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무저(無低)

2020.08.29 01:1308.29

이 편지를 어떤 사람이 받아볼 예정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단 하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보는 사람이 없을지언정 이런 방법을 써서라도 나 자신이 이 실험소에 어찌 왔으며 왜 이 장소를 떠나지 못하는지 말해야 한다. 아니면 나는 화병으로 생을 달리할 수도 있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 편지를 쓰는 중이다. 이 편지의 방향성은 아마 혼잣말에 인접한 편지일 듯 싶다.

 

 

나는 취업 도우미 센터에 이천 팔년 오월 칠일 날 입소하여 팔월 팔일 날 수료를 마친 후 ‘배영우 언어 실험소’라는 장소에 배정되었다. 생소한 이름의 이 실험소는 이름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단어에 대한 일을 주로 삼는 장소였다. 나는 이 실험소에 배정이 정해지는 찰나에 내심 좋았던 마음을 어찌하지 못했다. 별 다른 이유는 아니었다. 비슷한 타 업체와 차원이 다른 연봉, 업무 종료 후 원하는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자유는 나를 홀리는데 충분한 연유였다. 더불어 언제나 배를 부여잡은 채 밥 한 술도 제대로 입에 넣지 못하는 나의 집안 어른들, 동생들이 내 벌어 올 돈으로 배부를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임 없이 지원했음은 말해봐야 입만 아플 뿐이다. 이제 와서 되짚어 본다면 후일을 염려하지 않은 안일한 영웅 심리에 밀접한 마음이 따로 없다. 망할 영웅 심리만 아니었어도 이런 상황은 아니었을 텐데! 뒤늦은 후회는 언제나 통탄만이 한 아름 차오를 뿐이다.

 

 

실험소에 입소하자마자 나를 비롯한 동료들은 서류를 여럿 써야 했다. 내용은 대충 실험소 내 실험 내용에 대하여 타 업체에 유출 혹은 온라인에 누설하는 일체 행위를 허용하지 않으며 만약 이러한 행위들을 했음을 들킬 시 모든 죄를 물어 합당한 처벌을 내린다는 내용이었다. 어차피 휴대폰은 모두 압수했으니 헛된 제지라는 의문을 잠시 품었지만 사람의 일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모르니 일단은 별 말 없이 서류에 서명을 했다. 대충 열 몇 장의 서류에 날인을 한 후, 나는 실험 동안 머물 방을 배정받았다. 나와 동일한 방을 사용할 동료들은 여섯 명이었다. 한 배를 탄 할 동료들은 동방(洞房)의 사람들을 포함해 총 열 네 명이었다. 첫 날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동료들 사이에 짧은 통성명을 한 뒤 잡다한 사담을 나눈 일 외 큰 대화는 없었다. 실험소에 입소한 후 웃었던 유일한 때였다.

 

다음 날이 되자 실험소장이 나를 비롯한 모든 동료들을 한 자리에 불러냈다. 나를 포함해 총 열넷의 신입 실험소원들이 모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장이 입을 열었다. 사실 우리를 채용한 이유는 소소한 실험 하나를 위해서라 했다. 사람들이 술렁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해졌다. 우리는 소장의 손에 선발된 이들이었다. 토를 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소장이 제안한 실험은 단순했다.

 

이 시점부터 한 사람당 하나의 자음 사용이 불능하다. 말로 하든, 어디에 쓰든 배정받은 자음은 쓸 수 없다. 어떤 자음을 못 쓸지는 이름순으로 자음을 배부해 불평등성을 없앤다. 실험은 총 세달 열흘 동안 이루어지며 중도 하차는 허용되지만 받을 수 있는 돈은 남은 시한이 얼마냐에 따라 줄어든다. 풀어서 설명을 해보자면 만일 오십일 동안 실험에 참여한 후 하차한다면 남은 오십일 분의 돈은 사라진다는 소리였다.

 

언뜻 들으면 상당히 쉬워보여서 동료들은 웬 횡재냐며 신이 난 사람이 대다수였다. 물론, 신이 난 사람들 사이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름순으로 배부하는 터라 나는 첫 번째 자음을 배정 받았다. 배정 전에는 열심히 떠들던 동료들은 자음을 배정받은 후 점점 말 수를 줄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낮은 사용 빈도수를 자랑하는 자음이라 해도 아예 안 사용하진 않으니 말이다. 특히 니은, 리을, 이응을 배정받은 동료들은 아예 입을 다물었다. 문장을 이루는 자음 중 높은 빈도를 자랑하는 자음을 못 쓰는 상황이니 쉬이 입을 열 수 없는 방향이 된 탓으로 보였다. 치읓을 배정받은 동료 한 명이 물었다.

