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한국SF 명예의 전당
이서영 외, 아작
2014년 첫 한국SF어워드 대상 수상작인 업데이트(김창규)부터 2021년 대상 수상작 지신사의 훈김(이서영)까지의 단편 대상 수상작들을 모은 작품집. 한국 SF 단편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 대상이 되지 못했던 우수작들을 실은 책도, 2022년에 숲(고호관)이 대상작이 되면서 이제 쌓여갈 새로운 대상 작품들도 계속 이렇게 명예의 전당이라는 이름 아래에 묶이길 기대한다. 물론 읽고 나서는 어쩌면 ‘내가 쓰고 싶었던 것들은 이미 누군가가 다 썼구나. 그것도 아주 멋지게’라고 좌절할 지도 모른다. (갈원경)
논픽션
오라 달콤한 장르소설이여
강상준, 에이플렛
지금 바로 현재에 장르소설의 최전선을 달리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짤막짤막하게 소개해 주는 책. 머리말의 새롭게 장르 소설의 즐거움을 알게 된 어머니와의 일화가 무척 강력하다. 내 장르의 즐거움을 새로 알아가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 사람이 내가 소개하는 책의 반응을 계속 보여준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일까. 80여편의 책을 뷔페처럼 차려 놓은 뒤 뭐든 맛 보라고, 마음에 들면 더 읽어보라고 한다. 저자의 서가에 들어가서 이 책은 뭐야? 이 책은 어떤 책이야? 묻고 답을 듣고 있는 기분으로 읽어보는 것이 즐겁다. 단숨에 읽기보다 슬쩍슬쩍 익숙한 작가, 익숙한 장르가 있는 페이지를 펼친 뒤에 주변을 몇 페이지 맛보고 다시 좀 쉬어 가면서 읽는 것이 더 즐거울 듯. (갈원경)
가장 외로운 선택
김현수, 북하우스
2020년 20대 청년 사망자 둘 중 한명은 자살이다. 20대 여성 자살 시도자는 2019년에 비해 35%나 증가했다. 청년 자살이라는 현상을 여러 전문가들의 시선에서 분석한다. 정신건강의학자 인류학자 보건학자 사회복지학자 상담사 사회역학자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아프니까 청춘이라거나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얼마나 잔인한 말인지 알 수 있다. (갈원경)
아주 작은 죽음들
브루스 골드파브, RHK
프랜시스 G. 리. 법의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사람. 사건 현장을 미니어쳐로 정교하게 재현하여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한 사람. 하버드 의대가 여학생을 받지 않아서 입학하지 못했지만 전형적인 남부 백인 남편과 이혼하고 법의학자를 후원하면서 자신이 하버드 의대의 조수가 된 사람. 흰눈으로 보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엄청난 재산을 법의학에 쏟은 일대기를 보고 있으면 자신의 재산을 이용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갈원경)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자폐인이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가?
조제프 쇼바네크, 현대지성
레인멘을 포함한 영화에서 다루어졌던 아스퍼커 증후군의 일부 자폐인을 자폐의 전체라고 생각하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고기능 자폐인이 자폐인의 전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쥐어주고 싶은 책. 저자는 초등학교 입학 부적합 판정을 받은, 5세까지 말을 하지 못했던 자폐인이다. 그 자신이 사회적 소통을 위해서 해 왔던 훈련과, 자폐를 정신과적 병증이라고 생각하는 정신과 의사의 처치 때문에 겪어야했던 일화들을, 당사자이기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유쾌한 어조로 들려준다. 세상에 다양한 성격의 한국인 중에 단 한명이 한국인을 표상할 수 없는 것처럼 자폐인 한명의 특징이 자폐인 전체를 표상할 수는 없다. 이해의 데이터베이스를 더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책. (갈원경)
