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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뇨르 신(神)이 머무는 바다

2022.02.10 15:4402.10

  선원에게 있어서 바다는 신(神)과 같다. 그것은 광활한 미지이며, 영원히 가 닿을 수 없을 희구이며, 절대적인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형언할 수 없는 외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무한한 증오와 사랑을 받으며, 또한 그 증오와 사랑에 대해 한 없이 무심하다는 점에 있어서 바다는 신을 닮았다.
  그리고, 난 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난, 이 지상을 견딜 수 없어.”
  네가 그 말만을 남겨 놓고 날 떠난 이후로, 여러 해가 흘렀다. 애초부터 너와 난 그다지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가 발을 딛고 선 땅 아래 뉘인 시간의 지층과, 그 안에 자리한 유골들과 유물들. 그 불변의 견고함에 매료된 나. 그리고 저 너머에 끝없이 펼쳐진, 인간의 모든 인지를 벗어난 아득한 지평과 그 안에서 약동하는 빛무리들. 그 천변만화(千變萬化)에 매료된 너. 서로에 대한 그 간절했던 감정만으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그 젊었던 한 때에는, 우리가 서로에게 끌렸던 건 단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구하고자 하는 지극히 보편적인 본능의 일환이었다는 걸 부정했었다. 지나간 모든 것들 위에는 사토(沙土)가 공평히 내리 덮이고, 그것들을 평온한 심정으로 목도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이 생긴 지금에야 비로소 나는 삽을 들어 그 모래의 층을 한 겹씩 파내려 가고 있다. 네가 날 비난했던 대로 난 이 땅에 발을 붙이지 않은 채로는 살아갈 수 없는 종류의 인간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인간이기에 난 (너의 표현을 빌리자면) 추억이라는 조잡한 지팡이에 의존한 채로일망정 널 사랑했던 나를, 널 원망했던 나를 돌이켜 떠올리고, 고통 없이 다시 그 순간들 속으로 내려가 거할 수 있다. 너에게 있어서도 결코 짧지 않았을 시간 동안 너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내가 이 아래로, 과거로, 회상으로 침잠하는 동안 너는 저 너머로, 미래로, 희구로 비상했다. 그 동안 난,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한편 그 과거에 둘러싸인 나 자신은 변한다는 걸 깨달았다. 너는 어떨까. 이 지평 너머의, 어떤 종류의 얽매임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세계 속에서 스스로는 결코 변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을까. 아니면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일망정, 너 역시도 무언가를 새로이 배우고 깨달았을까. 영원의 한 조각을 베어낸 듯한, 삼라만상이 동시에 존재하며 부재하는 이 평원에 몸을 뉘인 채, 난 수년 만에 처음으로 네가 그립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제 곧 네가 향할 곳, 영원한 너만의 바다, 저 유구한 별들의 바다를 올려다보며.

 

 

  “옛날 사람들은 말이지, 신이 있다고 믿을 이유가 있었단다.”
  아버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모습이 있다. 표면이 닳아서 반질반질해진 토기 파편들과, 뱀이 기어가는 것 같은 상형 문자가 빼곡히 적힌 두루마리들로 가득 찬 서재. 항상 모니터가 켜져 있던 컴퓨터와, 거기서 나오는 빛을 받아 허공에서 푸르게 떠다니는 담배 연기. 아버지는 항상 그 가운데 앉아 책을 읽고, 밥을 먹고, 전화 통화를 하곤 했다. 어린 내 눈에는 마치,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바로 스스로 말하는 그 옛날 사람처럼 보였다.
  “해가 뜨고 저물고, 꽃이 피고 지고, 서리가 앉고 녹고. 옛날 사람들은 세상이 변해가는 모습 속에서 신을 보았지. 그 사람들은 이제 사라졌지만,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죽어갔는지는 이 유물들이 말해준단다.”
  어리던 내게 있어, 아버지의 말은 늘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무렇게 흩어진 책들, 종이 뭉치들, 사진들에 둘러싸인 채, 낡은 의자에 앉아 날 향해 빙그레 웃어 보이는 아버지의 음성은 너무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음성은 마치, 저 먼 과거로부터 불어오는 바람 소리 같았다. 그 바람이 내 마음 속의 갈대를 처음으로 뒤흔들었을 때, 아버지는 말했었다.
  “넌, 훌륭한 고고학자가 될 게다.”
  