 

“당신, 만일 당신의 말을 배반한다면 어찌 할 심산이야?”

 

슬쩍 높임말을 버린 질문에 소장은 이내 하나의 사항을 더 제시했다. 만일 위반하는 동료를 찾아낸다면 바로 소장, 아니면 소장의 아래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자신이 본 일들을 말해야 한다 했다. 매우 쉽지만 동시에 배신자로 변모하라는 소리였다. 아마 소장이 ‘위반 사항을 열 번 찾아낼 시 남은 시한을 없애준 후 빠른 실험 종료를 허용하며 한 번 당 본래 받을 돈에 보너스를 줄 예정이다’는 말을 뒤에 붙이지 않았다면 대다수의 동료들은 실험 자체에 반발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반발이 일어났으면 실험 자체의 무효화도 완전히 없는 소리는 아니었을 터였다. 소장은, 참 영리한 남자였다.

 

 

왜 소장은 이런 실험을 진행했나? 사실 나로서는 실험 자체를 이해하려 해도 영 어려웠다. 채용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한테 애써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소장은 실험이 훗날에 이르러서도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때문에 나는 소장이 중요한 논문이라도 쓰려 실험을 진행했나보네, 라 유추하는 방향이 전부였다. 내 입장에서는 짜낼 수 있는 이유 중 최선이 바로 논문이었다.

 

소장은 실험을 한다 해서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나와 내 동료들은 실험 참여와 별도로 일을 배정받았다. 실험소는 상당히 넓었다. 때문에 우리를 배정할 수 있는 장소도 상당히 많았다. 나는 ‘음성 채집 조합’ 실험원에 배정되었다. 하는 일은 마땅히 없었으며 이름처럼 출처 불명의 채집된 음성들을 조합하는 일이었다. 편의상 부를 수 없는 이름이 있으므로 배정된 자음을 이용해 지칭해보자면 니은, 치읓, 미음이 당시 나와 동일한 실험원에 배정되었다. 중요한 사항은 아니다만 이들의 신상을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만큼 되짚어 정리해보자면 대충 이러했다.

 

 

니은: 여자, 삼십대 후반, 딸이 있음, 소심함 (원래 성질인지는 미지수)

 

치읓: 남자, 오십대 초반, 돈을 많이 벌어 사업을 열 심산으로 지원, 언제나 자신만만하다 (사용 빈도 낮은 자음이라서? 아니면 본래 성질?)

 

미음: 남자, 이십대 후반, 예비 신랑, 말 수는 보통 (할 말만 하는 편)

 

 

 

이 중 나와 동일한 방을 사용하는 사람은 치읓이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초면이었다. 서로 짧은 통성명을 한 후 서로의 숨소리만 들리던 때를 나는 잊지 못한다. 모두 다 자신 앞의 사람을 불신하는 모습이었다. 당연한 소리였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트집잡힐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모두들 예민할 정도로 서로의 눈치를 봤다. 아마 농땡이 피우지 말라며 소리를 지르던 사수의 언성이 아니었다면 모두 다 서로의 눈치만 보며 하루를 지새웠을지도 몰랐다.

 

 

서론이 장황한 편이지만 이제부터 말할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도우려면 어쩔 수 없었다. 한 사흘 정도는 조용했다. 요란스레 수다를 떨던 첫날은 허상이라도 되어버린 듯 방에 돌아오면 어느 한 명 입을 열지 않은 채 세안 후 잠에 빠졌다. 설령 다른 일을 한다 해도 절대 말을 붙이지 않았다. 내 일 또한 말을 많이 하는 일이 아니었다. 조달처 불분명한 음성들을 일일이 편집해 매일 아침 내려오는 대본에 맞춰 조합하는 일이 전부였다. 어림잡아 하루에 반 정도면 하나의 연설문이 완성되었는데, 어디로 송출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일부러 비밀에 부치려 하는 심보는 아니다. 내 사수조차 알지 못하니 나로썬 당연히 알 방법이 없을 뿐이다. 하여튼, 한 사흘 쯤 지난 뒤 나흘 째 접어들던 어느 날에 드디어 일이 터졌다.

