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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곽재식

- 행성을 뒤덮고 있는 다른 생물체들에 기생해서 사는 초소형 생명체

- 최근 인기 끌고 있는 이상한 습성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의견 분분

 

요즘 은하계에서 한창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별로는 단연 태양을 꼽을 수 있다. 이 별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것은 이 태양에 딸린 세 번째 행성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이 되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행성에 살고 있는 미생물인 “사람”이라는 생물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고 해야 할 정도다.

태양 제3행성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류 생물은 식물과 세균들이다. 사람은 그 식물과 세균들에 기생해서 살아가고 있는 미생물의 일종이다.

사람의 크기는 대체로 1미터에서 2미터 사이로 단연 미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개체의 경우에는 심지어 1미터 이하인 극히 작은 것도 있다. 이들은 이 행성에 사는 녹색 식물과 광합성 세균들이 뿜어내는 산소를 소모하면서 생존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쉴 새 없이 계속해서 산소를 소모하지 않으면 아예 최소한의 생명 활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람은 매우 의존적인 기생 생활을 하는 셈이다. 식물과 세균이 뿜어 놓은 산소가 없는 우주 공간에 사람을 갖다 놓으면 잠시도 편히 살 지 못할 정도다.

또한 사람은 식물의 몸을 에너지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사람은 의사 소통에 사용하는 기관인 입이라는 몸에 난 구멍을 이용해서 다른 식물의 몸체를 빨아 들이는 등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는다. (편집자님께: 편집자님 지난번 기사 원고에서는 굳이 모든 장면의 자료 사진을 다 같이 실어 주셨던데, 이런 징그러운 모습은 굳이 같이 사진을 게재 해 주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림은 생략해도 됩니다. 정 표현해야 한다면 생략해서 간단하게 표현한 모식도 같은 것만 실어도 충분합니다.)

특히 사람들은 몇몇 식물들의 씨앗을 갉아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광물을 이용해 만든 원시적인 기계로 특정한 식물 씨앗의 껍질을 까서 하얀 속만 뽑아낸 것을 가득 모아서 뜨거운 물과 증기를 이용해 가공해서 만든 상태를 “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얼마나 밥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 사람들 사이에서 이 “밥”이라는 것은 상당히 깊은 의미를 갖고 있는 표현으로도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어, “오늘 밥 뭐 먹지?” “밥값은 해야지” “밥만 축낸다” “밥먹고 트위터만 했냐”  등의 관용어구들이 언어에 자리잡고 있을 정도다.

에너지 흡수 방법이라고는 의사 소통 기관을 이용해 억지로 다른 생물의 몸을 빨아들이는 것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수단이 몹시 부족하고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이 생물은 물이 고체로 변하는 정도의 온도에서도 버티지 못해서 냉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식물의 몸체를 몸에 두르고 있어야 하며, 반대로 물에 기체로 변하는 온도 보다도 훨씬 더 낮은 온도에서도 버티기 어려워 한다. 몸에 1센티미터 지름 정도의 작은 구멍만 생겨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어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그 구멍을 통해 몸 속의 붉은 액체가 흘러 나오다가 몸이 망가지게 된다. 심지어 사람이라는 생물은 외부에서 특별한 충격을 가하지 않아도 발생 후 30년 정도가 지나면 이유 없이 신체 기능이 점차 약해져서 채 100년을 채우지 못하고 생명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핏 보기에 이런 생명체의 생활 양태는 매우 역겹고 추잡해 보인다. 여기에 일종의 불쾌한 골짜기 이론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즉, 사람이라는 생명체를 그저 편안하고 평화로운 자연 풍경의 일부라고 생각하기에는 사람은 지성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지성과 기술이 정말로 경이로움을 불러 일으키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수준이다. 그 엉성한 가운데 상태 때문에 사람의 모습이 역한 불쾌함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이 생명체는 지능적 행동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모습을 가끔 보여 줄 때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사람은 간단한 전파 통신 기술을 흉내 내는 버릇이 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직접 전파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전파 통신을 하기 위해 자주 만들어 활용하는 장치는 약 15센티미터 정도의 크기로 된 사각형 모양으로 되어 있다. (그 크기는 최근 자꾸 커지고 있다. 이 또한 사람이 가진 기술의 역겨운 측면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사람은 그 장치를 직접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치를 향해 소리를 내뿜는다. 사람은 이때 동식물을 흡수하는데 사용할 때 사용하는 신체의 구멍을 이용해서 소리를 내뿜는다. 그러면 그렇게 내뿜은 소리를 기계가 적절한 전파로 변환하여 또 다른 사람의 다른 기계에 전달한다. 그러면 전파를 전달 받은 그 기계는 다시 전파를 소리로 변환한 뒤 소리를 내뿜는다. 그러면 그 다른 기계를 들고 있는 다른 사람은 동식물을 흡수할 때 사용하는 구멍 옆에 있는 작은 두 개의 구멍으로 그 소리가 들어가도록 한다. 그리고 그 소리를 판단하여 다른 사람이 전달한 정보를 해석한다.

