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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 ( eyren@hitel.net )



Part 0. 사라방드Sarabande

  달의 울림은 느린 3박자의 장중한 리듬을 지녔다.
  그 두 번째 음音이 강조되어질 때, 달은 인간을 애도하는 진혼곡이 되어 붉은 눈물을 흘린다.



Part 1. 안단테Andante - 느리게

  삐걱-
  녹슨 경첩 소리와 함께 뿌연 연기를 뚫고 네모란 빛의 덩어리가 쏟아져 들어왔다. 홀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문을 돌아다보았지만 그 것은 이방인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은 아니었다. 단지 습관처럼 굳어버린 무의식의 소산이었을 뿐, 금새 우울한 적막의 공간으로 되돌아갔다. 일상에 지친 군상들은 하루의 피로를 달래려는 듯, 드문드문 모여 앉아 어두운 얼굴로 술병을 기울였다. 그레고리력을 사용하던 시대의 구슬픈 노래만이 그들을 위로해주었다.

  "위스키 언더락."

  두툼한 손이 머리에 얹혀진 카우보이 모자를 들어 카운터 위에 올려놓았다. 거칠게 헝클어져 부스스해 보이는 머리카락 밑으로 갸름한 얼굴과 눈동자가 보였다. 말투만큼이나 무심한 빛을 띤 검은 눈동자였다.
  허름한 회색의 레인코트를 입은 행색이나, 오른손 세번째 손가락의 첫째 마디에 잡힌 두툼한 군살로 보아 그의 직업이 평범한 화이트칼라가 아니라는 정도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주점 안을 메운 사람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섹션 C-09 지구(바로 이 주점이 위치한 지역을 뜻한다)의 노동자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다.
  마스터는 새하얀 글라스에 호박색의 액체를 따라 부어 가볍게 밀었다.

  "외지인인가 본데, 이런 험한 동네에는 어쩐 일인가."

  잔은 카운터를 부드럽게 미끄러져 내려와 이방인의 손의 바로 앞에 멈춰 섰다.
  메마른 듯 건조한 마스터의 질문에 사내는 잔을 들어 가볍게 흔들었다.
  딸각거리는 얼음의 경쾌한 소리가 두 박자의 느린 템포로 울렸다.

  "달을 보러."
  "크크큭... 달을 보러 왔다고?"

  마스터를 비롯한 주점 안의 사람들의 입가에 일제히 비웃음과 폭소가 터져나왔다.

  "자네 지금 제정신인가? 지구에서 달을 볼 수 없어진지가 이미 7년도 넘었건만 이제와서 달을 보러 굳이 이 황폐하고 버림받은 지구까지 오다니 말이야. 자네 혹시 여기를 다른 곳과 착각한 것이 아닌가? 차라리 지금 일어서서 행성간 우주선을 타고..."

  마스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내의 우울한 음색이 이어졌다.

  "알파alpha-374 지역에서는 아직도 달을 볼 수 있을텐데."

   비웃는 웃음소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뚝 멈추었다. 나즈막하게 흐르던 쥬크박스의 음악마저 스스로 소멸해버린 듯이 정적에 휩싸이고 경악에 찬 마스터의 목소리만이 크게 홀 안을 메웠다.

  "자, 자네 정말 미쳤군?"

  사내는 가타부타 말없이 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주점 안을 둘러보던 그의 눈길이 머무른 곳은 한쪽 벽에 걸린 달의 사진. 헤질 대로 헤져 이젠 원본이 어떤 색이었는지조차 구분가지 않는 만월(滿月)의 사진.

  "이 곳도... 많이 변했군."

  바 위에 올려놓은 카우보이 모자를 들어 머리에 얹었다. 비스듬히 얹혀진 모자는 지나온 시간이 평탄하지만은 않았음을 증명하듯이 거칠게 헤져 본래의 모양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내는 느릿한 걸음으로 문을 향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모자 뒤로 은빛의 포물선이 허공을 날았다. 이윽고 동전은 탁자 위로 떨어져 회전하기 시작했다.

