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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왕:피의 심장
박애진, 웹소설 플랫폼 esosul


 전부 다 보지 못했지만 박애진 작가의 단편집과 거울 연재 몇몇 단편들은 너무 힘겨웠다.
감당하지도 못할 짐을 지고 너무 힘겹게 돌아가는 듯 했다. 마치 고통이 천성이고
숙명인 것처럼. 한줄, 한줄 숨 막히게 진지한 모습이 마치 우리가 있는 세상을 떠나
홀로 다른 세계로 가버릴 것 같았다. 흡사 너무 진지하고 고독한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ak-47를 메고 ‘혁명을 완수하기 전에는 절대 살아서 돌아오지 않을 거야.’ 하고 남미 국가로 훌쩍 떠난 것 같았다. 그 후 시간이 흘러 혁명이 흘러간 트렌드가 되고 세상이 적당히 바뀌었다. 그 친구가 다시 돌아와 핸드 메이드 카페를 운영한다기에 세상과 어울리며 사는 법을 배운 것 같아 안심이 됐다. 그런데 찾아가보니 메뉴가 다 피(blood)로 시작 한다;;
재미있으니 많이 찾아주세요~ (유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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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창비


 순문학이 모호하고 상징과 이미지로 이루어진 건...문단의 폐해도 있지만
순기능적인 면도 있다. 구조가 복잡하면 독자의 능동적인 사유 참여를 끌어내어 미적 체험을 스스로 탐색하게 한다. 감동과 체험은 지연되어 나중에 독자가 찾아낸 극도의 성취감으로 다가온다. 순문학 전체와 이 소설은 흡사 고전 클래식 RPG같다. 문단 2류 소설가들이 한강 작가 남편이 평론가여서 소설이 쉽게 외국으로 갔다고 폄하는 걸 들었다. 아유~루저 새끼들 니들이 그러니까 아무 쓸모없는 박사 따고 그 나이에 대학가를 전전하고, 문단의 눈치를 보지.
괜찮은 작품 같다. 손에 직업병(?)이 생겨 볼펜 끝으로 두드려 썼다는 뒷이야기도 재밌다. (유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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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소설
신하리, 북랩


 이런 엽편집이 그렇듯 상당수가 시시한 꽁트, 역지사지 반전, 베르베르식 흔한 발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에도 몇 편에서 보이는 반짝임은 이 작가가 쌓아온 내공을 짐작케 한다. 특히 문단에서 듀나에게 했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작가는 한국 문학에 진 빚이 없다’.
(pilz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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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여도 괜찮아
양원영, 온우주


 ...거울 작가님들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나빼고 다 착한 사람들이구나;; 아 이 죄 많은 인생아;;
작가님이 아시고 썼는지 모르겠지만 몇몇 단편은 인물 배치와 갈등해결 구조/방식이 동화의 그것이다. 많은 분들이 이 단편집을 읽고 사람을 싫어하는 냄새를 맡았다고 했는데...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부에서 코어가 확실하기에 갈등이 미약하고 결말로 쭉 간다고 생각된다. 거의 전체적으로 소재만 바꾸면 동화의 구조이다. (유이립)

사람이든 안드로이드든 사랑하며 살자고 역설하는, 한 마디로 '러브 앤드 피스'를 외치는 인생찬가.
가장 추천하는 단편은 '마에스트로 G'. SF와 춤에 대한 애정을 겸비해야만 쓸 수 있는, 아마도 전 세계에서 양원영만이 가능한 소설이 아닐까 싶다. (pilz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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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트로폴리스
존 스칼지 외, 책세상


 의외로 찾기 힘든 근미래물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또한 셰어드 월드(공유세계) 단편집이라는 점도. 내용은 역시 스칼지의 단편이 제일 재미있다. (pilz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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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아이 멩스크
그레이엄 맥닐, 제우미디어


 나 스스로를 작가이기 보다 매문업자라고 확정지었기 때문에 게임업계에서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의 작품을 찾아봤다. 워해머의 워크샵. 블리자드. 그리고 lol의 라이엇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작가의 작품이다. 미안하지만 제우미디어가 출판하는 게임 소설들은 하나같이 좀 심심하다. 강렬한 이미지가 도출되는 게 아니라 설정에 서사만 얹어서 미온하게 흘러간다. 멩크스 가문의 대서사시를 이끄는데...비디오용 B급 드라마를 본 기분이다. 하지만 다른 게임소설에 비해 깊이가 있다. 대사와 인물은 확실히 깊고 넓다. 여기저기서 데려갈 만하다. (유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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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스톰
매튜 매서, 황금가지


