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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을 위해 삼신상담소 후기 씀

amrita

공익을 위해 삼신상담소 후기 씀

일단 얼마 전 첫 상담 다녀왔음을 밝혀둠. 가능하면 모두 꼭 삼신 언니와 일대일 면담 하길 바람. 어지간하면 하는 게 좋음 정말로!

*

1. 첫 상담은 무료

처음 오피스를 방문했을 때 하마터면 책상을 못 찾을 뻔했어. 알고 보니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 뭉치에 가려서 그런 거였음.

삼신 언니라면 무조건 정리정돈 종결자일 거라는 나의 개인적 편견은 그렇게 머나먼 석양 너머로 날아갔을 뿐이고. (그런데 알고 보니사정이 있었어……. 삼신 언니는 내 생각대로 무지 깔끔한 분이셨어.)

“그래서 어디보자, 이연지 고객님은 딸을 낳고 싶으시다고요?”

“네? 네!”

삼신 언니는 책상 따위 안 쓰신다. 책상 옆에 쌓아둔 서류 뭉치에 앉아서 말씀하신다. 물론 손님용 소파는 하나 있고 이건 깨끗하니까, 손님은 편히 앉아 얘기할 수 있음. 어차피 안 쓰실 거면 그냥 빼시지 왜……. 뭐 나 따위가 삼신 언니의 속을 어찌 알겠어? 뭔가 깊은 뜻이 계시겠지? 책상 말고 의자도 안 보이던데 서류 뭉치가 책상 위 아래 옆을 둘러싸고 있어서 그냥 의자가 들어갈 자리 자체가 없어 보였음. 물론 나중에 왜 사무실이 그랬는지 알게 됐지만.

참고로 삼신 언니는 단발머리에 요가복 차림이었어. 하얀색 실크 가디건에. 요가복은 회색 검은색인데 운동화만 쨍한 주홍 바탕에 황금 땡땡이 무늬라 눈에 팍 들어왔는데, 어디 건지 궁금했는데 안 물어본 게 좀 후회되지만, 아마 인간계의 브랜드는 아닐 것으로. 정 궁금하면 다음 상담 때 물어보지 뭐.

그리고 외모 얘기 하는게 별로 안 좋아하는데, 삼신 언니 눈매가 정말 좋았어. 크고 둥근데 눈매 끝만 살짝 올라간 거 있지? 붓끝으로 샥 올린 듯이? 그래서 참 좋았고 언니가 날 볼 때마다 가슴 떨렸고…….

“경제 상황은 지금은 별로 안 좋군요. 모션 디자이너? 출산 때와 맞물려서 수입이 늘어날 테니까 별로 걱정할 건 없어요. 지금부터 수입이 늘어나면 고객님의 파워지름욕구에 불을 지르게 될 형국이기 때문에, 이게 이어지고 이어지다 보면 나중에 애가 아홉 살 때 피아노 레슨 시키는 게 좀 쫄릴 거니까 약간만 참도록 하죠. 산후조리 수당은 곧 들어올 거고요.”

“아, 그렇군요? 정말 다행이에요! 아이가 음악적 재능이 있는가 봐요?”

“네, 그래서 그쯤에 사람한테 레슨을 받는 게 좋아요. 그전까지는 로봇도 괜찮지만요.”

그리고 삼신 언니가 뭐라 말씀하시든 무조건 얌전하게 들어야 함. 대답도 바로 바로 하고.

아 맞아, 삼신 언니를 언니라고 부르는 거 잊지 말기. 님이라든지 할머니, 엄마, 신님, 폐하, 사장님 다 사양하신다고 예약 확인 메일에 안내되어 오니까 까먹지 말기? 그리고 상담 오는 사람들은 무조건 예외없이 고객님으로 통일이야. 다르게 불러달라는 말도 꺼내지 말라고 다 써있으니까 시도도 하지 말기?

“고객님과 성격도 체질도 잘 어울리는 아기 후보가 여럿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한 명이 가장 맞을 텐데……. 이미 결정된 거라고 봐야 하죠. 어디 보자.”

