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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명예의 전당 2 화성의 오디세이
스탠리 와인봄 외,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 최세진 외 옮김, 오멜라스, 2010년 9월


pilza2 (pilza2@gmail.com http://www.pilza2.com)



 시리즈 전체의 의미나 역할은 1권 리뷰에서 다뤘으니 생략한다.
 다만 2015년 2월에 전자책으로 출시가 되어 언제든 구매가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식을 밝혀둔다. 크고 두꺼운 책이므로 전자책의 강점이 부각되지 않을까 싶다. 오멜라스가 사실상 사라졌기에 절판되지 않을까 우려를 했는데 모기업에 해당하는 웅진씽크빅에서 저작권 계약을 연장하면서 전자책 출간이 가능해진 거라고 추측한다.

화성의 오디세이 / 스탠리 와인봄
 지금 읽어도 비교적 덜 촌스럽게 느껴지는 외계인과의 조우 장르의 대표 걸작. 고풍스러우면서 위트가 있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시종 따뜻하고 로망에 가득 찬 분위기가 일품이다.

헬렌 올로이 / 레스터 델 레이
 이제는 SF를 대표하는 출판사 이름으로 더 알려진 델 레이의 단편. 전형적이고 낡기는 하지만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삼각관계로 만들어 최대한 긴장과 흥미를 이끌어낸 부분이나 후반에서 자아내는 회환과 애수에서 거장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길은 움직여야 한다 / 로버트 하인라인
 하인라인의 단편집 [달을 판 사나이]에도 실려 있는데 번역은 이쪽이 더 나은 것 같다. 두 권 다 갖고 있다면 이쪽을 읽을 것을 권한다.

소우주의 신 / 테오도어 스터전
 인간이 더 하등한 지성체를 창조한다든가 진화에 개입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왔지만 그만큼 지금도 충분히 ‘먹히는’ 흥미로운 소재라 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작품의 추세는 컴퓨터 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세계로 구현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 생물을 만들어서 기르는 본작과 트렌드가 다르다고나 할까. 비슷한 소재로 [샌드킹]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통해 공포를 그려냈으나 이 단편은 좌절과 도피를 통해 인류에 대한 절망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창조물을 일종의 희망의 상징으로 그려냈다는 점이 대조적이다.

화성은 천국! / 레이 브래드버리
 [화성 연대기]에 실리면서 연작의 일부로 바뀌었는데 독립 단편으로 읽을 때와는 아무래도 느낌이 달랐다. 이왕이면 작가의 의도대로 [화성 연대기] 속에서 읽을 것을 권한다. 단편을 조합해 장편을 만드는 픽스업 기법이 특히 SF에서 발달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친절한 이들의 나라 / 데이먼 나이트
 국가적 규모의 왕따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혹은 조선시대 팽형이 떠오르기도 하는 이야기. 법 없이도 살 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에 선천적인 반항아가 생기자 그를 제거할 순 없으니(다들 착하니까) 내놓은 해결책은 배제와 무시였다. 일단 이야기는 좌절로 끝맺지만 만약 장편으로 픽스업 되었다면 이후 그의 시도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도 모를 일이다(실제 출간 여부는 모르겠다).

앨저넌에게 꽃다발을 / 대니얼 키스
 장편은 수없이 출간되었는데 원작 중편은 이 단편집을 통해 처음으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다만 장편을 먼저 읽은 독자라면 딱히 다른 느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장편을 축약했다는 감상을 받지 않을까(물론 실제로는 반대로 단편을 장편으로 늘린 거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지만 [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동서문화사, 2004)]이라는 제목의 판본에 창작의 계기와 후일담을 술회한 에세이 「앨저넌, 찰리, 그리고 나」가 실려 있으니 꼭 읽어보길 권한다(단 소설 본문의 번역은 다른 판본보다 딱히 좋진 않다). 무슨 생각인지 동서문화사는 이 판본을 절판시키고 [앨저넌에게 꽃을(동서문화사, 2006)]이라는 제목으로 재간하면서 이 에세이를 빼버렸다(저작권 계약 문제일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진상은 알 수 없다).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 로저 젤라즈니
 [코스믹러브(서울창작, 1994)]에 실린 적 있고, 동명의 젤라즈니 개인 단편집도 나온 지 오래이니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젤라즈니를 아직 안 읽어본 사람이라면 좋은 입문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작품을 읽고 자신과 맞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더 찾아 읽을 필요도 없을 것이요, 반대로 마음에 든다면 SF작가 치고는 우리나라에 꽤 많이 출간된 젤라즈니의 다른 작품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으니 좋을 것이다. 그 정도로 저자의 작품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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