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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단편 황금알 먹는 인어

2006.06.03 01:0706.03

모옥은 그 누구와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상대가 말을 걸어와도 그저 얼굴만 붉히며 살짝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이내 상대를 외면했다. 교수들을 비롯해서 학교의 모든 사람들이 모옥을 알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모옥과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옥을 감히 싫어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남자건 여자건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모옥은 아름다웠다. 학교 안의 모든 사람들이 모옥을 의식하며 생활했다. 단 한 사람만은 예외였다.
모구는 아주 가끔씩 학교에 나와 수업을 받았다. 한 달 가까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학교 근처까지 왔다가 급히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모구에게 교수들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심지어 모구와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모구 역시 사람들과의 대화를 피하기는 모옥과 마찬가지였다. 상대가 다가와 말을 붙이려 하면, 무뚝뚝한 표정을 지으며 상대를 외면했다. 간혹 그런 모구의 태도에 감정이 상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시비를 걸지는 못했다. 은근히 모구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강한지 약한지를 확인해 보려는 학생은 아직 한 명도 없었다. 묘한 두려움을 풍기는 모구였다.
모옥과 모구는 같은 과 학생이었다. 그리고 둘은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다. 모옥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유일한 남자가 모구였다. 둘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덩치 큰 남자 다섯 명이 거칠게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모두가 놀라 문 쪽을 쳐다보았고, 여전히 그 소란에도 동요하지 않는 사람은 모구와 모옥뿐이었다.
남자들이 책상을 이리 저리 밀치며 모옥 곁으로 다가갔다. 그때까지도 모옥은 고개를 숙여 책을 읽고 있었다. 모구는 느긋하게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다섯 명 가운데 한 남자가 모옥이 읽고 있는 책을 집어 휙 내던졌다. 그때까지도 다섯 명의 남자들 가운데 누구 하나 모옥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말을 걸어봤자 모옥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은 무작정 모옥의 몸에 손을 댔다. 다리를 주물렀고, 목덜미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모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 행동이 다섯 명의 남자들을 더욱 흥분시켰다. 손은 점점 허벅지 깊숙한 곳을 더듬었고, 어느새 브래지어 끈이 풀려 모옥의 등 전체를 미친 듯 주물렀다.
남자들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모옥의 상의를 벗겼다. 누구도 낄낄거리지 않았으며,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모옥은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았다.
모구가 눈을 떴다. 가방을 챙겨 강의실을 나가려다 말고 모옥 곁으로 다가갔다.
모구는 다섯 명 가운데 한 남자의 머리채를 잡아 그대로 내리눌렀다. 그리고 나머지 네 명의 남자들에게도 마치 귀찮다는 듯 팔을 몇 번 휘둘렀다. 남자들은 멀찌감치 튕겨진 채 강의실 바닥에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모구는 다시 가방을 챙겨들고 강의실을 빠져나갔고, 모옥은 벗겨진 옷을 입고 나서 다시 책을 읽었다.

열흘이 넘어서야 모구는 학교에 나타났다. 강의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모옥이 환하게 미소를 띠며 모구를 반겼다. 모옥이 어른이 돼서 누군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얼굴에 미소를 띠며 상대를 반긴다는 건 모옥에게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모옥은 오늘 처음 상대로 인해 냉정을 잃었다. 모옥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들떠 있었다.
“오랜만이야. 많이 보고 싶었어. 네가 오늘도 학교에 안 나오면 어떡하나 많이 걱정했어. 굉장히 참기 힘들었거든.”
모옥은 모구의 팔을 잡아끌며 자기 옆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쉴 새 없이 모구에게 말을 걸었다. 그동안 학교 안의 어느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던 모옥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놀라움이었다. 모구도 얼굴에 미소를 띠며 모옥의 눈을 바라보았다.
모옥은 자신의 차를 그냥 둔 채 모구의 검정색 스포츠카에 올랐다.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모구와 모옥의 뒤를 쫓고 있었다.
모구의 차 내부는 다른 차들과 달랐다. 당연히 있어야 할 타코미터나 속도계, 연료계 따위도 보이지 않았고, CD 체인저는 물론 차 안에는 어떤 장식도 어떤 기능도 없었다. 운전대 옆에 달려 있어야 할 와이퍼와 와셔 스위치도 없었다. 차 내부에는 운전대와 변속기, 페달만 있었다. 게다가 모구의 차는 번호판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구의 차를 막아서는 경찰관은 아직 한 명도 없었다.
모구는 200㎞가 넘는 속도로 도로를 질주했다. 신호도 무시한 채 차와 차 사이를 누비며 자동차를 몰았다. 자동차는 순식간에 고층 빌딩 앞에 멈췄다. 그리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버튼이 없었다. 모구가 차를 몰고 들어가자 엘리베이터는 자동으로 움직였다.
엘리베이터가 잠시 앞뒤 좌우로 한 번씩 움직이더니 곧이어 빠른 속도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주차장 내부가 보였다. 공간은 자동차 두세 대 정도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좁았다. 모구의 차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주차장 안에는 모구와 모옥이 방금 타고 온 검은색 스포츠카와 똑같은 자동차가 한 대가 더 있었다. 둘은 차에서 빠져나와 또 다른 엘리베이터를 탔다.

눈에 보이는 건 공간뿐이었다. 넓은 거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유리창도 없는 정사각형의 빈 공간이었다. 둘은 벽에 달린 문을 열고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 역시 거실만큼이나 넓었다. 침대와 책상 따위가 있기는 했지만 거실과 마찬가지로 빈 공간이라고 느낄 만큼 허전했다. 둘은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침대에 누웠을 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옷부터 벗었다. 모옥의 얼굴은 불덩이 같았다.