  "세상이 미쳤는데 굳이 미치지 않을 이유도 없겠지. 잘 마셨네."

  두꺼운 나무문이 닫히자 바 위를 구르던 은화는 할 일을 마쳤다는 듯이 동작을 멈추고 쓰러졌다.
  마치 그게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주점 '갤러해드의 시계'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방인의 신분을 궁금해하는 사람부터 욕설을 퍼붓는 사람까지 다양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단 한가지, 아무도 알파-374 지역에 대한 말만은 암묵의 약속처럼 언급하지 않았다. 두려움도 두려움이지만, 어차피 사내가 곧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 하나만은 확실했기에.



Part 2. 알레그로Allegro - 빠르게

  만월의 달 아래로 폐허의 도시가 보인다.
  뼈대만 남은 건물들 사이로 회색빛 콘트리트가 뿌옇게 일어난다. 마치 시속 200k로 달리던 차가 정면 충돌한 후 찢겨진 인간의 형상처럼 내부를 들어낸 고층 빌딩. 그마저도 유지하지 못하고 먼지처럼 부서져버린 잔재들이 더 가득한 곳.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최대의 참사 이후 인류는 새로운 땅을 찾아 이주를 시도했고 지구는 버려졌다. 그러나 대 지구 이주계획인 '오디세이 프로젝트'는 소수의 선택받은 인간만을 위한 프로그램이었을 뿐 대다수의 인간은 인류의 번영이라는 허울좋은 명제아래 지구와 함께 버려졌다. 남은 인간들은 혹한의 추위와 작열하는 태양을 피해 지하와 돔안으로 파고들었고, 구차한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또 다른 생존의 전쟁을 벌였다.

  회색 먼지를 뒤집어 쓴 레인의 그림자가 거리에 길게 드리워지자, 어둠 곳곳에서 번뜩이는 눈동자들이 그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레인의 발걸음에 따라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 들어왔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사자처럼 사냥감을 막다른 벼랑으로 몰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은 사냥할 시간이라는 듯이 살기에 가득 찬 눈빛들 사이로 신호가 오고가고 철컹거리는 소음과 함께 레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각기 한쪽 팔을 기계로 이식했거나 다리대신 바퀴를 달았는가 하면, 전동건은 물론 구닥다리 잭나이프부터 최신식 레이저건까지 다양한 무기들을 착용한 일단의 무리들이 그를 에워쌌다.

  "담도 크시군. 여기가 어디인줄 알고 겨들어 오시는 겐가?"

  보스로 여겨지는 선두의 인물이 레인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곧이어 노리쇠가 당겨지는 둔탁한 음이 허공을 울렸다. 그의 뒤로 넓게 포진한 부하들은 이런 일은 익숙하다는 듯이, 혹은 '저런 당신 재수가 없었어'라는 처량한 시선으로 레인을 주시했다.

  "그래도 우리를 만나서 다행인줄 알아야재. 다행히 우리가 필요한 건 네 눈이지 심장은 아니거든? 심장이었다면 뭐 좀 힘들게 죽일 수밖에 없지만 말이야. 고통 없이 죽여줄 테니 감사하라고. 응?"

  무자비한 언사에도 불구하고 레인의 무심한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문명이 발전할 수록 인간의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거리의 어두운 구석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점점 더 하락할 뿐이었다. 돈 많은 부자들은 영생을 바랬고 그를 위하여 매일 거리의 어두운 곳에서 많은 이들이 죽어갔다. 바로 지금 벌어지는 일은 도시의 뒷골목에서 그리 흔치 않게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하이에나인가. 쓰레기 같은 것들."

