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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텍스툰 9호

2012.03.31 00:4903.31

텍스툰 Vol.9


르혼 (cybragon@naver.com)



텍스툰은 창작 집단 몽니가 출간하는, 이름대로 텍스트 = 글과 툰 = 만화/삽화를 포함한 종합 창작지이다. 최근에는 성우까지 가세하여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시청각 동인지가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pdf 파일 형식으로 배포되다가 7호부터는 종이책으로도 출간되고 있고, 가장 최근호인 9호는 스마트폰에 맞춘 경량판(?)으로도 나왔다. 2010년 2월에 시작해서 약 2년에 걸쳐 9호까지 나왔으니 대략 간격을 따지면 한 계절에 하나씩 나온 셈인데, 출간 간격이 부정기적이니 꼭 계간지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 [텍스툰] 1~8호 표지.

텍스툰 1호는 말 그대로 텍스트와 툰, 즉 글과 그림을 모은 112쪽 분량의 작품집으로서 ‘창작 집단’의 동인지다운 소박한 면모를 보였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성우 더빙과 평론/칼럼/인터뷰까지 가세하여 종합 장르 웹진으로 점차 탈바꿈하고 있다. 분량 역시 335쪽으로 3배나 늘어나, 질적 양적인 성장이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글 쪽의 성장이 늘어난 것에 비해 그림 쪽은 그다지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종합 창작 동인지라기보다는 문예지로 치우쳐가는 경향도 보인다.

가능하면 1호부터 차분히 살펴보며 이런 변화를 차근차근 짚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나, 인생의 가장 화려한 시기를 창작으로 불태우는 동인들의 2년에 걸친 작업물을 모두 살펴본다는 것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쉽지 않은 일이니 가장 최근호인 9호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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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권두에 나오는 것은 작가 정세랑에 대한 특집으로, 작가 인터뷰, 첫 장편인 ‘덧니가 보고 싶어’ 합평회, 정세랑 자신의 초청단편, 마지막으로 작가 연표로 이루어어 있다. 분량이 책 전체의 1/5 정도 되어, 특집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양이다. 특히 인터뷰와 합평회 녹최록은 현장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어, 목소리나 말투가 직접 들린다고 착각할 정도로 작가의 생각을 가까이에서 느끼게 해 준다. 그 뒤로 연이어 작가의 단편 ‘사랑해 젤리피쉬’를 배치한 것은, 이렇게 가까이 느낀 작가의 실제 작품을, 마치 만두집에서 김이 설설 나는 만두를 사서 그 자리에서 먹는 것처럼, 느낌이 식기 전에 바로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편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사랑해 젤리피쉬’의 작품 자체만 따로 놓고 보면 그렇게 깊은 인상이 없어서 인터뷰와 녹취록을 거치며 한껏 기대했던 마음에 아쉬움을 준다. 등장인물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 노벨에서―그리고 이제는 한국의 라이트 노벨에서도―흔하게 나오는 다소 억지스런 설정의 캐릭터가 대부분이고, 내용도 크게 새로울 것 없는 퇴마물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제목이 중의적인 것과 달리, 한 커플은 철저히 조연에 머물러서, 좀 더 큰 옴니버스식 창작의 일부분만 따로 뚝 떼어서 실어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완숙한 필력이 묻어나는 발랄한 문체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내용 면에 있어서는 2000년대 이후로 수도 없이 보아 왔던,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야기를 끌어나갈 뿐인, 주제보다 작화에 힘을 준 일본 애니메이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특집의 또 한가지 단점은 작가 특집이라면 당연히 따라와야 했을 비평의 부재이다. 비록 한국 장르 문학계가 수준 높은 비평과 비평가의 만성 부족 사태에 시달린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모처럼의 작가 특집이라면 그에 대한 간략한 비평 정도는―심지어 헌정사에 가까운 찬사 일색의 비평이 되었다 할지라도―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비평에 가까운 합평회 녹취록이 실려 있다고는 하나,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과 세밀히 관찰하고 차분히 평가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으니 만큼, 적절한 비평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 [텍스툰] 9호의 정세랑 특집. 작가 인터뷰(왼쪽), 그리고 합평회 녹취록의 첫 번째 페이지들.