   난 이곳,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외곽에 펼쳐진 벌판을 둘러보았다. 군데군데 자라난 관목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없이 밋밋하게 펼쳐진 풍경 위로 해가 저물고 있었다. 모래 바람에 펄럭이는 천막 위로 마지막 남은 한줌의 햇살이 후줄근하게 내려앉고, 오늘 치 작업량을 채운 인부들이 시퉁한 표정으로 삽이며 괭이를 둘러맨 채 어정대고 있었다. 6개월에 걸친 발굴 작업은 어느덧 막바지였고, 유물의 파손 가능성 때문에 더 이상 중장비를 동원할 수 없게 된 우리 팀은 현지 인력을 고용해 수작업으로 모래 더미를 들어내고 있었다. 10년 전에 비해 장비는 많이 좋아졌지만, 섬세한 작업을 하기에는 아직 사람의 손이 더 유용했다. 
  “또 마누라 생각해?”
  동료가 옆에 와 앉아 담배를 피워 물며 툭, 한 마디를 던졌다. 난 대답하는 대신 정면만을 응시했다. 옆얼굴에 와 닿는 그의 걱정스런 시선이 느껴졌다.
  “적당히 해두라고, 몸이 힘들면 딴 생각이 안 든다는 거, 거짓말이야.”
  “그런 거 아냐.”
  “아니면 됐고, 뭐…. 사실 요즘 들어, 저 친구들이 딴 생각 품지 않을까 싶거든. 그런데 너까지 그러고 있으면 신경 쓰인다고.”
  의아한 시선으로 돌아보자, 그는 손에 든 담배로 저만치서 막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인부들을 가리켰다.
  “짱깨들 자존심 강한 건 유명하잖아. 아무리 돈맛을 알았다 해도, 변방의 반도에서 온 발굴 팀 따위가 조상의 흔적을 찾겠다고 자기네 땅에서 어슬렁대면 기분 좋을 리 없을 거 아냐.”
  “…저들도 보통 때는 평범한 사람들이야, 일단 자기 지갑 걱정부터 하는.”
  그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 어깨를 가볍게 툭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굳이 중국인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야가 좁다. 눈앞에 있는 것에만 급급하여, 그 너머에 있는 것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렇지…. 네가 날 중력의 우물 속에 갇혀 있는 개구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던 이유도 그거였지.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뼈 조각, 토기 파편, 그런 것들은 모두 한없이 차갑고 무연하다. 아버지의 말은 틀렸다. 이미 천 년 이상이나 전에 모두 죽어 사라진 고대인들의 숨결은 그것들을 떠났다. 과거는 우리에게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단지 그 묘비와 같은 싸늘함을 통해 ‘그 때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알고자 하는, 나와 같은 이의 욕망을 투사해 되비쳐 보낼 뿐이다. E.H.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부단한 대화’라는 유명한 언명을 남겼지만, 역사가가 아니라 고고학자인 나는, 현장에서 직접 돌을 들어내고 토기에서 모래를 붓으로 털어내고 고문서 한 장을 놓고 고심하는 나는 그것들과는 결코 대화가 통하지 않음을 안다. 그것들은 단지, 듣고자 귀를 기울이는 이에게 속삭일 뿐이다- 그들 자신만의 언어로. 결국 네가 날 이해하지 못했던 건, 그토록 간절히 앎을 원하는 한편으로도 결코 직접 그를 향해 손을 뻗지는 못하는 내 태도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1980년대부터 기틀이 다져져 오고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키고자 하는 중국의 계획- 이른바 동북공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양국의 사학계는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정부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해 왔다. 국내의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고구려사 연구 재단이 발족하긴 했지만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던 정부는 당장 가시적인 이익이 생기지 않는 고대사 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를 꺼려했다. 단기적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전국적인 건설 붐이 일어나며 한국 내에 있는 백제 시대의 많은 문화재들이 유실되었고, 북한 내에 있는 고구려 및 발해 유적에 대한 남북 공동 연구 구상도 백지화되었다. 한국은 60년 이상 전부터 누적되어 온 대미 의존적 외교 정책과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의 부작용이 세계적인 불황과 맞물리는 바람에 국가부도의 위기에 몰려 있었다.

