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해외소설.jpg




스토너-min.jpg


스토너
존 윌리엄스, 알에이치코리아


인비저블 맨이라는 책이 있다.
전체를 위해 중요하게 일하지만 무명과 과소평가를 감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스토너도 인비저블 맨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리지만 그와 연결시킬 수 없다.
그는 전체가 아닌 자신과 문학을 위해 살았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대접받지 못했지만 자신의 삶을 온전히 자신으로 살았다.
스토너가 문학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그의 스승이 말했다.
사랑에 빠졌다고.
대학에 대한 사유가 재밌다.
세상에 부적응하거나 받아질 수 없는 떨거지들이 모이는 장소라고 했다. 공감한다. 

(유이립)

 

닌자슬레이어-min.jpg


닌자슬레이어1~3
브래들리 본드&필립 N 모제즈, 소미미디어


라이트노블은 새로운 형식을 제시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존 소설과 비교해 볼 때 라이트라는 단어에 맞게 하향된 사유와 정서 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망생들 일부는 상업적으로 표준화되고 경직된 미소녀 캐릭터들을 그림/만화로 그리지 못해 쉬운 글로 표현하기 위해 선택했다.
그들이 묘사하는 전투씬 같은 건 그야말로 뇌내망상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명징한 이미지와 문장이라니!
조선 귀여니체에 대항할만한 왜구 인살어가 난무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시각적 이미지를 생생하게 전해주는 문장과 장면이 있다.
B급 설정과 주인공들이 꽉 차있어도, 가치를 낮출 수 없는 게
생생한 이미지 전달이 너무 명징하다. (유이립)

 

참칭자 드미트리-min.jpg


참칭자 드미트리
알렉산드르 수마로코프, 지식을 만드는 지식


이 희곡이 기대어 있는 그리스 비극은 언제나 흥미롭고 무게가 있다.
그리스 비극은 단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하다.
남들이 하지 말란 것을 굳이 하려다가 자멸한 사람들.
이 이야기 구조는 지금까지도 통용된다. 

(유이립)

 

운명의 날-min.jpg


운명의 날
데니스 루헤인, 황금가지


이 소설의 여러 사회적 갈등은 지금 현재 한국에서 다른 모습으로 재현되고 있다.
명작, 고전이라는 건 이런 식으로 어떤 장소와 시간대에 있어도 같은 느낌과 기시감적 체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유이립)

 

코로나도-min.jpg


코로나도
데니스 루헤인, 황금가지


프로필에 레이먼드 카버를 사숙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다.
이건 정말 끝내주는 문학 단편집이다.
그동안 장편으로 성공하거나 몇몇 단편이 유명해서 찾아본 작가들의 단편집은 어김없이 실망감을 줬는데 이 단편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빽빽하게 차있다.
이걸 보지 않는다면 데니스 루헤인을 절반 밖에 모르는 거다.
(유이립)

 

아머-min.jpg


아머: 개미전쟁
존 스티클리, 구팍


올해 그 어떤 소설을 보더라도 이보다 가슴 벅찬 반전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세밀한 지형 묘사가 상상력을 가로막아 읽기 힘들다.
자유롭지 못하고 문장 한줄 한줄 집중해야 돼서 지친다.
하지만 원초적인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지는 반전은 이 소설의 가치를 막판에 급격히 

상승시킨다. 

(유이립)

 

로봇-min.jpg


로봇
카렐 차페크, 모비딕


단어 로봇은 탄생 때부터 반란이라는 단어와 함께하고 있었다.
세상에 터미네이터가 이미 예전에 예견되어 있었다니.
게다가 마지막 결말 이미지는 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SF소설 등에서도 많이 사용됐다.
좋은 책을 소개받을 수 있는 건 좋은 동료가 있기 때문이다.
세뇰님 감사합니다. 

(유이립)





       비소설.jpg




 

인간이라는 직업-min.jpg


인간이라는 직업: 고통에 대한 숙고
알렉상드르 졸리앵, 문학동네


 ...살아가는 게 고통과 배움의 과정이지.
중간에 멈추지 않고 늘 깨어있기란 힘들다. 그래서 고통이 고마운 것이다.
고통은 언제나 현재를 생생하게 의식하게 만든다. 

