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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 한산북책

2023.01.01 17:1101.01

 

한산북책

 


고구려 영락 8년 (서기 398년) 무렵, 백제에는 목생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목생은 본시 나무를 윤기나고 반짝거리게 칠할 때 쓰는 기름을 만드는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노름에 빠져들었다. 이때 백제의 도성에서는 주사위를 사용하는 노름, 윷놀이 노름, 금은을 걸고 하는 노름 등이 유행했는데, 목생은 하필이면 구슬치기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목생은 구슬치기 노름을 하다 많은 재물을 잃었다.

“힘들여 일을 해서 모은 재물을 잠깐 구슬 몇 번 굴리다 잃었으니, 아까워서 가슴이 터질 것 같지 않소? 이런 짓을 도대체 왜 하는 것이오?”

목생을 보다 못해 이웃 사람이 그렇게 말하자 목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구슬치기 노름이라는 것이 구슬을 던지는 재주가 중요한 것 같으면서도 또한 운이 나쁘면 이길 수 없으니 운 또한 중요한 것이오. 그러니 질 것 같다가도 이기고 이길 것 같다가도 지게 되니 이것이 곧 묘하며 신기하며 기막힌 것 아니겠소? 즉, 좋은 노래는 높은 곡조와 낮은 곡조가 번갈아 이어져 있기 마련이고 아름다운 경치에는 산과 물이 어울려 있기 마련인데, 구슬치기의 승패가 아련하게 사람을 혹하게 하는 것이 그와 같단 말이오. 잠깐 구슬이 도는 사이에 한 곡의 애끊는 노래를 듣고 금강산 굽이굽이를 돌아 보며 풍경을 구경하는 것과 같은 재미를 맛볼 수 있으니, 어찌 끊기가 쉽겠소.”

목생은 막대한 재물을 잃고 나서 당장 밥을 먹을 곡식조차 없어 굶주리게 되어 배를 부여 잡고 괴로워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5년 전에 헤어져 다른 마을에 사는 옛 부인을 찾아 가서 곡식을 구걸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곡식을 구걸하러 가는 길에 목생은 문득 깨달음을 얻어 소리쳤다.

“아, 이제야 구슬치기의 도리를 깨달았도다! 지금껏 나는 구슬치기 노름에서 구슬 치는 재주와 운이 중요한 줄 알았건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따로 있구나. 바로 상대의 눈치를 보면서 얼마나 욕심을 내고 있고 얼마나 겁을 내고 있는 지 알아 그 마음을 읽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구슬치기의 도리로구나!”

그리고 목생이 가만 궁리해 보니 구슬치기 노름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넘겨 짚을 수 있는 지 그리고 어떻게 놀면 이길 수 있는지 환하게 알 수 있을 듯 하였다. 목생은 너무나 기뻐 껄껄 웃으며 춤을 추면서 구걸을 하러 갔는데, 옛 부인이 굶주린 그를 불쌍히 여겨 쌀 한 그릇을 주자 마자 그것을 들고 그대로 구슬치기 노름을 하러 갔다.

목생은 가장 큰 노름판이 벌어진다는 강 나루터 대나무 숲 속의 정자에 갔다. 그리고 궁리했던 방법대로 구슬치기를 했다. 그랬더니 기가 막히게도 거는 족족 이기게 되었다.

고작 쌀 한 그릇으로 노름을 했지만 목생은 금방 막대한 재물을 얻게 되었다. 그날 아침에 쌀 한 그릇을 거는 것으로 시작한 노름이 저녁 무렵이 되자 황금 가락지와 은 팔찌를 걸고 노름을 하는 판으로 커졌다.

“그 동안 내가 그 많은 재물을 잃었던 것은 바로 이 비결을 배우기 위해 세상의 온갖 사기꾼, 협잡꾼, 거짓말쟁이 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값을 치른 것 아니었겠는가?”

목생은 기뻐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 처음으로 구슬치기 노름에서 제대로 크게 벌었다고 할 수 있는 날이었다. 목생은 딱 한 판 만 더 하여, 상대의 남은 돈을 다 따고 나면 이제 금은보화를 잔뜩 들고 집으로 돌아 가리라, 또한 옛 아내를 찾아 가 빌려 준 곡식을 백 배로 갚고 잘못했다고 진심으로 말하리라, 그런 꿈을 꾸며 기대하고 있었다.