이런 복잡한 방식을 사용하여 간접적으로 전파 통신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람이 전파 통신을 할 때에는 그 작은 기계 장치에다 대고 쉴 새 없이 동식물 흡수 구멍으로 소리를 내뿜어야 한다. 그 모습은 정말로 기괴하며 흉칙하다. 그러나 이 행성의 사람들 중에는 그런 행위를 몇 분, 몇 십분 동안 끊임 없이 계속하는 것들이 대단히 많다. 심지어 요즘에는 얼굴에 있는 소리를 듣기 위한 작은 두 개의 구멍에 작은 기계 장치를 하나 더 끼운 상태로 사용하면서, 그 장치에 소리를 전달하고 그 장치가 그 소리를 전파로 바꾸어 사각형 전달 장치에 전달한 뒤에 그 사각형 전달 장치가 다시 다른 전파로 바꾸어 전달하는 이중간접전달 방식을 이용하는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해괴한 수법이 사람들 사이에 빠른 속도로 번져 나가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심지어 자신들의 흉칙함을 스스로 견디지 못하여 서로가 서로를 파괴하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기 행성 주위의 행성을 여행하기 위해 산소 원자를 이용하는 간단한 화학 반응 기계를 가끔 사용할 때가 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생물은 그 화학 반응의 원리를 다른 사람의 신체를 대량으로 분해하는데 사용하기도 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사람들 중에는 그렇게 서로를 파괴하는 행위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심지어 그런 사람들조차도 당장 사용하지 않을 뿐, 다른 사람을 분해하기 위한 장치를 대량으로 만들어 두고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을 열심히 익히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미래를 위한 대비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금속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하는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몸에 구멍을 뚫는 기구를 다양하게 개발해 두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기구가 사용되면 그 구멍을 통해 붉은 액체가 흘러 나오다가 사람의 기능은 정지된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파괴하기 위한 무기를 갖추는데 소모하는 비용은 대단히 막대하다. 이 행성에 사는 사람들은 그 어떤 다른 종류의 생명체를 파괴하거나 분해하기 위한 장비 보다도, 같은 사람들을 파괴하고 분해하기 위한 장비를 갖추는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이것은 사람이라는 생물이 외로움을 많이 타고, 무척 연약한 생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더 기괴한 습성이다. 사람의 생명을 보존하는 것을 대단히 가치 있는 일로 여기는 사람이라는 이 생물이 갖고 있는 기본 본능과도 이런 풍습은 상반된다.

사람이 이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유로는 자외선이 특별히 강한 이 행성에 내려 쪼이는 방사선이 이 생물의 지능을 담당하는 장기인 대뇌를 계속해서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가 하는 가설이 유력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아직 우리의 현대 과학 기술이 밝혀내지 못한 우주의 신비로 남아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람의 성장과 번식은 혐오감을 주는 원시 기생 미생물의 전형적인 양태를 보여 줄 뿐이다.

그런데 얼마 전 근접 탐사선이 사람의 습성 중에 재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과거 처음 태양 제3행성이 발견되었을 때, 사람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동식물을 흡수할 때 동식물을 “접시”라고 부르는  것에 올려 둔다는 정보가 수집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정보를 잘못 해석하여, 탐사단은 지구라는 행성에 이 “접시”라는 것도 굉장히 흔할 것이라고 보고 우리의 탐사선을 접시 모양으로 꾸미면 눈에 잘 뜨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우리는 과거에 이 행성의 하늘을 비행하는 접시 모양의 탐사선을 여러 차례 보냈다.

