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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블라인드 스팟

2008.01.25 22:2701.25



비독 (phynamis@naver.com)



‘블라인드 스팟’이라 함은 다시 말해서 맹점이라고 하며 자동차의 사이드미러에 보이지 않는 영역을 말한다. 이 책은 자동차의 사각지대처럼 인간 사고방식에서의 맹점을 이야기하는 책이며 소위 이 내용은 ‘심리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책이다.

심리학이라는 것이 곧 인간 본연에 내재되어 있는 것인데다가 이 책은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사례로 들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누구나가 다 공감할 수 있는―――자신이건 타인이건―――실수나 멍청함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꽤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이다. 또한 맹점에 대한 10가지 이야기들을 단락별로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독서방법이 통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세상을 보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문화권이나 국가 등의 큰 분류로 공통적인 방법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는 또 각기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고 그 방법들의 차이로 상대방을 폄하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것이 바로 사고의 맹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맹점은 결국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상대방의 관점을 모른다는 것, 그러므로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멍청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자신의 멍청함을 완화시키려면 내 사고의 허점을 깨닫고, 사고의 과정을 의식하여 패턴 안에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9.11 사태가 일어났을 때, 미국인들은 ‘그들은 왜 우리 미국인들을 미워할까’라면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다른 국가의 사람들은 다른 나라들의 반응에 대해 너무 몰랐던 미국인들의 반응에 놀라워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맹점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왠지 모든 사람들을 선하다고 하는 성선설 같은 주장 같기도 하고, 악의가 있거나 멍청한 것이 아니라 단지 사고의 관점이 다를 뿐 결국은 모두 비슷하게 생각한다는 등으로 인간 사고 구조를 평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텍스트일 것이다.

심리학이라는 것이 인간 본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난해하거나 어려운 말들을 늘어놓지만, 이 책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들에 대한 가벼운 설명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맹점들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사례들의 대부분이 알고는 있지만, 당시에는 깨닫지 못하다가 잠시 시간이 지난 뒤에 깨닫는 일들이라서 사고의 전환을 가져올만한 내용은 아니기도 하다. 그냥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내용일 뿐. 그래서 맹점이라는 제목이 조금 거창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멍청하다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맹점이라거나 많이 배웠다는 것, 학습을 많이 했거나 나이가 많다는 것이 맹점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은 새로운 것을 환기시켜주기도 한다.

깊은 내용까지 들어가지 않으므로 그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도 있겠지만―――게다가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충분조건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도 올라가 있다―――가벼운 기분으로 사람을 보는 관점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심리학 책이라기 보다는 자기개발 서적이라고 분류를 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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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nn 08.01.25 22:57 댓글 수정 삭제
    오... 이 책 궁금했는데 이런 내용이군요. 음. 리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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