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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엉이 소녀 욜란드

2013.02.28 23:2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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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소녀 욜란드

박애진, 폴라북스, 2013년 1월


날개 (revinchu@empal.com http://twinpix.egloos.com)



  폴라북스에서 나온 박애진 작가의 [부엉이 소녀 욜란드]는 독특한 환상 소설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엉이 소녀’라는 특이한 설정을 가지고 쓴 장편 환상소설이다. 실제로 부엉이가 소녀로 변신한 것이 아니라, 부엉이에게 자란 한 소녀가 자신의 비틀어진 운명을 찾아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자아 찾기’의 일종으로 동화풍의 소설이지만, 일반적인 동화로 볼 수는 없으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가까운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어떻게 보면 청소년소설을 연상케 하는 구석도 있다.) 이런 종류의 환상소설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일단 그 희귀성이 갖고 있는 매력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띄게 했다. 국내 환상소설의 다수가 검과 마법을 바탕으로 한 모험물임을 감안할 때, [부엉이 소녀 욜란드]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성장소설에 가깝다.(욜란드가 두 세계에 대한 인식과 동시에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는 점에서, 여로형플롯으로 된 각성형 성장소설(Initation story)로 볼 수 있다.) 원래 환상소설과 성장소설은 겹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작가에 의해서 집필되는 사례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다. 따라서 [부엉이 소녀 욜란드]처럼 매력적인 문장과 세계관, 구성, 인물이 잘 조합된 소설을 만난 것은 좋은 일이었다.

  마녀는 흠이라도 있는지 꽃잎을 구석구석 살피며 솥 안에 넣었다.
  “가장 고운 꽃잎만을 모아왔습니다요.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모두 오늘 피운 꽃으로…….”
  “소녀의 머리카락은?”
  까마귀는 날갯죽지에서 소녀가 태어나 처음으로 자른 머리카락을 꺼내 내밀었다. 마녀는 머리카락을 곱게 쓸더니 솥 안에 넣었다.
  “벚꽃가루.”(10쪽)


  프롤로그는 마녀의 마법으로 시작한다. 이 프롤로그만 가지고는 어떤 작품인지 전체 모습을 그려볼 수 없으나, 동화풍의 세계라는 느낌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마녀가 나오고 고양이와 까마귀, 그리고 솥에다가 온갖 재료를 붓고 마법을 거는 장면은 여러 동화 속에서 본 마녀의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익숙한 장면조차 대충 처리하는 게 아니라 안정된 문장력으로 세세히 묘사하면서 독자에게 사실적인 장면으로 전달한다. 여기서 장면이 눈에 보일 듯하면서 소설의 개성적인 매력이 살아난다.


  그 다음 장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움트다’라는 장에서는 훨씬 매력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환상소설은 현실이 아닌 다른 2차 세계를 그리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세계관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독자 역시 최대한 이 세계를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텍스트가 놓여 있다. 작가는 고운 문장으로 세계를 채색한다.

  너른 들판 한켠에 자리한 절벽이 노을에 물들어 주홍색으로 빛났다. 욜란드는 절벽에 자리한 둥지에서 상체를 빼고 저물녘 하늘을 즐겼다. 황금빛 머리가 붉게 물들고 등 뒤로 긴 그림자가 졌다. 물에 비친 달처럼 일그러진 태양과, 욜란드의 머리와 같은 색으로 빛나는 하늘을 배경으로 까만 그림자가 춤추듯이 움직였다. 그림자는 습지를 지나는 거대한 구렁이러첢 꿈틀대다가 목을 늘인 자라가 되었다가 둥글게 뭉치는가 싶더니 흩어졌다 다시 모였다. 검은부리오리 떼가 추는 군무였다.
  욜란드는 습지에 가본 적이 없었다. 가는 길에 표범의 영역이 있기 때문이었다. 표범과 마주한 건 한번뿐이지만 그날을 잊을 수 없었다.(15쪽)