결국 마지막 한 판까지 이긴 목생이 노름판에 쌓여 있는 보물을 챙기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갑자기 멀리서부터 남녀가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목생이 어리둥절해 고개를 돌려 보니, 철갑옷을 입고, 머리에 은으로 된 장식을 꽂고, 고리가 달린 긴 장검을 허리춤에 여럿 차고, 어깨에는 황색 깃발을 달고 있는 군사들이 여럿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 우두머리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고구려와 전쟁을 심하게 벌이고 있는지라 온 나라에서 노름을 하지 못하게 했는데 너희들은 어찌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가?”

곧 군사들은 장검을 꺼내 목생의 목에 겨누었다. 목생이 말했다.

“어제도, 그제도, 사흘 전에도 대놓고 노름을 했는데, 어찌 갑자기 오늘 온 나라에서 노름을 못하게 하고 있단 말씀을 하십니까?”
“노름을 완전히 못하게 하면 백성들이 도저히 괴로워 살 수가 없다고할 터이니 낮은 액수의 작은 노름은 허락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큰 액수의 노름은 금지하고 있다.”
“저는 매번 작은 노름판에 끼어 재물을 날리기만 했으니 그런 법이 새로 생겼는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고 나서 목생이 살려 달라고 빌자, 우두머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목숨을 살려 주되, 노름을 한 재물은 모두 나에게 바치도록 하라.”

그렇게 해서, 목생이 딴 모든 재물을 군사들이 가져 가게 되었다. 목생은 처음에는 도무지 벌어진 일을 믿을 수가 없어 눈만 껌뻑껌뻑하고 있다가 나중에 황급히 군사들을 따라가며 “내 재물을 돌려 주시오” “내 것을 돌려 주시오”라고 외쳤으나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목생과 함께 노름을 한 상대방 중 한 사람이 벼슬아치 한 사람과 미리 알고 지내고 있었다. 그 노름꾼이 크게 패배했을 때는 벼슬아치에게 몰래 소식을 전하는데, 그러면 벼슬아치는 노름판에 있는 사람들에게 벌을 준다는 이유로 모든 재물을 다 가져 간다. 그리고 그 중에 절반은 자기가 뇌물로 차지하고 절반은 소식을 전한 노름꾼에개 주기로 해 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벼슬아치는 큰 노름판을 찾았다는 공을 세우면서 재물도 챙길 수 잇고, 벼슬아치와 미리 짜고 있는 노름꾼은 노름에서 진다고 해도 잃은 돈을 다시 챙길 수 있으니 서로서로에게 이득이었다.

이런 사정을 알자 목생은 억울한 마음을 견딜 수 없어 관청에 따지러 갔다. 그러자 관청의 계덕 벼슬을 사는 다른 벼슬아치 하나가 나와 목생에게 큰 소리로 호통쳤다.

“지금 온 나라가 고구려와 싸우느라 모든 것이 아쉬운 데 어찌 너는 하잘 것 없는 노름판의 재물 몇 푼으로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을 욕되게 하려 하느냐? 지금 북쪽 벌판에는 고구려 군사와 싸우다가 쓰러진 우리 군사들의 해골이 널브러져 있고 아직도 아리수에는 고구려에 패배했을 때 우리 군사들이 흘린 핏물의 붉은 빛이 감돈다고 하는데 너는 어찌 이 나라 사람이면서 겨우 네 재물 몇 푼만 생각한단 말이냐? 지금 네가 이렇게 따지는 것은 작게 보아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병졸들을 업신여기는 것이고 크게 보면 온 나라가 힘을 합쳐 고구려와 싸우는 일을 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때에 고구려에 이로운 일을 한 셈이니 나라를 배반한 역적과 같은 행동 아닌가?”

목생이 눈치를 보니 일이 험하게 되어 간다 싶었다. 그래서 목생은 고개를 조아리며,

“잘못했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라고 빌며 빠져 나가려고 하였다. 그러자 벼슬아치는 목생을 이렇게 꾸짖었다.