 

나의 회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비읍은 당시 스무 살도 되지 않았던 풋내 나는 어린아이였다. 실험소의 인물 선발 잣대에 대해 알지 못하니 왜 저리 어린 아이를 뽑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비읍이 사회에서는 어떤 아이였는지 모르지만 하필 비읍이 배정받은 일이 실험소에서 제일 힘들다는 ‘아카이브 자료 정리’ 일이었으며 들리는 말에 의하면 첫날부터 혼이 아주 단단히 났다 했다. 어른들 사이에 둘러싸여 또래 친우 하나를 못 보는 상황도 힘들었을 텐데 사흘 내내 혼이 나니 아이 입장에서는 분명 미쳐버릴 심정이었을 터였다. 때문에 아이 딴에는 말을 붙일 사람 대신 밤에 몰래 자신의 심정을 노트에 써서라도 풀어보려 했던 모양인데.... 예상조차 못했을 터다, 노트를 동방(同房) 사람이 훔쳐 이를 줄이야!

 

몰래 소장한테 비읍의 노트를 바친 사람은 치읓이었다. 어림잡아 오십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 어린 아이를 일러바치는 모습이 당연히 좋아 보일 리 없었다. 닫혀있던 사람들의 입이 치읓의 뒷담화를 위해 열렸다. 비읍이 어떤 말을 썼는지 모르지만 어린 애니 봐줄 수 있지 않았나. 어쩜 인정머리 하나 없이 아들 뻘 되는 애를 일러바치다니. 처음 볼 때부터 영 별로였던 사람인데 본 모습이 이리도 빨리 드러날 줄은 몰랐네. 오만 말이 우르르 쏟아져 모두 다 종장에는 치읓이 죄인이라 마무리 지었다. 이후에는 별 다른 일이 벌어지진 않았다. 사람들이 비읍을 동정한 때는 한나절이 전부였다. 이는 당장 자신의 몸도 보살필 수 없는 탓이 컸다. 당장 내 처지도 언제 비읍처럼 될지 모르는데 얼마나 더 불쌍하다 말할 수 없었다. 니은이 집에 있을 딸이 떠오른다며 위로의 한마디를 해준 이후 모두 다 언제 말을 했냐는 듯 제자리로 돌아와 맡은 일을 했다.

 

사실, 모두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치읓을 부러워했다. 노트를 훔칠 정도면 비읍이 언제 자리를 비우나 내내 집요할 정도로 지켜봤을 테지만 보상으로 보너스와 몇 번 더 이런 일을 되풀이하면 예정보다 더 빨리 퇴소할 수 있다는 희망이 피어난 셈이니 의도는 불순했을지언정 나쁜 수입은 아닌 셈이었다. 위로를 해준 뒤 돌아온 날, 음성을 조합하는 내내 니은, 미음은 정신이 다른데 팔린 눈치였다. 왜 집중을 못 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나는 알 수 있었다. 아마 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 또한 비슷했으리라.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 또한 동일한 이유 때문에 하루 종일 일을 손에 잡지 못했다.

 

동일(同日) 밤, 비읍은 버티는 일 대신 짐을 싸서 퇴소하는 쪽을 선택했다. 연소자의 퇴소에 모든 동료들, 심지어 치읓도 나와 손을 흔들어줬다. 다만 비읍이 자리를 뜬 후 아쉬워하는 눈치였던 사람들은 치읓만이 아니었다.

 

 

비읍의 퇴소 후 실험소에 내려앉은 전운이 달라졌었다. 치읓이 어찌 하는지를 보여줬으니 나머지 사람들은 비슷한, 아니면 동일한 행보를 밟으면 되는 일이었다. 와중에 나머지 실험소 내 사람들은 일상처럼 자신의 할 일을 하는데 바빴으니 남이 봤다면 참으로 이상한 모습이라 말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와 동료들은 실험의 이유조차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아주 충실히 참여를 한 셈이었다.

 

여담이지만 만약 실험이 자음을 배제하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이었다면 실험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종종 한다. 어느 자음을 말하지 말라 하니 쓰는 일도, 말하는 일도 뭐 하나 쉬이 이뤄지지 않아서 자연스레 빠른 종장을 맞이하려는 태도로 이어지지 않았나 하는 명제도 세워봤다. 물론 지난 일이라 대답은 찾을 수 없다. 어쨌든 분명히 할 수 있는 말은, 동료들이 비읍의 퇴소 다음 날부터 점차 병에 인접할 정도로 타인의 자음 사용을 맹렬히 집어내려 했다는 점이다.