지구의 모습에 대해 보다 많을 것을 파악한 지금은 결코 그런 모습으 탐사선을 보내지 않는다. 하지만, 초창기 탐사단은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데 그 실수 많던 탐사선들이 수집한 정보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자기 몸 속에 있는 붉은 액체를 일부러 빼내는 습성을 갖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 행위 역시 원시 기생 미생물의 다양한 자기 파괴적 행동, 또는 사람들 사이에 대단히 흔한 동족 살상 행동의 일종이라고 보고 학계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한 소장파 학자의 노력으로 사람이 붉은 액체를 빼낼 때, 그 몸에 해롭지 않을 정도로만 빼낸다는 점을 파악해 내면서 관찰의 초점이 점차 바뀌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몸 속의 붉은 액체를 조심스럽게 조금만 빼낸 뒤에 자신들이 가진 여러 기술을 최대한 이용하여 그 빼낸 붉은 액체를 최대한 잘 저장하여 보관해 둔다.

이런 행위를 사람들은 “헌혈”이라고 부른다.

사람이 자발적으로 붉은 액체를 빼내는 행위가 살상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추적, 연구해 보자는 움직임이 생겼다. 그리고 그 결과, 사람들은 그렇게 저장해 놓은 붉은 액체를 사고나 질병 때문에 생명을 잃을 위기에 놓인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활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붉은 액체를 주는 사람은 붉은 액체를 빼내는 시점에서는 어떤 사람에게 자신의 붉은 액체를 주게 될 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라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사람은 기꺼이 그 붉은 액체를 준다. 이런 행동은 지능이 거의 없으며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잔인한 기생 생물이라는 사람의 생태학적 특징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여러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조금씩 빼 준 그 붉은 액체는 모여서 저장되어 있다가, 전혀 다른 곳에서 어떤 한 사람이 생명을 잃을 위기가 발생하면 그곳으로 전달 되어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구출하는데 사용된다고 한다.

요즘은 탐사 장치의 추적 모듈을 이용하여 태양 제3행성에서 이렇게 여러 사람이 제공한 붉은 액체가 어디로 어떻게 전해져서 어떻게 모여서는 언제 누구를 살리게 되는지 하는 것을 지도 위에 표시해서 동영상으로 표현되는 것을 지켜 보는 것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 인기가 높다. 최근 많이 생겨나고 있는 “태양 제3행성 미생물 헌혈 관찰 동호회”에 올라오는 후기들을 보면 그 과정을 지켜 보는 것에는 대단히 짜릿한 즐거움이 있다고 한다.

동호회 회원들은 사람이 그 흉한 겉모습과는 대비되는 이런 행동을 하기 때문에 더 재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체로 사람이라는 생물은 작은 이익을 두고 서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다투는가 하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좋은 일이 생기면 그것을 시기하고 질투하여 이제 그 사람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품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자기에게 기분 나쁜 일이 생겼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기분도 나빠져야만 한다고 원하는 사람도 아주 많으면, 그저 자기 마음에 짜증스럽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다른 사람을 괴롭혀 망하게 하면서 그런 일을 옳은 일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온갖 억지 논리를 끌어다 붙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와 에너지를 담고 있는 자기 몸 속의 붉은 액체를 가끔 그저 별 이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줄 때도 있다. 신비하지 않은가? 단지 이렇게 하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면 생명을 잃을 위기에 몰려 두려워하고 괴로워 하는 다른 사람을 구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 그냥 나누어 준다.

아마도 이것은 먼 과거로부터 “좋은 일을 하면 기분도 좋고 세상에도 좋다”는 문화를 꾸준히 가꾸어 온 사람들이 그 종족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심어 둔 것이 그래도 가끔은 피어올라 작동하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동시에 사람들이 그런 선의로 하는 행동이 실제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해 줄 수 있을 만큼, 그 붉은 액체를 분류하고 보존하고 전달하고 활용하는 과학 기술을 같이 발전시켜 두었기 때문이다.

