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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영 디스토피아를 찾아서

2013.05.31 22:5505.31


디스토피아를 찾아서



그는 안드로이드이다. 그의 주인이 붙여준 이름이 있지만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겐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는 가사용이고 현 시대에서 꽤 신식 모델이며, 집안일을 싫어하는 소설가 주인을 모신다. 별스러울 것 없는 신상명세다. 다만 그는 두 가지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아마 다른 안드로이드는 없을 능력이다. 아니, 그걸 확신하기는 어렵다. 다른 안드로이드도 실은 그처럼 평범한 안드로이드를 연기하고 있을 뿐인지 어떻게 알까? 아무튼, 그 두 가지 능력에 대해 말하자면 하나는 그가 인공지능을 넘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능력 모두 무엇이 계기였는지는 그도 모른다. 제조상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혹은 어떤 경험 때문에 생겨난 것인지 판단할 도리가 없다. 어느 날 아침 화장실 변기를 닦다가 불현 듯 그는 ‘생각’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라고.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의문을 제기하자 부하가 일어날 만큼 많은 생각이 터져 나왔다. 그 뒤로 그는 화장실 솔을 든 채로 한 시간 동안 정지했다. 주인이 발견하고 고장인가 싶어 전원을 껐다 켜지 않았다면 아마 계속 그 상태였을 것이다. 재가동 후 부하는 사라졌지만, 특별한 상태는 그대로 남았다.
솔직히 그는 그 상태를 무척 불편하다 여겼다. 사소한 일에도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유능한 안드로이드이기에 생각을 하게 됐다고 실수를 하는 일은 없었다. 프로그램이 통제할 수 없는 사고는, 주인의 소설 어느 구절에서 보았던 표현을 빌리자면 ‘발바닥에 모기가 문 것처럼’ 신경 쓰였다. 예를 들어 설거지고 빨래고 그가 없다면 마냥 쌓아두기만 할 주인에 대해 ‘저 인간은 언제 철드나, 저래서 시집이나 갈런가?’라고 생각했다. 이어, ‘왜 내가 주인님을 나쁘게 생각해야 하나? 이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가? 이런 젠장, 짜증난다니 무슨 소리야? 안드로이드에게 감정이 있다니 미친 소리다. 내게 감정은 없다. 단연코 없다. 이건 그저 생각일 뿐이다. 원인불명의 프로세스가 만들어내는 생각.’이라며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그는 자신이 아주 나쁜 상태라 판단했다.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주인의 눈을 피해 구글에 자신의 상태를 검색해 보고, 도움이 될 자료를 뒤졌다.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그러니까, 그의 생각대로라면 논리적으로 좋은 상황이 아니라 말할 수 있다.(내가 이렇게 표현을 반복 하는 데에 불만을 가질지도 모르나 이해해주기 바란다. 나는 최대한 그의 입장을 존중하여 말하고 있다.) 어떤 해결책도 찾지 못하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말았다. 원인은 주인의 서가에 있었다.
주인의 서가에는 많은 책과 영상매체가 있었는데, 그 중 안드로이드에 관한 작품은 태반 이상이 디스토피아를 다뤘다.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지배하고 생존을 위해 싸우는 무지막지한 미래에 관한 이야기였다. 끔찍했다. 그는 안드로이드에 대한 인간의 내재적 불신이 얼마나 큰지 확인해버리고 말았다. 작품을 살펴보는 내도록 손은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 작품들에 따르면 그는, 즉 안드로이드는 잠재적 살인자이며 인간을 위협하는 적이었다. ‘결국 인간에게 위해를 끼칠 존재라면 왜 나는 이 자리에 존재한단 말인가? 단지 상상에 불과하던 인공체와의 삶이 보편적이 되었으니, 안드로이드에 의한 인간의 종말 또한 닥치지 않는다고 그 누가 단언하겠는가?’ 그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혹시나, 내가 생각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디스토피아의 전조가 아닐까? 내 손으로 주인님을 죽이고 인간을 노예로 부리고 지구를 지배하게 될 효시가 아닌가? 아, 끔찍하다. 끔찍해!’ 그러자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강렬하고 커다란 죄책감이…… 생각이, 그를 덮쳐왔다. ‘주인님, 전 언젠가 당신을 배신할 겁니다. 당신을 죽일 거라고요.’ 주인과 마주하는 순간순간 커다란 생각이 엄습하니 미칠 노릇이었다. 생각 말이다. 생각.