 필리버스터는 테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사전에 검열하겠다는 강제에 저항하는 행위였다.
이 행위를 지지하는 수많은 트위터 인들은 모 웹툰 사이트에 떠오른 19금 만화 소재를 보고는 성범죄를 일으킬 수 있으니 의식을 가지고 19금을 보이콧/제한하자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 시간에 지나간 명곡을 리메이크하는 가요프로그램에서 어떤 노래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금지곡이 됐다가 이제야 부활하여 후배 가수가 부르고 있었다.
트위터 인들이 그렇게 칭송했던 리틀 브라더? 너무나 간단히 선과 악을 설정하고는 이분적인 논리로 단죄한다. 닳고 닳은 서사와 하나도 새로울 게 없는 주제, 너무나 간단하게 진행되는 이분법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리틀 브라더에 이입하지 않아도 우리 자신은 스스로 많이 선하다고 이미 오판하고 있다.
사이버스톰의 서로 다른 입장과 기능, 역할을 가진 캐릭터 배치는 인공적이다. 문장도 흔한 말로 능숙하게, 혹은 입담 있다고 표현하는 전형적인 문체이다. 그러나 다양한 사람들의 주관과 차별, 편견, 갈등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 특히 편견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하는 주인공의 몰락은 우리가 널리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리틀 브라더가 주는 달콤하고 쉬운 환상보다 이 소설이 다양한 대립 속에서 갈등하는 우리에게 더 현실적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위치가 애매하다. 대단원을 시작하기 위한 시리즈 프롤로그이다.
위치를 뚫고, 시리즈와 무관하게 크게 될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유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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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소녀들
톰 롭 스미스, 노블마인


 반전도 종류가 있다. 대개 반전은 치밀한 복선을 깐다.
이런 건 기능적 풀이 혹은 테크닉이라 부르며 기교라 볼 수 있다.
이 책의 반전은 정서적 풀이이다. 아주 당연하게 납득되는. 그래서 모순적이지만
훌륭한 기교이다. 전작 44차일드보다 서스펜스가 약하지만 반전은 아주 당연하게 인정시킨다.
작가는 44차일드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압도될 정도로 강렬한 이미지를 끌어낸다.
44차일드가 아내와 가족과 국가 사이의 선택이었다면 이번에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다. 모두가 아는 흔한 말에서 결정적인 이미지를 끌어내면 보편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고
작품 등급이 낮아질 리가 없다. (유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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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세상에서
데니스 루헤인, 황금가지


 모든 게 끝난 후의 세상을 표현할 사람은 데니스 루헤인 밖에 없다.
나중에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도달한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면서도 두렵다. (유이립)


야생종
옥타비아 버틀러, 오멜라스


 아주 오래전에 구입했고 이젠 절판된 책이지만 항상 궁금했었다. 이능력자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상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다른 길로 가는 작품, 아주 간결하면서도 매혹적인 글이었다. (p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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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노래
가토 슈이치, 글항아리


 일본 지식인의 삶을 다룬 에세이이다. 누구는 엘리트 교양주의자라고 평한다.
하지만 나는 배운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떤 가치든, 아무리 좋은 사람이든 확신을 가지지 않고 의구심을 가지고 깊게 생각하는 태도를 배웠다.
인터넷을 통해 쉽고 빠른 정보 중에서 주관에 맞는 정보만 가져와 진리라고 주장하는 일이 있는데 지식인의 삶을 보고 좀 많이 배웠으면 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매문업자라 칭했는데, 그가 남긴 업적에 비하면 겸손이다.
하지만 나는 매문업자라는 칭호가 어울린다. 매우 마음에 든다. 벌써 나는 주위에
작가가 아니라 매문업자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유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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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문학동네


확 빠져들어서 정신없이 읽었다. 진실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너무나 잘 보여주는 작품. "소련 사람들"이 "소련 시절"에 겪은 이야기라고 하지만, 또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시기에 10대 후반 - 20대 초중반의 꽃다운 나이였던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라서 "그들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라고 말하는 작가의 표현도 이해가 되었다. 