삼신 언니는 서류 뭉치를 서류 뭉치 속에서 집어들어 주르륵 넘겨 보시는데, 그러다 뒤집어서 나도 보여 주셨어. [아기 점지 기획안] 이라고 크게 위에 써 있고, 사진하고 성격 등이 빼곡히 적힌 서류인데 정말 잠깐만, 눈 깜짝할 동안만 보여 주시니까 초인적인 속도로 훑어보는 거 잊지 말기. 이건 따로 주시지 않아. 느슨하게 기밀이라 그렇대. 느슨한 기밀이란 뭐지, 기밀이긴 한데 잠깐 보는 건 괜찮은 건가 봐.

“제가 보기엔 여러모로 무난하니 이대로 진행해도 될 거 같네요. 고객님 건강이나 아기 건강, 경제적 상황, 아기용품 장만, 산후조리, 양육 독립 전부 이만하면 무탈해요.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세요.”

“네, 저, 사실 전 혼자 아기 낳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애는 갖고 싶지만 결혼은 별로라서요.”

“네 괜찮아요.”

“키우는 게 힘들지는 않을까요?”

“아기 키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특별히 힘들지는 않을 거예요. 요새는 시터 로봇도 있으니까.”

“네, 근데 그게 가격이…….”

“걱정 말고 중고로 하나 사세요. 그거 살 돈이면 산후조리원 추가 서비스를 고를 수 있으니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산후조리 추가 서비스로 쓸 돈은 몇 달 후 우연히 굴러들어올 거예요.”

“아 정말 감사합니다! 기본 장려금이 나온다 해도 좀 무리라 걱정이 됐거든요. 저…… 그리고, 제가 만나게 될 아기는 어떤 아기일까요? 궁금한데 어떻게 질문드려야 할지조차 잘 모르겠어서…….”

여기서 삼신 언니는 잠시 뭔가 생각하는 표정이 되었음.

“저도 이런 부분이 매번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긴 해요. 사람마다 팍 와닿게 이해를 시키려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향수를 좋아하시죠?”

“네, 어떻게 아셨…… 아, 당연히 아시겠지만요.”

“아기 정수리에서 나는 향기가 있어요. 이연지 고객님께 갈 아기의 정수리에서는 오렌지, 배, 자스민, 연꽃, 참나무, 햇볕에 따끈하니 잘 마른 모래, 갓 쪄낸 백설기, 빈 꿀 항아리 속의 단맛 감도는 공기가 오밀조밀하게 엮인 향이 날 거예요. 이건 안 적으셔도 돼요.”

삼신 언니가 건네주는 향기 종이는 잘 챙겨야 함 꼭 기억하기! 종이 뒤에 향기 리스트가 인쇄되어 있으니 따로 메모할 필요는 없어. 난 혹시 몰라서 메모지와 펜을 가져가기는 했었지만 쓸 일은 없었음. 그리고 향기가 마음에 들면 그대로 조합한 향수도 살 수 있어. 그 자리에서 당장은 아니고, 예약하면 만들어서 일주일 안에 집으로 보내주신다고 했음.

“저, 그리고 저하고 아기 성격이요, 잘 어울릴지 궁금해요.”

“잘 맞아요. 고객님도 곰이고 애기도 곰이라 서로 순둥하니까 잘 맞죠. 배고플 때 싸우거나 혼내지는 마시고요. 이 정도야 이미 아시겠지만. 태몽은 좀 나중에 꾸실 겁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태몽 서비스가 때로는 애가 태어나고 나서 도착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 경우는 태몽이라기보다는 애기꿈 이라고 해야겠네요.”

첫 상담은 임신 전에 해주시고, 두 번째 상담은 임신 후 첫 달에 해주신댔어. 이때부터는 상담료를 약간 내야 하는데, 사람마다 형편 따라 받으신다고.

그리고 물어본 게 또 있었는데, 뭐였지……. 일단 기억나는 것부터 다 적어볼게.

2. 묻기 어렵더라도 중요한 것을 정말로 진짜로 물어보자

“제가 앞으로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아이가 혹시 나중에 왜 자기는 아빠가 없냐고……궁금해 하면 뭐라고 하죠?”

“저한테 상담 오시는 분들 치고 낙제점 받는 분들은 없어요. 설령 낙제점이 나더라도 합격점으로 고쳐드립니다. 별별 걱정이 다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앞으로도 종종 걱정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요즘 같은 세상에 일친가정 그런 거 애들도 별로 신경 안 씁니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온 다음에요, 저…….”