 

 

시작은 히읗, 리을의 싸움이었다. 치읓이 잠시 사수의 지시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외부에서 무엇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외부를 보니 히읗, 리을이 서로를 쥐어뜯으며 난장판을 만드는 상황이었다. 와중에 심부름을 받은 후 외출했던 치읓은 한 발 떨어져 멍하니 서있었다. 두 사람을 말린 후 말을 들어보니 대충 히읗이 ‘ㅎ’을 말하던 모습을 리을이 들었다 말했으며 이를 히읗이 부정하다 싸움이 난 상황이었다. 요약해보자면 리을이 승리했다. 치읓이 리을의 편을 들어 주어서 싸움은 마무리되었다. 리을이 자신의 보너스를 반 나눠주는 대신 편을 들어달라며 치읓의 뒤로 제안한 일이 드러난 시점은 아주 먼 훗날이었다.

 

시작이 어려울 뿐 두 번, 세 번 비슷한 짓을 저지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이 편지에 전부 다 쓰지 못할 정도로 유사한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이 편지에 쓰는 내용이 상소문은 아니어서 내 머리 내에 존재하는 모든 싸움 내용을 쓰면 삼일은 더 써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로 잦았다. 서로를 헐뜯으며 할퀴는 일이 잦아졌다. 다만 이런 일이 너무 많아지니 상당한 민원이 들어왔는지 소장이 ‘만일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연봉도 줄인 뒤 쓸 수 있는 모음마저 없애는 방향으로 할’ 테니 처신 잘하라는 말을 한 후에야 사태는 종료되었다. 물론 서로를 향한 집요한 시선이 없어지진 않았다. 따르지 않으면 사망하는 서바이벌도 아니었는데, 이상할 정도로 소장의 말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이 없었다. 하다못해 처음 소장한테 삐딱한 태도를 보였던 치읓조차도 이탈 의지 하나 없어 보였다! 종종 '사람들의 뇌리엔 돈을 받지 않은 채 왜 실험소를 퇴소하는 일은 안중에도 없었을지' 하는 일말의 의문이 떠오른다. 정말로 당시의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돈이 필요했었나? 아니, 사실 돈도 돈이지만 마음대로 말도, 쓰는 일도 못한다는 불편함을 벗어나는 일이 더 절실하다는 마음이 더 컸을 터였다. 단순 유추일 뿐이지만 만일 비읍이 스스로 퇴소하는 모습 대신 심한 벌을 받았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소장이 동료들을 집합시켜 한 소리 한 후 한동안은 조용했다. 물론 정말로 조용해지진 않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위에서 말하지 않은 수많은 싸움들에서 나 역시 지분을 상당히 차지하는 편이었다. 당시의 나로썬 어쩔 수 없었다. 돈 문제 때문은 아니었으나 예상외로 첫 번째 자음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상당히 불편한 탓이었다. 하여, 치읓이 처음 모종의 제안을 해왔을 때 나는 사양하지 못했다. 일단은 살아야 되지 않느냐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떠올려보면 치읓은 동료들 중 입소 이유의 분명함이 드러나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다른 의미로 말하자면 돈을 위해서 뭐든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 사실을 빨리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치읓의 의도를 알았을 땐 이미 모든 상황이 마무리된 후였다.

 

앞선 다툼이 앞에서 하는 싸움이었다면 이번에는 뒤에서 몰래 대상을 정해서 몰아넣는 형태였다. 소위 말하는 ‘이지메’와 비슷했다. 당연히 대부분 상황의 주도자는 치읓이었다. 당장 창업할 돈이 필요해서 왔으니 때를 낭비할 수 없다는 말이 이유였는데.... 여튼 치읓을 필두로 나와 리을, 이응, 시옷, 지읒, 키읔, 티읕이 뜻을 맞추는 사항에 합의했다. 방법은 쉬웠다. 퇴소한 비읍, 뜻을 맞춘 여덟 명을 제외하면 총 다섯 명이 남으니 이 다섯을 한 명씩 몰아붙인다. 놀라운 소리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치읓의 아이디어에 반대하는 이는 없었다.

 

 