후보 시절부터 끊임없이 잡음이 불거져 나오던 전임자가 결국 탄핵당한 이후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집권한 신임 대통령은, 긴급조치를 발동해 대기업 몇 개를 외국계 기업에 넘기고 외환은행을 대규모로 유치한다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한편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시위에 강경 대처를 선언했다. 한 때 이 나라에서 그러했듯, 전경들과 시위대는 다시 거리에서 충돌했지만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이 만성화된 대다수의 국민들은 거리로 나서지 않았고, ‘서울의 봄’은 끝내 오지 않았다. 절망과 무기력에 빠진 국민들을 고양하기 위해 정부가 택한 고육지책은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것이었고, 한 때 ‘실용’의 이름으로 용도 폐기되었던 과거와 역사에 대한 관심은 ‘대륙을 호령한 고조선의 위대함’을 혼으로 삼고 다양한 관련 문화 행사들을 육으로 삼아 다시 부활했다. 그리고 그 부활계획의 말미에는 거의 유명무실한 존재로 격하되어 있었던 고구려사 연구 재단을 재가동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난 항상 땅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대학 시절의 일이다. 재수를 해 동창들보다 좀 늦게 입학하고서도 어수룩한 새내기 티가 가시지 않았을 무렵, 선배의 성화로 과 회식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교수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고, 시간이 지나며 빈 병이 하나 둘 늘어났다. 난 내가 그렇게 빨리 취하는 줄 그 때까지는 알지 못했다. 이끼를 긁어내기 전에 약품 속에 담가 둔 기와 조각처럼 사방의 풍경이 이지러져 보였고, 난 내가 취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속이 메스껍다는 생각을 했다. 의미 없는 잡음들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누가 누구와 잤다더라. 누구는 무슨 기업에 취직했다더라. 누구는 휴학하고 국가고시 공부한다더라. 이번에는 학생회에서 농활 안 간다더라. 동기 몇 명이 내게 친한 척 말을 붙여왔던 것 같기도 하고, 선배 하나는 잔을 채워주면서 뭐라고 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내게 있어선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발끝만 내려다보다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자취방으로 향하던 중 두 번 넘어졌고 한 번 토했다. 이게 취했다는 거구나. 현란한 네온사인의 빛이 시야 가장자리에서 명멸했고, 난 다시 토악질이 치밀어 오름을 느끼며 고개를 숙인 채 걸음을 뗐다. 회색 콘크리트와 보도블록으로 덮인 땅. 땅들. 이 시멘트로 덮인 거죽을 벗겨내고, 검은 흙을 파내려 가면 옛날 사람들이 살던 흔적이 남아 있을까. 그들이 살던 세계는 지금의 이 어지러운 지상과는 어떻게 달랐을까. 이미 과거에 속한 세계. 결코 변함없이 견고한- 그러나 내게는 어떤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는 냉혹한 그 세계는. 한 손으로 벽을 짚은 채 비척거리며 골목 모퉁이를 돌아서던 그 때, 누군가와 부딪쳐서 세 번째로 넘어졌다. 사과한다는 것도 잊어버린 채, 길 중간에 그대로 대자로 드러누워서 올려다 본 밤하늘은 두껍게 깔린 구름과 도시에서 올라오는 전기 불빛으로 인해 탁한 자주색으로 덮인 채 흔들거리고 있었다. 가시가 잔뜩 돋은, 그러나 지친 목소리가 내 위로 쏟아져 내렸다.
  “아 씨… 앞 좀 제대로 보고 다녀요.”
  너와의 첫 만남이었다.