“네 목숨은 살려 줄 터이나 너는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너무도 없으니 그에 맞는 벌을 내리겠다. 너는 지금 군사로 싸울 역을 모두 마친 사람이긴 하나, 다시 병졸이 되는 벌을 내리겠다. 마침 조정에서 이번에 옛날 고구려에게 당한 원수를 갚기 위해 한산북책으로 다시 군사들을 보낸다고 하니, 너는 그 중 한 사람이 되어 싸우면서 나라의 은혜를 갚도록 하라. 나라의 중요한 일을 위해 네 목숨을 바칠 기회를 얻었으니 기쁘지 않은가?”

그 말을 듣자 목생의 얼굴색이 변했다. 목생이 애절하게 말했다.

“나리, 목숨은 살려 준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지금 고구려의 담덕(광개토대왕을 말함)은 군사를 부리는 재주가 지옥의 나찰과 같다고 하여 담덕의 군사와 싸우면 목숨을 잃는 것이 밥을 먹으면 배가 나오는 것 보다 당연하다고 합니다. 병졸이 되어 담덕의 군사와 싸우라고 한다는 것은 그냥 고구려군의 칼 앞에 내 몸을 던져 죽으라는 것과 같지 않습니까? 어찌 관청에 한 번 따지러 왔다고 목숨을 빼앗는 벌을 내리십니까?”

그러나 벼슬아치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그 벼슬아치에게는 마침 한수북책에 보낼 병졸을 어떻게 하든 백 명을 모아 오라는 명령이 조정에 내려 와 있었던 참이었다. 병졸 백 명이라는 숫자를 정확히 맞추지 못하면 그 벼슬아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벼슬 높아지는 것이 늦어질 수가 있었기에 그는 절대 목생을 병졸로 보낸다는 것을 취소하려 하지 않았다.

관청에서는 목생에게 이 빠진 칼 한 자루와 녹슨 창 한 자루를 주었다. 성을 내며 채찍을 휘두르는 갑옷 입은 병사들에게 쫓기면서 목생은 이틀을 걷고 또 걸어 한수북책이라는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한수북책에 도착해 보니, 모레 고구려로 넘어간다, 사흘이 지나면 고구려로 넘어간다 말은 무성한데 병사들이 그런 말을 주고 받을 때 백제 조정에 대한 불만을 많이 말했다.

“장군들과 대신들이 자기들이 싸움을 했는데 그저 졌다는 기록만을 남기다는 것이 부끄러우니 이겼다는 기록이라도 남기겠다고 싸움을 벌이는 것 아닌가? 이 싸움에서 이기면 도대체 무슨 큰 득이 있는가?”
“지금 나라의 높은 사람들은 갖가지 점술과 둔갑법에 심취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농사가 안 될 날씨가 되면 횡악의 신성한 곳에 가서 산신령과 용왕에게 제사를 지내며 제물을 바치면 나라가 좋아질 거라고 믿고 있다. 이게 무슨 짓인가? 농사가 안 되어 사람들이 굶주릴 것 같으면 조정의 창고를 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어야 구제가 되는 것이지, 하늘의 별에 빌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3년 전에 혜성이 20일 동안 나타난 것을 큰 변괴라고 하여 그때 갖가지 제물을 바치고 기도를 하는 것이 널리 퍼졌는데, 혜성이 나타나면 백제에만 나타나고 고구려에는 안 나타난단 말인가? 고구려 군사가 강한 것은 그 우두머리가 싸우기 유리한 곳을 골라 길을 택하고 병장기가 날카롭고 세기 때문이지 혜성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시일이 흐르니, 다음날 고구려로 쳐들어 가게 된다는 말이 내려 왔다. 다들 “이제 죽으러 가는구나” “고향에 유언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도 한 번에 급소를 맞아 바로 죽으면 아픔이라도 덜 하지 않겠는가?” 따위의 말을 밤새도록 나누며 그날 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목생이 곰곰이 고민하더니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주위 병사들에게 말했다.

“내가 그대들의 목숨을 구할 것이니, 그대들은 그 은혜를 결코 잊지 마시오.”

그리고 목생은 아침 해가 뜰 무렵이 되자 장군이 머무는 천막 앞에 찾아 갔다. 그리고 목생은 장군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제 군사들이 머물던 곳에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흉한 징조이니 군사를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군사들을 되돌아가게 하소서.”

그 말을 듣고 장군은 의아하게 여겼다.