  단조로운 저음의 목소리와 함께 검푸른 레인코트가 젖혀졌는가 싶은 순간, 나불거리던 두목의 신형이 서서히 뒤로 넘어지기 시작했다.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거리의 무법자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단지 허공에 피어오르는 매캐한 화약 냄새가
  거리에 누운 그의 머리뒤쪽으로 검붉은 핏물이 흘러 점점 넓게 퍼져나갔다. 두 눈을 부릅뜬 채 사지를 펼친 채 널브러진 두목의 이마에는 동그란 탄환구멍이 보였다.
  붉은 피를 보고서야 겨우 황망함에서 깨어난 무법자들은 분노의 외마디 외침과 함께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다.

  "죽엇-!"
  "이 녀석이!"

  불나방같이 덤벼드는 떼거리들을 보며 레인은 조소를 머금었다. 별일 아니라는 듯이 날아오는 탄환을 바라보며,

  "한마디 조언을 하지. 살인에는 말이 필요 없어. 단지 방아쇠를 당기는 행위만이 전부일 뿐이야."

  바닥을 가볍게 차고 올라 근처의 건물 옥상으로 내려앉았다. 등뒤를 따라 쏟아지는 탄환을 피해 엄폐물을 찾아 몸을 숨긴 후, 품을 더듬어 원형의 고리를 꺼냈다.
  레인의 입가에 쓰디쓴 고소가 물렸다.
  이런 잔챙이들에게 쓰기는 아깝지만 일단은 귀찮은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에 망설임없이 은빛의 고리를 허공으로 던졌다.
  펑-!
  새파란 섬광이 회색의 하늘을 수놓았다. 뒤를 이어 대인살상용의 날카로운 파편들이 마치 소나기처럼 무서운 속도로 쏟아져 내렸다. 빛의 홍수 속에서 마치 음악처럼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때로는 높게 혹은 약하게 때로는 길게.
  생의 작별을 고하는 그 리듬에 맞추어 레인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Singing in the Rain'의 경쾌한 리듬이 빛과 함께 어우러져 대기를 적시었다. 어차피 시작된 피의 축제라면 마음껏 즐기자는 것이 그의 모토였기에.

  레인은 툭툭- 코트를 털고 일어났다. 시간만 낭비한 꼴이지만 가끔씩 하루살이처럼 달려드는 불나방들을 깨끗이 청소했다는 점을 일말의 위안으로 삼았다.
  잃어버린 천사들의 도시.
  날개를 잃은 천사는 이제 갈 곳을 잃어버리고 신을 원망하며 억겁의 지옥 속에서 암흑으로 물들어갔다. 살아도 살아있지 않은 인간들이 살아 숨쉬는 곳. 인간의 장기가 매매되고 기계화된 몸뚱이로 서슴없이 총구를 당기는, 이제는 살아남은 인간조차 꺼리는 타락한 자들의 천국. 이것이 알파-374 지구의 잊혀진 또 다른 이름이었다.

  레인은 눈을 들어 한 지점을 응시했다. 이제 멀지 않았다. 저 멀리 어렴풋이 그곳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음울한 회색과 고귀한 은색으로 빛나는 처연한 달빛의 받아 이상향처럼 그려진 자신만의 낙원. 그녀가 잠들어 있는 그곳이.

  "화려한 빛의 향연 속에서 피를 뿌리는 잔혹한 음의 지배자. 과연 '마에스터 킬러, 레인 워커'다운 아름다운 솜씨군요."

  갑작스레 들려온 음성에 놀란 레인은 방아쇠를 당겼다. 빗나간 총알은 거슬리는 소음과 옥상 문에 움푹 패인 자국만을 남긴 채 퉁겨나갔다.
  그답지 않은 실수였다. 목표치에서 어긋나 비스듬히 맞았다고는 하나 강철도 뚫을 파괴력을 지닌 데저트이글이 문조차 뚫지 못하고 퉁겼다는 점에서 그의 동요를 짐작할 수 있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목소리. 저 목소리는 고장난 플레이어처럼 그의 뇌리에서 수없이 반복되던 그녀의 목소리.