첫 번째 대상은 피읖이었다. 비읍만큼은 아니지만 앳된 티를 못 벗어난 아이라 처음으로 삼는데 충분하다는 말이 많았다. 피읖의 옆 침대를 쓰는 리을이 피읖이 자리를 비운 사이 침대를 뒤져 노트 일부를 빼내왔다. 노트는 나와 치읓이 내용에서 ‘ㅍ’을 집요할 정도로 뒤져내 찾았다. 동일한 일터의 이응, 시옷은 어디서 소리를 취입할 수 있는 물체를 반입해 오더니 피읖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모조리 메모해왔다. 나머지 일상에서는 티읕, 지읒, 키읔이 힘을 썼다. 일이 이리 되니 한 사흘 쯤 지나자 피읖의 낯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워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보다 연장자인 이들이 눈에 불을 켠 채 하루 내내 지켜보니, 만일 나 자신이 피읖의 입장이었어도 무서웠을 터다. 하여튼, 물증만을 잔뜩 모아두던 찰나 피읖이 울망한 눈으로 사람들을 찾아왔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지만 제발 멈춰주시면 안되나요?”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대답 대신 모아둔 자료를 소장의 사무실에 제출했다. 나 두 번, 치읓 세 번, 리을 포함 나머지 사람들 전부 한 번씩 도합 열 번이었다. 눈 뜰 새도 없이 몰아친 물증 제출에 이후 피읖은 자음에 더불어 모음 일부도 사용하지 못하는 처벌을 받았다. 일주일 한정 처벌이었지만 애 딴에는 파장이 컸는지 이응의 말에 따르면 참여자 외 다른 동료들의 말에도 입을 다문 채 본인의 일만 하며 리을은 피읖이 잠조차 자지 않은 상태로 밤을 지새운다 말했다. 피읖은 처벌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퇴소했다. 딱히 자주 쓰이는 모음도 아닌데 버티질 못하니 나태하다며, 피읖의 뒷모습을 보며 치읓이 했던 혼잣말이 떠오른다. 일주일이 소요되었다.

 

 

사실대로 말해서, 피읖이 퇴소한 후 나는 일을 성취했다는 짜릿함에 미안함 따위를 느낄 새조차 없었다. 어린 아이 하나 망쳐놓은 후라 되짚어보면 사이코나 다름없는 행위였지만 앞으로 아홉 번만 이런 행위를 반복하면 된다는 희망만이 존재했다. 더해서, 마치 이 세상의 심판자로 변한 심정이었다. 나의 행동으로 타인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진심으로, 재밌었다.

 

두 번째 대상으로 삼았던 사람은 피읖의 퇴소 후 사흘이 지난 뒤 자리를 떴다. 우리의 행동이 치 떨린다며 차라리 돈을 덜 받는 쪽이 낫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짐을 싸 퇴소했다. 말만 안 했을 뿐 나머지 사람들도 우리의 행동을 눈치 챈 듯 보였다. 이 시점에서 슬슬 나와 치읓, 나머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유대로 서로를 마치 친동생, 친오빠처럼 대했다. 일종의 우애 다지는 코스 비슷했다. 한 명은 자진해서 퇴소했으니 사실상 어린 아이 한 명만 패서 쫓아낸 셈이었는데.... 어쨌든 나름의 유대를 다지자며 술도 마시며, 좁은 방 하나를 아지트 삼아 만났던 일들이 여럿 떠오른다. 아, 실험이 마무리 된 후에도 친한 사이를 유지하자며 무려 모임 이름도 만들었다. 실험소를 지칭하는 표현이라며 ‘무저(無低)’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신을 불자라 칭한 치읓의 머리에서 나온 이름이었다. 이 수렁에서 서로 연대하여 빠른 시일 내로 벗어나자는 의미에서 모임 명은 ‘무저’로 정해졌다. 우리는 이후 정도를 넘었다 싶을 수준으로 모임을 유지했다. 물론, 와중에도 서로 앞에선 절대 본인이 사용해선 안 되는 자음을 뱉지 않았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유추해보면 유대는 말만 번지르르한 부분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얼마 버티지 못했다. 미음은 신부한테 쓰던 편지를 들킨 후 퇴소했으며 히읗은 리을의 행위에 치를 떨며 ‘내 발로 사라질 테니 다신 보지 말자’는 말 이후 퇴소했다. 무슨 짓을 했는지 대충 예상해볼 수 있는 한마디였다. 이쯤 되니 소장은 네 명이나 제 발로 떠난 상황이 머리 아팠는지 머리를 싸매는 눈치였다. 이 때 마무리 지었어야 하는데, 나와 다른 사람들은 사람들을 몰아세우는 행위에 재미를 붙인 후였다. 남은 사람은 니은 한 명 뿐이었는데, 한 명만 남아 아쉬우니 살살 했어야 했냐는 불평이 나올 정도였다. 나는, ‘무저’ 안에 있던 모두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니은은 말 수 없는 사람이었다. 본래는 말이 많았는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대부분 단어에 포함되는 자음이 ‘ㄴ’이라 쉬이 입을 뗄 수 없던 점도 있던 듯 보였다. 입사 초반 무렵 딸을 키울 비용을 벌려 들어왔다 말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니은도 돈 때문에 버티는 셈이었다. 니은은 초반에 비하면 많이 초췌해져 있었다. 따져보면 사실상 ‘무저’ 사람들 때문이었다. 자신들이 얻을 수 있는 일들을 빨리 받으려 다른 사람들의 피를 서서히 말리는 모습을 지켜봤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이쯤 되니 ‘무저’의 사람들은 ‘이지메’를 하나의 스포츠로 보는 눈치였다. 모두들 니은도 얼마 못 버틸 사람이라 예상했다. 다만 니은은 예상보다 더 단단했다.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으며 메모나 노트에는 일절 쓰지 말아야 할 자음은 하나도 쓰지 않는 철두철미한 사람이 니은이었다. 일주일 내내 침대를 뒤진 일은 물론 업무 시에도 트집을 잡으려 했지만 예상 이상으로 니은은 철저했다. 필요 없는 말은 하지 않았으며 쓰지도 않았다. 물론 파리해지는 낯으로 보아 스트레스를 아예 안 받지는 않는 눈치였지만 어쨌든 무서울 정도로 니은은 잘 버텨냈다. 리을은 이런 니은을 보며 배 안에 뱀이 열 마리 쯤 있는 사람이라 칭했다.