“내 어제 밤 한 숨도 잠이 들지 못했는데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별이 떨어졌던 곳으로 제가 안내를 할 터이니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목생은 장군과 그 부하들을 이끌고 가게 되었다. 목생은 하늘의 별이나 땅의 모양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대신 목생은 걸어 가면서 병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어디인지만을 가늠해 보았다. 그리고 병사들이 꽤나 많다 싶은 곳이 보이니 대뜸 그곳으로 가서 말했다.

“이곳이 별이 떨어진 곳입니다. 비록 별이 떨어지면서 부서져 흔적은 없으나, 이곳이 별이 떨어진 곳이 맞습니다.”

장군은 여전히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목생은 주위 병사들 모두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우리 진영에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는 것은 흉한 징조이고 흉조에는 집에 가야 하는 법이므로, 그런 징조가 있으면 우리도 싸움을 멈추고 돌아 가야 한다. 그러면 고구려 군사와 싸우지도 않고 담덕의 병사들과 칼을 부딪히지도 않고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칠 기회도 잃고 그저 집에 아무 일도 없이 허망하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어제 밤, 여기로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이 있지 않은가?”

목생은 그렇게 말하며 병사들의 눈치를 보았다. 병사들은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았다. 목생은 다시 말했다.

“우리가 패배하고 망한다는 흉악한 징조가 있다면 우리는 그냥 집에 가게 될 수 밖에 없는데, 어제 별이 떨어지는 흉악한 징조를 본 사람이 혹시 없는가? 나는 분명히 보았다.”

한참 병사들은 답이 없었다. 그러던 중 똘똘해 보이는 병사 하나가 크게 외쳤다.

“보았소. 내가 어제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소.”

목생이 말했다.

"그렇다! 분명히 어제 별이 떨어졌고, 이것이 대단히 흉한 징조이니 고구려 군사들에게 나라의 원한을 갚아 주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아까워 가슴이 아프지만, 별이 떨어진 나쁜 징조를 만났으니 어쩔 수 없이 군사는 모두 되돌아 가야하지 않겠는가?"

그러자 다른 병사 하나도 외쳤다.

“나도 보았소. 큰 별이 우리 백제 병사들이 머무는 곳으로 떨어졌소.”

병사 중 하나가 “별이 떨어지긴 무슨 별이 떨어졌단 말이오?”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옆에 있던 병사 하나가 그의 입을 급히 막았다. 곧 다른 병사들도 앞다투어 말했다.

“큰 별이 떨어지면서 아주 시끄러운 소리가 났소.”
“별이 떨어져 박살이 나면서 천둥 같은 소리가 났소.”
“별이 떨어질 때 이상한 바람소리가 들렸는데 꼭 ‘가지마’라고 하는 것 같았고 떨어질 때는 세상을 쿵쿵 울리는 것 같았소.”

목생은 짐짓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장군에게 말했다.

“지금 병사들이 모두 하나 같이 말하는 바가 간밤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러자 장군 옆에 있던 그 부하들도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저도 밤에 뭔가 번쩍하며 떨어지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어제 무슨 큰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

마침내 장군까지도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어제 꼭 별이 떨어지는 것을 언뜻 본 것 같기도 하구나.”

장군은 이 이야기를 조정에 알렸고, 조정에서는 흉한 징조에는 군사를 물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군사들은 한수북책을 떠나 다시 남쪽으로 내려 왔고 곧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후, 목생은 구슬치기나 다른 노름은 조금도 하지 않고 지냈다. 목생 덕분에 전쟁터에 나가지 않고 살아 돌아온 병졸들이 그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매년 조금씩 곡식을 보내 주었는데 그것을 모아 보면 양이 상당했으므로 목생은 평생 일을 하지 않고도 넉넉히 지낼 수 있었다.

나중에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하루는 한수북책에서 목생과 이야기 했던 그 장군이 목생을 찾아 왔다.

“너에게 묻노라, 그날 정말 별이 떨어졌느냐?”

그러자 목생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병사들과 병사들을 이끄는 장수들이 모두 싸우기 싫어서 집으로 돌아갈 궁리만 하여 높은 사람을 속이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라면 그런 군대는 결코 이길 수 없고 전멸할 것입니다. 그 만큼 패배가 확실한 징조가 있겠습니까? 별이 떨어진 것과 같은 것입니다.”


- 2022년, 삼성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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