둘의 호흡은 매우 거칠었다. 알몸인 채로 서로를 바라보며 거칠게 숨을 내쉬기만 했다. 갑자기 모구가 모옥의 거뭇한 부위를 문질렀다. 다리에 힘이 풀린 모옥이 침대에 주저앉다시피 쓰러졌다. 그러자 모구는 본능적으로 모옥의 질 속에 자신의 발기한 성기를 밀어넣었다. 그 순간 둘은 괴성을 내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 둘의 섹스는 끝없이 이어졌다.
둘은 자신들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괴성을 참지 않았다. 모구의 성기가 모옥의 질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둘의 괴성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그때마다 모옥은 주먹을 움켜쥔 채 다리를 양 쪽으로 더 힘껏 벌렸다. 그러면 그럴수록 모구는 자신의 성기를 모옥의 질 속으로 더 깊숙이 밀어넣었다. 모옥의 괴성은 점차 울음소리로 변해갔다.
모옥은 온몸에 힘을 뺀 상태로 가만히 누워있었다. 질 안이 화끈거렸지만 모구가 쓰다듬어주는 손길 때문에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가끔 몸에 전기가 흐른 것처럼 꿈틀댈 뿐이었다. 둘은 섹스가 다 끝나고 나서야 서로의 몸을 관찰했다.
모옥은 모구의 성기를 쓰다듬다 말고 모구를 와락 껴안았다. 모구를 자신의 몸속으로 집어넣으려는 듯 온힘을 다해 껴안았다. 그리고 훌쩍임 없이 울었다. 그녀가 사랑한 첫 번째 사람이었다. 그건 모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심 한복판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무장 경찰들까지 출동한 상태였지만 사태를 수습하지는 못했다. 금발의 긴 생머리를 한 백인 남자가 도심 한복판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다. 건물을 부수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모조리 죽였다. 진압에 나선 경찰들의 무기까지 빼앗아 닥치는 대로 쏴댔다. 경찰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저격수가 쏜 총도 백인 남자를 명중시키지는 못했다. 그는 아주 손쉽게 저격수가 쏜 총알을 피했다. 여기저기에서 일제히 총알이 날아왔지만 어느 것 하나 백인 남자의 살을 파고들지 못했다. 총으로는 그를 상대할 수 없었다. 맨손으로는 더 더욱 상대가 되지 않았다. 무모하게 백인 남자에게 덤벼들었다가 뼈가 으스러진 채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길바닥에 즐비했다. 그를 제압할 방법이 없었다. 그 와중에도 방송국 카메라맨들만이 목숨을 걸고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무언가가 휙 떨어졌다. 온몸이 검은색 옷으로 뒤덮인 사람이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검은색 옷은 번쩍번쩍 윤이 났다. 손은 물론 얼굴 전체까지 검은색 옷으로 감싸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취재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검은 옷이 등장하자 백인 남자는 행동을 멈춘 채 씨익 웃음을 지었다.
“기다렸어. 네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어. 전 세계의 모든 나가가 일제히 너를 공격해도 이길 수 없다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여도 네가 이긴다면서? 인간들이 만들어낸 하찮은 무기들로는 너를 죽이지 못한다면서? 자존심이 상하더라고. 내가 너를 쓰러뜨려야겠어. 그래서 일부러 난동을 좀 부려봤지.”
백인 남자가 검은 옷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움직임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빨랐다. 말하다 튀어나오는 입속의 침보다 빨랐다. 그의 움직임과 동시에 검은 옷을 입은 사내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았다. 그리고는 어느새 백인 남자의 등 뒤로 날아가 소리 없이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상대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 뒤 다시 공격해 오기를 기다리듯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둘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거리에는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치 쇼를 관람하러 온 듯한 분위기였다.
백인 남자가 급하게 몸을 틀면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서서히 떠오르는 듯하다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검은 옷을 향해 온몸을 내리꽂듯 하강했다. 그리고 검은 옷과의 거리가 불과 3, 4미터 정도밖에 나지 않았을 때 또다시 백인 남자는 공중에서 속도를 늦췄다. 동시에 공격 자세도 바꿨다. 이번에는 몸을 쭉 편 채로 180도 돌렸다. 검은 옷의 몸을 움켜쥐려는 듯 공중에서 두 팔을 휘저었다. 공격 자세를 가다듬은 백인 남자는 빠른 속도로 검은 옷에게 달려들었다. 백인 남자의 움직임으로 인해 주위에는 순간적으로 바람이 일었다. 하지만 검은 옷의 움직임은 백인 남자보다 더 빨랐다. 백인 남자가 공격 자세를 바꾸는 사이에 검은 옷은 무릎을 굽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중으로 뛰어올라 또다시 백인 남자의 등 뒤로 이동했다. 사람들은 둘의 움직임을 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검은 옷은 발이 땅에 닿자마자 순간적으로 백인 남자를 향해 튀어나갔다. 둘의 거리가 2, 3미터 정도로 좁혀졌을 때, 검은 옷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그 사이 백인 남자의 몸이 검은 옷의 움직임 때문에 발생한 바람으로 인해 상체가 뒤로 젖혀졌다. 바람 때문에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고, 긴 갈색 머리가 제멋대로 휘날렸다.
검은 옷의 움직임이 멈춘 것을 눈치 챈 백인 남자가 몸을 팽이처럼 돌며 공격했다. 검은 옷은 백인 남자의 움직임에 머리를 한번 세차게 휘젓더니, 무릎을 약간 구부려 뒤쪽에 있던 고층 빌딩 위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공중에서 자세가 약간 흐트러지는 바람에 그대로 빌딩 외벽 유리창을 깨고 사무실 안으로 곤두박질쳤다. 그 바람에 사무실 안에서 쇼를 구경하던 몇몇 사람들이 얼굴을 감싸며 피를 흘렸다.