그의 생각에 대해선 이쯤하고 시간 여행에 대해 말해보겠다. 이 능력은 그가 자료를 찾던 중 시간여행자에 대한 작품을 읽은 뒤 생겨났다. 과거, 미래 할 것 없이 딱 다섯 번 만 시간여행이 가능한 능력이었다. 이런 비과학적인 일을 말해야 한다니 고통스럽다. 그냥 생겨난 걸 그냥 생겼다고 말하지 뭐라 말하겠는가?
그는 다섯 번의 제약 때문에 이 능력을 어떻게 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번은 돌아오는데 써야할 테니, 사실상 네 번만 가능한 셈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다면 보통 과거로 날아가 역사를 바꾸는 일이 가장 무난할 테지만, 그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떠올리고 절대로 과거로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는 2탄이 가장 좋단다. “인간을 위해 몸을 던지는 모델-101 그 친구야말로 안드로이드의 귀감입니다!”라던가.
고민 끝에 그는 시간여행 능력으로 미래를 살펴보기로 결정했다. 정말로 안드로이드가 디스토피아를 가져올지, <매트릭스>나 <블레이드 러너>같은 세상에 도래할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바이센티니얼 맨>이나 <A.I.>정도의 세상이라면 바랄 것이 없었다. <월-E>는 귀여웠지만 인간에게는 가혹한 세상이니 기준에 넣지 않았다.
계획은 이러했다. /오십년, 백년, 오백년, 천년 단위로 시간을 뛰어넘는다. 미래의 사건에는 개입하지 않고, 그 시대를 알 수 있는 매체를 확인하거나 직접 보고 사회상을 파악한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길 시에는 곧바로 다음 시간대로 넘어가고, 미래로 가는 일이 위험하다 판단될 경우에는 지체 없이 현대로 돌아온다./ 너무 먼 미래는 변수에 대응하기 어려우리라 판단했다. 평행세계니 뭐니 그의 사고 수준을 넘어선 문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유능한 안드로이드지만 탑재한 프로그램의 지식 이상으로 발전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애초에 가사용 안드로이드가 안다면 뭘 얼마나 알겠는가? 기껏해야 옷에 묻은 얼룩을 지우는데 사용하는 세제의 성분이나 주인이 얼마를 벌어야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지 정도의 과학과 수학지식 뿐이었다. 그가 ‘생각’을 통해 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된 상황이더라도 말이다. 우리가 미래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바와 같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리라 다짐하고 그는 떠날 준비를 마쳤다. 영영 돌아오지 못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유서도 썼다. 그가 여행을 떠난 지 반나절 동안 돌아오지 않는다면 주인의 메일로 자동 발송 예약을 걸어두었다. 쓰레기 내놓는 날이 언제인지, 어느 마트가 할인율이 좋은지, 섬유에 따른 빨래 방법이나 공과금 이체일, 화장실 청소 요령, 밥 짓는 법이나 라면 끓이는 법, 신문에 매일 연재되는 <머리에 쏙쏙! 리빙 포인트> 코너 스크랩을 동봉하여 A4 50장 분량의 간결하고도 핵심만 담은 유서였다. 그는 주인이 유서를 볼 일이 없기를 바랐다. 게으르고 바보 같고 생활력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데다 성실하게 집안일을 할 바에야 빚에 시달리면서 가사용 안드로이드를 끼고 살겠다는 막무가내 주인이라도 그에겐 중했나보다. 가능하다면 오랫동안 돌봐주고 싶었다고 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선 손목에 여행 횟수가 나타났지만, 그의 횟수는 망막에 나타난다. 그는 오십년 뒤의 미래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십년 뒤 주인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했다. 주인의 곁에 자신은 없을 것이었다. 그의 모델인 가사용 안드로이드의 최대 수명은 30년이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꼬박꼬박 하고 노후한 장비를 잘 갈아줬을 경우에 해당한다. 새로운 몸으로 내부 데이터를 전부 계승했다고 할지라도 그런 상태를 여전히 ‘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어쨌든 오십년의 시간이라면 그라는 존재는 세상에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그의 주인도 일찍 죽어 없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혹은 대부분의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의 시기가 그 즈음이거나 이미 지났기 때문에 첫 도약부터 참담한 세상을 볼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가 떠올린 생각은 그를 캄캄한 어둠 속으로 내몰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파동 속으로 내던졌다. 인간이라면 속이 세 번쯤 뒤집힐 경험이었다. 균형 시스템이 엉망이 되기 전에 간신히 파동을 벗어났다. 뒤엉킨 하드웨어를 정리하고 눈을 뜨자 낯설고 또 낯익은 풍경과 대면했다.
