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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천명관, 예담

천명관 영화 3부작(?) 마지막 편. 뛰어난 이야기꾼답게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앞부분을 읽는 동안에는 여전한 입담과 유머 속에 은근히 배어든 신산함과 분노와 어렴풋한 사회비판의 기운에 서글퍼지기도 했지만(모든 작가가 그런 걸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그건 어디까지나 전작에 비해 그렇다는 얘기고,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askalai)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조선희, 노블마인

꾸준히 책을 내며 독자적인 환상 노선을 구축한 작가 조선희의 동화풍 판타지. 능청스러운 필력에 편안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휴식용으로 잡기 좋다.
(askalai)







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검은숲

초심자에게 추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국가 시리즈 중 가장 사랑스러운 엘러리퀸을 만나볼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추선비)

로버랜덤
J.R.R.톨킨, 씨앗을 뿌리는 사람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는 주석을 보면 알겠지만 영미권의 신화와 소설, 문화를 많이 인용 혹은 패러디하고 있어 동화로만 읽기엔 아깝다. 그런 의미에서 『주석달린 앨리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pilza2)

어나더
아야츠지 유키토, 한스미디어

1인칭인데 어른이 중학생 시점으로 썼다는 티가 너무 두드러지게 나서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았다. 막판의 반전을 미리 눈치 챈 사람은 아마도 없겠지만 막상 알고 나면 작가의 데뷔작에서 써먹은 것과 같은 방식의 트릭이라 김이 빠진다. 자신의 새로운 대표작이 될 거라 공언했다는데 역으로 이 작품이 작가가 쓸 수 있는 한계점이 아닌가 싶다.
(pilza2)




도롱뇽과의 전쟁
카렐 차펙, 열린책들

명작이다! 걸작이다!  
[로봇]을 처음 접했을 때도 그 깔끔한 통찰에도 감탄했지만, 이번에도 냉소보다는 연민이 느껴지는 풍자와 건조하고 학구적이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는 입담에 더 할 말이 없다. 역시 차펙옹.
(askalai)

템페스트
줄리 크로스, 폴라북스

선전문구를 보고는 또 트와일라잇이냐며 투덜거렸는데, 읽어보니 이게 상당히 재미있다. 시간여행이 움직이는 방식도 독창적인 구석이 있고, 이야기 속에서 그 규칙을 찬찬히 이해시켜주는 솜씨도 훌륭하다.
(askalai)

나일강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해문

서양(?) 추리물을 잘 못 읽겠다는 내게 취향에 맞을 거라며 주위에서 추천해 준 덕분에 읽었다. 손에 잡자 놓을 수 없었다. 인물의 성격을 훑는 방법이나 보여주는 방법 같은 것, 격정이 엉켜 확장되는 패턴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했던 캐릭터는 변호사입니다. 별로 실속은 없는 취향이네요.
(미로냥)






개화파 열전
신동준, 열린책들

개화파라는 이름 아래 뭉뚱그러졌던 인물들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그들의 사상을 되살려준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사상가들의 면모를 약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추선비)

코끼리는 아프다
G.A.브래드쇼, 현암사

마음을 다치고, 정신적으로 병들어가는 동물들. 학적인 의미에서 '흥미롭다'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연구지만, 그와 동시에 온갖 신경 쇠약 증상이 코끼리들에게 나타나는 모습과 그럴 만한 폭력 행위들의 묘사는 계속 읽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 하필이면 스트레스도가 높아지고 각박해진 사람들이 폭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요새라 더 아팠다. 감동적인 회복의 사례들이 그나마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생각해볼 일이다.
(askalai)

슈퍼영웅의 과학
로버트 와인버그 외, 한승

슈퍼영웅 중 과학적인 듯한(!) 능력의 기반을 정말 과학적인 태도로 파헤쳐보는 책. 깊다기보다는 아주 기본적인 과학의 태도와 이제껏 증명된 학설에 충실하다. 과학이란 이름만 단 슈퍼영웅 소개서가 아니라 교양과학서라 할 만하다.
(pena)




적막 소리
문인수, 창비

좋다. 좋은데, 예전 시보다는 덜 좋다. 요즘 자주 이러는 건 역시 내 내면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은 언제나 거기에 있고 그러나 만날 때 전과 같지 않은 걸 안다. 독서는 운명이다.
(미로냥)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김선우, 창비

시야말로 위로가 된다. 그것이 실로 처절할 지라도.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미로냥)

만 가지 행동
김형경, 사람풍경

저자의 다른 심리에세이(?)를 읽던 때보다 나이를 먹으며 내가 둥글어진 탓인지 전만큼 어색하진 않았다. 예전의 미묘한 위화감의 일부는, 저자와 내 성격에 오히려 공통점이 있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미로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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