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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전
박애진, 페이퍼하우스

스타일이 좋은 소설이다. 인물, 문장, 구성, 이야기 모두 하나의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다듬어진 느낌이었다. 소설을 노련하게 다루는 솜씨도 돋보였다.
(콜린)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
배명훈, 킨더주니어

마지막 페이지를 읽는 순간 느껴지는 서정성이 참 좋았다.
(콜린)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문학동네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작가의 책 중에서 제일 좋아한다. 이렇게나 외로운데, 세계는 고독하지 않다. 책장과 책장 사이가 흡사 별과 별 사이처럼 느껴질 때. 그 모든 틈새가 질식할 듯 막막해서 저 우주의 진공같을 때, 그럴 때 이 이야기가 당신과 '조우'하기를.
(미로냥)







야행관람차
미나토 가나에, 비채

인물 묘사가 생생한 건 장점이지만 짜증나는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읽기 괴로웠다. 갑자기 긍정적으로 흐르는 결말이 부자연스럽고 그래서 사건의 진상이 뭐라는 건지도 잘 이해가 안 된다. 시작은 좋았는데 갈수록 실망이었음.
(정도경)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시마다 소지, 시공사

살인사건과 괴기담과 환상에서 시작해서 트릭과 역사와 일제의 만행과 한국인에 대한 사죄까지, 일본인이 쓴 추리소설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만족시키고 거기다가 상상도 못했던 것까지 선보인다. 정말 걸작이다. 근데 저 제목만은 좀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다 (왜 저렇게 지었는지는 이해하지만.)
(정도경)

라이브 하우스 살인사건
아비코 다케마루, 북홀릭


인형 탐정 시리즈. 복화술사 요시오는 어리버리 청년, 요시오의 여자친구 오무츠는 귀여운 아가씨, 인형 마리오는 명탐정. 그런데 복화술 인형이 어떻게 명탐정일까요. 아무튼 명탐정입니다. 사건 추리를 잘 해요. 탐정물답게 사건을 추리해 가는 재미, 요시오와 오무츠의 예쁜 사랑 얘기, 인형 마리오와 오무츠의 티격태격 말다툼, 게다가 명품 조연들의 맹활약. 아주 유쾌한 탐정물입니다.
(아이)




다리
이언 뱅크스, 열린책들

복잡하고 화려하며 기괴하고 잔혹하면서도 뻔뻔스럽기도 한데다가 유머러스하기도 한, 다채로운 소설이었다.
(콜린)

IQ84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견고하고 끈기있다.
(콜린)

가족팔경
츠츠이 야스타카, 동춘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자 나나세. 그가 본 평범해 보이는 가족 속에는 위선과 음모, 질투와 오만, 음란과 폭력이 부글부글 끓어 넘치고 있었다. 재미는 있는데 나나세가 가정부가 된 이유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싶다면 사람을 최대한 안 만나야 하지 않을까? 70년대에 쓰인 글이라고 해도 혼자 일하는 직업이 있을 텐데.
(pilza2)




창가 아래서
케이트 그리너웨이, 북타임

「창가 아래서」 같은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하지만, 영어로 쓰여진 시의 각운을 한국어 번역에서 살리는 작업은 정말 의미 없는 걸까? 다 읽고 난 뒤에도, 두 손 가득 담으려던 물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괜히 목마르다.
(유서하)

중국 의협전
진순신, 서울출판미디어

출판 시기가 시기인만큼 직역투에 가까운 표현이 여럿 있다. 오타나 맞춤법 오류도 몇 군데. 그런데 어쨌거나 정말 재밌다. 낭비가 없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배어나는 감성이 멋스럽다. 개인적인 취향에 딱 맞아서 아주 즐겁게 읽었다.
(미로냥)

중국 걸물전
진순신, 서울출판미디어

걸물전보다 의협전이 소설같고 재밌었다. 물론 걸물전이 더 사회규모의 이야기가 많은데 협객담이 더 읽고 정서적으로 느끼기 쉬워서 그런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걸물전 쪽은 비소설 카테고리에 담아도 덜 어색하고, 의협전은 소설 카테고리가 더 어울린다는 느낌. 어쨌든 '걸물전' 쪽은 좀 더 사회의 틀 안에서 사회를 바꾸기 위해, 혹은 세상을 위해 진력한 인물이 중심인데 그래서 왕이거나 재상이거나 나름 사회의 상층부를 거쳐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삶이 지난하고, 고통으로 가득차 있어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짠하다.
(미로냥)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히가시가와 도쿠야, 21세기북스

가벼울 걸 기대하고 읽은 게 맞지만 가볍다 해도 참 지나칠 정도로 가볍다. 번역문에서 문장을 운운하면 웃기겠지만, 문장 또한 팔랑팔랑. 딱 그 정도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을듯. 굳이 분류하자면 캐릭터 소설. 솔직히 말해서 이 소설과 라이트노벨 쪽에 요즘 유행하는 미스터리계열 몇 권 놓고 구분하라고 보면 어느 게 라이트노벨이고 어느 게 아닌지 구분할 수 없을듯. 더 간단히 말하자면, 내 기준에서는 라이트노벨 그 자체였다.
(미로냥)