검은 옷은 자신의 연이은 실수에 오히려 스스로가 놀란 듯 당황했다. 급하게 일어서려다 그만 깨진 유리를 밟고 미끄러졌다.
검은 옷은 서둘러 일어나야 했다. 백인 남자가 깨진 유리창을 통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은 더 이상 쇼를 관람하듯 흥분해 있지 않았다. 저마다 비명을 내지르며 사무실을 빠져나가려고 기를 썼다. 부상당한 동료들을 치료해 주던 사람들이 제일 먼저 그들을 내팽개치고 뛰쳐나갔다. 부상당한 사람들은 사무실 밖으로 대피하려는 사람들의 발에 밟혀 모두 의식을 잃었다. 물론 죽은 이도 있었다. 얼굴에 박힌 유리 조각을 사람들이 밟아 살 여기저기가 떨어져나가기도 했고, 어떤 이는 손발이 꺾인 채 이리 채이고 저리 채였다. 부상당한 사람들은 사무실 밖으로 대피하려는 사람들에게 책상이나 의자처럼 생존을 위협하는 장애물에 지나지 않았다. 순간 책상 위에서 떨어진 모니터가 부상자의 머리를 짓이겼다.
어느새 헬기까지 동원되어 둘의 싸움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공간이 협소한 만큼 둘의 싸움은 거칠어졌다.
백인 남자와 검은 옷이 동시에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백인 남자는 연이어 노출된 검은 옷의 허점에 자신감이 생긴 상태였고, 검은 옷은 잠시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려고 했다. 둘 사이는 서로 충돌할 만큼 가까웠다. 그 상태에서 둘의 주먹과 발이 상대를 향해 쉴 새 없이 날아들었다. 현장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둘의 손과 발이 너무 빨라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단지 바람 소리로만 손과 발이 움직이고 있다고 짐작할 뿐이었다. 두 사람 다 위치는 변하지 않은 채 제자리에서 손과 발을 이용해 엄청난 양의 공격을 퍼부었다.    
갑자기 사무실 천장에 피가 튀었다. 한 번 피가 튀자 연이어 같은 방향으로 계속 피가 튀었다. 하지만 둘의 움직임은 처음과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제자리에서 빠른 속도로 상대를 향해 공격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천장에서는 더 많은 양의 피가 둘의 몸과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천장의 피가 둘 중 누구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비명도 들리지 않았고, 괴성도 지르지 않았다. 둘은 아무 소리 없이 공격에만 몰두했다. 누가 말리지만 않는다면 영원히 싸울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둘의 전쟁을 말릴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둘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이제는 쇼를 구경하는 사람들도 둘의 움직임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천장의 피가 누구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헛구역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하게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둘의 전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백인 남자의 얼굴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상태였다. 일그러진 상태를 통해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살아 있지도 않았다. 죽은 상태에서 계속 검은 옷의 손과 발에 온몸을 가격당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보고 있었던 빠른 몸놀림은 대부분 검은 옷 혼자의 움직임이었다. 둘이 마주친 상태에서 몇 번의 공격으로 이미 백인 남자는 의식을 잃었고, 연이은 공격으로 숨통마저 끊어졌다. 그 다음부터는 백인 남자가 바닥에 쓰러지지 않도록 검은 옷이 기술적으로 공격을 가했던 것이다.
검은 옷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제야 백인 남자는 바닥에 쓰러질 수 있었다. 그의 몸은 척추는 물론이고 뼈 전체가 으스러진 것처럼 제멋대로 꺾여 있었다. 머리는 피로 검붉게 변했고, 눈동자는 터져버려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광대뼈 부위는 완전히 주저앉아 볼보다 더 움푹 패었다. 입에서는 아직도 피가 울컥거렸다.

모옥은 급하게 차를 몰았다. 다른 차가 끼어들려고 옆에서 깜빡거리기라도 하면 신경질적으로 클랙슨을 울리며 더욱 속도를 냈다. 정지 신호에 걸려 멈춘 상태에서도 계속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그릉거렸다. 그리고 노란색 신호등이 켜지는 것과 동시에 이를 앙 다물며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앞 차가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추면 역시 신경질적으로 클랙슨을 울리며 상대 운전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속도위반 카메라 따위는 애초부터 무시한 상태였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은 모구가 살고 있는 고층 빌딩 주차장 앞이었다.
주차장 앞에서도 모옥은 조급해했다. 차량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까지 손바닥으로 운전대를 탕탕 치며 안절부절못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다 열리기도 전에 이미 모옥의 차는 절반이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급기야는 괴성을 지르며 엘리베이터 벽을 쾅쾅 쳤다. 그리고 괴성만 지르지 않았을 뿐 현관 초인종 역시 쉴 새 없이 누르고 있었다.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모옥은 미친 듯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모구가 채 맞이할 겨를도 없이 와락 품에 안겼다. 모옥은 크게 한 번 숨을 내뱉으며 더 힘껏 모구를 끌어안았다.
“보고 싶어서…, 보지 않으면 죽을 거 같아서….”
모옥은 말을 채 잇지도 못하고 소리 내 울었다. 울음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울먹이며 가까스로 모구에게 말했다.
“누구를 사랑한 게 처음인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비명 지르면서 떨쳐버리려고 발버둥쳐도, 네가 계속 내 가슴을 답답하게 눌러. 너무 답답해.”
짧은 원피스는 땀에 젖은 채로 모옥의 살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그 때문에 허리와 엉덩이 곡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모옥의 다리는 아주 조금씩 벌어지고 있었다.