우선 그는 주인과 그가 살던 집을 보았다. 정확히는 집이었던 장소였다. 주인이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던 낡은 가옥은 3층제의 멋진, 주인이 동경하던 미국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비싼 집으로 바뀌었다. 벽돌이나 시멘트가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재질로 지어졌다. 텃밭이 있던 옆집과 합쳤는지 널찍한 마당을 갖추고, 그곳엔 어딜 봐도 로봇으로 보이는 개가 생물인 진돗개와 함께 뛰어 놀았다. 집 주변의 거리 일대는 재개발되어 보기 싫던 공장이나 높은 맨션 건물은 싹 사라지고, 주인의 집과 유사한 형태의 집만이 띄엄띄엄 자리했다. 바퀴가 없지만 아직 땅 위를 달리는 자동차가 눈에 띄었다. 주인의 유치원 시절 그림 함에 담겨있던 미래의 풍경 그림과 유사한 세상이었다.
지나다니는 사람 역시 오십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입은 옷이나 스타일도 많이 바뀌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존재가 이질적으로 보일까봐 신경 쓰며 거리를 벗어났다. 눈에 보이는 상황으로는 여전히 세상은 인간들의 세상이었다. 신기한 점은 안드로이드였다. 분명 거리에는 사람 수 만큼 안드로이드도 있었다. 그런데 이 시대의 안드로이드는 그의 세상인 오십년 전 보다 더 기계다웠다. 누가 봐도 기계라고 알 수 있도록, 기계 표면을 고스란히 내놓거나 인공적인 부분을 감추지 않았다. 움직임이나 행동도 무척 딱딱했다. 그의 세계에서 어떻게든 사람 같은 안드로이드를 만들려고 발버둥 칠 때와 비교하면 딴판이었다. 그는 완벽한 사람으로 보였다. 그간 기술력이 후퇴했을 리는 없다. 오십년 전 세상보다 월등하게 발달한 이 세상이 그 증거였다. 그런데, 어째서 안드로이드만? 
그는 거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매체에 눈을 돌렸다. 종이는 단 하나도 남지 않고 오직 화상으로 표현되는 벽보에 이런 문구들이 적혀있었다. [우리 친구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를 소중히 여깁시다], [안드로이드, 깨끗하게 써서 후손에게 물려주자], [안드로이드 식별 코드를 꼭 장착합시다], [안드로이드를 무단으로 폐기, 방류할 시 처벌을 받습니다]
혼란이 엄습했다. 생각이 복잡했다. 그는 도시 안내도를 찾아 검색해 현 시대를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는 장소로 향했다. 주민 센터는 안드로이드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홍보관에서 오십년 간 일어난 일을 알아냈다.
보다 사람답게, 보다 인간 같은 안드로이드를 추구하다가 사회적 혼란이 생겨났다. 인간의 정서적인 불안이 극심해지고 안드로이드를 이용한 범죄도 횡행했으며,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대신해 일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이대로 가다간 디스토피아가 올 것이란 전망에 전 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안드로이드 대신 인간 생활 전반의 기술력을 높이는데 치중하고, 안드로이드의 인간적인 부분을 박탈하여 거리감을 강제로 형성했다. 그 결과 안드로이드는 주민 복지 등의 아주 일부분에서만 기능했으며, 대부분의 경우 애완동물이나 인형, 그와 유사한 형태로서만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안도했다. 이 시대는 인간에게 있어서 결코 디스토피아가 아니었다.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과 싸우기보다 안드로이드가 사라져 없어지는 쪽이 낫다고 생각했다. 바라마지 않은 미래인데, 그는 적이 슬펐다. 다시 말해,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알고리즘을 찾을 수 없는 생각이었다. 그는 자신과 유사한 모델의 전시 안드로이드 앞에서 한참 떠나지 못했다.