  독자는 이미 프롤로그에서 호숫가에 마녀가 솥에 기이한 재료들을 넣고 마법을 부리는 것을 보았다. 이 동화풍의 세계는 욜란드의 등장으로 더욱 확장된다. 그리마와 셰퍼드라는 부엉이에 의해 자라는 욜란드.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부엉이 소녀의 등장. 이 소설의 특이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그렇다고 부엉이처럼 날개가 돋은 것도 아니고, 날아다닐 수도 없다. 욜란드는 야생에서 자란 발가벗은 소녀에 불과하다. 연약한 살은 언제든 쉽게 찢길 수 있고, 인간의 규칙은 알지 못하는 순진한 존재다. 독자는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이 아이는 왜 부엉이에게 길러지는 걸까. 이 아이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흐를까. 그리고 그 전에 독자는 그리마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된다. 날개 길이만 욜란드의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산솔부엉이, 그리마. 온 부엉이의 어머니라는 신비한 생물. ‘그리마’라는 이 신비한 부엉이나, ‘약속 나무’, 태어나 자란 곳이 축복해 주는 날, 온 부엉이의 어머니만 갖는다는 시간의 그림자를 나는 날개는 이 소설의 신비함과 매력을 더한다. 동화적인 상상력, 환상성이면서 앞의 마녀처럼 도식화된 모습이 아니라 개성을 갖고 독자를 사로잡는 마력을 발휘한다. 독자는 이 세계에 흥미를 느끼고, 이 지점부터 이 소설의 세계를 더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독자를 2차적 시공간으로 편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부엉이 소녀 욜란드]만의 세계관이 성립되고, ‘욜란드’라는 캐릭터가 제시되는 장이기도 한다. ‘욜란드’라는 캐릭터는 단지 부엉이에게 자란 소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는 이 시점에서 욜란드와 마찬가지로 출생에 대한 비밀을 모르고 있다. 출생은 욜란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근원이다. 또한, 욜란드를 그리마가 거둬들임으로써 욜란드는 인간이면서, 실제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시공간을 나는 ‘그림자를 나는 날개’를 가지고 있다. 이 설정은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데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간 시간을 보고, 다가올 시간을 볼 수 있는 그림자를 난다는 설정은 환상적이고 경이롭다. 환상소설의 매력을 충분히 함축하고 있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날개가 욜란드에게 주어짐으로써 ‘부엉이 소녀’라는 정체성이 확립된다.

   욜란드는 그녀의 말에 따랐다. 벌판에 거대한 불이 일었다. 멧토끼, 들쥐, 노루가 불을 피해 달아났지만 역부족이었다. 약속 나무와 떡갈나무만이 아니라 몇백 년을 살아온 나무가 까맣게 타오르고, 나무에 살던 투구벌레, 매미, 자벌레가 삽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개미들은 이 와중에도 알을 꺼내 달아나려 했지만 불길이 한 번 지나고 나자 모두 녹아 없어졌다. 날아서 피하던 꿩과 까치, 제비가 독한 연기를 들이마시고 화염 속으로 추락하고, 한 손에는 새끼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나무를 타던 굵은꼬리원숭이가 새끼를 놓치고, 뒤이어 자기도 떨어졌다. 큰 소쩍새 수컷이 암컷이 알을 낳는 둥지를 지키다 불이 나무를 덮치는 순간, 날개를 펼쳐 입구를 막았다. 나무가 통째로 불탔다. 시커먼 연기가 그녀가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 욜란드는 숨을 쉴 수 없었다.(52쪽)


  그런데 욜란드가 그림자를 날아서 본 광경은 벌판에 불이 나는 파국이다. 아직 다가오지 않을 시간대이며, 욜란드와 그리마가 없는 미지의 시간대. 불안한 징조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리마 역시 욜란드에게 의미심장한 부탁을 한다.


  “인간 세상으로 간 뒤에도 우리를, 부엉이를, 벌판을 기억해주겠니? 널 거둔 건 나 혼자가 아니란다. 벌판이 널 받아준 거야. 네 아이한테도 알려주겠니? 네 생명이 우리에게 왔음을, 고로 네 아이의 생명도, 그 아이가 낳을 아이도 우리한테 왔음을 잊지 않고 이야기해주겠니?”(54쪽)


  이렇게 ‘그림자를 나는 날개’와 그 능력, 그리고 다가올 파국이 강조되면서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의 후반부가 굉장히 무겁고 자연과 인간의 대립으로 갈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의 세계처럼 이 소설 속의 세계 역시, 인간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무참히 자연을 부술 것이고 참사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감이 든 것이다. 이 사이에 부엉이에게 자라난 인간 소녀 욜란드가 어떤 임무를 맡을 것인가, 기대가 되었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서술 역시 그런 미래를 암시하는 듯했다.


  욜란드가 본 일이 실제로 일어나 부엉이가 생존을 두고 인간과 싸워야 할 때가 온다면, 그녀가 인간 아이와 함께했던 시간이 그들과 맞서는데, 혹은 공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56쪽)


