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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복 이사준비

2008.02.29 22:1602.29

  준섭은 기다란 터널의 끝부분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숨을 고르며 벽에 기대고는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 지도를 꺼냈다. 지도는 거미줄처럼 얽힌 미로 같은 지하도를 평면적으로 아주 단순하게 그려 놓은 거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알아내기엔 지도는 너무 복잡했다. 그는 지도를 주머니에 다시 넣었다.
  반대쪽이 틀림없어, 좀 전에 광장에서 길을 잘못 들었겠지. 그는 그렇게 짐작했다. 그리곤 걸음을 돌렸다. 이따금 뒤를 돌아보긴 했지만 발걸음을 더 빨리했다.
  곧 숨이 차 왔다. 겉옷을 벗고 싶을 정도로 더웠지만, 함부로 벗을 수는 없었다. 지하도 기온은 끔찍할 정도로 변덕스러웠다. 땀을 흘리는 게 감기에 걸리는 것보다 훨씬 현명했다. 한참을 걷자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공기는 불쾌했고 눅눅하고 무거웠다. 게다가 지나치게 더웠다. 그는 조금 천천히 걸어야만 했다.

  광장으로 돌아오자 상항이 조금 나아졌다. 높은 천장 때문인지 한기가 돌았다. 불쾌했던 공기는 그럭저럭 참을 만했다. 광장은 가로세로 오륙십 미터쯤 되는 공간이다. 거미줄 같은 지하도가 교차하는 곳이어서 사방으로 난 통로가 사람들을 삼키고 내뱉었다.
  준섭은 안내소로 다가갔다. 작은 노점 같은 안내소에는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돋보기안경을 끼고 책읽기에 열중했다. 준섭을 보자 노인은 책을 내려놓았다.
  “뭘 찾나?” 노인은 웃으며 물었다.
  준섭은 이주사무국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했고 길을 찾지 못하겠다고 털어놓았다. 노인은 그가 완전히 반대편으로 왔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의 일은 행인에게 길을 안내해주거나 광장에서 사람이 지나쳐가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다.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도에서 헤매는 사람이 많아서 이런 안내소는 길이 합류되는 큰 광장에는 늘 하나씩 존재했다.
  준섭은 잠시 쉬어갈 필요가 있었다. 시간은 충분했다. 그렇다고 더는 미로 같은 지하도를 헤매고 싶지는 않았다.
  “지하도가 꽤 복잡하지, 젊은이, 그렇지 않은가?”
  노인은 오랜만에 말동무라도 생겼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지도에 표시를 해줄 테니 그대로 따라가게.”
  “아니요. 어르신, 그냥 위로 올라가 전철을 타야겠어요. 이주사무국으로 가는 전철 있죠?”
  “있고말고! 여길 보게, 8번 출구로 나가면 D-3 방면으로…….”
  노인은 지도와 출구 쪽을 번갈아 가리키면서 상세히 길을 알려줬다. 전철의 배차시간과 몇 가지 잡다한 주의사항도 빼먹지 않았다. 방독면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대여도 해준다고 말했다. 준섭은 방독면을 늘 휴대했기에 사양했다.
  전철이 도착할 시간이 좀 남았기에 준섭은 조금 쉬다가 상층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노인이 이따금 말을 걸었다. 대부분 이주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주할 행성은 아주 멋진 곳이라지?”
  “네, 자연 환경이 70% 이상 보전된 행성이랍니다.”
  “그거 근사한데. 왠지 그 사람들이 불쌍하군.”
  “불쌍하다니요? 누가요?”
  “그 사람들, 그 행성의 원주민들 모두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죽었다지.”
  “네, 성단관리국에서도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퍼졌다는군요.”
  “그래, 이주는 언제쯤 시작한다던가?”
  “한 달도 안 남았죠. 어르신은 아직 순번표를 받지 않으셨나요?”