여기서 삼신 언니는 기다렸다는 듯 팜플렛을 건네 주심. 산후조리 안내 팜플렛이었는데, 그 안에 일정, 서비스 종류, 가격이 다 적혀 있으니까 이것도 잘 챙기기!

“산후조리 말고도 아기는 성인이 되어 독립할 때까지 돌봐 드려요. 단, 밀착 보호는 하지 않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잔잔히 은근히 돌보는 거예요.”

“태교라든지, 키우면서 이것만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 게 있나요?”

“점지가 제일 중요하고요, 나머지는 그냥 무난하게 키우면 잘 자랍니다. 특별한 경우에는 따로 설명을 드릴 텐데 고객님께는 그럴 것이 없네요. 사람마다 아기마다 다른 것이지요.”

“전부터 궁금했는데요, 아기가 다 자라서 독립하면 삼신 언니께서도 손을 떼시잖아요? 그러면 그 다음부터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다 자란 사람들을 위한 다른 분이 또 계신가요?”

“네, 다 있- 계세요.”

“그럼 그런 분들께서도 혹시 상담을 해주시나요? 그럼 좋을 거 같아서요.”

“하시긴 하는데 이렇게는 아니에요. 고객님께서 삼신상담소를 찾아올 마음이 들게 한 것, 찾아오게 한 것도 모두 다 그런 분들이 연결해 주셔서 이뤄진 일이거든요. 삼신들은 좀 더 세상에 직접적으로 상담소를 차리기로 했던 게, 백년 전부터 출산율이 전지구적으로 급감한 것도 있고, 지금이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아기 잉태와 육아의 중요성이 너무나 중요한 시점이라서 그렇기도 해요. 앞으로는 한 사람이 과거 사람의 열 명, 스무 명, 백 명의 일을 해야 하니까.”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돌봐주는 힘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좋았어. 그리고 솔직히 아주 조금이나마 임신을 망설이는 마음도 한구석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사그러지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이건 좀 그렇긴 한데요, 전 딱히 애인도 없는데 애가 어떻게 생기는지…….”

“그냥 생길 거예요. 올건 패치는 모유 수유가 끝난 후부터 붙이시고요, 의사들은 괜찮다고 할 텐데 그래도 붙이시면 안됩니다. 막상 또 다른 말 들으면 솔깃하실 테지만 이 분야에서 삼신보다 잘 아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아요.”

“네, 아, 그럼 올건을 못 붙이면- 만약에 혼합수유로 가면 생리를 하겠네요?”

“네, 그럴 거예요. 완분 하셔도 좋고요. 밤중 수유는 시터봇이 해줄 것이고…… 꼭 그 기능이 있는 물건을 사세요.돈 아낀다고 싼 거 샀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다시 사는 경우가 많아요. 일은 최대한 로봇 시키셔야 합니다, 고생하려고 애 낳는 게 아니라 행복하려고 선택하신 길이니까요. 출산 관련 물건들도 좀 가격대가 있는 걸로 사더라도 더블 크레딧을 많이 받으니까 살 건 사시고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쓸데없는 물건 사지 마시고, 돈 아낀다고 저기능 물건 여럿 사지 마시고, 좋은 걸로 하나 사는게 백번 나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건 연지 고객님 스타일에 맞춘 출산 준비물 리스트예요.”

내 리스트에는 아기 시터봇, 만능시트+유모차 세트, 시터봇과 호환가능한 프리사이즈 욕조, 매트, 이유식 제조 키트, 그리고 옷하고 자잘한 아기용품이 적혀 있었는데, 시터봇하고 만능시트 앞에는 별이 하나씩 붙어 있었어. 이건 진짜 어지간하면 꼭 사라는 뜻인 듯.

“전 지금은 계획에 없긴 하지만, 혹시라도 애가 태어난 뒤 몇 년 후에라도 연애를 하게 된다거나 결혼 생각이 들면 어쩌죠?”