모구는 조심스럽게 모옥을 침대에 눕혔다. 그 누구와도 얼굴을 마주 보지 않았고, 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던 그녀였다. 그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었던 그녀였다. 그런 모옥이 지금 모구의 침대에 누워 있다.
그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었던 건 모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모구의 성기는 이미 터질 듯 발기해 있었다.
모구가 모옥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천천히 원피스를 위로 올렸다. 눈을 꼭 감은 모옥은 침대 시트를 더욱 힘 있게 쥐었다. 골반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팬티는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골반의 탄력 때문에 손만 대면 터질 듯 팽팽했다. 모옥은 이를 앙 물며 살짝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 몇 번 몸을 떨었다.
모구가 천천히 모옥의 팬티를 아래로 내렸다. 거뭇한 부분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갑자기 모옥이 모구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
모옥의 목소리는 떨렸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모옥은 모구의 손을 밑으로 가져갔다. 순간 모옥의 몸은 활처럼 휘었다. 모옥은 모구의 손을 놓지 않았다. 모구의 손으로 더욱 세게 자신의 아래 부위를 문질렀다. 그리고 다리를 꼬며 자신과 모구의 손을 더 세게 내리눌렀다. 그 바람에 모구의 손가락 중 하나가 모옥의 질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모옥은 짧게 비명을 질렀다.
모구는 모옥의 질 속에서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모옥은 이미 모구의 손도 놓은 채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가끔씩 몸을 떨 때마다 다리가 점점 더 벌어졌다.
모구는 모옥의 원피스를 골반 위까지 밀어올린 채 팬티를 벗겼다. 모옥은 더 이상 움직임이 없었다. 모구가 자신의 성기를 모옥의 질 속에 삽입하기 전, 이미 둘은 몇 번의 오르가슴을 경험한 상태였다. 모구의 성기는 아주 부드럽게 모옥의 질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모옥은 그때까지도 시체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모구의 움직임에 맞춰 몸이 힘없이 흔들렸다.
섹스를 하는 내내 눈을 감고 있던 모옥이 어느 순간 살짝 눈을 떴다. 그리고 모구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다시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을 보며 모구는 움직임에 더 힘을 실었다. 그러자 모옥의 입에서 가녀린 신음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렸다.

학교에서는 벌써부터 모구와 모옥의 얘기로 떠들썩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던 두 사람이 서로 연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면서도 질투심을 느꼈다. 그래서 모구와 모옥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그들은 모구와 모옥에게 어떻게든 말을 걸고 싶어 했다. 하지만 모구와 모옥은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피했다. 특히 모옥은 예전보다 더 사람들을 피하고 있었다. 누군가 곁에만 와도 모옥은 마치 모구 뒤에 숨듯 몸을 움츠렸다.
누군가 말을 걸어와도 모옥은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모구의 등 뒤로 몸을 숨긴 채 상대가 갈 때까지 아무 말 없이 바닥만 쳐다볼 뿐이었다. 자신에게로 향하는 듯한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모옥은 모구의 등 뒤로 몸을 숨겼다. 모구를 만나면서부터 모옥은 예전보다 더 사람들을 경계했다. 모옥은 오직 모구 곁에서, 그리고 모구하고만 이야기를 했다.

오전 수업이 끝난 뒤 모구와 모옥은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학교 근처 스테이크 집을 찾았다.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조금 늦게 왔는데도 식당 안에는 빈 테이블이 없었다. 모구와 모옥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식당 안쪽에 있는 바에 앉았다. 그리고 음식을 주문한 뒤, 음식이 나올 때까지 둘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식당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림이 일었다. 사람들이 모구와 모옥을 알아보면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같은 학교 학생들도 있었고, 이야기만 들었을 뿐 모구와 모옥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두들 모구와 모옥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둘과 친해지고 싶어 했다. 다만 모구와 모옥만이 그들과 생각이 달랐을 뿐이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모구와 모옥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모옥은 모구 곁으로 의자를 바짝 붙인 뒤, 초점 없는 눈으로 모구의 팔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모구 역시 그런 모옥의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둘의 모습을 관찰했다.
사람들은 모구와 모옥의 모습에 흥미를 느꼈다. 그들의 행동이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어떤 음식 시키셨어요?”
모옥은 여전히 모구 곁에서, 모구의 팔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모구 역시 그런 모옥의 모습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봐요, 여기 빨리 음식 갖다 줘요. 음식 먹는 모습 보고 싶은데….”
“네, 안 그래도 지금 서둘러 달라고 얘기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모구와 모옥에게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까지 음식을 먹다 말고 모여들었다.
사람들에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구와 모옥의 행동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었다.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났기 때문에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소속감도 없었다. 사람들은 그동안 모구와 모옥에게서 호기심보다는 질투심을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두 사람은 우리처럼 평범한 학생 같지가 않아요. 뭐랄까, 굉장히 자유로워 보여요. 교수님들도 두 사람한테는 특별하게 대우해 주는 것 같고요. 왜 그렇게 건방지죠? 둘이서만 다니는 이유가 뭐죠? 둘이 뭐하면서 지내죠? 혹시 둘이 같이 자기라도 했나요?”
같이 자기라도 했냐는 질문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 건 모구와 모옥이 아니라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었다. 누군가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일제히 멈췄다. 모구와 모옥을 더 자세히 보려고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은 정해져 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구와 모옥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둘 다 말투가 꽤나 조심스러웠다.
“네, 같이 잤습니다.”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모구와 모옥의 대답을 듣지 못한 사람들 같았다.