총과 초콜릿
오츠이치, 학산문화사

어린 독자를 대상으로 한 것치고 경쾌하거나 톡톡 튀지 않는다. 오히려 대단히 안전한 구도여서 좀 심심할 정도. 그래도 이야기 자체는 예상 외로 재미있고, 서사는 무난해도 뒤를 읽고 싶어질 정도는 된다. 삽화와 글이 별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나만 그런지 조금 궁금하다.
(미로냥)

저녁싸리 정사
렌조 미키히코, 시공사

회귀천 정사가 정말 좋았던 것에 비하면(나는 그 책을 세 권 샀다!) 이 책은 그에 미치지는 못한다. 여전히 찰나의 관능과 무수히 져버리는 꽃과도 같은 흥취는 멋스럽지만, 관통하는 소재가 당대의 정치상과 밀접한 게 많은 탓. 아무래도 외국인(에 더하여 한국인) 독자에게는 좀 정서적 거리감이 들 수밖에 없다. 덧붙여, 오타가 꽤 있다.
(미로냥)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김태권, 비아북

이젠 포기하고 있었는데 6년만에 3권이 나왔다. 강력 추천하는 시리즈.
(askalai)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게리 폴 나브한, 아카이브

식량학자 바빌로프의 전기를 뼈대로 삼고, 바빌로프가 종자를 수집하기 위해 방문한 농업(생물)다양성지역을 다시 찾아서 그 발자취를 좇는 동시에 지금의 현실을 바라본다. 상대적으로 얇은 책인데 생각할 거리가 워낙 많아서 요약을 할 수가 없다. 그저 추천한다. 슬프고, 감동적이고, 재미있고, 존경스럽고, 절망적이고 희망적이다. 지은이의 나브한의 약력 맨 앞줄은 "농부, 식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다. 멋있다.
(askalai)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한창훈, 문학동네

배가 고플때는 읽지 말것. 특히 생선 좋아하면 절대 읽지 마세요. 엉엉엉엉엉 눈 앞의 모든 걸 당장 다 걷어치우고 바다로 가고만 싶었습니다. 나도 생선 먹을 줄 아는데!
(미로냥)





어느 책 중독자의 고백
톰 라비, 돌베개

사실 이걸 굳이 읽는 것 자체가 책중독 고백이 아닌가 싶은데. 그래도 읽으면서 '난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아' 하고 안도한 후 다른 책을 더 살 수 있어서 좋았다. 대개 이 책의 독자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집어드는 모양이다. '에이 설마 내가 책중독일 리가 없어.'라든가 '나 정도는 그냥 평범한 거잖아?' 라든가. 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요?
(미로냥)

소환마법 레시피
콘스탄티누스, 좋은글방

이게 있으면 마법사가 될 것 같죠? 아니에요! ...개인적으로는 그냥 궁금해서 사 본건데 실제적(?)으로는 쓸만하다는 것 같다. 나는 실제로 시도한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설정집' 같은 걸로 쓰기에는 적절한 책이 아니다.
(미로냥)

밀교점성술과 수요경
야노 미치오, 동국대학교출판부

수요경에 대해 전부터 몹시 궁금했는데 책이 나왔기에 기뻐하며 사 봤다. 불교 용어 검색하다가 불교 뉴스에서 만난 인연! 이런 책이 사실 대충 읽어 다 이해가 되거나 기억이 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자료책 한권 더 생긴 기분이라 가지고 있으면 뿌듯하다. 거기다, 이거 꽤 재미있다.
(미로냥)



댓글 3
  • No Profile
    pena 11.07.30 02:41 댓글 수정 삭제
    어느 책 중독자의 고백의 내용과, 미로냥님의 토막 소개 점령 지분을 함께 보고 고개를 끄덕끄덕...

    이번에도 좋은 책들이 많네요!. 감사히 보관함에 반영합니다. ㅎㅎ
  • No Profile
    미로냥 11.07.30 19:35 댓글 수정 삭제
    그래도 읽은 책 몇권 뺐는데...... ㅠㅠㅠㅠ 으으 쉬운 소설책만 잔뜩 읽어서 지분을 점령한 점 죄송합니다. 으아아...ㅠㅠ
  • No Profile
    미로냥 11.07.30 19:40 댓글 수정 삭제
    미나토 가나에는 '고백'도 개인적으론 미묘한 점이 있었는데 그래도 좋은 편이었지만, 그 외에는 속죄부터 별로여서 야행~은 안 샀어요. 아무래도 다른 책은 평이 별로더라구요... 시마다 소지는 '마신유희'부터 읽은 게 실책이어서;; 그 후론 손을 안 댔는데 저 책은 평도 좋고 표지도 예쁘고!! 고민 중이에요. (이하생략) 결론적으로 요즘 일본소설만 너무 많이 읽는 것 같아서 반성했는데 대신 산 책이 죄다 중국소설이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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