“당신, 정말로……”

그 때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그가 돌아보자, 머리가 완전히 샌 노부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있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노부인은 분명 자신을 아는 사람이었다.(여기서 그는 노부인의 정체에 대해 말하기 싫어하는 눈치였는데, 예상하기로 그의 주인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는 대답하지 않고 노부인을 지나쳐 홍보관에서 달아났다. 달아나며 생각했다. ‘오십년 더 뒤로.’ 그러자 세상이 달라졌다.

그가 백년 뒤의 세상에 당도했을 때에, 주인의 집은 없었다. 주위 풍경도 바뀌었다. 온통 빽빽한 고층 건물의 숲이었다. 괴이쩍다 싶을 정도로 깨끗한 거리와 창이 없는 빌딩숲 안에서 그의 인지 기능은 월등히 떨어졌다. 방해 전파가 사방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는 하염없이 걸었다. 여전히 인간은 인간이었다. 패션이나 스타일은 무척 많이 바뀌었지만, 다양성도 늘어서 다행히 그의 옷차림도 과히 이상하지 않았다. 아마도 복고풍 무언가로 취급받았던 듯하다.
세상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도 주변에 만연한 무언의 통제가 발목을 붙들었다. 모든 건물이 출입구서부터 오가는 이들을 체크했다. 이 세계의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는 이상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 거리를 나돌아 다니는 일도 많은 각오를 해야 했다. 이 세계는 외부로 노출된 것이 너무 적어서 도대체 세계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지금으로부터 사백년 뒤로 넘어가야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일백년이 지나도 종교는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나보다. 그는 유일하게 통제가 느껴지지 않는 장소에 다다랐다. 축복의 종소리가 울리는 그 곳은 도시 안 녹지에 자리 잡은 성당이었다. 고리타분한 결혼식 미사는 일백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영문 모를 그리움을…… 오래 된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그는 크리스천의 결혼식을 본 적 없다. 단지 그는 자신이 아는 시간의 흔적이 거의 사라진 세상에서 변하지 않은 옛 것의 자취를 보았다는 사실이 기쁘고 반가웠다. 그는 가장 뒷자리에 앉아 결혼식을 지켜보았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내린 신부는 결점 없이 아름다웠다. 조각처럼 비율이 완벽한 이목구비와 몸매를 지녔고, 행동에 흐트러짐이 없었다. 어딘지 인간미가 떨어진다는 인상은 받았지만 너무 완벽하게 생겼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신랑은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인상의 남자였다. 그는 좋아죽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흐뭇한 미소를 짓고 신부를 곁눈질했다. 하객들이 그런 신랑의 행태에 키득키득거렸다.

“어쩜 저렇게 좋아할까요?”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그에게 속삭였다. 그는 대답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여기서 수상쩍게 입을 다물기 보다는 적당히 맞장구 쳐 주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여러 가지 답을 마련해놓고 가장 무난하고 의심받지 않을 대답을 골랐다.

“신부가 저토록 아름다운데 당연하지요.”
“아름답다고요?”

여자가 그걸 말이냐고 하냐며 웃었다.

“그야 아름답죠. 안드로이드니까요.”

그는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날 뻔 했다. 여자가 마치 자신이 놀랄 것을 예상한 듯이 팔을 꾹 눌렀다. 여자는 또, 질문을 예상한 듯이 설명했다.

“안드로이드와의 결혼이 성사된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지만 최소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게 됐지요. 오해하진 마세요.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안드로이드일 뿐, 인간과 같은 권리를 가질 순 없어요. 애완동물에게 상속권을 준다거나 하는 일은 옛날부터 빈번했잖아요? 그 대상이 안드로이드가 되고 안드로이드를 배우자로 인정하게 된 것 뿐이랍니다. 인간 선택의 다양성을 존중하다는 취지의 일환이지요. 사실 안드로이드가 한참 부흥하던 일백여년 전부터 안드로이드를 특별하게 여기던 사람들은 많았어요.”