이렇게 생기 발랄하지만 살짝 아쉬운 정세랑 작가 특집을 지나면, 이제 바야흐로 텍스툰의 본편이랄지 본연이랄지 할만한 창작 글과 그림들이 적절하게 나열되어 있다. 냉정하게 봐서 이 작품들은 글도 그림도 아직 프로의 솜씨에 못 미친다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의 찬사를 받는 최고의 거장만이 대중에게 작품을 발표하고 창작에 심취할 권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창작은 창작을 즐기고, 창작 감상을 즐기는 모든 사람의 것이다. 대체로 이 책에 실린 작품들에서는 완숙한 기예보다는 성장하는 젊음이 느껴지고, 또 실제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지난 호들을 보면서 체감할 수 있다. 창작집단 몽니의 창작 활동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계속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준다. 그럼 이제 개별 작품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 [텍스툰] 9호에 게재된 단편소설들. 왼쪽부터 순서대로 ‘잠자는 애벌레’, ‘마스터피스’, ‘신을 잃은 수녀와 신을 먹은 괴물’, ‘상자 가루’의 첫 번째 페이지들.

존정의 ‘잠자는 애벌레’는 이런 계열에서 흔히 쓰는 대치 거울형 액자 구성을 가지고 있다. 거울 속에 또 거울이 보이고 그 속에 또 거울이 보이는 이런 방식은 흔히 쓰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깔끔히 마무리하기가 어려운 기법인데, 익숙치 않은 독자도 가볍게 읽기 좋도록 편안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깔끔한 마무리와 분위기 전달에 너무 주력한 나머지, 등장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이나 전체적인 주제를 전달하는 데에는 다소 미흡한 감이 있다.

률의 ‘마스터피스’는 음악에 몰입해 그것이 사회적 신분이나 산업 체계에까지 영향을 주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배경 없이 툭 던져 놓았다면 광증에 가까울 정도로 비 일상적인 등장인물들도, 이런 세계관을 바닥에 깔아놓음으로써 무리 없이 잘 녹아들고 있다. 이런 강렬함에도 불구하고 짤막한 이미지에 치중하기 쉬운 단편 답지 않게 기승전결이 무난하고 탄탄하게 이어지는 것이 장점이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설정과 한번쯤은 들은 듯한 줄거리가 작품의 신선함을 희석시키고 있다.

‘신을 잃은 수녀와 신을 먹은 괴물’은 7호부터 계속되어 오는 김승완의 연작 단편이다. 단편집 위주로 흐르기 쉬운 다른 동인지들과 달리 텍스툰은 연재 소설에도 꽤 신경 쓰는 편인데, 분류 상 그 중간에 위치하는 김승완의 흡혈귀 연작도 제목만 연작 단편이지 사실상 장편 연재에 가까운 구성을 취하고 있다. 앤 라이스의 현대적 흡혈귀를 다시 새롭게 변주하고 이를 판타지 세계에 올려 색다름을 추구한 점은 충분히 참신하다 할 수 있으나, 영생의 존재 답지 않게 생각이 짧은, 혹은 너무나 영생체스러워서 선문답 아니면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장인물들은, 아직 겉멋이 덜 빠져 주제를 부각시키는데 실패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전체적으로 어깨에 힘을 꽉 주고 키보드 앞에 앉아 문장을 치는 느낌이다.

김득출의 엽편 연작 ‘상자 가루’는 한 페이지 이하의 짧은 엽편 여섯 개를 모아놓은 작품이다. 엽편이라는 장르 자체가 그런 편이지만, 그의 엽편들도 적당한 위트와 유머 속에 곱씹어 볼만한 생각거리를 담아놓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생각 ‘거리’일 뿐 생각 그 자체는 아니어서, 명확한 전달력을 가지지 못하고 어중간한 면이 있다. 연작으로서의 전체적인 주제는 소통의 부재와 그로 인한 분노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렇게 볼 때 개별 작품들의 오묘한 어중간함은 소통의 부재를 더 부각시키기 위한 상징적인 장치인지 아니면 그냥 우연한 결과인지가 궁금해진다.


▲ 왼쪽부터 순서대로 ‘나무에서 별로’, ‘장갑 한 짝에 담는 회의’, ‘완전한 죽음’, ‘미첼라이아의 용병들’의 첫 번째 페이지들.

‘나무에서 별로’는 이 책에서 최대 분량을 차지하는 단편이고 그만큼의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이제 장르계에서 중견의 위치를 바라보는 작가 진아의 작품치고는 범용한 편으로, 그의 평균에 못 미친다. 특유의 장점이었던 예리하게 벼려진 감정선이 안으로 휘감겨 한에 가까운 정서로 내밀해진 반면, 단점이었던 큰 기복 없이 끈끈하게 흐르는 서사는 그다지 개선된 점 없이 계속되고 있다. 감정이 안으로 스며든 만큼 삶의 무게가 느껴지지만, 또 그만큼 현실 비판도 강해져서 참여문학을 보는 듯한 불편함이 목에 걸리는 것은 작가의 연륜이 쌓여서일까, 아니면 우리네의 현실이 갈수록 팍팍해져서일까. 선명한 주제, 적절한 반전, 잘 배치된 복선은 기성 작가의 충분한 기량을 보여주지만, 진아 특유의 선열한 감정이 무뎌진 것은 아쉽다.