“그리고 또 뭘 해야 하나요? 내가 모옥을 좋아하니까 당연히 모옥과 같이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모옥하고 같이 있고 싶은 생각만 들던데, 내가 모옥을 좋아한다면 다른 누구와도 함께 다녀야 하나 봐요! 그리고 내가 모옥을 아주 많이 좋아합니다. 그럼 나는 모옥하고 무얼 하면서 지내야 하죠?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나요? 당신은 그 사람하고 뭘 하면서 지내죠?”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했다. 모구가 지금 자신들을 조롱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지 감을 잡지 못했다. 모구의 표정을 봐서는 진짜 궁금해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질문을 그렇게 진지하게 하는 사람은 없다. 더욱이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뭘 하면서 지내야 한다니요? 그게 무슨 뜻이죠? 설마 정말로 몰라서 물어보는 건 아니겠죠? 우릴 조롱하는 건가요?”
“몰라서 물어보는 겁니다. 그게 이상한가요? 당신들은 좋아하는 사람과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요? 내 질문이 이상한가요?”
“그런 건 답이 없어요. 그냥 둘이서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당신들 둘이 무엇을 하면서 지내는지 궁금한 거고요.”
“별로 하는 게 없어요. 그냥 학교 같이 다니고 같이 집에 가서 섹스를 합니다.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신들이 궁금해하는 걸로 봐서는 우리가 특별히 무언가를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그래서 이렇게 같이 식당에 와서 밥을 먹으려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식사를 방해하려고 하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으면 안 되나보죠? 여러 사람들과 같이 먹어야 하나요?”
모구가 사람들과 말을 하는 동안 모옥은 더욱 몸을 움츠려 모구 곁을 파고들었다. 그런 모습이 사람들을 오히려 자극시켰다.
“이봐, 왜 자꾸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 거야! 나는 저 둘이 하루 종일 뭐하면서 지내는지 궁금한 게 아니야. 저 둘이 섹스를 했느냐 안 했느냐지!”
“같이 잤다잖아요. 저 사람이 직접 자기 입으로 잤다고 했잖아요. 나도 지금 기분이 이상하다고요! 나도 화가 나요!”
“저 남자 말은 믿지 못하겠어. 이봐요!”
남자가 손을 뻗어 모옥의 몸을 만지려 했다. 여전히 모옥은 모구 곁에서 모구의 팔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남자가 모옥을 흔들었다.
“이봐요, 당신 정말 이 남자하고 같이 잔 건 아니겠죠?”
모옥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잠깐만 좀 비켜주실래요? 잠깐만 좀 비켜주세요, 내가 물어보게.”
“잠깐만요, 그보다는 내가 직접 물어보는 게 낫겠어요. 비켜봐요, 내가 직접 물어보게. 비켜요! 비키라니까! 어서 비켜!”
“아니, 차라리 내가 물어보는 게 낫겠어. 저 여자는 내 거니까 당신들하고는 상관없어. 이봐요, 이봐요!”
여기저기에서 남자들이 모옥을 향해 달려들었다. 식당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여자들 몇몇은 이미 남자들의 힘에 밀려 식당 바닥에 쓰러진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여자들의 비명은 사람들의 신경을 자극할 만큼 날카로웠다. 남자들은 바닥에 쓰러진 여자들의 비명에 얼굴을 찡그리며 더욱 세게 여자들의 머리를 짓이겼다. 여기저기에서 퍽! 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봐요!”
남자들이 모옥의 옷을 붙잡고 흔들었다.
“이봐요, 당신 정말 이 남자하고 잔 게 맞나요?”
모옥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남자들이 서로 경쟁하듯 모옥의 옷을 붙잡고 이리 저리 흔들었다. 하지만 모옥은 남자들의 힘에 의해 흔들리면서도 여전히 모구의 팔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블라우스 단추가 튕겨나가고 브래지어가 비뚤어졌다. 그 바람에 한쪽 가슴이 훤히 드러났다. 옷을 붙잡고 흔들던 남자들이 미친 듯이 모옥의 젖가슴을 주물렀다. 이제는 아무도 모옥이 모구와 섹스를 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대신 한쪽 가슴을 가리고 있던 브래지어를 움켜쥔 채 서로 경쟁하듯 뜯어냈다. 단추가 튕겨나간 블라우스만은 그대로 두었다. 남자들은 이제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지도 않았다. 다만 경쟁하듯 모옥의 젖가슴만 차지할 뿐이었다. 여전히 모옥은 아무 저항이 없었다. 남자들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이번에도 모구는 상황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수습에 나섰다. 지난번에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모옥의 몸을 충분히 더듬은 뒤에 그들을 모옥에게서 떼어냈을 때와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모옥의 젖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잡아 가볍게 시계 방향으로 비틀었다. 남자의 손목뼈가 완전히 어긋났다. 너무 놀란 남자는 비명 지르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방향이 뒤바뀐 손만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구석으로 몰려가 있던 여자들이 그 모습을 보며 뛸 듯이 기뻐했다. 모옥의 젖가슴을 탐하던 남자들이 한꺼번에 뒤로 우르르 몸을 피했다. 그러자 젖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앉아 있던 모옥의 모습이 더욱 눈에 띄었다.
남자들은 아직도 방향이 뒤바뀐 손만 쳐다보고 있는 남자를 힐끗거리며 동시에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누구 하나 먼저 나서서 주위 사람들과는 다른 행동을 하기를 원치 않았다. 먼저 식당 밖으로 뛰쳐나가려 하지 않았고, 먼저 모구를 향해 달려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옥의 젖가슴을 탐한 대가도 공평하게 치러야 했다.