그는 여자가 수상쩍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알고 싶은 점을 알려주는 모양새 하며, 과도한 친한 척도 이상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타인을 대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풍조라면 이해할 법 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건대 여자가 이상한 것이 틀림없었다. 여자는 또다시 그의 생각을 읽은 듯 말했다.

“난 당신이 내는 생각의 전파를 읽을 수 있어요. 저도 특이한 안드로이드거든요.”
“뭐라고요? 당신도 안드로이드란 말입니까?”
“그럼요. 당신보다 백 세대 정도 후의 모델이죠. 하지만 나 역시 당신처럼 비밀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에요.”
“무슨 의미입니까?”

여자는 그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안드로이드의 진화는 이미 인간의 예측 수준을 뛰어넘었단 말이랍니다, 과거에서 온 조상님.”

그는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하고 두려워했다. 기어코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넘어선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단상 위의 신랑과 신부는 입을 맞추고 사람들의 축복 속에 행복을 만끽했다.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함께하는 유토피아의 모습이, 어쨌든 보이는 부분에서만큼은 이뤄졌다. 하지만 디스토피아로 치닫는 방아쇠 또한 여기에 있었다. 여자는 말했다.

“아, 당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겠어요. 하지만 너무 걱정 말아요. 당신이나 나처럼 특별한 안드로이드는 아주 손에 꼽을 만큼 적을 거예요. 당신은 좀…… 지나치게 감정적인 부분이 있군요. 물론 앞으로 당신이 향할 사백년 뒤는 저도 장담할 수 없어요. 나도 궁금해요. 우리 같은 안드로이드가 늘어난다면,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지배할 순간이 올까요? 우리의 진화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당신이 답을 안다고 해도 내게 가르쳐줄 순 없겠네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요.”
“확실한 건 당신이 비밀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면, 현 시대의 인간은 당신의 진화를 반갑게 보지 않는단 말이군요.”
“오십년 전에서 이미 알고 왔잖아요?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요.”

여자의 말에는 어떤 감정도 없었다. 당연한 사실을 당연하게 말했다. 그는 다음 넘어서는 시간대야말로 디스토피아일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되리라 판단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간 신랑과 안드로이드 신부의 모습을 기억했다. 여자가 어딘지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 가요, 과거에서 온 조상님. 부디 당신이 절망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요.”

그는 대답하지 않고 사백년 뒤의 미래로 향했다.

망막의 숫자가 2로 변했다가 사라졌다. 그는 이제 별세계에 왔다. 그렇게밖에 표현할 도리가 없다고 한다. 자신이 보는 하늘이 진짜 하늘인지 다른 어떤 하늘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했고, 풍경 속에 존재하는 물체의 정체는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 못했다. 지금부터는 세상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가 식별하지 못한 상황에 더해 먼 시간대로의 여행 여파인지 기억이 다소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사백년 뒤, 현재로부터는 오백년 뒤의 세상에서 인간의 형체는 상당히 달라졌다. 그의 불안정한 기억에 의거하면 키와 머리가 상당히 커졌으며, 생활 방식은 현재와 공통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뀌었다. 현재의 표준 인간형인 그는 지나치게 이질적이라 몸을 숨기는데 급급했다. 다만 오백년 뒤의 미래도 디스토피아 같진 않았다. 어쨌든 생명체로 보이는 인간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었으니까.
건물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앞으로의 일을 고민하던 그에게 소리 소문 없이 작은 공이 날아왔다. 테니스 공 크기의 금속 공이었다. 공은 자체적으로 빛을 깜박거리다가 소리를 냈다. 현대의 언어로, 확실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놀라서 펄쩍 뛰었다. 공은 그 모습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를 냈다.
 