 

  넌 항상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늘 땅을 향해 있던 나의 두 눈을 들어, 처음으로 너를 똑바로 보았을 때도 넌 그러했다. 작지만 꼿꼿한 몸. 뒤로 질끈 묶은 긴 머리. 수수한 스웨터와 청바지. 살짝 주름이 잡힌 미간과 테 없는 안경, 말할 때면 살짝 보이는 흰 덧니. 네가 시선을 내려 나를 바라볼 때도 난 항상 네가 저 먼 하늘 너머 어딘가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우리가 세 번째인가 네 번째로 만났을 때, 우리는 나란히 밤거리를 걷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언덕 위에 있는 인적 없는 교회로 들어갔었다. 저녁 예배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인지 문은 열려 있었고, 텅 빈 예배당 가운데서 불경하게 시시덕거리며 농담을 주고받던 것도 지루해졌을 때, 넌 문득 생각난 것처럼 제단 앞으로 다가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서, 머리 위에 걸린 십자가를 올려다보며 천천히 말했다. 
  “신은 하늘에 계시고, 세상은 평안하도다.” 
  무슨 의미인지 깨닫지 못해 당황하고 있던 나를 향해 돌아선 너는, 두 팔을 펼쳐 보였다.
  “넌, 신을 믿어?”
  “…….”
  “신은 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어, 마치 이 세상 돌아가는 꼴과 자신은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너를 바라보았다. 몇 개 되지 않는 램프들만 예배당의 고요함을 흐릿하게 지워가고 있었지만, 텅 빈 십자가 아래에 양 팔을 벌리고 선 너의 두 눈만은 밝게 빛났다. 그 때 너의 모습은 이 속된 지상에서 다른 이들과 섞여 살아가는 人間이 아니라, 아득히 머나먼 저 위쪽에서 전해져 오는- 인간은 알 수 없는 전언을 받아들이고자 존재하는 그 무엇처럼 보였다. 너의 가냘프지만 단단해 보이는 양 어깨를 지켜보며, 난 처음으로 그 사실을 느꼈다. 너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이 지상에는 속해 있을 수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난, 인간인 채로 그가 있는 곳까지 가겠어.”
  너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히 그 선언을 입에 담았다.
  “그러니까, 넌 내 옆에 있어줘.”
  그리고 넌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맞잡았고, 너는 나를 향해 살짝 웃어 보였다. 
  “드디어 날 똑바로 보는구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세계가 밀려나서 저 멀리로 사라지고 모든 우주 속에 너와 나만 남겨지던 그 순간 너는, 이 지상에 속해 있는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위대한… 마치, 신과 같은 존재로 보였었다. 난 그 때의 네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 인근 지역은 최근까지 중국 정부에 의해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몇 년 전, 동북공정 사업이 공식적으로 종료되고 연구 결과물들이 상세 분석을 위해 각 대학과 연구소로 넘겨지기 직전에 이곳에서 발해 건국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이 새로 발견되었다. 그 때만 해도 이곳은 별 의미가 없어 보였다. 헤이룽장성만이 아니라 지린성(吉林省) 같은 곳에도 이 정도의 고분은 흔했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을 마친 중국의 팽창에 위협을 느낀 유럽은 국제 여론과 비정부 단체들을 움직여서 서남공정을 비롯한 중국의 주변 소수 민족 흡수 정책을 강력하게 견제했고, 한 발 물러서야겠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유화적인 외교 노선으로 선회했다. 중국 정부는 한국 측의 고대사 연구를 위한 현장 탐사 및 발굴 인력 파견을 승낙했고, 체류 기간의 제한을 비롯한 여러 제반 요소들 때문에 실익을 거두기 힘들 거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교수들과 연구원으로 구성된 1차 팀이 출발했다. 3차례에 걸쳐 현지 팀 순환이 이루어지는 동안 나는 계속 연장 근무를 신청했고, 그것은 받아 들여졌다. 주변 동료들은 내가 이혼당한 이후 일에 미쳤다고 수군거렸다. 철수까지 불과 1개월이 남은 지금,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는 한국 정부는 우리에게 어떤 수단이건 강구해 보라고 압력을 가해오는 한편,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우리들을 위대한 선구자로 칭송하고 이 멋없는 벌판을 조상들의 웅혼한 기상이 서린 성지라고 찬양했다. 한국에서는 몇몇 시민단체들이 간도 돌려받기 운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렸다. 낮에는 거의 다 닳아 없어진 비문의 글귀들과 씨름하고 밤에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와중에도, 가끔은 궁금해 했다. 여기서 내가 단지 더 알고 싶다는 필사적인 욕구 때문에 공허하게 자신의 말만을 늘어놓는 과거의 잔영들을 끌어안고 있는 것처럼, 그 사람들 역시도 스스로가 하는 말을 믿지 않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어쩌면 나의 이 무의미한 노작들이 쌓인 끝에 언젠가 유의미로 거듭날 지도 모르듯이 그 모든 것들도 지금은 예상할 수 없는 긍정성을 배태하고 있을까.