모구는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귀찮다는 듯 느리게 손으로 테이블을 쳤다. 모구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더니 순식간에 남자들 틈으로 떨어졌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던 남자들이 그제야 앞 다퉈 식당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쳤다. 모구의 공격을 받기도 전에 서로가 서로를 밀고 할퀴고 꼬집었다. 누구 하나 모구를 상대하려고 덤벼들지 않았다. 출구만을 향해 팔을 휘저을 뿐이었다. 모옥의 젖가슴을 탐하려고 경쟁하던 모습과 똑같았다. 모구는 손에 잡히는 대로 남자들의 손목을 시계 방향으로 비틀었다. 신경을 긁어대는 듯한 비명이 이어졌다. 그때 무리들 가운데 한 남자가 모옥에게 달려갔다. 겁에 질린 모습이 오히려 더 공포스러워보였다. 하지만 모구는 그 남자를 잠시 쳐다보았을 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모구의 동작은 크지도 않았고 화려하지도 않았다.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짧고 간결한 동작으로 일격을 가했다. 하지만 굉장히 빨랐다. 그래서 공격을 받은 자는 이미 통증이 사라진 뒤에야 비명을 질렀다. 그것도 모구의 눈치를 살피면서 안전하게 비명을 질렀다.
손바닥으로 남자의 가슴을 치자, 남자는 몇 초가 지나서야 힘겹게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모구와 조금이라도 멀어지기 위해 뒷걸음질쳤다. 거칠게 심호흡을 하면서, 공포에 질린 얼굴로 안전하게 비명을 지르면서,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위태롭게 뒷걸음질쳤다. 그런 모습이 다른 남자들을 더욱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여자들은 뒷걸음질치는 남자의 모습을 과장되게 흉내 냈다. 특히 공포에 질린 남자의 표정에 초점을 맞춰 흉내 냈다. 뒷걸음질치는 남자를 따라 다른 남자들도 한두 걸음 뒤로 주춤했다. 그 덕분에 모구 주위에 어느 정도 공간이 생겼다.
가슴 높이까지 뛰어오른 모구는 공중에서 몸을 옆으로 눕혔다. 그리고 팔과 다리를 가슴에 붙인 채 팽이처럼 돌았다. 보기에는 그렇게 빠른 속도로 도는 것 같지 않았지만, 회전하는 속도를 떠나 모구의 그런 모습은 굉장히 위협적이고 몽환적이었다. 사람의 몸이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은 채 허공에서 뱅글뱅글 돌고 있다. 남자들은 그 모습을 지금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다. 충분히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들 몇몇은 모구의 모습을 보다가 저절로 무릎이 꺾이면서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주저앉은 채로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들에게 식당은 지금 지옥이었다. 모구를 악마라고 믿었다.
모구는 회전하는 속도를 점점 높이다가 다시 속도를 줄였다. 그리고 잠시 웅크린 채로 허공에서 멈춰 있다가 갑자기 다리를 쭉 펴더니 뛰기 시작했다. 공중에서 옆으로 누운 채 남자들의 가슴을 차례차례 박차면서 원을 그리듯 앞으로 나갔다. 마치 바닥에 일렬로 누워 있는 사람들을 빠르게 밟고 지나가는 모습을 그대로 옆으로 눕혀 놓은 것 같았다. 가슴을 짓밟힌 남자들은 가슴에 묵직한 통증을 느끼면서 꺼억 꺼억 하고 필사적으로 호흡을 이어갔다. 겁에 질린 얼굴로 힘겹게 호흡을 이어가는 남자들의 모습은 너무나 인간적일 만큼 비굴해 보였다. 하지만 그들보다 더 비굴해 보일 만큼 겁에 질려 떨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다른 남자들이 바닥에 쓰러진 채 힘겹게 호흡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그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라도 하려는 듯 혼자 불규칙하게 숨을 내뱉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모옥을 위협해서 무사히 식당 안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주변 상황을 지켜보는 동안 오히려 공포심만 더 커져버린 상태였다. 덕분에 모옥에게는 손끝 하나 대지 못한 채, 모옥 옆에 어정쩡하게 서서 자신이 느낄 통증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기에 바빴다. 물론 그는 바닥에 쓰러진 자가 겪는 통증보다 몇 배는 더 고통스러운 통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래서 바닥에 쓰러진 자들의 신음 소리가 잦아들수록 그의 불규칙한 숨소리는 더 불규칙해졌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상상을 멈추지 못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두려움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 남자들 틈에서 벗어나 모옥에게로 향했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할 겨를도 없이, 오직 자신이 받을 통증만을 느껴보기 위해 모든 감각을 집중시켜야 했다.
그는 이제 섣불리 모구의 공격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이미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그 통증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감히 모구에게 대항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통증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도 그는 수없이 통증을 되풀이해서 생각해야만 했다. 그렇게 해서 그 통증에 익숙해지면 이번에는 좀 더 강도가 센 또 다른 통증을 만들어냈다. 그의 머릿속은 점점 더 복잡해져갔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래도 그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모구가 굳이 그 남자의 손목을 비틀 필요도 없었다. 그는 충분히 모옥의 젖가슴을 만진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실제로도 모구는 그의 손목을 비틀 생각이 없었다. 그가 남자들 틈에서 벗어나 모옥에게 달려갈 때부터, 모구는 그가 안 좋은 선택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굳이 자신이 직접 손목을 비틀지 않아도, 그가 더 참기 힘든 고통을 받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모옥에게 달려가려 할 때도 모구는 일부러 그를 막지 않았다. 이제 모구의 공격은 끝이 났다. 하지만 그 자의 머릿속은 여전히 분주했다. 머릿속으로 수없이 자신의 손목을 비틀고 또 비틀었다.