라키난의 ‘장갑 한 짝에 담는 회의’는 사소설, 아니 오히려 수필에 가까울 정도로 담담하고 조곤조곤하게 써내려간 글이다. 뒤통수 치는 반전도, 기이한 사건도, 괴팍한 인물도 나오지 않는 평범하다면 평범한 글이지만, 그 평범함이 커피 향 속의 수증기처럼 마음 속 깊이 파고드는 공감을 풍겨내고 있다. 굳이 일부러 찾아서까지 읽으려 하진 않겠지만, 읽으면 그저 마음이 차분해지는, 사람이 사람다움을 느끼게 해 주는 글이다.

pena는 신화적인 서사를 현대의 하위 문화와 함께 엮는 재주가 있는 작가이고 ‘완전한 죽음’ 역시 그런 장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작품이다. 겨울 산처럼 엄숙하고 삶의 무게가 깃든 전반부는 묵직한 전례복처럼 몸을 짓누르지만, 그만큼 후반부의 분위기 변화를 선명히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작가가 자주 저지르는 실수인 무거움과 가벼움의 배분 실패는 이번에도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아서, 이 작품 역시도 중심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약간 가볍게 끝나버리는 감이 있다.
성우창의 ‘나유타’는 이제 막 시작한 장편 연재라서 아직 작품으로서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인간―이라기보다는 생물―의 섬세한 지능 성장을 너무 도외시한 도입부나, 일단은 비현실 세계이면서도 지나칠 정도로 현실과 차이가 없는 세계관에는 아무래도 구멍이 많은 편이다. 아직 제대로 된 사건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이런 초반부의 무리수를 극복할 수 있을 만큼 활력 있는 전개가 펼쳐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미첼라이아의 용병들’은 텍스툰 2호부터 연재된, 이제는 텍스툰의 터줏대감처럼 자리잡은 릴레이 연재 소설이다. 두세 명의 작가가 번갈아 쓰면서도 크게 어긋남 없이 대체로 매끄럽게 이어져 나간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 할만한 작품이지만, 감정 이입이 어려울만큼 작위적인 인물이나 흔한 양산형 환협지에서 반 발짝 밖에 벗어나지 못한 배경 설정은 작품이 커나갈 수 있는 한계선을 스스로 그어버리고 있다. 신문이나 상업지에 장기 연재되던 많은 소설들처럼, 이 작품 역시 그때그때의 재미는 줄 수 있어도 완성된 하나의 글로서 독자의 길고 깊은 사랑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말했듯이 이 책은 글과 그림의 종합지여서, 줄창 장단편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만화체 형식의 그림과 혹은 말 그대로 ‘만화’가 끼어서 흰 바탕에 검은 글자만 보는 피로함을 달래준다. 하지만 그림들 역시 완숙한 경지라고 말하기엔 꽤 거리가 있고, 양적으로도 그리 많지 않아서, 독립된 작품으로서의 독자성을 유지하기보다는 글 사이에 끼어 있는 삽화 이상의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유일한 예외라면 만화풍 화법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만화인 ‘구망(久望)’ 정도인데, 아직 프롤로그에 가까울 정도라 내용을 평가하기는 불가능하고, 그림체에 한해 말하자면 아무래도 거칠고 안정되지 못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야기 전달에 딱히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역으로 말하자면 앞으로의 발전을 충분히 기대할만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글과 그림의 삼매경에 빠져 한참 나아가다 보면, 어느덧 권말에 다가가 리뷰와 칼럼 영역에 이르게 된다.

전민희의 ‘전나무와 매’를 리뷰한 김병철의 글은 전민희의 특징과 장점을 잘 잡아내고 정리하였다. 그러나 분석에만 치중한 나머지, ‘신화 대 소설’이라는 임의적 대치 구도를 억지로 구성해 놓고 거기에 작품을 끼워 맞추려는 무리수도 보인다. 신화와 소설은 ‘이야기’라는 큰 범주에서 서로 같다. 역사성과 주제, 그리고 개인 창작인가 집단 창작인가가 다를 뿐이다. 애초에 신화가 전설, 민담으로 파생되고, 후대의 문인들이 전설을 채록하면서 슬쩍 자신의 창작을 끼워넣은 것이 소설의 시초임을 생각하면, 이 둘은 적대적 대립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같은 계보상에 있는 친족적 관계라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러나 김병철은 신화와 소설을 양립할 수 없는 속성이라고 규정 짓고, 그것이 전민희의 창작 속에서 어떻게 융합되는지를 분석하려 하였다. 사실은 그 둘이 처음부터 배타적인 속성이 아니었기에, 이런 분석은 어색하고 논지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칼럼... 이라고 되어 있는 ‘목소리가 목솔목솔’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를 더빙한 것이지만, 이쪽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으므로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굳이 언급하자면 ‘종합 창작 집단’이라는 명칭에 걸맞는, 웹진에서나 가능한 코너이기는 하다.