언뜻 겉보기에는 그저 추잡해 보이기만 하는 사람의 통신 기술도, 붉은 액체가 급히 필요한 사람을 찾아 연락하고 그 연락을 받아 여러 다른 선한 사람들이 모아 두었던 붉은 액체를 전해 주는데에는 놀랍게도 매끄럽게 잘 활용되고 있다. 즉 도덕 문화와 과학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같이 발전한 종족만이 헌혈이라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과학자들은 사람의 이 독특한 습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계 미생물학의 대가로 손꼽히는 한 교수는 “분명히 사람이 ‘헌혈’이라는 행동을 하면 그 보답으로 그에 상응하는 무기나 장비를 얻을 수 있는 제도가 있을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이유 없이 헌혈을 할 수는 없다. 그런 보상이 있기 때문에 그런 대가를 받고 헌혈을 해 준다고 보는 시각이다. 예를 들어, 헌혈을 하면 그 대가로 쉽게 구할 수 없는 미사일이나 원자력 무기를 지급해 주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꺼이 헌혈을 하고 있다고 교수는 주장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헌혈을 두 번 정도 해 주면 간단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로켓 또는 그에 상응하는 다른 전략 무기를 “헌혈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받을 수 있는 것이 틀림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사람 관찰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과 여러 학자들의 의견은 그와는 다르다. 이들의 관찰에 따르면 사람이 헌혈을 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대가는 거의 없어 보인다고 한다. 간단한 소비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제한된 권리 증서나 작은 과자 같은 것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한다. 일부 학자들은 사람에게는 자신이 착한 일을 했고, 나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매우 중요한 일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뿌듯하고도 상쾌한 기분이야말로 굉장히 중요한 대가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고를 당한 사람이 생명이 다해 사라져 가는 공포를 느끼며, 흐릿해져 가는 정신의 끝에서 삶의 소멸을 두려워 하고 있었는데, 긴 수술이 끝나고 깨어났을 때 다시 살아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얻었으며 삶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게 되어 깊이 감사하게 되었다고 해 보자. 그때 그 사람은, 자신을 살려 주기 위해 한번도 본 적 없는 전국 각지의 여러 사람들이 혹시 위험하게 되면 내 도움을 받으라고 미리미리 헌혈해 준 것들이 모여서 이 삶의 시간이 다시 주어졌음을 알게 된다. 그런 기쁨을 사람이라는 생물은 무척 즐겁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미미한 수준이다.

때문에 최근 급격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주장은 몇몇 장소에서 헌혈을 하면 나눠 주는 빵 속에 무엇인가 비밀이 있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이다.

현재까지 이 빵은 밀이라는 식물의 씨앗을 가루로 만든 후 가공한 것 속에 팥이라고 하는 식물의 씨앗을 압력과 열로 가공한 것을 집어 넣은 구조로 되어 있다고 확인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람이라는 생물이 에너지 확보를 위해 말을 하는 구멍으로 집어 넣는 다른 동식물 가공품과 헌혈 후 주는 빵 사이에 별 큰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좀 더 세심히 연구해 보면 이 빵 속에 사람이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성질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학계의 최신 이론이다.

예를 들어 어떤 교수는 사람들이 보통 그 빵을 가공해서 핵무기를 만들기 때문에 사람에게 헌혈을 하는 습성이 있다고 추측하기도 하며, 어떤 교수는 다른 사람이 탄도 미사일을 이용해서 자신을 공격하려 할 때 그 빵을 던지면 날아 오는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방어 기능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 빵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다음 탐사단에서는 이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태양 제3행성에 우주선을 보내어 사람들이 헌혈하고 나서 받는 빵 몇 개를 몰래 채집하여 우리 행성의 실험실에 가져 와 정밀 분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탐사단장은 탐사단의 조사 활동이 성공할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도록, 태양 제3행성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헌혈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 2019년, 코엑스 헌혈의집에서

댓글 3
  • No Profile
    윤새턴 20.01.21 16:56 댓글

    빵을 주는 곳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초코파이 말씀하시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저도 조사 활동 성공에 기여토록 코엑스에 가봐야겠습니다. 참, 올해부터 미영과 영식을 따로 올리시는 곳이 생길 수 있다고 하셨는데, 혹 시작하셨는지요?

  • 윤새턴님께
    No Profile
    글쓴이 곽재식 20.01.22 12:34 댓글

    시작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고교 독서평설 1월호와 2월호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12월까지 매달 한 편씩 계속 실릴 예정입니다.

  • No Profile
    작은초 20.02.21 02:37 댓글

    작가님 이야기는 믿고 읽게 됩니다! 외계인이나 인간이나 자기가 보는 만큼 아는 만큼만 판단하는 거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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