 

이주 정도 지났음에도 니은이 화를 눌러 담는 표정을 지을지언정 의도한 대로 행동하지 않자 나나 일부 ‘무저’ 사람들은 두 손, 두 발 다 든 채 지켜보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모두 다 손을 놓지는 않았다. 치읓, 리을은 오히려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니은을 밟아보려 준비하는 모양새였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치읓, 리을이 니은한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이 시점에서 나는 한발 떨어진 입장이 되었다. 다만 니은이 잠시 외부로 이동했다 돌아왔을 때 온 몸에 토사물을 뒤집어쓴 채였던지, 아니면 니은의 딸 사진이 온통 칼집이 나 있는 등 니은의 정신을 몰아세우는 상황이 연달아 발생한 일은 떠올릴 수 있다. 어느 때부터 두 사람은 니은이 ‘ㄴ’ 들어있는 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일에는 시큰둥한 태도를 보였으며 ‘재미를 위해’ 니은을 패는 눈치였다. 정말로 일종의 스포츠처럼 니은을 잡은 뒤 흔들려 했다. 이 시점에서 니은의 표정이 터지려 함을 본 후였음에도 말리지 않은 내 잘못도 있었지만 용케 버텨낸다며 여전히 멈출 줄 몰랐던 치읓, 리을의 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후 예상했다시피, 일이 터졌다.

 

“...망할 놈들.”

 

니은이 ‘무저’의 아지트로 삼았던 방에 쳐들어왔다. 나와 나머지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치읓, 리을의 향후 예정을 들어주던 차였다. 몸소 찾아와 ‘ㄴ’이 들어있는 말을 니은이 하자 리을은 왜 이제야 하냐며 비웃었지만 나의 본능은 바로 이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눈치 챘다. 니은의 눈이 흉흉히 빛났다. 아, 도망쳐야 한다. 내 머리에서는 이미 비상사태라는 사이렌을 울려댔지만 두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다. 멈추라는 말을 하려 했지만 입도 잘 떨어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어 저지하려던 때에, 내 행동보다 니은이 한 발 더 빨랐다. 오렌지 따위를 자르려 상 위에 올려뒀던 칼을 집어 리을을 찔렀다. 한번, 두 번, 세 번.... 정신을 차렸을 때 리을은 이미 몸의 반 이상이 피로 뒤덮인 후였으며 니은은 칼을 다시 잡으며 치읓을 향해 발을 떼는 중이었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버렸다.

 

“나는 잘못한 일이 없는데, 왜 너희한테 수모를 당해야 했는지 설명해봐! 왜!”

 