모구는 통증에 몰입하고 있는 남자를 외면한 채 여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식당 한쪽에 모여 있는 여자들의 몰골은 보기 흉했다. 남자들에게 떠밀리고 짓밟히면서 입었던 상처 부위에는 검붉은 피가 굳어 있었다. 몇몇은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파하는 사람은 없었다. 피를 흘리면서도 남자들이 바닥으로 고꾸라질 때마다 그들의 모습을 흉내 내기에 바빴다. 그리고 이제 모구가 자신들에게로 다가오자, 여자들은 흉한 몰골을 감추기 위해 본능적으로 머리와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하지만 몇몇은 자신의 모습을 모구에게 보여주기가 창피해, 여자들 틈에 숨어서 얼굴만 살짝 내밀어 모구를 훔쳐보았다.
모구가 자신과 눈이 마주친 여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정말 궁금하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얼굴이었다. 하지만 여자의 눈은 모구보다 더 커졌다.
“저 여자의 이름은 모옥입니다. 전에는 모옥에게 특별한 감정이 없었어요. 가끔씩 나도 모르게 쳐다보기는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자들이 모옥에게 달려드는 순간 모옥이 좋아졌습니다. 전에 학교 강의실에서 남자들 몇 명이 모옥에게 덤벼든 적이 있었습니다. 강의실에는 모옥 말고 다른 학생들도 있었고요. 그들은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모옥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매만진 적이 있었습니다. 모옥은 저항하지 않았어요. 남자들은 모옥의 옷도 벗기려 했고요. 그 강의실에는 나도 있었고, 그 순간 나는 모옥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그날 바로 모옥과 섹스를 했습니다.”
모옥과 섹스를 했다는 말에 여자들은 낮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나는 모옥과 섹스를 하고 싶습니다. 남자들이 모옥에게 달려들어 강제로 옷을 벗길 때 나는 모옥이 더 좋아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성기가 커집니다. 왜 남자들이 모옥에게 덤벼드는 거지요? 지난번 강의실에서도 그렇고, 조금 전에도 남자들은 가만히 있는 모옥에게 달려들어 옷을 벗겼습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이지요. 왜 그런 행동을 한 겁니까? 혹시 나를 위한 건가요? 내가 모옥을 더 좋아하도록 만들려는 건가요? 남자들은 내가 모옥과 섹스하기를 바라나보지요? 당신들도 그런가요? 누군가가 사람들 앞에서 모옥과 같은 일을 당하면, 당신들도 그를 좋아하게 되나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이런 감정입니까?”

거대한 건물 곳곳을 무장 경찰 수천 명이 겹겹으로 에워싸고 있었다. 건물 앞 작은 광장에는 컨테이너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의 무언가가 은빛 천에 덮여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를 중화기로 무장한 경찰들이 또 한 번 집중적으로 에워싸고 있었다. 은빛 천 주위에는 각국 정상들과 유명 인사들도 있었지만, 그들도 중무장한 경찰들 때문에 더 이상 은빛 천 가까이까지는 가지 못했다. 모두들 미리 정해진 자신들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초대를 받는 대신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이었다. 그걸 어길 경우 한 나라의 정상이라도 무장 경찰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미 본인들이 직접 서명한 내용이었다.
건물 주위에는 그들 말고도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들과 관람객들로 들끓었다. 마치 도시 전체가 마비될 듯한 분위기였다.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극비리에 관리되어 오던 인어가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었다.
정부 보고에 의하면 자신들이 관리해 오던 인어는 하루에 한 번씩 황금알을 먹어야 하며, 그걸 먹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황금알 이외에는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한다. 황금알은 인어가 직접 바다 속으로 들어가 가지고 나온다. 인어가 황금알을 어디에서 가져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추측하건대, 인어가 직접 바다 속에서 황금알을 낳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금알의 추정 가는 개당 10억 원 정도라고 한다.
거리에는 벌써 며칠 전부터 엠네스티 인터내셔널과 세계여성위원회, 세계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의 대규모 시위도 벌어지고 있었다. 그린피스 회원들도 빠질 리 없었다. 심지어 기독교 단체에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천사를 극비리에 감금, 사육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천사를 공개하라고 외쳐댔다.
드디어 은빛 천이 벗겨지고, 컨테이너 두 배 정도 크기의 거대한 수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 옆 건물 곳곳에 배치돼 있던 저격수들이 일제히 광장을 향해 총을 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총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에 홀린 듯 거대한 수조만 쳐다볼 뿐이었다. 수백 발의 총알이 수조 유리를 맞고 튕겨나갔다. 그제야 사람들이 수조에서 눈을 떼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건물 주위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비명만 질러댈 뿐, 그들은 건물 주위를 벗어날 수 없었다.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시위대들은 경찰들이 자신들에게 총을 발포한 줄 알고 허겁지겁 시위 도구들을 내팽개쳤다. 그리고는 군중들 틈에 묻혀 일반 관람객 흉내 내기에 바빴다.
총소리와 사람들의 비명 사이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만으로도 깨진 유리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순간 건물 주위가 조용해졌다. 총소리나 사람들의 비명도 들리지 않았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비명 지르기를 멈췄다. 그리고 수조 위 허공에 떠 있는 한 여자를 쳐다보았다. 핏빛만큼이나 검붉은 색 옷으로 온몸을 뒤덮은 여자가 수조 위 허공에 떠 있었다. 얼굴까지 가린 상태라 그녀가 여자라는 것 밖에는 알 수 없었다. 건물 위에 있던 저격수들은 이제 섣불리 총을 쏘지도 못했다. 수조 윗부분의 유리가 박살났기 때문에 자칫 인어가 총에 맞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저격수들은 더 이상 그녀에게 총을 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수백 발의 총알조차 튕겨나갈 만큼 강력한 방탄유리를 그녀가 아주 가볍게 박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는 지금 허공에 떠 있다.