“그때는 추가 상담 오세요. 서로 성격이 맞고 기본적으로 착하면 문제될 건 없어요. 지금으로선 여자도 남자도 가능성이 있네요. 단, 전 두 분과 아기가 어떻게 지낼 지를 중점적으로 상담해 드리고요, 두 분만의 연애 궁합은 제 소관이 아닙니다. 물론 다 연결된 것이니까 언급될 수도 있어요. 있는데, 요점은 쏙 빼고 궁합 상담으로 착각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재정 상담도 하니까 나중에 필요할 거 같으시면 다시 오시고요.”

아이는 낳아 기르고 싶은데 재정적으로 힘든 분들도 도와주신대. 주로 과거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못 들었음) 돈이 생길 곳에 이름을 올려놓든지, 돈 사고가 안 나게 해주신다든지 여러 방법이 있대!

그런데 두 번째 상담부터 소정의 상담료라도 받으시는 이유는, 무조건 무료라고 홍보해 버리면 사람들이 상담을 무가치한 걸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어서라고. 예약을 잡았다 취소했다를 반복한다든지, 취소도 안 하고 그냥 예약만 잡았다가 안 나타난다든지, 아무튼 진상 발생률이 높아진대.

아, 기억났다! 아까 그거! 내가 혹시 임신 중기에 이사할 일이 생겨서 지역을 옮기게 되면 어쩌냐고 물어봤었어. 그러면 그 지역 삼신 언니하고 바톤 터치하시는 거냐고. 그랬더니 대부분 그렇게 되는 건 맞는데, 앞으로 이사갈 일은 안 보이는데 어디로 생각 중이냐고 물어보시더라고.

“사촌동생이 대구 사는데요, 대구로 오면 비상시 연락처가 생기는 거 아니냐고 그래서요.”

“그냥 지금 계신 데 계세요. 비상시 연락처가 필요하게 될 일은 없을 거예요.”

삼신 언니가 인상을 좀 썼음. 지금 그쪽에 새 삼신이 임명된 상태인데, 아직 업무 인수인계가 완전히 안 끝나서 복잡하니까 어지간하면 가지 말래. 가면 되려 일을 만드는 격이라고.

“그러면 지금 대구 계신 분들은 어째요?”

“그래서 애꿎은 제 사무보조 애들이 다 불려나갔어요. 보통은 이렇게까지 정돈이 안 되어있지는 않거든요. 아무튼 다 어떻게든 일이 되긴 해요. 그렇지만 고객님이나 대구나 저나, 아직 정신없을 신참 삼신을 위해서는 최대한 일을 덜 만드는게 좋겠죠.”

어딘지 은은히 우울하게 그러시길래 마침 가지고 있던 아몬드 초코바를 드렸는데 두 번 사양하시고는 세 번째에 받으셨어. 이럴 거라면 아예 한 상자 예쁘게 포장해서 가져올 걸 했는데, 우리 순순쑥쑥 태교그룹 멤버 여러분은 꼭 뭐라도 가져가서 성의 표시하자. 처음에 사양하시더라도 꼭 세 번은 권하기!

아니면 우리 그룹 이름으로 삼신언니한테 마카롱 보내드리는 건 어떨지? 어떻게들 생각해? 의견을 모아보자. 단 걸 좋아하시는 것 같았어. 직접 말씀하신 건 아닌데, 느낌이 그랬다? 마카롱 삼신상 조합 투표해 보자?

그리고 이렇게 상담소 내서 계시면 안전 같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시느냐고 물어봤더니, 범죄율도 낮은 세상이니 별로 신경은 안 쓰신대. 혹 무슨 낌새가 있더라도 그런 사람한테는 건물 자체가 안 보일 거래. 도에 넘는 악의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거야. 그게 딱히 진상을 걸러주지는 않지만, 그 정도야 일의 일부라고 여기시는 건지.

하여간에 신기하지? 상담 받으러 가면 이렇게 신기한 얘기 많이 해주심. 애기들이 귀여운 짓 한 얘기, 태몽 서비스 중에 예비 엄마가 냅다 도망쳐버려서 잡으려고 밤새 달렸다는 얘기, 그 반대로 예비 엄마가 복숭아를 하나만 따야 하는데 바구니째 들고 가 버려서 그냥 무효처리 하고 나중에 다시 재 서비스 했다는 얘기, 뭐 무지 많았어. 다들 상담 꼭 받아!