 

  다음 날은, 헤이룽장성 문화청에서 나온 관리가 노란 제복을 걸친 공안요원 두 명을 대동하고 찾아왔다. 불룩 튀어나온 배 아래의 바지에 억지로 셔츠를 집어넣은 채로 연신 씹는  담배를 질겅대며 의례적인 인사를 건넨 그의 말은 언제나처럼 지루했다. 작업은 좀 진척이 있느냐, 이번 건은 중한 양국 간의 우호를 위해 당국에서 특별히 배려해준 거니 감사히 여겨라, 소음이 심하다고 민원이 들어왔으니 야간작업은 자제해 달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무심히 건성으로 대답하며 난 머릿속으로 오늘 치 작업량을 계산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모인 자료들 사진을 찍고, 그것들을 포장해 선박 편으로 본국에 보내고, 8차 중간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저녁에는 향후 계획에 대해 회의가 있고, 속기록을 요약해서 보고서에 별지로 첨부하고….
  “…을 배출한다면서요 한국이?”
  “예, 예?”
  문득 대화를 놓치고 있던 걸 깨달은 난 자세를 바로 했다. 관리는 잠시 불쾌한 시선으로 날 바라보다 헛기침을 했다.
  “사람을 앞에 두고 졸다니, 피곤이 쌓이신 모양이구만. 이번에 한국에서 우주인을 배출한다더군, 한국은 처음이지요 아마?”
  “아, 예….”
  어정쩡하게 대답하는 나를 바라보며 그는 미간을 잠시 찡그리더니 입 속으로 뭐라고 중얼거리며 지프차 뒷좌석에 올라탔다. 창문 너머로 다시 현장을 흝어 보며 그는 지나가는 투로 덧붙였다.
  “관련 업계 종사자도 아닌 내가 이런 말 하는 게 좀 웃기긴 하오만… 한국인들은 지금까지 인공위성 하나 띄워보지 못했으니 모르겠지만, 우주 개발은 단순한 상징 이상의 의미가 있소. 이미 지구는 좁아졌고, 당장 돈이 많이 든다고 포기해도 될 만한 사업이 아니라고 봐요. 뭐, 여하간 축하합니다. 그럼 난 가보겠소.”
  모래 먼지를 뿌려 놓으며 멀어져 가는 지프차의 뒷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며 난 여러 해 전 무심히 들춰 본 과학 잡지에 작게 실린 기사를 떠올렸다. 당시 한 한국 여성이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왕복선에 타고는 우주 정거장에서의 몇 가지 실험을 마친 뒤 돌아온 적이 있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의 우주 진출인 셈이었으나 당시 한국은 한참 ‘실용’의 거품이 끓어오르던 시기였고, 국내 매스컴은 그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렇다 할 이득도 없는 우주 관광 따위에 쓸데없이 돈을 썼다고 비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여전히 우주를, 미지를 꿈꾸는 이들에 의해 민간 차원에서의 연구는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고 때 맞춰 정부는 유인 탐사선에서의 활동이 가능한 승무원을 국내에서 교육시켜 배출하는 것이 2차 목표라고 선언했다. 그를 위해 관련 부서를 과학기술처 산하에 신설하고 항공우주연구원 쪽에도 추가 예산을 배정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짤막한 그 기사. 원래대로라면 얼마 안가 잊어버렸을 내용이었고, 잊어버렸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던 모양이다. 알 수 없는 예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루 종일 일이 머리에 들어왔다가 바로 다시 빠져 나가길 반복했다. 비석처럼 머릿속도 탁본을 떠 둘 수 있다면 어떨까. 저녁 식사와 회의를 마친 뒤 난 위성 중계로 인터넷이 연결되는 노트북 앞에 앉아 실시간 뉴스 그룹에 접속했다.