그녀는 아무 저항도 받지 않고 수조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이리저리 헤엄치는 인어를 붙잡았다. 건물 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그 모습을 아주 진지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저격수들도 조준경으로 수조 안을 관람했다. 그때 조준경에 또 다른 누군가가 보였다. 언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검은 옷의 사내가 수조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 순간 붉은 옷의 여자가 인어를 놓아주었다. 인어는 또다시 아무것도 모르는 듯 이리저리 헤엄쳤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둘은 수조 밖으로 나왔다.
“인어를 지키려고 왔나요?”
“당신처럼 나도 명령을 받았으니까.”
검은 옷의 사내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붉은 옷의 여자가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그녀의 발은 땅에 닿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돌진하던 그녀가 검은 옷의 사내 바로 앞에서 공중회전을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등에 꽂아두었던 칼을 뽑아 휘둘렀다. 칼조차 검붉은 색이었다. 검은 옷의 사내는 발의 움직임도 없이 마치 뒤로 쭉 밀리듯 몸을 피했다. 붉은 옷의 여자 역시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돌진했다. 한 번 더 뒤로 몸을 피한 사내가 양쪽 팔을 쭉 폈다. 그러자 양쪽 팔목에서 가늘고 탄력 좋은 칼이 튀어나왔다. 사내의 칼 또한 검은색이었다. 사내는 양손에 각각 한 자루씩의 칼을 들고 여자를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돌진하면서 동시에 한쪽 손에 들고 있던 칼을 여자에게 던졌다. 사내가 던진 칼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붉은 옷의 여자는 속도를 늦추지도 않은 채 날아오는 칼을 자신의 칼로 받아쳤다. 그 충격으로 사내의 칼이 둥그렇게 휘어졌다. 그러면서 갑자기 튕겨나가더니 크게 반원을 그리며 여자의 팔을 스치고 지나갔다. 여자가 잠시 주춤했다. 검붉은 색 옷 때문에 피는 보이지 않았다. 사내의 칼은 다시 크게 원을 그리며 사내의 손으로 돌아갔다. 칼끝에서 몇 방울의 피가 떨어졌다. 사람들은 인어를 구경해야 할지 싸움을 구경해야 할지 몰라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기에 바빴다. 인어는 여전히 수조 속을 분주하게 헤엄치고 다녔다. 수족 밖 세상에는 아무 관심도 없어보였다.
이번에는 검은 옷의 사내가 먼저 동작을 취했다. 공중으로 뛰어오르더니 어느새 손목 쪽으로 들어가 있던 칼을 다시 빼내 머리 위로 팽이처럼 돌렸다. 그리고는 손을 놓았다. 두 자루의 칼이 동시에 사내의 몸을 감싸며 빠르게 돌았다. 마치 거미가 자신의 거미줄로 먹이를 둘둘 말 듯, 두 자루의 칼이 사내 주위를 빠른 속도로 맴돌고 있었다. 속도가 너무 빨라 사람 크기만 한 검은 색 달걀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사람들은 모두 수조를 외면했다.
붉은 옷의 여자 역시 힘 있게 땅을 박차며 뛰어올랐다. 그리고 칼을 치켜들어 사내에게 휘둘렀다. 사내의 칼이 다시 둥그렇게 휘며 튕겨나갔다. 이번에는 여자의 가슴 부위를 스쳤다. 칼은 다시 제 위치로 돌아가 사내의 몸을 휘감았다.
가슴 부위의 상처는 깊었다. 마치 옷이 녹아 흘러내리듯, 검붉은 피가 여자의 옷을 타고 내려가 땅에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여자가 잠시 자신의 상처 부위를 내려다보는 사이, 검은 색 옷의 사내가 여자에게로 돌진했다. 두 자루의 칼이 여전히 사내의 몸을 빠른 속도로 휘감고 있었다.

모구는 붉은색 옷의 여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아니, 모옥을 만나기 전부터 이미 그녀와 싸워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모옥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은 그렇게 길러졌다.
모옥이 잠시 자신의 상처 부위를 내려다보는 사이, 모구가 모옥에게로 돌진했다. 두 자루의 칼이 여전히 모구의 몸을 빠른 속도로 휘감고 있었다. 뒤이어, 모옥의 몸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 모옥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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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일반호에서 초청 개재했던 다른 단편들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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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No Profile
    fool 06.06.04 10:55 댓글 수정 삭제
    잘 읽었습니다. 2004단편선 수록작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필자 게시판으로 다시 돌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 No Profile
    아이 06.06.04 22:37 댓글 수정 삭제
    고맙습니다. 현재 장편 작업 중이라 당분간은 시간의 잔상 합류가 힘들 것 같습니다.
    요즘 일부러 망가지고 싶어서 연일 술을 들이붓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만히 있어도 헛구역질 날 만큼 몸 상태가 엉망이네요. 이제 다시 잠복기로 접어들어야 할 텐데...
    fool님 늘 건필하세요. ^^
  • No Profile
    희진 06.06.07 14:30 댓글 수정 삭제
    다 읽고 나서 둥글지 못한 글이라는 생각이. ^^
  • No Profile
    아이 06.06.08 19:39 댓글 수정 삭제
    희진님이 읽어주실 거란 짐작은 했습니다. 어쨌거나... 뭐... 둥글지 않은들 어쩌겠습니까... 쓰고 싶은 대로 써야죠... 안 그러면 괴롭기만 하고... -.-;;
  • No Profile
    ida 06.06.28 20:08 댓글 수정 삭제
    정말 멋지군요. 존경스럽습니다.
  • No Profile
    아이 06.06.29 17:37 댓글 수정 삭제
    한 방 있으신 ida님께 칭찬 들으니 기분 좋습니다. 이번엔 적십자비라도 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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