“자, 잘못했, 우리 이성을 되찾은 후에 대화합시다, 네? 돈은, 달라는 대로 다 줄테니,”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벌벌 떨던 치읓이 몸을 돌려 다른 이들처럼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니은이 한 템포 더 빨랐다. 나는 사람이 날카로운 물체에 상당히 잘 뚫리는 존재임을 이 때 알 수 있었다. 한동안 방 안에는 살이 칼에 뚫리는 소리만 들렸다. 나는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던 때에 니은이 피를 뒤집어 쓴 상태로 나를 바라보았다. 피를 흉부에서 뿜으며 생선처럼 발발 떠는 치읓, 리을이 보였다. 찰나였지만 숨이 멈추는 심정이었다. 니은이 실험소에 입소한 이래 처음으로 흰 이를 내보이며 웃었다. 어떤 영화보다 니은의 웃는 모습이 제일 무서웠다. 실성한 웃음을 짓던 니은은 다시 칼을 들었다. 이후, 나를 향해 웃으며 달려왔다. 나는 우습지만 눈앞이 캄캄해지는 동시에 정신을 잃어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실험소 내에 차려진 임시 병동에 누워 있었다. 내 앞을 지나치던 사람을 붙잡은 후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미 퇴원을 했으며 리을, 치읓은 명을 달리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일이지? 너무 뒤늦은 후회였다. 일어났다는 사실이 전해졌는지 소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동에 왔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소장은 잔뜩 찌뿌린 표정을 한 채 몇 분 전 들었던 말을 비슷한 방법으로 전해주었다. 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니은의 행보였다. 니은은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 했지만 주동자들 역시 처벌받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시켜달라 요청했다 말했다. 만일 안 된다면 조항을 지키는 일 또한 없을 예정이라는 으름장은 덤이었다. 소장은 조용히 물었다.

 

“아는 사항이 있나?”

 

남은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했다. 만일 잘못하면 돈도 못 받는데다 한동안 철창 안에서 살아야 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나도 입을 다물려 했다. 다만, 소장이 제안 하나를 더 내놓았다.

 

“아는 대로 불면 너는 아무 일도 없던 사람으로 처리해주마.”

 

아, 별 수 없었다. 이 때 나는 일단 살아야 한다는 본능만이 존재했다. 유대로 이루어진 ‘무저’ 따위 일단 버리는 셈 치자는 심정이었다.

 

 

언제였는지 제대로 떠오르지 않지만 실험소 소속 단원 중 한 명이 내뱉었던 말이 하나 떠올랐다.

 

“퇴소해도 되는데 왜 저 지랄을 떨지?”

 

정말로 퇴소 불능의 실험이 아니었지만 상황을 주도한 이들은 떠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무저’ 내 사람들은 남을 몰아넣은 뒤 헐뜯으며 체험한 우월함에 맛이 들은 탓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버티면 된다는 믿음 때문일 터였다.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이전에 서로 품었던 믿음이 어떻든지 모든 일은 진상이 드러났다. 무려 나 때문에.

 

 

실험은 잠시 중단되었으며 나를 제외한 모든 상황의 주도자와 동조자들은 내몰리다시피 실험소를 떠났다. 창문에 철창이 설치된 버스로 니은을 포함한 사람들이 탑승한 후 나는 홀로 남았다. 내 입에서 상황의 진상이 모조리 나온 탓이 컸다. 나머지 사람들이 나를 ‘배신자’라며 삿대질한 일은 불쾌했지만 일단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얼마 뒤, 소장이 나를 불렀다. 나는 소장실로 향하는 와중에도 ‘이제 혼자 남았으니 실험을 종료할 예정이라는 말’, 혹은 ‘실험을 속행할 예정이며 돈은 차질 없이 줄 예정’이라는 말이 당연히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소장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을 한참 벗어난 말이었다. 실험 데이터를 충분히 모으지 못해서 방향성을 틀되 남아있는 참여자인 나를 통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모으려 한다는 말이었다. 실험 진행 시한은 다음 실험의 진행 전. 다음 실험이 언제 진행될지는 미지수라 했다.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나 자신의 무덤을 손수 판 수준이었다.

 

 

이후 어찌 되었냐 묻는다면 좋지 않은 종말을 맞이했다는 말 외에는 할 수 없다. 나는 평소처럼 실험소에서 일을 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 뒤로 여러 사람이 붙었다는 사실 정도였다. 정리하자면, 나와 다른 사람들이 하던 일을 나 혼자 당하는 방향으로 바뀐 셈이다. 사표를 내도 채 실험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반려되는 일이 흔했으며 실험소 외부로 이동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따라 붙었다. 내 방안에는 따라 들어오지 않았지만 내 업무 시에는 들어와 나의 모든 일지 내용을 훑어봤다. 소장이 첫 번째 자음이 한 번 나올 때마다 모음도 하나씩 못 쓰는 조치를 내린다는 말을 한 탓에 나는 병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모든 문서에 첫 번째 자음을 썼는지 보는 행동이 버릇처럼 스며들었다. 외부에서는 사람들이 줄지어 따라다니니 시선이 쏠려서 나는 외출을 자제했다. 내부는 나았냐 묻는다면 실험소 내 사람들의 시선이 영 좋지 못했다는 사실만 말하려 한다. 소문이 퍼질대로 퍼져 ‘배신자’는 얼마나 잘 버티는지 보려는 실험소 내 사람들이 종종 내 일터를 찾아와 동물원 속 원숭이로 변한 심정이었다. 새로운 실험이 다시 진행되는 때만이 바로 도래하리라 믿으면서 하루를 버티는 일이 나의 전부였다.