  “…내년 8월 19일로 예정된, 나사의 유인 우주선 발보아 호 발사 프로그램에 한국인 승무원의 참가가 결정되었습니다. 대학 졸업 뒤 천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최해원 씨는 1년간의 선발 과정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데다 지난 10년간의 연구 업적을 높이 사 최종 탑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우주인이며 또한 두 번째 여성 우주인이기도 한 그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에서 우주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발보아 호의 발사를 앞두고, 본격적인 훈련을 위해 이번 주 내로 출국 예정인 최해원 씨는….”
  화면에 비춰진 옛 아내의 모습은 거의 변한 게 없었다. 깡말랐던 몸매에 약간 근육이 붙은 것 같고, 그에 비해 얼굴에는 주름이 좀 늘었다는 걸 제외하고는. 길게 길러서 묶던 머리칼은 망을 씌워서 틀어 올렸다. 무테안경 너머의 약간 치켜 올라간 눈매, 작은 체구에서 울려 나오는 짜랑짜랑한 음성, 말할 때면 살짝 보이는 덧니,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직선적인 화법까지, 적어도 겉으로는 거의 모든 게 그대로였다. 바뀐 화면에서 인터뷰 영상이 흘러 나왔다.
  “…동북 아시아의 소국 출신에다 여자의 몸으로는 무리라고, 전부들 그렇게 말했어요. 젊었을 땐 단지 위쪽을 올려다 볼 수밖에 없는 지상이 갑갑하다, 자기 주변 밖에는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곳으로 가겠다는 마음뿐이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면 포기했을 거에요. 하지만 주변에서 다들 그러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인종과 성비에 신경 쓰는 것뿐이라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어쩌면 그 사람들 말이 맞을 지도 모르지만 그거야 그 사람들 입장이고, 전 다만 인간의 의지는 그렇게 하찮은 게 아니란 걸, 인간의 능력은 보통 생각하는 것만큼 유한하지 않다는 걸 제 노력으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널 떠나보낸 지난 10년 동안, 나를 둘러 싼 이 세계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너는 말했었다, 치유도 성장도 없는 이 세계를 견딜 수 없다고. 중력에 매몰되어서 하루하루 살아가다가 다시 이 땅에 묻혀 썩어가는 시체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대항해 시대, 신대륙과 아프리카를 오가던 선원들도 너 같은 이들이었을까. 단단한 지면보다는 끝없이 요동치는 바다 위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판자 한 장 아래로 지옥을 두고 있어야만- 죽음에 가까이 가야만 비로소 삶을 실감할 수 있던 이들과 너는 같은 영혼을 가진 이인 걸까.

 

  수군대는 동료들을 뒤로 하고, 난 숙소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워 물었다. 어두워져 있었지만 별이 뜨기엔 좀 이른 시간이었다. 입구 앞 계단에 선 채 나는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눈을 가늘게 뜬 채 낮게 떠 있을 지도 모르는 샛별을 찾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지평선 멀리 펼쳐진 시가지의 불빛이 하늘을 형언하기 힘든, 탁한 자주색에 가까운 빛깔로 물들이며 별빛을 지우고 있었다. 


  너무 밝고, 
  또한 너무 어지럽다. 