  초반에 욜란드의 캐릭터성을 그리면서 그리마라는 온 부엉이의 어머니를 보여주며 독특한 세계관 전달에 성공한 소설은 이후 갑작스런 이야기의 전환을 꾀한다. 사실 독자는 이미 예측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게 급작스럽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언제까지 욜란드가 부엉이에게 길러지리라 보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는 당연히 욜란드가 인간 세계로 갈 것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이야기 전환은 지루함을 느끼기 전에 적당한 때에 일어난다. 여기서 반전은 과정에 있다. ‘그리마’라는 매력적이고 신비한 존재가 인간의 화살에 죽으면서 욜란드는 에드워드에 의해 인간의 길에 들어선다. 욜란드가 느꼈을 충격은 고스란히 독자에게도 전달되며 이야기의 긴장감은 이어진다. 이제 앞으로 혼자가 되어 인간 세계에 던져진 욜란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욜란드는 생각보다 현명하고 빠르게 인간 세계에 적응해 나간다. 호감을 가진 에드워드가 적극적으로 도운 탓이겠지만, 욜란드의 적응력은 놀라울 정도라서 약간은 의아함마저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너무 느릿느릿 어수룩하게 인간 세계 적응 과정을 그렸다면 소설이 늘어졌을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프롤로그의 마녀도 나오면서 이야기는 계속 의문점을 제시한다. 마녀의 존재, 욜란드의 근원,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소설의 제목대로 주인공은 욜란드이고, 욜란드의 운명이 바로 곧 소설의 흐름을 좌우했다.


  ‘만나다’ 장에서는 욜란드가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 이건 욜란드가 스스로의 힘으로 그림자를 날아서 자신의 운명을 보았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림자를 나는 날개가 플롯을 이끌어간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시 반전이 일어나면서 소설은 독자를 다시 알 수 없는 운명의 흐름으로 이끈다. 이야기는 단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운명대로 흐른다면 소설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욜란드가 본 운명이 어긋나기 때문에 소설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자, 이제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느냐고. 이미 이 세계에 몰입해서 욜란드와 감정 이입을 한 독자라면 여기서 중단할 수 없다. 욜란드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결말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에드워드와 함께 수도로 가서 욜란드는 사람들과 더욱 섞인다. 그 속에서 욜란드는 홀연히 길을 떠나기로 한다. 자신의 부모를 찾으러 나서는 것이다. 왜 마녀가 자신을 벌판에 나둬 죽이려 했는지, 자신의 부모는 누구인지. 그것은 곧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알려는 노력이다. 욜란드는 부엉이가 길러 인간 세상에 섞이고 나서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였고, 운명이 어긋나면서 그림자를 나는 날개가 욜란드를 이끌 수도 없었다. 이제 욜란드는 온 부엉이의 어머니의 날개가 아니라, 인간의 다리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자신을 낳은 부모를 찾으러 간다. 과거와 마주해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인 것이다. 날개가 없는 인간은 언제나 다리로 땅을 걸어서 어디로든 갔다. 그것 역시 과거이자 현재와 미래를 밟아나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과거가 아름다우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지만 보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미련은 분명 발목을 잡고 뒤를 돌아보게 만들 것이기에.


  간결한 문장과 빠른 전개로 독자가 지루함을 느낄 구석이 없다. 욜란드가 과거를 찾아 떠나는 부분은 자칫하면 늘어지는 서사가 될뻔 했지만, 기괴한 묘사와 놀라우리만치 현실적인 인간의 심리를 그려내면서 독자를 매번 긴장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읽어나가게 만든다.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씁쓸한 장면을 그리기도 하고, 현실적인 인간상을 제시하면서 소설이 인간을 보여주는 것임을 여실히 느끼게 만든다. 그 여정을 통해 욜란드가 성장함은 당연할 것이다.


  이 흥미로운 서사 전개와 성장 과정 마침내 욜란드가 도착한 지점까지, 매력적인 여정이었고, 아직 이 순진하면서도 당차고 용기 있는 부엉이 소녀를 만나지 못한 독자라면 얼른 접해보길 추천한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온 부엉이의 어머니와, 부엉이 소녀 욜란드가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것이다. 그 안에서 자신을 찾아 나가는 한 소녀를 보며 공감하고 사랑스럽게 여기기도 할 것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상당히 안타까울 정도로 잘 쓰인 환상소설이었다. 동화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세계관과 매력적인 인물들, 환상과 로맨스를 잘 배합한 구성과 안정적이면서 잘 그려진 인물들. 욜란드를 따라서 하나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초반에 언급한 대로 욜란드의 자아 찾기가 중심이 된 소설이 아니라, 욜란드의 성장 이후에 인간과 자연의 대립 가운데 거대한 서사가 펼쳐지고 거기에 욜란드가 중요한 임무를 맡을 줄 알았기에, 욜란드의 성장에서 결말을 맺은 이야기는 갑작스런 끝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마가 받아들인, 기대한 욜란드의 의미는 이후에 벌어지는 다른 사건들 속에서 후세의 이야기 속에서 독자가 상상으로 보완하며, 또다른 그림자를 나는 날개로 그려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럴 계기를 준, 아름답고 정갈한 환상을 보여준, [부엉이 소녀 욜란드]의 여정을 엿볼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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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애진 13.03.04 20:22 댓글 수정 삭제

    멋진 평 감사드립니다. >_<

    날개 님이 생각하시는 것과는 많이 다르겠습니다만, 2010년 전에 이미 340매 정도로 얼개를 짜두었고, 가끔 덧붙여 430매 정도 된 2편이 있습니다.

    마무리 지을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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