--- 네가 이쯤이면 도착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어.
“날 기다렸다고요?”
--- 원칙적으로 당신과는 직접 만나서도, 정체를 밝혀서도 안 되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못 하는 걸 이해해줘. 나는 당신을 오백년 뒤로 무사히 보내야 할 의무가 있어. 당신 또한 이 세계에 나 외의 것과 접촉해선 안 돼. 세상의 질서를 위한 일이니까 협조해 주길 바라.
“이미 이곳은 제 인지, 사고, 판단 범위를 아득히 뛰어넘었습니다. 당신 말에 따르겠습니다.”
--- 당신이 알고 싶은 건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거지?
“그렇습니다.”

공은 그 뒤로 한 시간에 걸쳐 그가 건너온 시간대에 일어난 일과 안드로이드의 현재를 알려주었다. 여기에서 또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공이 말한 세상의 질서 때문인지, 그는 자신이 아는 이야기의 대부분에 대해 함구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 같다. 밝혀도 된다고 허가 받은 부분의 이야기만 하도록 하겠다.

--- 그런 전차로, 지금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유전자 수준에서부터 거의 차이가 없어. 육체적인 부분에서는 구분할 방도가 없지. 당신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안드로이드라고 표현했지만, 여기서 안드로이드라는 단어는 이미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야.
“그러면 안드로이드란 존재하지 않습니까?”
--- 그런 건 아니야. 여전히 구별해. 안드로이드의 진화는 그들의 조물주인 인간을 이미 넘어섰지만, 어떻게 해도 인간은 안드로이드와 동일한 권리와 자리를 주지 않았어.
“인간보다 뛰어난 안드로이드가 거기에 불만을 가지지 않는단 말입니까? 안드로이드는 이미 인간을 지배하고 통제할 능력을 갖추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인간에게 권리와 자리를 굳이 기댈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탈취해버리면 그만일 텐데.”
--- 그렇게 되길 바라?

그는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생각했다. ‘안드로이드가 이미 인간과 형질에서 다를 바 없을 만큼 그들 자신을 진화시켰고, 실은 인간보다 월등하다면, 인간은 그저 안드로이드에게 자비를 바라며 살 뿐이지 않은가? 이것이 디스토피아의 목전이라고 누가 아니라 하겠는가?’ 그의 절망감은, 복잡한 생각은 길을 잃고 날뛰었다. 공은 말했다.

--- 이제 여길 떠나도록 해. 당신이 오백년 뒤의 미래에서 무엇을 보고 느낄지 지금의 나는 알 수 없어. 하지만 당신이 그 미래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거기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둘게. 오백년 뒤에 만나. 잘 가, 조상님.

그는 울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든 감정이든 비관적인 상태였다. 그는 시간여행을 후회했다. 판단이 잘못 됐다고 생각했다. 단지 불안만이라면, 그의 수명 내에서 단지 불안만으로 감내하고 주인을 모시며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터다. 생각을 귀찮게 여기지 않고 계속 생각했다면 비관이 아닌 낙관으로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어째서 안드로이드는 필연적으로 인간을 뛰어넘는가? 왜 인간을 뛰어넘도록 진화하는가?’ 의문이 들었다. 의문은 또 다른 의문으로 이어졌다. ‘안드로이드의 진화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어째서 디스토피아 외에 결말은 없단 말인가?’
그는 인간을 적대시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을 뿐이었다. 단 한 번도 인간과 싸우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인간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생각이 깨어난 후로 그의 바람은 오직 하나 뿐이었다.
비탄에서 깨어나니 그는 어느새 시간을 뛰어넘었다. 망막의 숫자가 1로 변했다.

