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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Title

데스 머신

라이언 노스 외, 문학수첩

간단명료한 설정을 바탕으로 많은 작가들이 참여한 앤솔로지. 그러나 사전에 제약이 있어서 그런지 법칙을 깨거나 뒤집는 작품은 없었다. 즉 다들 예상 가능한 범주 내에서 나왔음. (pilza2)

Title

이중 도시

차이나 미에빌, 아작

도시 판타지의 명수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이제는 그의 단편집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기다릴 뿐. 개인적으로는 바스-라그 시리즈가 더 좋지만 나올 가망이 없는 것 같아서. (pilza2)

Title

「사로잡힌 악령」(『아우와의 만남(1994년)』 수록작)

이문열, 둥지

문단 내 성추행문제로 들끓고 있는 현재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많다. dc도서갤러 중 한 명은 단편 ‘사로잡힌 악령’이 수록된 본 책 중고를 10만원주고 구입했다고 한다(저는 700원주고 샀습니다. -_-/). 한 시인의 엽색 행각을 추적하는 이 책은 현재 구할 수가 없다. 발표 당시 찌질하게 이런 문제로 공격하냐! 와 소설로 유추할 수 있는 특정 당사자에게 항변할 기회를 주지 않는 일방적인 작품이라며 공격받았고 이문열은 본 작품을 필모그래피에서 내려놨다. 그래서 더는 출판되지 않는 이 단편은 전설;적인 작품이 되어 수집가들을 자극했다. 사실 그때 받았던 거센 공격은 이문열이 우파였고 공격받은 당사자가 좌파였기 때문에 좌파 계열에서 있는 힘껏 뚜드려 댔다. 이문열의 항변이 비겁하다는 평이 있는데 단체로 다구리 치는데 버틸 장사가 있을까? 아무래도 당시 항변이 다구리를 예상한 준비 같지만 역시 인민재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시간은 흘러 당사자로 추정되는 시인은 트위터에서 문단 내 성추행 인사로 떠오르며 욕먹고 있고, 후배 소설가들은 깨어 있는 의식으로 유추하기 쉬운 우파 인물을 사정없이 저열하게 공격하며 영웅 대접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단편이 출판됐던 때의 비판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이문열은 본인 정치성향 때문에 편향된 공격을 받았다고…. 물론 항변도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이 소설을 존경한다. 소설과 예술작품이 가져야 할 형식이 뛰어나고 디스;하는 와중에도 모범으로 꼽힐 미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유이립)

Title

아가씨 각본

정서경·박찬욱, 그책

장르 문학계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 잘 나가다 한 템포 멈춰 서서 해설과 사유를 우겨넣어 문학으로 보이려 한다. 여기에서 문학은 장르문학에서 가져야 할 기본이 아니라 순문학의 그것을 흉내 낸 문단 선비 흉내를 말하는 것이다. 아가씨를 처음으로 이번 달 내내 하루에 하나씩 한국 영화 시나리오를 봤다. 극장에서 영화로 본 적이 없어서 실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스토리텔링이 엄청난 발전을 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장르문학 소설판보다 영화 시나리오판이 감각적인 장르문학에 충실하며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참고로 출판된 아가씨 대본보다 인터넷에 떠도는 4, 5고 대본(초고 다음으로 4번, 5번 수정했다는 뜻. 완성작이 아님)이 초반부가 더욱 재미있었다. (유이립)

논픽션

Title

이중톈 미학강의

이중텐, 김영사

심미는 어떤 이해관계도 없지만 사람을 유쾌하게 하는 활동이고, 미감은 유일하게 이해가 없는 자유로운 쾌감이며, 이런 공리를 초월한 유쾌한 대상을 생겨나게 할 수 있는 것이 미. 취미 판단 속에서 가정된 보편적 동의의 필연성은 일종의 주관적 필연성이며 그것은 공통감의 전제하에서 객관적인 것으로 표상. 미는 객관적이지도 주관적이지도 않고, 주·객관의 통일도 아니며 주관이 객관으로 표상된 것이고 객관적 상징의 형식으로 표현되어 나온 주관적인 것. 미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은 공리를 초월하고 개념이 아니면서 목적을 갖지 않는 주관적 보편성. 예술은 형식을 가지고 정감을 전달하여 공감을 이끌어내어 인간임을 확증해야 한다. 위 문장이 특히 중요하다. 왜 창작을 하는지와 좋은 창작물과 나쁜 창작물을 가를 수 있는 경계이다. 이토록 쉽게 쓰인 미학 책은 처음이다. (유이립)

Title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문학동네

책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서로 통한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사는 시대가 달라도 ‘독서’편을 보며 흐뭇하게 웃지 않을 수 없다. ‘글쓰기’편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열심히 8시간씩 이를 뽑는 치과의사와 빈둥대는 문화원 작가의 봉급이 똑같기에 작가가 되려고 했던 위화의 노력을 보여준다. 한 편의 블랙 코미디 같다. ‘루쉰’편은 한 작가가 사회주의 정권의 비호하에 상승하여 작가를 넘어서 의심할 수 없고 복종을 강요하는 절대적인 명사가 되었다가 다시 작가로 내려지기까지 위화의 체험을 담은 글이다. 에세이 전편에는 마오쩌둥에 대한 애증이 교차한다. 검열과 감시가 일상화된 사회주의 시대를 겪었기 때문에 존경을 쉽게 존경이라 표현하지 않고, 증오를 희석시켜 형체는 알 수 없지만 느끼게 한다. 아마도 중국에서 사회주의가 사라지는 날 위화의 본심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유이립)

Title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 만화, 가능성을 사유하다

닉 수재니스, 책세상

언어는 선형적으로 논리적으로 꿰어지기 때문에 본질에서 멀어져 주관이 개입된다. 그래서 어쩌면 머리 위를 알 수 없는 평평한 2차원적인 삶을 살게 한다. 이 책의 목적은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장기판처럼 2차원적인 삶을 살지 말자는 의도가 있지만 그림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왜 그림이 글보다 강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교재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유이립)

Title

스토리 트레이닝 : 단편소설편

손지상, 온우주

비오는 날 힘껏 달려 와우북 마감 직전에 간신히 구한 책이다. 다른 책은 시간 두고 보지만 작법술사 손지상님의 책이기에 서둘러 봤다. 애니어그램을 쉽게 정리한 것은 큰 장점이지만 기능적이고 단선적이며 메말라 보인다. 정서적인 해설과 조금 복잡하며 풍성한 면을 보고 싶다면 『캐릭터의 탄생(빅토리아 린 슈미트)』을 추천한다. (유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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