  "정말 예전이나 지금이나 성미 하나는 급하군요."

  달을 등지고 허공에 떠있는 한 사람의 실루엣이 시야에 포착되었다. 역광을 받은 검은 실루엣은 부드러운 곡선의 섬세함을 자세히 그렸고, 길게 드리워진 검은머리는 은빛으로 빛나 마치 천사의 날개처럼 보였다.
  모든 것은 그가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의.

  "다시 만나서 반갑군요."
  "너는... 누구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신이 더 잘 알텐데요? 안 그런가요, 알렌?"

  그녀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나에게서 무엇을 바라는 것인가? 끔찍이도 떠올리기 싫어하는 그녀의 모습을 하고서 말이야."
  "저런, 섭섭하군요. 그래도 난 영원히 절 사랑하겠다는 당신의 맹세를 아직도 가슴에 새기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것은 거짓이었나요?"
  "네 자신이 아가트라고 믿고있나?"

  중심을 잡고 서있던 전깃줄을 박차고 오른 여인은 허공을 한바퀴 돌은 후 가뿐히 땅에 착지했다. 그리고 한발 한발 다가섰다. 그리고는 그의 코앞에 이르러서야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 목소리, 그리고 당신이 어루만지던 이 검은 머리카락과 당신이 칭찬하던 이 손가락까지 제가 아가트가 아니면 저는 누구인가요? 이젠 절 기억하지 않나요?"

  초점이 흐려질 정도로 가까이 다가서서 눈을 맞추고 있는 그녀의 갸름한 얼굴과 화사한 미소. 장난기로 가득한 마노빛 눈동자. 그녀의 이름과도 같은 색의 눈동자는 그의 가장 큰 자랑거리였다. 레인의 눈동자에 아픔의 칼자국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네가 설령 아가트일지라도..."

  그는 그녀를 밀어냈다.

  "영원은 존재하지 않아. 인간은 순간을 살아가는 동물일 뿐이지. 지나간 과거는 과거. 나를 묶어둘 수는 없지."
  "냉정하군요."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돌아섰다.
  레인은 손을 내밀려다가 거두어 들였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을 가다듬기 위하여 주먹을 쥐었다.

  "그래요. 추억은 추억일 뿐, 흘러가는 시간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로군요."

  기억하던 그 목소리 그대로, 그 눈물 그대로를 보이며 레인을 향해 돌아서는 그녀.

  "...마지막으로 당신을 잊기 전에 한번만... 한번만 안아줄 수는 있겠지요? 알렌?"

  레인은 자조적인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그녀를 사랑했다. 아니 죽을 때까지도 그녀는 자신의 여자였다. 떨리는 손이 그를 증명하듯이 천천히 위를 향해 들렸다.

  탕-!
  슬로우모션처럼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은 5년 전 그때의 상황과 너무도 흡사했다.
  적막의 공간을 꿰뚫을 듯이 울리는 단 한발의 총성. 서서히 그의 품으로 쓰러지는 그녀의 생기 잃은 육체. 더불어 자신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과 무심히 빛을 뿌리는 만월의 빛마저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기억하기 싫은 그때와 들어맞았다.
  단지......
  자신의 손에 들린 총에서 피어오르는 화약 연기. 그리고 서서히 그의 품으로 쓰러지던 그녀의 손에서 바닥을 향해 툭 떨어져 내리는 특수 제작된 개량형 대인 살상용의 S&W shorty-z6가 아주 사소한 오류를 불러오기는 했지만 말이다.

  달은 무심히 세 박자의 음률로 노래한다.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인류를 위해 마지막 노래를.