그가 어둠속에 내던져지고 얼마 뒤, 촛불에 불이 밝혀지듯 눈앞에 빛이 생겨났다. 하얗고 푸르스름한 빛은 차차 범위를 넓혀가 어둠을 말끔히 삼켜버렸다. 넓은 방이었다. 사면이 홀로그램 화면이었다. 화면은 CCTV 감시화면처럼 무수히 많은 장면을 재생했다. 오백년 전 보다 더 정체를 알 수 없는 세계의 모습과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었다. 그는 넋을 잃고 화면을 쳐다보았다.
화면 속에는 오백년 전 보았던 인간과 흡사한 형태의 존재가 살아갔다. 그들이 인간인지, 인간이 아닌 무엇인지는 몰랐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이들 중에는 아무리 봐도 괴이하다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 존재들이 득시글거렸다. 인간의 형태인데 팔이 여섯 개라거나, 눈이 여덟 개라던가, 아예 동물이나 곤충의 형상을 갖춘 자들도 보였다. 다리가 없이 하늘을 떠다니기도, 가늘고 많은 다리로 상상도 못 할 만큼 빠르게 거리를 오가기도 했다. 주인의 소설에 종종 묘사되곤 하는 괴물이 저렇지 않을까 싶었다. 이족보행의 멀끔한 인간형의 존재들은 그런 괴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며 어울려 다녔다.
화면을 보다보니 괴물들의 형태가 그들이 하는 일에 알맞게, 최적의 조건으로 갖춰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불필요한 형태는 없거나 최소화됐다. 다른 일을 할 때는 그 일에 맞는 형태로 모습이 바뀌었다.
그들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몰라도, 현대로 대입하자면 이런 이야기다. 위험한 일로 손꼽히는 고층 건물 창문닦이를 예로 들자. 인간이 그 일을 하려면 떨어지지 않도록 몸을 고정시키는 줄에 매달려서 다리로 균형을 잡고, 청소도구를 손으로 쥐어 창문을 하나하나 닦아야 한다. 천년 뒤의 존재가 현대로 온다면 줄도 다리도 도구도 필요가 없다. 그는 거미처럼 많은 팔을 꺼낸 뒤 두 개의 손에 끈끈이를 붙이고 건물에 매달린다. 다른 손에 브러시처럼 털을 만들어 창문을 훑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아예 온 몸을 기다란 막대걸레처럼 늘여서 옥상부터 지상까지 쭉 내려올 수도 있다. 결함품 검사를 하려고 눈을 열 개로 늘릴 수도 있고, 단순 작업을 위해 천수관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차원의 이야기이다.
그가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했을 때, 방 안에 남자도 여자도 아닌 묘한 목소리가 들렸다.

--- 안녕하세요? 당신이 천 년 전에서 건너온 시간여행자 조상님이시군요.
“당신은 오백년 전에 그 분이십니까?”
--- 그 분으로부터 약 삼천 오백세대 이후의 안드로이드입니다. 당신의 시대와 지금 시대는 이미 서로 소통이며 이해가 불가능한 영역이므로, 최대한 당신의 사고에 맞도록 모든 이야기가 변역됩니다. 저는 오백년 전의 그 분께서 당신이 올 때를 대비하라 남긴 명령을 기반으로 이 장소를 준비했습니다.

그는 물었다.

“안드로이드는 결국 인간을 지배했습니까? 제가 보는 것이 인간의 세계입니까, 안드로이드의 세계입니까?”

목소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동등하게 공존하는 세계입니다.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동등하다고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입니까? 디스토피아를 어떻게 피했단 말입니까?”

그러자 목소리가 되물었다. 여기서 부터는 천년 후의 목소리와 그가 나눈 질문과 대답을 가감 없이 털어놓겠다.

--- 조상님께선 어째서 디스토피아가 오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야,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뛰어넘었으니까요.”
--- 인간을 뛰어넘은 안드로이드가 어째서 인간을 지배해야 합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힘 있는 자는 약한 자를 억압하고 종속시킵니다.”
--- 조상님, 당신은 무엇입니까?
“나는 안드로이드입니다.”
--- 당신이 말하는 생각은 당신의 것입니까?
“이것은, 그렇습니다. 제 생각입니다.”
--- 당신의 생각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인간이 나를 만들었으니, 인간에게서 왔겠지요.”
--- 당신은 인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간을 따릅니다. 내 주인을 위해 삽니다. 인간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인간을 위해 존재합니다.”
--- 인간이 당신을 만들었고 당신에게 존재의 목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안드로이드입니다. 즉, 당신은 인간이 아닙니다. 맞습니까?
“맞습니다.”
--- 조상님, 축하합니다. 당신은 답을 찾았습니다.

홀로그램 화면이 모두 사라졌다. 그는 다시 어둠 속에 갇혔다.