 

이 모든 일들이 오십일 안에 일어났다.

 

이 실험은 십이 년 째 되풀이 되는 중이다.

 

이 편지를 마무리 짓는 때에 도달하면 많은 말을 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의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상자로 변한 느낌이다. 시원하진 않았으며 나의 지난날들을 반추하며 오는 쓰라림인 듯싶다. 왜 실험을 새로 진행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하나 없다. 모종의 사유 아니면 나를 조롱하려는 의도라 짚어볼 뿐이다.

 

나는 이 편지만은 들키지 않을 심산이다. 아침이 밝으면 외부 화장실에 방문한다는 이유로 잠시 빠져 나와 이 편지를 묻은 후 평소처럼 내 위치로 향할 예정이다. 혼잣말을 쏟아내는 방법의 편지에 많은 소망을 붓는 편은 아니다만, 운이 좋으면 ‘너’라 칭하는 사람이 이전의 나처럼 신입일 수 있다는 희망을 떠올렸다. 다만 운이 나쁘면 소장이나 소장의 아랫사람들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이 편지를 눌러 쓰면서 제발 신이 나를 이번만은 운이 좋은 사내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빌 뿐이다.

 

만약 ‘너’의 입장이 신입사원 이라면, 잊지 말아라. 이 실험소는 무저(無低)다. 나는 내 발로 들어온 사람이지만 동시에 무저(無低)를 스스로 만든 사람이다. 실험을 제안 받았다면 당장 도망쳐라. 제안을 이미 받아들였다면 절대 혼자만 살아야한다는 마음을 품지도, 다수에 동조하는 태도도 보이지 말아라. 나는 수렁에 빠진 후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이 편지를 볼 너는 나와 다른 방향으로 발을 틀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만 이 편지를 보는 중이라는 말은 이미 늦었다는 소리일지도 몰라 불안함을 외면할 수 없음이 슬플 따름이다.

 

잊지 말아라, 나는 십이 년 째, 심지어 이 편지를 쓰는 중에도 첫 번째 자음을 쓰지 못했으며 여전히 못하는 중이다. 나와 동일한 수순을 밟는 사람이 두 번 나오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나는 내 이름조차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천 이십년 팔월 십사일

 

무명(無名)의 삶을 사는 사람 씀

댓글 0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공지 [공고] 2020년 독자우수단편 심사위원 명단 mirror 2019.12.31 0
공지 단편 ★(필독) 독자단편우수작 심사방식 변경 공지★5 mirror 2015.12.18 0
공지 독자 우수 단편 선정 규정 (3기 심사단 선정)4 mirror 2009.07.01 0
1969 단편 스크래치 페이퍼 샤프위의포뇨 2020.09.28 1
1968 단편 갇히거나, 뺏기거나 샤프위의포뇨 2020.09.28 4
1967 단편 사원소 학교 땀샘 2020.09.28 0
1966 단편 소나무 숲에서 갈아만든배 2020.09.25 0
1965 단편 불통 땀샘 2020.09.24 0
1964 단편 인생서점 계수 2020.09.16 1
1963 단편 내가 네 제사는 꼭 치러줄게 김성호 2020.08.30 0
단편 무저(無低) 코코아드림 2020.08.29 0
1961 단편 장마 2020.08.25 0
1960 단편 디어 브리타 kangbomb 2020.08.23 0
1959 단편 조안 킹 선서 김성호 2020.08.23 0
1958 단편 주황색 절규 사피엔스 2020.08.21 0
1957 단편 액운을 배달해드립니다 현이랑 2020.08.12 0
1956 단편 외갓집 이야기 코코아드림 2020.08.09 0
1955 단편 바퀴벌레 유서 손수정 2020.07.24 0
1954 단편 어항 속 금붕어 한 마리 코코아드림 2020.07.20 0
1953 단편 고스트 워커 마음의풍경 2020.07.20 0
1952 단편 친애하는 오영에게 코코아드림 2020.07.18 0
1951 단편 빨간 꽃신 사피엔스 2020.07.09 0
1950 단편 아낌없이 주는 남자 사피엔스 2020.07.09 0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