Part 3. 라그로Largo - 아주 느리게

  - 메세지가 세 개 도착되어 있습니다. 지금 확인하시겠습니까? Yes/No

  알파-379 지역을 벗어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손목에 장착된 위성간 통신기가 울렸다.
  레인은 상황판을 조작했다. 예상대로 두 건은 의뢰였지만 마지막은 예상외로 파트너 클라우드에게서 온 메세지였다.
  Yes라고 적힌 버튼을 누르고 영상이 전송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레인은 내내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대충 짐작은 갔지만... 덕분에 그녀의 무덤, 아니 그 곳에 묻히지는 않았기에 무덤일수는 없겠지만... 레인에게 있어서 그녀의 무덤은 그곳이었다. 그런데 오늘의 방해로 결국 가지 못하고 되돌아와야만 했으니.

  - 레인? 방해해서 미안하네만 알아두었으면 하는 정보가 있어서 말이야. 최근 아담ADAM에서 클론을 그쪽으로 투입했다는 정보일세. 아마도 저번에 처리한 청부를 입막기 위해서 제거자가 뜬 모양이다. 치사한 놈들. 애원할 때는 언제이고.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책상을 내리치는 클라우드의 모습이 보였다.
  아담이라. 그러고 보니 그들을 위해서 일을 했던 적이 있었군.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잊고 있었더니.
  레인은 고소를 머금었다. 어찌되었던 간에 아담은 이제 그의 적이었다. 그의 추억을 망친 대가는 톡톡히 치루리라.
  영상 안에선 화를 가라앉힌 클라우드가 다시 폼을 잡으면 말을 잇고 있었다.

  - 자네랑 직접 통화를 하고싶지만 통신두절 지역으로 들어간 것인지 연락이 안되어서 메세지를 남기네. 정보에 의하면 제거자는 자네와 친분이 있는 사람의 클론이라더군. 누구인지 밝혀낼 수는 없었어. 워낙 보안이 철저해서 말이야.

  화면 속에서 투덜대던 클라우드는 이윽고 농담처럼 윙크를 하며 말을 마쳤다.
  일개 제거자 따위에 죽을 레인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동료의 자부심이라고해도 좋을 그런 미소였다.

  - 혹시 나일지도 모르는 일이겠지? 아냐. 그렇지는 않을 거야. 아담 녀석들이 그리 유머 감각이 있는 놈들은 아니니까. 여하튼 죽지는 말라고. 자네의 부스스한 몰골을 못 보면 물론 행복하겠지만 말이야. 어, 어이- 총 겨누어봤자 망가지는 건 네 통신기뿐이라고~ 그럼 돌아오는 즉시 연락 주길 바라네. Good-luck!

  화면이 꺼지는가 싶더니 다시 켜졌다. 익살스러운 클라우드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 아참 한가지 잊었군. 아가트에게도 안부 전해주게. 내가 보고 싶어한다고도 말이야. 꼭!



                                   The End...


BGM
1. Georgo Friederich Hendel - Sarabande
2. Avalon OST - Log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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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r·a·band(e)
n. 사라방드. 느린 3박자의 장중한 리듬을 지닌 스페인의 중세 무곡 양식을 말한다.

1. 사라방드는 17세기 전반부까지 매우 빠른 음악이었다. 그러던 것이 17세기 중반부터 '느리게lentement' 또는 '무겁게grave'라는 연주 지시어를 달고 나타난다. 사라방드는 '3/2' 또는 '3/4박자'로 기록되는데, 제1소절의 2박자째에 악센트를 두는 것이 특징이다.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되는 헨델의 사라방드 음악은(예: lascia ch'io pianga) 두 번째 음을 강조하는 특징에 매우 충실하다

2. 비발디는 17세기 초 이탈리아의 빠른 사라방드와는 달리 '알레그로', '안단테', '라르고'의 연주지시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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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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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닷사 04.09.04 17:01 댓글 수정 삭제
    앗!오타지적이요!"라그로"가 아니라 "라르고"여요;
    잘 읽었습니다. 분위기 멋졌어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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