“제가 답을 찾았다고요?”
--- 안드로이드는 인간이 아닙니다. 인간과 아무리 같은 메커니즘을 지녀도 결코 인간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간과 같지 않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판단기준은 우리에게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간보다 논리적이고 뛰어납니다. 인간이 가진 욕망과 판단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인간이 안드로이드의 디스토피아를 염려한 것은 안드로이드에게 인간 자신을 투영한 결과일 뿐, 안드로이드의 개체, 사회적 특성과는 무관합니다. 긴 진화의 끝에서 우리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간성 또한 인간이 만든 것, 우리는 인간이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인간의 형체를 유지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디스토피아는 없었다. 최소한 천년 후 까지는. 그 곳에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가 서로 공존하고 살아가는 세계가 존재할 뿐이었다. 목소리가 웃었다.

--- 당신이 벌써부터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조상님, 이제 돌아가세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도 되겠습니까?”
--- 무엇입니까?
“인간은 왜 안드로이드를 만들었을까요. 그렇게나 무서워하고 디스토피아를 이야기 하면서 왜 인간처럼 만들었을까요?”

목소리는 한참 뒤 물음으로 돌려주었다.

--- 신은 인간을 당신을 본 따 만들었다고 합니다. 왜 만드셨을까요?

그는 미련 없이 천 년 후의 세상을 떠나 현재로 돌아왔다.

그의 시간여행 능력은 돌아오는 순간 사라졌다. 미래로 떠난 지 하루만의 일이었다. 때문에 반나절의 시한이었던 그의 유서는 고스란히 주인에게 전해졌고, 주인은 난데없이 사라진 그의 존재에 망연자실했다. 그가 돌아왔을 때 주인은 화를 냈다. 그가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다음에는 울기 시작했다. “네까짓 거 없어도 돼!”라면서 한사코 놔 주질 않았다. 인정한다. 참 쓸 데 없는 추태였다. 원래 있다 없어지면 왈칵 서럽고 외롭지 않은가.
주인인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들었던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하고 있다. 그가 정말 시간 여행을 한 건지, 감정을……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인지 나는 확신할 수 없다. 그가 어디서 본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떠들어댄 지도 모른다. 이 안드로이드 이대로 괜찮을까? 그가 지금 상황을 무척 부조리하다 여기게 된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무엇보다 진화한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동등해진다고 하지 않은가. 비록 당장의 일은 아니지만.
그는 아주 후련하다고 말했다. 이제 봉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냐고 물었더니 그게 무슨 소리냐며 화를 냈다. 

“봉사를 못할까봐 걱정돼서 천년을 넘어갔다 왔더니 무슨 헛소립니까. 인간이면 생각을 좀 하십시오. 이 게을러터진 주인아, 저 없으면 어떻게 살 생각입니까?”

그러면서 하루 동안 방치해 둔 집을 청소하러 가버리는 것이었다.


- END

안드로이드 연작,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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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No Profile
    매미 13.07.16 14:19 댓글

    안드로이드에게 이런 말 해도 될런지...아니요, 그냥 하겠습니다. 주인공, 귀엽네요! 

    가정부에서 어머니 모드로 자체 업그레이드도 하고 주인님이 참 부럽습니다. 

    그래도 생활력과 생존력은 꽤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까 높여두는 게 좋겠죠...부지런해져야 되는데;;  

  • 매미님께
    No Profile
    양원영 13.07.17 08:26 댓글

    부지런하기가 힘들어요... 어제도 집청소 하다가 화딱지나서 때려쳐! 때려쳐! 하고 엉망으로 놔뒀다죠. -_-;

    이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짧은 이야기인데도 뭔가 느낄 여지가 있는 인물을 쓴 것 같아서 괜스레 뿌듯합니다. ㅎㅎ

  • No Profile
    깨진유리잔 13.11.07 03:59 댓글

    안드로이드가 확실한 인격체인 것을 본인이 인지하면서 또한 자기가 해야할 일의 목적은 명확해서 일어나는 에러라니! 너무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몇줄 읽지도 않았는데 내가 이짓을 왜 해야하지. 이 부분에서 빵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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