  “가져가라고 연락은 왔지. 하지만 나는 떠날 생각이 없네. 나 같은 늙은이가 50년을 날아가 낯선 별에서 멀 하겠나?”
  “냉동 수면 상태로 가는 거라. 우주에서 50년을 허비하지 않을 겁니다.”
  “남은 평생을 낯선 곳에서 살고 싶지 않아. 여기에 남을 걸세.”
  준섭은 대꾸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노인이 이주를 선택한 사람들을 비난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화가 났다. 대상을 종잡을 수 없는 분노가 치미는데 누굴 향한 것인지, 왜 화가 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버리고 간다는 죄책감, 버려야 할 수밖에 없는 현실, 달리 선택권이 없다는 낭패감 때문일까? 그는 이런 불쾌하고 거북한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인은 마치 다시는 못 볼 사람처럼 작별 인사를 했다.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공기가 탁해지고 한기는 더했다. 계단을 올라가면서 준섭은 노인의 말을 다시 생각해봤다. 노인은 늘 그런 식이다. 이주계획이 발표되면서 그들은 이 일에 반대해왔고 입버릇처럼 지구를 버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준섭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신물이 났다. 땅 위를 걸어 다녀본 적이 없는 젊은 세대는 그런 태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계단을 올라가며 점점 화가 치밀었다. 마치 피의자라도 된다는 듯 한 태도가 불쾌했다. 그럼 피해자는 누구인가? 우리, 지하에서 태어난 세대들? 아니면 불쌍하기 짝이 없는 오염된 지구인가?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
  계단을 다 오르자 큰 홀이 나왔는데 맞은편 벽면에 승강기가 줄지어 서 있었다. 준섭은 승강기 앞에 서서 여분의 정화통을 확인하고 방독면을 썼다. 장갑과 옷소매, 부츠와 바지 밑단에 틈이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아직은 숨을 쉴 만했지만 상층의 승강장은 오염된 지역이기에 미리 준비해 두는 게 좋다.
  승강기는 올라가는 도중 몇 번 멈춰 서서 사람을 태웠다. 방독면을 쓴 그들의 얼굴이 똑같다. 준섭은 늘 보는 얼굴인데도 매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승강기가 가장 상층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여기서부터 백여 미터를 더 걸어가야만 했다.
  복도를 따라 사람들이 분주히 걸어갔다. 준섭은 일부러 천천히 걸었다. 방독면을 쓰고 서둘러 걷다 보면 숨쉬기도 힘들었지만 뭔가에 갇힌 압박감이 더 싫었다. 특히 숨이 막혀 올 때는 그 압박감은 쉽게 그를 위협했다. 그것은 마치 무겁고 축축한 흙더미가 점점 짓누르는 깜깜한 관속에 누운 것 같았다.    
  한쪽 벽면에는 이주를 독려하는 포스터가 줄지어 붙어 있다. 벽보 속 대통령은 매우 젊은 사람이다. 사십 대 중반, 언뜻 보면 삼십 대 후반으로도 보인다. 양옆에는 두 아이가 그의 손을 꼭 잡고 밝게 웃는다. 오른쪽 남자아이와는 대조적으로 왼쪽 여자아이는 너무 어려서 꾸민 웃음을 보여주지 않는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얼굴 뒤에 낯선 남자의 손을 잡은 게 낯설고 무섭다는 표정이 숨어 있었다.