(유이립)

 

러브크래프트 공포문학의 매혹-min.jpg


공포문학의 매혹
러브크래프트, 북스피어


대가 이상 거의 반신;(정확히 half one)으로 숭배 받는 위인의 사유.
그가 모든 걸 해냈다고 믿는 지지자의 입장으로써는 매우 당혹스런 비밀공개이다.
물고기 인간과 고대의 존재가 그의 오리지널이 아니었다니...
태초에 새로운 게 없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유이립)

 

댓글 6
  • 정도경 16.06.01 21:59 댓글

    오오 데니스 루헤인 몹시 좋아하는데 코로나도하고 운명의 날 읽어봐야겠군요! (이렇게 읽어야 할 책은 늘어만 가고 ㅠㅠ)


  • 아이 16.06.05 14:39 댓글

    아 드디어 걸려든 느낌입니다. 닌자 슬레이어. 이런 거 찾았는데. 유이립님 감사합니다!!! ^^

  • 아이님께
    No Profile
    유이립 16.06.05 20:26 댓글

    앤솔로지 같이 짤막한 단편 에피소드 형식을 보자니...(시간, 사건 비순차적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흡사 1화 내로 에피소드 시작 종결이 모두 있는 후레쉬맨, 바이오맨 같은 특촬물 시리즈 느낌도 있습니다. 혹은 1화내로 사건이 끝나는 미드.) 

    웹소설의 현재와 미래가 이 책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처음에  트위터로 연재된 나름 매우 진지한 소설이라네요.


  • No Profile
    유이립 16.06.05 20:26 댓글

    호응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제 할 몫 하는 것 같아서 보람됩니다.

  • No Profile
    pena 16.06.07 02:47 댓글

    유이립님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덕분에 많은 책을 선택하고 고민하게 되네요.

  • 아이 16.06.15 23:53 댓글

    와, 닌자 슬레이어. 방금 경비실 가서 찾아 왔기 때문에 아직 읽진 않았는데요, 와, 뭔가 펑키한 느낌도 나고, 서브 컬쳐 느낌 아주 강렬하게 나고... 진짜 이거 제 취향입니다. 취향 5억 퍼센트 저격. 제가 좀 좋아하는 것에는 지나치게 호들갑 스타일이긴 하지만요, 이거 진짜 마음에 듭니다. 다시 한번 유이립님께 감사 인사를... ^^

분류 제목 날짜
이달의 거울 픽 163호 토막 소개1 2017.01.31
이달의 거울 픽 162호 토막 소개1 2017.01.01
이달의 거울 픽 161호 토막 소개 2016.11.30
소설 정신기생체 - 아웃사이더의 자기취향 소설 2016.10.31
이달의 거울 픽 160호 토막 소개 2016.10.31
비소설 크툴루의 부름 수호자 룰북 ~ 별들이 제 자리에 이를 때1 2016.09.30
이달의 거울 픽 159호 토막 소개2 2016.09.30
이달의 거울 픽 158호 토막소개3 2016.08.31
소설 암흑을 저지하라 - 안 낡았음, 재미있음 2016.07.31
이달의 거울 픽 157호 토막소개1 2016.07.31
비소설 슈퍼맨: 시크릿 아이덴티티 ~ ‘내일의 사나이’의 위광 너머2 2016.07.01
이달의 거울 픽 156호 토막소개7 2016.06.30
소설 최후의 인간 - 장르의 역사에 족적을 남긴 거장의 대표작1 2016.05.31
이달의 거울 픽 155호 토막소개6 2016.05.31
비소설 로봇 - 인간의 적(敵)이 아닌, 적자(嫡子)2 2016.04.30
이달의 거울 픽 154호 토막소개1 2016.04.30
이달의 거울 픽 153호 토막소개1 2016.03.31
이달의 거울 픽 152호 토막소개2 2016.03.01
소설 뒤돌아보며 - 절대로 오지 않을 사회주의 낙원1 2016.02.29
소설 덧글토크: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1 2016.02.01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3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