 수정 삭제
    군데군데 삽입된 대사가 왠지 서글프군요. 공허하게 내뱉는 말 같기도 하고, 운명처럼 이끌려서 내뱉는 말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라는 인칭대명사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글을 읽어내려갈수록 '그는'이라는 말에 점점 끌리네요. '그는'이라는 말에 왠지 모를 측은함이 묻어 있습니다.

    소설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요. 잘 읽었습니다. ^^
  • No Profile
    빡살 03.09.11 14:40 댓글 수정 삭제
    그런가요? 너무 평범한 소재에, 너무 평범한 이미지에, 너무 정돈되지 못한 문장까지. 좋은 소리 들을만한 요소는 하나도 없을 것 같은 글이라 생각했는데; 음, 뭐 그래도 잘 읽으셨다니 천만 다행이네요. 편안한 추석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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