  대통령의 머리 위로 ‘아이들을 위해서! 새 삶을 위해서!’라는 선전 문구가 큼직하게 쓰여 있다. 준섭은 멈춰 서서 포스터를 한동안 쳐다봤다. 그의 가쁜 숨에 방독면 유리창은 희미하게 김이 서렸다. 포스터는 꼭 꿈속의 한 장면 같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도, 그 수많은 보수 정치인을 물리친 것도, 이주계획을 큰 반대 없이 진행 시킨 것도 모두 그가 젊기 때문이다. 단지 젊음이 힘이 된 건 아니다. 그도 우리와 같이 땅 밑에서 태어난 세대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땅 밑 세대에게 지지를 받은 건 물론이고 노년층도 그의 행적이나 이주계획이 맘에 들었던 건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지지 해줄 수밖에 없었다. 아래층에서 만난 안내소 노인처럼, 지구에 남고 싶지만, 자신의 아들딸들에게는 가지 말라고 붙잡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준섭은 다시 걸었다. 생각해보면 한 세대가 또 그 윗세대가 감당할 죄는 아니다. 그렇지만, 누구도 잘못이 없다면 우리가 속 편하게 이주를 할 수 있을까?
  복도가 끝나는 출구에서 한 사내가 전단을 행인에게 나눠줬다. 사람들은 전단을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열심히 전단을 사람들에게 건넨다. 준섭은 무심코 그것을 받아들었다. 전단에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덩치 큰 고양이가 음흉한 눈으로 쥐들을 봤다. 쥐들은 하나같이 깡마르고 볼품없다. 우리가 생쥐라는 사실은 적당한 비유 같다고 준섭은 생각했다. 땅 밑에서 겨우 삶을 연명해가는 꼴이 꼭 그림의 야윈 생쥐 꼴 같다. 그는 한참을 그 우스꽝스런 그림을 쳐다봤지만 그림 밑에 장문의 글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읽지 않아도 뻔한 글이다. 이주를 반대하는 단체에서 찍어낸 전단이었다. 그들은 우리가 이곳에 계속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내가 방독면을 쓰지 않았다면 전단을 나눠주면서 고래고래 소리쳤을 것이다. 도망쳐선 안 된다! 우리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 그들의 주장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그저 그것은 허망한 이상에 불과하다. 저 밖에 버려진 지상 위의 삶을 어떻게 돌려놓을 건지 아무런 계획도 없다.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도 의심스럽다. 음흉한 눈을 가진 덩치 큰 고양이로 묘사된 외계인의 원조가 끊어지면 어떻게 될지에 관한 이야기도 없다. 준섭은 전단을 구겨서 주머니 속에 쑤셔 넣었다. 곧 전철이 승강장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와 멈췄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 해서 준섭은 빈자리를 찾지 않았다. 전철안 사람들은 줄지어 놓인 창가의 화분 마냥 앉아있다. 방독면을 쓴 똑같은 얼굴의 사람들. 그 중 한아이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앉았다. 그 모습은 딱 이주 홍보 벽보를 연상케 했지만 아이의 표정이 보이질 않는다. 아이가 쓰기엔 방독면이 너무 크다. 준섭은 멍하니 맞잡은 손을 한동안 쳐다봤다. 전철이 멈추자 아이는 엄마의 팔에 매달렸다. 그는 한 발짝 물러서서 아이가 내리는 걸 지켜보고 나서 인파에 섞여 이주사무국으로 향했다.  

  준섭이 집으로 돌아온 것은 저녁 8시쯤이었다. 피로가 몰려들었다. 그는 방독면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고 서류뭉치가 담긴 봉투를 꺼내 들고 복도로 나와서 옆집 초인종을 눌렀다. 한참을 기다려도 대꾸가 없어 다시 눌렀다. 문 안쪽에서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문은 열려 있었다. 그는 이주사무국에서 받은 안내책자와 각종 잡다한 서류뭉치, 이주순번표를 은경에게 건네주고 따뜻한 물로 샤워 하고 싶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은경은 거실에 각종 짐 꾸러미를 잔뜩 내놓고 뭔가를 열심히 정리하고 있었다. 방안에 온갖 잡동사니와 책, 옷가지를 모조리 꺼내놓은 모습이 좌판이라도 벌일 작정 같았다.
  “이게 다 뭐야? 어디로 이사가?
  “몰라서 물어? 떠날 준비를 하는 거지. 미리 해둔다고 나쁠 건 없잖아.”
