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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달 기사의 사랑

2012.11.30 23:4211.30

 기사의 사랑



 기사가 있었다. 늠름하고 잘생긴 기사는 그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공주에게 반지를 바쳤다. 공주는 반지를 끼는 대신 기사에게 물었다.

 “날 사랑하나요?”
 “그 반지에 맹세코 당신을 위해서라면 해라도 따다 바치겠습니다.”

 기사의 망설임 없는 대답에 공주는 손가락으로 반지를 굴리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말했다.

 “그렇다면 가서 아바마마에게 절 달라고 하세요.”

 기사는 임금에게 가서 공주를 달라고 청했다. 이미 사윗감으로 이웃나라 왕자를 점찍어놓고 있었던 임금은 기사의 청을 거절했다.


 이웃나라 왕자와 공주의 결혼이 결정되었다. 결혼식날이 다가오자 기사는 마지막으로 공주를 보러갔다. 그녀는 가봉된 웨딩드레스를 걸친 채 아직도 반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날 사랑하나요?”

 기사는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반지에 맹세코 당신을 위해서라면 달이라도 따다 바치겠습니다.”

 공주는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나를 데리고 도망쳐주세요.”

 기사는 그 자리에서 공주를 데리고 도망쳤다.


 둘은 많은 위험을 피해 왕국 밖의 산골로 향했다. 그들은 마침내 버려진 오두막을 발견하고 거기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반지는 공주의 손에 꼭 쥐어져 있었다.k 보석으로 치장된 드레스 대신 허름한 옷을 입은 공주가, 역시 갑옷을 벗어 보통의 남자로 보이는 기사를 보고 물었다.

 “날 사랑하나요?”
 “그 반지에 맹세코 당신을 위해서라면 별이라도 따다 바치겠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남편이여. 가서 내 대신 저녁 설거지를 해주세요.”

 기사가 대답했다.

 “차라리 별을 따오라고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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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No Profile
    pena 12.12.01 01:38 댓글 수정 삭제
    설거지를 해달란 말이오, 설거지를... -_ㅠ
  • No Profile
    앤윈 12.12.03 22:14 댓글 수정 삭제
    어어어어 ㅠ_ㅠ 이게 뭐어어어 ㅠ_ㅠ 안돼 ㅠ_ㅠ .....
  • No Profile
    12.12.05 10:06 댓글 수정 삭제
    때려주고 싶은 귀여움입니다;;;
    저 기사님은 서양사람이면서도 알맹이는 조선스타일이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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