  저 도시에 사는 이들도, 이 세계 어디에나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닥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저마다의 초라한 꿈들과 음습한 욕망들이 어우러져 윤무를 펼치는 저 어지러운 도심의 빛은, 오히려 진정으로 보고자 하는 걸 가려 버린다. 난 깊이 담배를 빨아 들였다. 매캐한 연기가 폐를 태우는 게 느껴지고, 욕지기가 치밀어 오려고 하는 걸 억눌렀다.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단 하나도. 뒤에서 발소리가 울려오더니, 귀에 익은 목소리로 바뀌었다.
  “야.”
  “….”
  “전에 이야기했던 옛날 마누라지? 아까 뉴스에서 나오던 여자.”
  난 말 없이 그를 돌아보았다. 다른 모두와 마찬가지로 피로가 겹겹이 쌓인 얼굴이지만, 지금은 불혹의 나이답지 않은 흥분의 기색이 역력했다. 난 무심히 시선을 돌렸다.
  “조기 귀국하는 게 어때? 계속 장기 지원했잖아.”
  “글쎄….”
  “어차피 발굴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는 한 달 밖에 안 남았어, 여기 일은 우리한테 맡기고 돌아가서 마누라 만나봐. 재단이랑 학회 쪽에는 내가 잘 말해줄테니까. 우주 공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안 그래? 아직도 사랑한다면, 후회할 짓은 하지 말라고.”
  외면하는 나를 향해 그가 다시 채근했다. 그러나 난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고는 걸음을 옮겼다.
  “가겠다고 해도 그게 하루 이틀에 되냐…. 먼저 들어가서 자, 바람 좀 쐬고 올테니.”
  “야!”
  “생각 좀 해볼게.”
  난 돌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먼저 귀국하시겠다고요?
  국제 전화의 수화기 저 너머에서 들려오는 재단 이사장의 음성은 언제나처럼 퉁명스러웠다. 난 아무 말 없이 그의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잠시 불편한 침묵이 흐르더니, 다시 그의 말이 이어졌다.
  -비서한테 들어서 사정은 알고 있습니다. 와이프가 이번에 우주엘 간다고요?
 “예, 이사장님.”
  -곤란한데… 아, 물론 심정이야 이해합니다. 아무리 이혼했다고 해도 자기 마누라였던 여자인데, 위험한 길을 떠나기 전에 얼굴보고야 싶겠죠. 하지만 지금 교수님이 하고 계신 일이 뭡니까. 우리나라, 우리 민족의 뿌리를 규명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
  -교수님이야 현장에서 발굴 작업에 매진하시느라 한국 소식은 잘 모르시겠지만, 요즘 분위기가 보통 안 좋은 게 아니에요. 매스컴에야 이번 작업으로 고대사의 중대한 비밀이 밝혀질 거라고 설레발 잔뜩 쳐놨지만 실질적으로 나오는 게 별로 없었잖아요 그 동안. 안 그래요?
  “…죄송합니다.”
  -아, 그렇다고 댁들이 게으름 피웠다는 건 아니고… 물론 그 동안 수고하신 건 알지만 우리도 땅 파서 이 장사 하는 거 아닌데…. 그런데 이 판국에 교수님 같이 중책을 맡고 계신 분이 개인 사정으로 조기 귀국을 하셨다는 게 좌파 성향 신문 기자들한테 새 나가 봐요. 야당이 얼마나 시끄럽게 굴겠어요? 안 그래도 전시용 국책 사업은 때려치우라고 걸핏하면 물어뜯는 참인데.
  난 묵묵히 수화기를 든 손에 힘을 주었다. 애초부터 무리한 부탁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비서를 통해 어떻게든 이사장과 직접 통화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던 거지만 역시 예상대로였다.