‘김의성의 예술나누기’는 문외한에게도 편안하게 미술 작품에 대한 소개와 감상 포인트를 설명해주는 친절한 글이다. 이번호에는 신라 토기 2점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모든 예술 ‘이야기’ 즉 그 예술품이 만들어진 맥락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었을 때 제대로 된 감상이 가능해진다. 이 글은 바로 그런 부분을 조곤조곤 짚어가며 쉽게 해설해준다.

정세랑의 말랑몰랑 칼럼은 작가와 작가병(?)에 대한 글로서, 작가 지망생들이라면 한번쯤 겪게 되는 고민이나 어려움 등을 같은 작가 입장에서 풀어나간다. 굳이 작가나 작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골방에 틀어박혀 글이나 쓰는 작가들이란 어떻게 되먹은 인종인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흥미 있는 내용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호는 정세랑 특집과 맞물려 더욱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글이 되고 있다.

전홍식의 ‘인공지능의 반란과 인류의 미래’는 실제 개발 중인 인공지능에서부터 영화나 만화 등 각종 SF 작품에서 표현된 인공지능까지 다양한 인공 지능들의 특징을 짚어 나가는 글이다. 단순히 작품 소개나 개념 설명에 끝나지 않고 인공 지능과 자연 지능, 즉 ‘우리’와의 차이점, 그리고 그 차이로 인한 우리 정신의 가치 재발견까지 나아가는, 한번쯤은 생각해 볼만한 화두를 던지는 글이다.


▲ 종합창작지 [텍스툰] 공식 홈페이지(textoon.mireene.com).

이렇게 단순히 동인지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다양하고 조금 더 심도 깊은 웹진 ‘텍스툰’ 9호의 이모저모를 살펴 보았다. 아무래도 큰 관점에서는 일단 판타지 웹진을 표방하고 있지만, 개별 창작자들의 작품이 꼭 판타지인 것도 아니고, 단순한 작품집이라기보다 종합적인 ‘보고 듣고 즐길 거리’에 가까운 느낌이다.

아직 성장해 가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라서 질적인 면에서는 아무래도 기성 작가들의 상품화된 책에는 못 미치는 면이 있지만, 그만큼 발전 가능성도 열려 있고, 실제로 2년 간 내용, 형식, 분량 모든 면에서 꾸준히 발전해 왔다. 장르 출판 시장의 쇠퇴라는 거친 토양에서도 창작을 계속해온 창작 집단 몽니의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열정이 어디까지 밀고 올라갈 것인지, 기대를 갖고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 3
  • No Profile
    김득출 12.03.31 02:40 댓글 수정 삭제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제 엽편 코너에 대한 변... 이라 해야할지.
    제 연작에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라는것이 없습니다. 제 머리를 상자라고 가정했을 때... 첫번째 이야기처럼 주된 것들을 죄다 끄집어 낸 후의 남아있는 이름모를 먼지 같은 생각 들의 형상화일 뿐이에요.
    그런데 리뷰에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소통의 부재'라는 키워드로 통하는 것은 저도 보고 처음 알았네요. 대단합니다!
    후기에 코너의 취지라도 쓸 걸 그랬군요. 여하튼 제 엽편의 이야기들은 각각 구별되는 휴지조각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와는 별개로, 냉정한 리뷰 잘봤습니다. 역시 실력있는 분들 글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저에 대한 지적 모두 감사합니다.
  • No Profile
    pena 12.04.01 01:12 댓글 수정 삭제
    '이런 것에 재주가 있다'라고 규정하는 말을 들으니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요! 이런 것이 작가에게 미치는 비평과 정의의 긍정적인 영향이 아닐지. 감사합니다. ^^
  • No Profile
    한별 12.04.05 01:07 댓글 수정 삭제
    먼저 텍스툰 편집장으로서 인사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희 필진들에게 보여주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아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지적해주신 문제점의 책임은 편집장인 제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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