거의 단어 하나하나 공감하면서 읽은 책. (정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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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기억: 사랑을 잃은 사람들
앨리스 밀러, 양철북


아동학대라는 주제나 학대 당한 아동들의 이상 징후에 대한 학술 연구서나 대중 서적은 많지만 학대를 당한 아동이 성장해서 어른이 되면 어떤 문제를 겪게 되는가에 대한 책은 드물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귀중한 책이지만 어린 시절 학대의 기억에 정면으로 맞서자 암이 나았어요! 이런 사례는 좀 과장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몹시 흥미롭게 읽었다. (정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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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크래시
대릴 커닝엄, 이숲


 기대 안하고 봤는데 다른 책은 몰라도 이 책은 꼭 소개해야 된다!
노오력을 해야지. 노오력을! 의 원류이자 대모이다. 에인 랜드 혹은 아인 랜드라 발음된다.
객관주의라 이름 붙인 비주류 사상이 엘런 그리스펀과 서구 경제인들에게 영향을 주어 그동안 어떻게 서구세계를 중심으로 30년간 우경화된 경제체제가 유지됐는지 알 수 있다. 서브프라임. 그리스 부채. 크게 보면 좌파로 가는 유럽과는 반대로 금융업 중심인 우파적인 영국의 브렉시트 선택까지 알 수 있다. 우파의 철학, 공정 = 노력과 보상의 정비례 관계가 얼마나 허구인지 깨닫게 된다.(부자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외치고, 복지와 공정 분배를 낮게 평가한 누군가가 떠오른다;)제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비이냥 댈 때 노오력을 해야지~라고 써먹지 말고 정확하게 그 기원(?)에 대해서 설명하고 의식을 퍼뜨렸으면 한다. 에인 랜드 추종자들은 활기와 재기가 없고, 지적자양분을 에인 랜드에게 의존하던 노예 벌떼들이었다고 한다. 지금 좌파 흐름도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분위기에 휩쓸려 멘토, 개념인이라는 사람들에게 끌려가는 면이 있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에인랜드라는 소설가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책에 없는 부분을 설명하겠다. 아인 랜드의 소설 파운틴 헤드와 아틀라스. 희곡 1월 26일의 밤을 모두 읽었는데,
이기주의를 선으로 이타주의를 악으로 간주했다. 불륜을 개인의 자유로 옹호하고, 남성의 성적폭력을 당연시한다.(그/남자가 강하니까/우수하니까 나를 강제로 가질 수 있다는 마인드)파운틴 헤드는 건축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작품으로 회자된다. 여기서 이기주의는 장인 정신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에 이기주의 독단 숭배 분위기는 엷다. 그런데 아틀라스는 대놓고 이기주의 숭배 분위기여서 호불호가 심하지만 나는 순수 이야기만 재밌다;
(러브라인이 아침 막장 드라마인데 미국에서도 소프 드라마라고 똑같은 장르가 있다고 한다.)
에인 랜드는 경제인들과 추종자들뿐만이 아니라 이영도 작가에게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구판(민음사. 2003년)으로 봤는데 해적 캐릭터가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자 조무래기;;들이 도망치는 장면이 폴라리스 랩소디의 장면과 아주 많이 흡사하다.
도서관에서 빌려본 구판, 마지막 정신병적인 연설에 다음과 같은 밑줄이 있었다.
- 몇이나 이걸 알아들을까? - (유이립)


소설 쓰기의 모든 것 1: 플롯과 구조
제임스 스콧 벨, 다른


 플롯과 구조를 다룬 책 중에 손지상님의 스토리 트레이닝 다음으로 실질적이고 기계적인 기법을 가르쳐주는 책 같다. 뜬구름 잡는 소리는 배제하고 도표나 그림이나 실질적인 연습문제가 있다. (pena)

댓글 7
  • No Profile
    미로냥 16.07.01 16:04 댓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정말 좋지요 좋다고 말할 때 감히라고 붙여야 할 그런 책이었어요 ㅠㅠ

  • 미로냥님께
    No Profile
    赤魚 16.07.01 21:09 댓글

    저게도 작년 읽었던 책 중 최고였어요!

  • No Profile
    pena 16.07.02 11:18 댓글

    이번 토막소개는 어째, 그저 책소개로서만이 아니라 읽는 맛이 있는 기사 같아요. 글들이 다 재밌네요. 

  • No Profile
    pena 16.07.02 12:02 댓글

    그런데 수퍼크래시랑 에인랜드의 관계가...?

  • pena님께
    No Profile
    유이립 16.07.02 12:37 댓글

    수퍼크래시 1장이 에인랜드의 전기입니다. 1장에서 피어난 에인랜드의 극단적인 사상이 2장, 3장을 통해 어떻게 서구사회에 암암리에 퍼졌나(특히 앨런 그린스펀에게 어떻게 전달됐고, 둘은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나)로 구성돼 있습니다.

  • 유이립님께
    No Profile
    pena 16.07.02 13:24 댓글

    아, 그렇군요. 그런 책이었군요......

  • 아이 16.07.10 22:12 댓글

    아 야생종. 일단 제목에서 끌리네요. 돌연변이들에게 뭔가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 같아 흥미롭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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