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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chizedek@naver.com

1. 서론; 제목? 사실 관용구 한 번 써 보고 싶었을 뿐

어쩌다 보니 거울 중단편선의 리뷰를 계속 쓰게 된 사람으로서 서론이 길어지면 짧은 지식이 탄로날 위험성이 있는 바 짧게짧게(길게 쓰면 안 읽더라고;).


2. 본론; 작가를 위한 책이라 말하는 무심함 속에 독자가 즐길 만한 세련미

리뷰에 이 제목을 붙인 이유는 편집장의 머리말 때문이었다. 그리고 책을 덮은 순간 다시 이 관용어구가 떠올랐다. 출간의의에 대한 미사여구도 감사의 겉치레도 옅어진 머리말처럼 이 안의 글들도 더 이상 ‘읽어봐라’, ‘좋더라’, ‘너무나 재미있다’라는 식의 주례사 비평은 필요없는 자신만의 풍미를 내뿜고 있었다.
이번 단편선이 나의 취향에는 가장 부합했다.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는 글. 가벼워서 즐거웠다(글의 무게감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무엇을 대표작, 추천작으로 뽑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가 좋았다. 읽을 페이지를 찾지 않고 주르륵 읽어나간 단편선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읽었던 글이든 긴 글이든 상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건 작품이 고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각각 작품 앞의 소개 글에 너무 좋은 요약이 있으니 길게 부연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저, 읽어라, 라고 말하고 싶을 뿐.


3. 결론; 본 궤도에 올랐기에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시크한 자부심

이번 단편선은 이제껏 내가 알지 못했던 기존 거울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다. 허례와 허식이 걷히고 이제 진짜 책이 보이는 느낌이다. 이제껏 내가 거울 단편선을 구입한 이유의 절반 이상이 장르독자의 의무감이었다면 이제는 절반 이상이 도락일 듯하다.







4. 사족; 난 시크하지 않은 독자니까 주절주절 몇 마디만

배명훈, 이라는 작가의 합류는 거울에게 행운이다. 그의 합류지점을 거울 역사의 한 획으로 보아야 할 정도로 변화는 화려하다. 그가, 혹은 그의 작품이 거울의 작가들에게 미친 영향은 지대할 것이다. [비몽사몽]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작가의 뮤즈는 같은 소재로도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 줄 안다. 그가 다른 작품을 들고 나올 때마다 독자들은 환호하고 작가들은 자극받는다. 나는 언젠가 이 사람이 자신의 이 색다름조차도 교묘하게 탈출해내리라 생각한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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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nn 07.12.30 11:19 댓글 수정 삭제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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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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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07.12.31 08:24 댓글 수정 삭제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역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마디 적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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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a 07.12.31 16:29 댓글 수정 삭제
    뿌듯 으쓱(왜 내가 으쓱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러합니다.) 꺅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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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선비 08.01.03 13:54 댓글 수정 삭제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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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영 08.01.25 01:50 댓글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지금 읽어보니 마지막 문단의 끝문장은 사족입니다. 삭제하고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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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08.01.25 10:00 댓글 수정 삭제
    네에. 그런 건 알아서 가려 읽을 테니, 제약받지 말고 자유롭게 써 주세요.
    거울에 리뷰를 주시는 모든 분들께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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