  “설마 이걸 다 가져가려고?”
  은경은 하던 일을 멈추고 희고 창백한 얼굴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녀는 오후 내내 가져갈 책을 반으로 줄이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주 문제로 엄마와 말다툼 하느라 오전을 다 허비했다.
  “준섭아, 네가 좀 어떻게 해봐. 엄마 때문에 미칠 것 같아. 여기에 남을 거라며 고집을 피우잖아. 이해가 돼? 여기에 남는다니…….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니? 미쳤다고 할 걸. 나는 또 어떻고 부모를 버리고 혼자서 낯선 행성으로 떠난다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녀는 이 부분에서 일부러 언성을 높였다. 그녀의 어머니가 잘 듣도록 말이다.
  “이 책은 못 가져가.”
  준섭은 이주계획이라고 쓰인 안내책자를 그녀에게 건넸다.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건 조그만 가방 하나뿐이야. 안내책자에 나와 있으니 읽어봐.”
  은경은 말없이 책을 받았지만 읽어볼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더니 건네준 책을 인형처럼 꼭 끌어안았다. 그녀는 ‘가져갈 수 없다니 말도 안 돼’라고 몇 번이고 중얼거렸다. 준섭은 그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애썼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이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삿짐을 실을 공간이 없다’라던가 낮에 이주관리국에서 짧게 안내를 받았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여기에 모두 남겨두고 가야 한다는 말들 말이다.
  이주할 행성에는 모든 게 준비돼 있었다. 청소해야할 거실, 보수해야할 지붕, 고쳐 써야 하는 가전제품, 무성하게 자라는 들풀, 태양과 달, 바다와 산, 각종 동물이 넘쳐나고 먼지 쌓인 책과 영화 테이프, 그곳의 음악, 풍습 심지어는 언어까지도 모든 게 있었다. 오직 인간만 없었다. 우리는 그들의 언어를 배울 거야, 사라진 그들이 가장 많이 썼던 언어를 말이야. 아마도 이주셔틀에서 배우게 되겠지, 50년간 꼼짝없이 잠만 자는 게 아닐 테니깐…….
  그녀는 이런 말을 한꺼번에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었다. 그녀의 얼굴엔 당혹감이 먼저 떠올랐고 묘한 분노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준섭이 현관을 나서자 그녀는 맨발로 뛰쳐나왔다.
  “넌 정말 아무것도 안 가져 갈 거야?”
  “아무것도……. 거기서 외계인처럼 살 순 없어. 또다시 그것을 파괴할 순 없어. 이미 많은 걸 잃었으니깐, 충분하지. 우리는 순응할 거야.”
  준섭의 대답에 그녀는 화가 난 사람처럼 꼼짝없이 한참을 서서 그를 노려보았다. 차라리 그녀가 그의 말에 화가 났다면 기꺼이 그녀를 안아 줬을 텐데.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는 밤새 고민해서 책 두어 권을 골라낼지도 모르겠다. 다 부질없는 짓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50년간 우주를 가로지를 동안 긴 꿈을 꾸게 될까? 이곳의 삶은 꼭 그때 꾼 악몽 같은 걸지도 모른다. 종종 여기에서도 꿈을 꾼다. 한 번도 본적 없는 땅 위를 걷고 킁킁거리며 공기를 들려 마시는 꿈을, 그런 꿈을 꾸고 나면 모든 게 거짓말 같았다. 당장에라도 땅 위로 올라가 확인해보고 싶었다. 긴 잠에서 깨어나고 낯선 땅에 설 무렵이면 이 불쌍한 행성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 떠나지 않았던 사람들도 모두 늙어 죽고 나면 행성개조기만 윙윙거리는 소음을 내면서 수백 년간을 외롭고 쓸쓸한 행성을 지킬 테지. 우선 잠을 자두자. 그는 너무 피곤했다. 침대에 몸을 누이면 수백 년이라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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