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이정명, 밀리언하우스 설마 이걸 보고 정말 신윤복이 여자라고 믿는 사람은 없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검색해보니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에 그런 일이 꽤 있었나보다. 소설은 소설,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주면 좋으련만. 어쨌든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있는 글. (갈원경) | 원더보이 김연수, 문학동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보낸 80년대를 아련하게 추억하게 한다. 절대 미화될 수 없는, 불합리한 권력의 시대였는지도. 배경이 다르고 겪은 사람들이 다르지만 두 명의 대통령을 지나면서 겪었던 경험들은 공통적이다. 이 소설은 감성을 두드리는 문장으로 냉정하게 80년대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 아프다. (갈원경) | 위풍당당 성석제, 문학동네 시골마을과 폭력배의 시원한 한판승부.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지고 시골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우연한 기회에 폭력단과 대적해서 자신의 공간을 지키는 것이 통쾌하다. 끝까지 단숨에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왜 이사람을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했는지 알 것 같다. (갈원경) |
퀴즈쇼 김영하, 문학동네 인터넷의 동호회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현실을 등지기도 하고, 믿고 있던 할머니의 죽음 이후로 갑자기 아무 것도 손에 남지 않기도 하고, 이 세상에 있을 법한 초라한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꽤 두꺼운 책인데 단숨에 읽어버렸다. 구전설화를 떠올리는 구성이지만 속도감도 있고 인물들도 생생하다. 찌질한 주인공도 짜증나는 여자애도, 신비로운 여자도 등장인물들이 하나하나 다 생생해서 놀랍다. (갈원경) |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전민식, 은행나무 2012년 세계문학상 수상작.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 컨설턴트의 경험을 살려 새 직업에서도 기회를 잡아 가지만 번번이 자신의 실수로 쌓은 것을 잃어버린다. 끝없이 희망을 찾는다는 점에서는 놀랍고, 끝없이 실수한다는 점에서는 한심하기도 한 주인공. 그래도 미워할 수가 없다. (갈원경) | 원더풀 라디오 이재익, 네오픽션 영화화에 어울리는 소설이라고 거듭 느낀다. 싸도남 PD는 작가의 반영같기도 하고, 전직 아이돌인 주인공은 모델이 누굴까 상상하게 만든다.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관계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오해 때문에 한순간에 몰락하는 인물들은 현실을 비춰보게 한다. (갈원경) |
사랑의 기초 정이현, 톨 이별을 향해 나아가는 서른살 연인들의 이야기.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는 결혼의 이야기를 하지만 정이현의 글은 결혼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연애의 이야기를 한다. 사랑의 기초가 무엇인가는 독자에게 맡겨둔다. (갈원경) |
해변에서 네빌 슈트, 황금가지 혼란과 약탈이 아닌 잔잔하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며 종말을 맞이하는 이야기의 거의 원조격. 레이 브래드버리의 단편 〈세상의 마지막 밤〉을 장편으로 번안하면 이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다. (pilza2) | 불타는 피라미드 아서 매켄, 바다출판사 고대 드루이드의 정신적 후계자이며 현대 호러 장르의 선구자인 매켄은 유럽의 요정 전설을 ‘리얼한’ 악몽으로 탈바꿈시켰다. 20세기 초 영국인이라면 읽고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pilza2) | 평면견 오츠 이치, 황매 오츠이치의 ‘감동계’ 소설은 기교적, 계산적으로 쓰여졌다는 의심이 든다. 이른바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쓴 듯한 느낌? 그러나 어쨌든 재미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전매특허인 촘촘한 복선과 반전도 여전하고. (pilza2) |
악의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가가탐정 시리즈 중 하나. 정말 술술 읽힌다. 작가들의 이야기이면서 학교폭력의 이야기. 범인을 먼저 알리고 동기를 추적해가는 특유의 방식은 여전하다. 일본에서는 꽤 예전에 나왔던 책이지만 반전의 재미는 지금도 짜릿하다. 일본 소설에서는 이지메를 다루는 것이 참 많지만, 이 글에서 등장하는 이지메는 그 실체의 이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가해자인 학생도 피해자인 학생도 모호해지는 과거의 기억들.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정작 피해자인 이가 가해자로 뒤바뀌는 상황이 놀라울 정도다. (갈원경) | 사랑의 기초 알랭 드 보통, 톨 한 남자가 바라보는 결혼생활. 너무나 솔직해서 조금 웃으면서 읽었다. 국적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나라의 남자도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소설도 흥미롭지만 책 후미에 정이현과의 대화도 재미있다. (갈원경) |
북항 안도현, 문학동네 해설의 마지막 구절을 옮긴다. "시인이여, 늘 잘 쓰지 말라. 저 빛의 손상을 두려워하지 말라." (미로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