  …포기해야 될까.
  그녀를 떠나보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이렇게?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한데.
  난 순간 귀를 의심했다. “네?” 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헛기침 소리가 들리더니, 좀 나직한 음성으로 이사장이 말을 이었다.
  -문제의 본질은… 무언가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윗분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거예요 지금. ‘성과.’
  “…….”
  -중국 정부 측과 협의한 발굴 작업 종료 기한까지는 이제 한 달 밖에 안 남았어요. 이런 촉박한 상황에서 무언가…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해 보일 수만 있다면, 중국 사학계 측에서 반대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기 전에 한발 빨리 학계에 보고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가야 한다는 명목으로, 제 권한으로 조기 귀국을 허용해 드릴 수도 있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만.”
  수화기 너머에서 혀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사람, 답답하기는…. 저쪽에서 쓸 수도 있는 수단이라면, 이쪽에서 쓸 수도 있는 거죠. 굳이 그걸 말로 해야 알아들어요?
  “!”
  -물론 강요는 안 해요. 교수님도 나름 학자로서의 양심이 있을 테고, 나한테도 위험부담이 크니까…. 하지만 잘 넘어가는데 성공한다면, 이걸로 교수님의 입지는 급상승할 겁니다. 기왕에 옛날 와이프를 만날 거라면, 그만큼 성공해서 만나는 게 덜 부끄럽고 좋지 않겠어요?
  묵묵히 듣고 있는 내 귓전으로, 이사장의 나직한 음성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물론 윤리적으로 마음에 걸리시긴 하겠지만… 어차피 중국 놈들은 80년대부터 계속 해왔던 거고, 이쪽만 당하긴 억울하지 않아요? 심포지엄에도 여러 번 나가보셨으니 잘 아실 텐데. 아, 그러니까 제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그런 종류의 방법도 있긴 하다는 거죠. 한번 잘 생각해봐요.
  통화가 끝나고 방으로 돌아간 나는 한참 침대에 누워 뒤척거렸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벌판에서 밤바람에 날리는 모래 먼지들이 내 머릿속에까지 날려 들어온 모양인지, 밤새 부스럭대는 소리에 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난 지금, 이 벌판에 누워있다. 이렇게 누워 눈을 감으면, 바람 소리가 모든 것을 씻어가고, 덮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네 말이 맞았다. 이 세계는 변하지 않았고,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세계는 결코 너처럼 저 너머에 있는 것들을, 보이고 들리고 만질 수 있는 것 이상의 것들을 동경하지 않을 것이다. 이 중력의 우물 속에 갇힌 작은 세계에선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별 것도 아닌 걸로 싸우고 헐뜯는 일들이 계속될 것이다. 곧 네가 떠나갈 저 하늘, 저 머나먼 우주에서 내려다보자면 너무나도 소소하고 무가치한 일들로 끝없이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는, 너무나도 구질구질한 일들이 계속될 것이다. 여기서 이렇게 있노라면 너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저 바람소리는 삼라만상을 싸고돌며 그 모든 것을 무한히 관조할 것만 같다. 영원의 한 조각을 베어낸 듯한, 삼라만상이 동시에 존재하며 부재하는 이 벌판은 네가 있는 하늘에 바쳐진 제단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눈을 떠 보면, 이 지상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별로 가득하다. 저 모든 별들 하나하나에는 이름이 있고 의미가 있듯이, 그 별들이 거울처럼 비추는 지상의 세계도, 그 불변하는 세계마저도 이름이 있고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이름과 의미를 통해, 불변의 지상에 속한 채로도 나는 변할 수 있었다. 난 지금, 네가 변했을 지 그대로일지 알 수 없다. 그걸 추론하기에는 불과 3분도 채 안 되는 TV인터뷰는 너무나도 짧다. 아마도 내가 귀국해서 너를 만났더라면 알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곳에 남기를 택했고 너는 그토록 동경하던 곳으로 떠나려는 참이다. 몇 개월 뒤 네가 휴식과 보충을 위해 다시 지구로 오면, 그 때는 너를 만나서 과연 변했는지,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해 볼 수 있겠지. 나는 너를, 너는 나를. 


  그 때가 되면, 난 네게 물을 것이다. 난 땅 밑에서 끝내 신을 찾지 못했다고. 너는, 그 절대영도의 암흑 속에서 신을 만났느냐고. 인간인 채로 신에게 이르겠다는 너의 그 꿈을 결국 이루었냐고.
  난 너와 달리 지상에 매인 인간이라는 걸 이제는 긍정한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으로서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난 지금 너의 영원한 바다를, 
  마치 나를 빨아들일 듯이 한 없이 깊고 넓은 유구한 바다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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