추가로, 말씀해주셨던 것 중에 제일 재밌던 태몽 서비스 사건:

어떤 예비 엄마가 꿈을 꿨는데, 맑은 물 아래서 돌고래 두 마리가 빙글빙글 돌고 있었대. 그때 왠지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손을 뻗어 한 마리를 꺼냈는데, 그 돌고래가 함빡 웃더래. 그러고선 통통 물 위를 소금쟁이처럼 퉁겨가면서 도망가더라는 거야. 그래서 그 예엄은 다시 달려가서 돌고래를 꺼내고, 또 도망가고, 또 꺼내고 했는데, 그걸 재밌는 놀이라고 생각했는지 돌고래가 자꾸만 방실방실 웃고 도망가길 반복하는거야.

아무튼 그 엄마는 본인도 재미는 있고 돌고래는 귀엽고 하니까 그러고서 둘이 한참 놀았나봐.

그런데 갑자기 그 한없이 넓은 바다 한가운데 돌부처 셋이 딱 나타나는 거야. 빛을 발하면서? 그래 그 엄마는 비록 종교인은 아니었지만 합장을 했대. 그랬더니 그 돌부처 중 하나가 갑자기 일어나서 자기가 차고 있던 구슬 목걸이를 언니한테 걸어 줬대. 그래서 감사합니다 하고서 앞에 나타난 어떤 숲길로 걸어가게 되었는데, 느닷없이 저 언덕 너머에서 으헝 하는 소리가 나더래.

보니까 다스 베이더가 시뻘건 광선검을 휘두르며 뛰쳐오는 거야. 그래가지고 기겁을 해 가지고 막 도망쳤어! 도망치다 보니까 목에 걸린 목걸이가 달각이길래, 끊어서 뒤로 집어 던졌대.

그러자 목걸이 구슬들이 만두로 변하면서 다스 베이더를 철퍽 철퍽 때리는데, 만두가 하나씩 터질 때마다 공중에서 ‘운동을! 하거라! 종합! 면허를! 따거라! 사업자! 등록! 하거라!’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정! 수남 네 이놈! 신들도! 로봇! 쓰면 어디가 어때서! 다! 너 같은 줄 아냐? 니가! 전지구! 서류 정리해 볼래?’ 아무튼 그래서 거리는 좀 벌렸는데, 숲길은 점점 어두워지지, 아까 그 푸르른 바다로 돌아가고 싶은데 안 보이고, 그래서 이제는 울음이 터질 것 같았는데, 저 앞 큰바위 곁에서 양말을 신고 갓을 쓴 검은 곰 한 마리가 호떡을 뒤집고 있는 거야. 왠지 친근해 보이는 곰이라 ‘살려주세요!’ 외쳤더니 갑자기 양말이 씐 앞발을 들어서 왼쪽을 가리키면서, ‘이쪽으로 가라!’ 했대.

알려준 대로 그쪽으로 미친듯이 달려갔더니 얼마 안 가서 모래사장이 짠 펼쳐지더니 너무나도 맑고 아름다운 에메랄드 바다가 시야를 채우는 거야. 시원한 바람이 너무 좋아서 웃었는데 저 멀리서 낯익은 반짝이는 돌고래가 마구 헤엄쳐 오더니 공중으로 휙 뛰쳐 올랐대. 그대로 공중제비를 돌고 돌고 돌더니 팔뚝만한 노란 고양이로 바뀌더니 언니 품에 착 안겼고, 그대로 꿈이 끝났다고…….

삼신 언니는 좀 고민하다가 이걸 많이 편집하고 다듬어서 서비스를 마쳤다고 말씀해 주셨어. 어지간하면 재편집하는게 아예 서비스를 다시 새로 하는 것보단 낫다고.

이대로 후기를 끝내기가 좀 그렇긴 한데, 아무튼 이런 얘기를 많이 듣고 왔어. 재미있어서 실컷 메모해 왔음. 또 상담 다녀오는 멤버는 꼭 후기 올려줘? 알겠지? 그럼 나는 이만!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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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여행자 19.02.02 00:12 댓글

    산신 언니, 매력 넘치네요. 근처에 있으면 상담 받으러 가고 싶어요.

  • No Profile
    글쓴이 amrita 19.02.02 08:33 댓글

    앗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런 상담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쓴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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